1권
작가 서문
여덟 번째 작품으로 찾아뵙습니다.
게임으로서는 다섯 번째 작품이라고 할까요. 하하!
이번 주제는 '히든 클래스'입니다.
간단하게 말해 2년간 히든 클래스를 하고 싶어 열심히 초보자로 개기는 주인공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은 글이라고 할까요?
역시 게임으로 다시 돌아와서 그런지 전작 판타지보다는 코믹률이 대폭 상승한 것 같습니다.
이상하게 게임 장르를 제외하고 다른 장르를 쓰다 보면 저도 모르게 약간 진지(?)해지는 경향이.......
어찌 됐든 얼마나 많은 즐거움과 웃음을 드릴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나 제가 원하는 1순위는 여러분의 웃음입니다.
자, 그럼 히든 클래스를 찾기 위해 눈물을 흘릴 주인공과 그의 싸가지 요정 케찹이의 뜨거운 여행이 시작됩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격려와 도움을 주시는 어머니와 힘들 때마다 전화를 해 주셔서 기운을 주시는 부장님께 감사드려요!
김원호 배상
프롤로그
히든 클래스.
아, 듣는 것만으로도 황홀해지는 이름이다.
막 온몸이 후끈후끈 달아오르게 하는 이름, 히든 클래스.
남들과는 완전히 차별된 직업으로 상대방에게 경외심과 멋진 모습을 심어 주는 히든 클래스, 한마디로 히든 클래스는 가상현실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유저들의 희망이기도 하고 말이다.
물론 나도 희망한다.
히든 클래스를.......
"이 개삐리리 같은 주인 자식아!! 어서 전직 안 해? 이 씹탱구!!"
"......."
그때 히든 클래스의 미학을 생각하는 도중 끼어드는 웬 요정 한 마리가 있다.
대충 크기는 내 손바닥보다 작으면서, 하늘을 날 수 있게 해 주는 날개가 귀엽다.
하지만 남자여서 별로다.
아니, 이게 아니라 저놈으로 말할 것 같으면.......
게임하기 전 초보들을 도와주기 위해 탄생된 요정이다.
그리고 그 유저가 전직을 하면 떠나는 존재들이다. 물론 장기간 주인이 접속하지 않아도 떠나고 말이다.
어찌 됐든 그런 존재가 저 요정이다.
"시밤바 같은 자식이! 네 레벨이 얼만데? 1,400대야!! 앙? 제발 전직을 하라고!!"
그때 마구 흥분하면서 이야기하는 케찹(요정 이름), 참으로 발작이 심하구나.
하루하루가 저러니 정말 못살겠다.
그리고 누군 전직하기 싫어서 안 하니?
못하는 거잖아.
"나도 멋진 히든 클래스 발견하면 할 것이니 기다리렴."
"이런 미친! 너 이 게임 시작한 뒤부터 히든 클래스를 찾으러 다녔는데, 아직까지 못 구한 거면 넌 가망성 없는 거야!! 그러니 제발 전직 좀 하라고."
"나의 꿈을 난 포기하지 않아."
"아아악!! 나의 요정 생활이...... 행복할 것 같던 요정 생활이 웬 미친놈에게 묶여서 나를 이리 서글프게 만드느냔 말이다."
그건 나도 그렇다.
차라리 귀엽고 예쁜 여자 요정이었으면 참으로 좋았겠다만 나도 네놈이 남자라는 게 정말 싫다.
그리고 내가 가고 싶으면 가라고 해도, 자기는 절대 내가 전직을 하기 전에는 못 움직인다면서 안 가는데 어쩌라고.......
난 죽어도 히든 클래스 할 것이다.
그것도 엄청 멋있고 강한 히든 클래스를 말이다(히든 클래스에도 SSS. SS. S. A. B. C. D 이렇게 7가지로 분류되어 있다).
그와의 약속을 위해서라도.......
한번 달짝지근하게 붙어 보기 위해서라도 난 강해져야 한다.
그리고 나름대로 이 초보자도 나름대로 엄청난 메리트가 있으니, 전혀 불만은 없고 말이다. 뭐 이 메리트를 아는 존재는 나 한 명뿐이지만.......
베케이는 오늘도 사냥감을 노린다.
간단하게 말해 피케이를 하기 위한 유저를 말이다.
레벨 540으로 적지도 않은 레벨이지만 그는 항상 초보자들, 즉 게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유저들을 향해 피케이를 시도하면서 쾌락을 느끼는 변태였다.
그리고 그는 그만큼의 실력을 가졌기에 지금처럼 수백 명이나 되는 초보자들을 학살하고 있었고, 유유자적 현상금 사냥꾼이나 국가의 눈을 벗어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오늘도 사냥감을 노린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초보자들의 비명을 듣기 위해서 말이다.
그런 그에게 마침 한 초보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초보자들에게 지급되는 요정과 티격태격하면서 말이다.
보통 게임의 안내를 도와주는 요정이 주인과 티격태격한다는 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만약에 그 사실을 상세히 알았더라면 그 누구라도 경악을 금치 못할 테다.
어찌 됐든 저 후줄근한 옷이나 요정이나 딱 봐도 견적 나온다.
초보자다.
그것도 전직의 '전' 자도 모르는 완전 초보자 말이다.
자신이 지금까지 본 초보자들 중에서도 최고의 초보자다.
그만큼 초라함의 극치다.
그리고 그는 생각해 본다. 잠시 후 저 초보자의 얼굴이 찡그려질 것을 말이다.
"초보자이신 것 같은데 도와드릴까요?"
어느새 베케이는 그에게 다가가 호의를 베풀려는 몸짓을 보였다.
다시 말하지만 저 인간은 변태다.
한마디로 말해 도움을 주는 척하다가 푹 찔러 죽이는 맛이 참으로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변태 말이다.
한편 그런 그의 제안에 그 초보자는 말한다.
"됐거든요."
"......."
당황스럽다.
보통 초보자들이라고 하면 이렇게 고렙들이 도와준다고 하면 대부분 그 호의를 받는다. 하지만 저 인간은 오히려 좋아하지 않는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그리고 그 남자는 그 초보자라는 말이 마음에 안 드는지 다시 한 번 말했다.
"그리고 저 초보자 아니거든요? 충분히 할 만큼 했거든요."
"......."
근데 아무리 봐도 초보자다.
저 날아다니는 초보자의 요정이나 초보자의 장비나 아무리 봐도 초보자다.
그런데 초보자가 아니라니, 자기가 보기에는 완전 개소리다.
그리고 저 초보자는 미쳤다고 판단, 그냥 선심(?) 써서 죽이기로 했다.
그는 어느새 자신의 검을 뽑아 들었다. 그리고 그 초보자의 심장을 향해 찔렀다.
이제 잠시 후면 저 초보자는 피와 함께 약간의 고통과 정신적인 충격을 받을 게 분명하다.
하지만.......
"......!"
뭔가 어지러운 기분이 든다.
어느새 자신의 심장에 단검 한 자루가 꽂혀 있다.
그뿐 아니라 그 초보자는 어느새 자신의 등 뒤로 이동한 채 한가롭게 요정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분은 뭐니?"
"요새 유명한 초보자 사냥꾼 같은데."
"할 짓 없나 보네."
하지만 베케이는 너무나도 놀라 믿을 수가 없었다.
초, 초보자가, 초보자가!!
자신도 볼 수 없는 스피드로 이동을 하고 어느새 자신의 심장에 단검을 꽂아 넣다니!!
이건 자신이 본 유저 중 최고였던 랭킹 342위 베르나니아라는 유저보다 더 빨랐다.
초보자가 어떻게?!
털썩!
하지만 그는 생각을 마치기도 전에 쓰러졌다.
그리고 그는 느꼈다.
초보자의 공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