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학생의 육아일기-337화 (337/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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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

묵직한 마력과 깨져나가는 새로운 세계의 마블링. 섞여들어가는 기이함 속에서 소야는 괴로워 했다. 자신의 한계를 통감하며 힘을 갈구했다. 자신이 무력하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달았고, 처음으로 남들이 마주하는 현실에 마주했기 때문이었다.

단 한번도, 진 적이 없었다.

그 누구에게도 패한 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불패다. 동쪽에서 태어나 단 한번도 지지 않으며 그 누구에게도 쓰러지지 않는 동방의 불패자.

그것이 소야였다.

자신이었다. 그런데도 무너졌다. 한심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단련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없는 거였다. 강해진다던가, 성장한다거나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기에는 너무 일렀다.

져버린 것이다.

"포기할 수 없어....!"

이미 졌다?

세상에 미련은 없다?

옛날 이야기다. 불패의 칭호 따위 지나가는 개한테 줘도 상관은 없다. 자신의 육신이 부스러져 사라져도 상관 따위 있을리가 있을까.

허나 단 한사람의 생명에 미련이 있는 이상 자신은 물러날 수 없었다.

[그렇소, 당신은 아직 물러나선 아니 돼.]

선명하게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목소리였다. 특별한 감정을 가져온 것은 아니었지만 그 목소리의 정체를 모를리가 없었다.

분명 약했지만, 누구보다도 강해지려고 했었다. 그리고 실패했던 남자였다. 무엇보다도 요는 자신을 닮아있었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자신이 직접 단련시켜 주었다. 그녀석의 본질상 단번에 강해지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기술적인 문제는 어떻게든 처리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자신은 분명히 요와 그녀석의 동질감을 찾을 수 있었다.

좋아했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다.

그저 호기심. 닮아있는 둘이 같이 있으면 어찌 될까 생각해왔다. 하지만 이뤄질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런데, 들려왔다.

정체불명의 목소리가.

[당신은 이렇게 약하지 않을 터. 보여줄 것이 있을 터. 그렇지 않으면,]

목소리가 잠겼다.

[이대로 저 여자에게 요를 내줄 셈인가?]

"그럴까....보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미 끝나버렸다고 생각한 손에서 굉장한 힘이 솟아올랐다. 잃어버렸던 세계의 조각이 뒤늦게나마 돌아온 것이 아니었다.

이 흑색의 힘은 밀도마력의 사용 때와는 무언가가 달랐다.

힘이라는 점에서는 분명히 같지만 뭔가 본질적인 면이 달랐다. 게다가 이 힘은 분명히 미약했다. 그런데 몇배의 질량을 가진 불사의 마력을 마치 '천적'처럼 살라 먹고 있었다. 마치 번개처럼 반발하기도 했지만 이내 잡혀 사라졌다.

"뭐, 뭐야!?"

"글쎄다....!"

사정은 알 수 없다. 누군가의 조력이 있었다는 건 알고 있지만 '어떻게 가능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래도 좋다. 세상에는 모르기에 더 좋은 일이 있는거다.

기적의 정체는 실제로 추악하더라도 수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다. 지금의 일도 분명히 기적, 그 어떠한 추함이 깃들어 있어도 그것은 희망을 갖고 있다.

[그를 지킬 수 있는 건 당신뿐이다.]

"오냐, 내 동생이다! 지켜주마!"

검은 힘에 무력화 된 불사가 허공에서 중력에 의해 바닥으로 끌려가고 있다. 소야가 위로 타 오르듯이 섰다.

손 끝에 모이는 건 거대한 주먹.

"불패의 칭호에 관심은 없지만 말이야 그게 동생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면 난 그 칭호를 가지고 있어주겠어!!!!!"

칠흑의 주먹이 불패의 의지를 담아 불사를 완전히 짓뭉갰다.

먼 옛날부터 세계를 지배했던 신 중 하나이며 세계를 무너뜨리려는 죽지 않는 자가 패하지 않는 인간에게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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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이 밖에 남지 않은 방패. 소화는 죽음을 예감했다. 이미 지척에 이르른 불사의 포격을 막아낼만큼 강하지도 않았고 힘도 남아 있지 않았다.

[포기하지마라!]

감겨가는 눈을 번쩍 띄우는 목소리다. 이해할 수 없는 힘이 손잡이 밖에 남지 않은 방패에 힘을 불어넣고 있었다. 목소리도 흐릿하고 정체를 알 수 없는 힘이지만 지금 따질 정신이 소화에게는 없었다.

쿠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깨져나간 방패의 무늬가 손잡이를 기점으로 칠흑의 힘이 검은 방패를 만들었다. 물체는 전혀 들어가 있지 않은 오롯한 에너지의 방패.

이해할 수 없는 힘으로 이길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 포격을 막아내고 있었다.

[너에게는 아직 하고 싶은 것이 있을거다. 포기하지마라. 넌 그저 우직하게 막아내면 된다.]

"무슨 소릴....!?"

지금 이렇게 막아내고 있는 것도 이상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저 우직하게 저 포격을 막아내기만 하면 된다니.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

막아냈다면 반격이다. 그렇지 않으면 완전히 끝나지 않는다. 철저하게 부숴놔야만 한다.

소화는 이번 전투로 끝을 맺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은 상태였다. 그런 주저앉는 자들이나 할 법한 말은 듣지 않았다.

[뒤를 봐라.]

소화의 시선이 자신의 등 뒤에 닿았다. 이미 싸우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텐데도 검제와 마종, 유운이 그 자리에 있었다.

자신의 방패와 같은 색체의 힘을 무기에 두른체.

"싸우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흠... 그렇군. 생각을 바꿔야 할지도 모르겠어."

"마종, 검제. 한번 보여주도록 하자. 그녀석의 최후다. 길을 열지도 못 하면 누가 왕이라고 불러줄까."

동시에 뛰쳐오르는 셋이었다. 강대한 힘이 섞여 있는 포격에 전신으로 부딫혔다. 그것과 동시에 빛이 포격을 파고들었다.

검제의 일검. 그것이 포격을 반으로 가르며 불사로의 길을 만들었다.

마종의 숨결. 빠르기를 중심한 기예가 불사의 동체에 필사의 일격을 쏘아붙여 동체를 흔들었다.

유운, 혈루의 창. 숨결의 안에 감추어진 충심의 창이 그대로 불사의 몸 안으로 파고들었다. 동시에 칼날이 확장하며 거대한 참격을 형성했다.

셋. 아니, 네명의 전력이 도달한 불사에게 금빛의 뇌신이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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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언니! 언니!"

소누가 캡슐형태로 된 치료실 안에 있는 슈를 불렀다. 상당히 몸이 나쁜 상태이기 때문에 우물 같은 곳이 아니라 캡슐에 넣었는데도 상세는 계속 악화되고 있었다. 이미 전세는 승기를 띄고 있어서 자신의 보조도 전부 캡슐 안으로 밀어넣었는데도 되지 않았다.

한 때나마 교주로 불리던 그녀이니만큼 가장 회복에 재능이 있었고 자신도 있었다. 하지만 슈만큼은 회복되지 않았다. 아무리 발악해도 그것만은 되지 않는다.

자신의 무력함을 통감했다. 그렇게,

생명선을 나타내는 게이지가 바닥으로 치달았다.

털썩.

소누가 주저앉았다.

죽어버린 것이다. 반드시 살릴 수 있을 것이라 믿었건만, 지금의 소누조차도 '또 다시 실패하고 말았다'.

저번에 있었던 실패 때문에 이번에는 소누는 회복과 백업에 전념했다. 다른 것에 힘 쓸 생각은 없었고, 재능도 없었다. 그렇기에 다른 것은 보지 않고 전념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게 뭔가. 완전히 끝나버리지 않았는가. 아무리 노력해도, 아무리 힘을 써도 사람 하나 구할 수가 없다.

"뭐냐고요 이 부조리는....."

삐릿.

소누의 흐느낌과 무슨 소리가 섞여들었다. 너무 작아서 듣는 것조차 힘들었지만 소누는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어, 어째서.....?"

슈는 살아나고 있었다. 사라졌던 생명 게이지는 어느 덧 극점을 노리며 솟아오르고 있다. 소누는 자신의 곁에 뭔가 달라진 것이 있나 살폈지만 아무것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

아니, 지금은 그런 걸 신경 쓸 때가 아니었다.

어째선지는 모르지만 슈가 살아나지 않았던가? 이런 찬스를 놓치면 아마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할 거다.

"언니, 제발....!"

회복마법을 최대한 밀어넣었다. 어떻게 될지는 잘 몰랐지만 일단 쑤셔넣고 보기로 했다. 무지막지한 마력량이 그 안으로 파고들었다. 그 중심에 '칠흑의 마력'이 있던 것도 같다고 생각하는 소누였지만 이내 회복에 전념했다.

수분 후, 슈는 액체에 젖은 몸으로 비틀비틀 관제탑의 바닥에 발을 내딛었다. 보는 사람이 다 불안할 지경이지만 슈는 멈추지 않고 걸었다.

"언니? 쉬어야 해요. 지금 언니의 몸으로는...."

"난 괜찮아. 그리고 부탁받은 일이 있어."

"아이 참, 그 바보 같은 요 오빠의 말은 듣지말라니까요!"

현재의 지략을 대부분이 그가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참아왔던 말을 쏟아냈다. 하지만 슈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부정했다.

"요의 부탁이 아니야."

그것을 끝으로 완전히 입을 다물어버린 슈가 관제탑에 있는 기둥 옆에 뉘여진 검을 들어올렸다. 전투를 하려는건가 싶어서 말리려던 소누였지만 이내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깨달을 수 밖에 없었다.

전신에서 솟아오르는 칠흑의 마력은, 절대로 그녀의 것이 아니었고.

관제탑으로부터 불사까지의 활주로를 만든 슈가 칠흑의 검을 그대로 투창처럼 던져버렸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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