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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육아일기-305화 (305/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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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

겨우 리토와 츠바사가 타고 있는 전함이 수월해지자, 바닷물을 가르던 선수가 빠르게 선회했다. 함에 달려있던 포구가 근처 전함을 노리고, 그대로 쏘아졌다.

콰과광!!!

누구라도 감탄할만한 사격. 레플리카들만을 휩쓸고 전함은 멀쩡했다. 전함을 조종하는 것이 누군지 모르는 리토는 갑판에 그대로 드러누운체로 입을 벌렸다.

신기(神技)나 다름 없는 포격은 마치 스나이퍼 라이플이라도 쓴 것처럼 정확했다. 이런 능력을 가진 사람이 적이라면, 리토정도의 실력자는 아마 몇분 되지 않아 순식간에 죽어버릴 것이다. 아무리 유리한 지점을 선점해도, 포격을 한 사람이라면 금세 따라잡을 것 같았다. 아니, 지형에 구애받지 않을 것 같다.

"누, 누구야...?"

"모르는 사람이야. 유명하지는 않아."

리토는 말이 안된다고 반박하면서 연달아 쏘아지는 포격의 향연을 바라보았다. 포연이 마치 축포처럼 터지는 것을 보면서 이해할 수 없는 감정에 휘감겼다.

이만한 실력자가 알려진 바가 없다? 누구라도 쉽게 믿지 못할 것이다. 낭중지추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잘난 사람은 두각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이렇게 뛰어난 사람이 유명하지 않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속일 수 있다면, '주머니조차 속일 수 있는 송곳'. 재능도 보통 재능이 아니어야 한다. 그것도 아니면 본인도 깨닫지 못 했거나.

리토는 드러누운 채로 하늘을 보았다. 여유부릴 상황은 아니었지만, 리토는 지금 손가락 하나도 까딱할 힘도 없었다. 억지로 움직이려 하면 짐만 될 뿐이다. 그렇기에 츠바사는 리토의 옆에서 멀리 보이는 레플리카들을 총으로 한마리씩 저격시켰다.

방주의 백업이 츠바사의 기술을 뒷받침했는지 의외로 많은 양의 탄환이 레플리카들을 방해하고 있었다.

리토가 타고 있는 전함의 호조. 그것은 금세 전황의 승세를 불러왔다. 주변의 전함을 구하자, 그것이 파문이 되어 살아난 전함이 다른 전함을 구하거나 진격을 막기 시작한 것이다.

"조금.... 편해졌나."

"응 네 덕이란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어."

레플리카는 멈추지 않았다. 죽여도 죽여도 생명이 없는 인형은 아무런 공포도 느끼지 않았다. 진격하고 진격해서 자신에게 내려진 명령을 수행했다.

껄끄럽다. 겁을 먹는다면, 단번에 큰 것을 먹일 경우에 조금 혼란이 올 텐데도, 저것들은 그러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다가와서 살을 찢고, 몇분 전에 살아있었던 고깃덩이로 만든다. 성사신 것도 보통 성가신 것이 아니었다.

대처법. 그런 것도 없다. 그저 닿는데로 패고, 죽이는 것뿐. 승세를 잡았어도 지치지 않는 괴물과 인간에게는 격차가 있었다.

위이이이이잉! 위이이이이잉!

바다를 가를 것만 같은 사이렌. 그 신호의 의미를 모르는 사람은, 적어도 이 바다에는 없었다.

"늦었다구....."

대뢰의 사용허가가 내려진 것이다. 최소한 해상에 있는 레플리카들은 모조리 섬멸할 수 있는 절세병기. 그것이 사용된다는 것을 알고 나니 리토는 힘이 빠지는 것을 느꼈다.

대뢰만 있다면 1%의 생존확률도 100%로 돌릴 수 있다. 그것이 대뢰다. 마력을 굉장히 압축시켜, 반발시킨다. 그것만으로도 위력은 강해지지만 특별한 포대에 존재하는 증폭술식은 반발을 고차원적으로 끌어올려 포격을 강맹하게 바꾼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옆쪽의 전함이 검붉은 뇌전을 휘감은 포격을 쏘아낸다. 일직선으로 날아가는 포격이 레플리카들을 녹이고, 그대로 선회하며 바다위의 모든 것을 공기중으로 증발시켜 날려버린다.

최강. 개새무적의 불사라 하더라도 이것을 막아내지 못할 것만 같았다.

"........리토."

"뭐야."

돌연 부르는 츠바사에게 시선을 던지는 리토. 츠바사의 얼굴이 찡그려졌다. 멀리 있는 것이 보이지 않기 때문인 것 같았다.

"뭔가가 보이지 않니?"

"뭐가 보여야 하는........ 썩을."

츠바사의 시선이 닿은 곳에 리토의 시선마저 닿았다. 그리고, 그 즉시 리토의 입에서 센소리가 나오고 말았다.

이 전쟁 최대, 최악의 위협이 뜬 것이다.

불사.

죽지않기에 붙여진 그 이름.

무적을 자랑하는 그 이름.

신의 위용을 상징하는 그 이름.

괴물들의 연합이라고 해도 이길 수 없는 존재가 허공에서 나풀나풀 내려오고 있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이질적이어서 오히려 그런 느낌이 들지 않을정도다.

검은 드레스. 먼 옛날의 귀부인이나 입을 법한 옷차림. 이런 전쟁터에는 분명히 어울리지 않는 차림새지만, 그것을 보고 비웃을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내뿜어지는 절세의 패기의 앞에 숨을 쉬는 것조차 힘들었다.

[뭐가 불사냐!]

붉은 기체가 불사의 앞에 고속으로 날아들면서 오른손의 대구경 라이플을 불사의 머리에 겨누었다. 총구의 크기가 크기다보니 인간정도의 크기 밖에 되지 않는 불사의 머리는 그야말로 개미의 머리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탕.

짤막한 총소리가 정적을 가져왔다. 갈릭의 기체와, 불사의 몸은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변한 것은 어디에도 없었다.

치우회측의 군세도, 카타스트로피측의 군세도 그저 멍하니 그 광경을 보고만 있었다. 너무나도 정적이었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 뭔지를 깨닫는 것이 늦었다.

총탄이 허공에서 멈췄다. 그저 그뿐인데도, 주변은 싸늘하게 얼어붙었다.

단단한 은빛을 발하던 탄환이 거무죽죽하게 변해가더니 돌연 잿더미가 되어 부서져 내렸다. 손을 움직이지도, 눈을 빛내지도 않았다. 그저 그런 형태로 부서졌다.

[폼 잡지마아아아아아!!!!!!!!]

허리에 넓게 걸려있던 접이식 대포를 뽑아들었다. DS 특별무기로 달려 있는 '대뢰'다. 정확히는 대뢰의 산탄형이지만, 위력면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콰아아아아앗!!

마치 별무리가 움직임을 가속하는 것처럼, 빠르게 검붉은 마력의 탄환이 불사의 몸을 휩쓸었다. 맹렬한 마력의 격류에 휘말리는 불사의 모습은 차츰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져갔다.

[크하하하하하하하하!]

포대를 들고 있던 갈릭은 웃었다. 불사 따위는 그저 옛말에 불과하다고, 자신의 몸으로 증명해 보였다.

그렇게 생각했다.

촤아아아악!

날카로운 파공성이 메마른 공기를 울렸다. 대뢰를 쏘고 있던 포대가 단숨에 쇳조각이 되어 바다로 떨어진다. 갈릭이 당황하며 뒤로 물러나자 불사가 웃으면서 붉은 기체의 품에 파고 들었다.

갈릭이 가지고 있는 DS의 크기는 약 9M로, 다른 DS와 비교해서 평균적인 크기. 즉, 인간보다 월등히 크단 소리였다. 하지만 불사가 도약으로 갈릭의 품에 파고들었을 때, 보고 있던 주변 사람들은 하나 같이 DS가 작아보인다고 생각했다.

우직, 우직, 우직, 우직.

손도 대지 않았는데 DS의 팔부분이 전부 시커멓게 변해서 가루가 되어가고 있었다. 갈릭은 기체를 빼내려고 발버둥쳤지만 마력에 의한 굳힘이 들어갔는지 DS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제, 제기일!]

"그러게 멍청한 짓 하지 말라고 했건만...!"

타다다다다다당!!

은백색의 기체, 빅토리가 갈릭과 불사의 사이에 총탄을 쏟아부었다. 잔탄 같은 것은 신경 쓰지 않는 공세였다.

하지만 그것도 불허했다. 아무리 많은 탄환도 그녀의 앞에는 무용지물이었다. 그저 검게 스러져 가는 모습을 보아야만 했다. 하지만 발터는 빅토리를 재빨리 움직여 갈릭의 몸을 뒤쪽으로 던져버렸다.

바다에 던지면 뜰지 안 뜰지는 모르지만 방수는 되어 있었다. 게다가 바다 안에는 아군인 마수들도 한가득이니 살아날 가능성은 컸다.

발터는 우매하지 않았다. 승부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는 발터는 콕핏 안의 비상시와 관련된 버튼을 모조리 눌렀다.

폭연과 에너지장, 다탄두 미사일에서부터 팔을 제물로 삼아 터뜨리는 자폭공격까지. 겉보기로도, 실질적으로도 위력적이지만 발터는 즉시 그 공간에서 빠져나왔다.

"훌륭해. 칭찬해줄까?"

머리를 쓰다듬는 것 같은 자세로 불사의 손이 오간다. 승리를 상징하는 빅토리의 머리가 순식간에 뜯겨져 날아갔다. 빅토리의 내부 동체가 거칠게 흔들렸다. 사용되던 시스템의 반절이 순식간에 날아간다. 움직임이 둔해져가는 빅토리의 속에서 발터가 트리거를 당기지만, 사용자의 보호와 관련된 시스템이 날아갔는지 도저히 작동을 하지 않았다.

'이거, 잘못하다간....!'

콰드드드드득! 파앙!

다리가 분쇄되어 바닥에 떨어졌다. 도움을 바랄 수는 없었다. 무슨 짓을 한건지, 공간자체가 동결되어 있었다.

마력에 대해 무지한 발터조차 알 수 있었다. 도움은 바랄 수 없고, 생존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삐비비비비비비.....

시스템들이 계속해서 오류창을 띄우며 하나씩, 하나씩 점멸해간다. 첫번째 희생자로 낙찰된 발터의 기체가 이내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다. 거대한 그 몸이 추욱 늘어져, 그야말로 시체처럼 변해버렸다.

쥐고 있던 조종대를 놓았다. 편안히 등받이에 몸을 맡기고 눈을 감았다.

더이상은 싸울 수도 없다. 살 수도 없다. 그렇기에 그는 바랬다. 그저 고통없이 이 세상에서 사라질 수 있기를.

"갈릭녀석, 죽지는 않았겠지."

그런 자그마한 독백과 함께, 밖에 보이는 자줏빛 섬광에 시야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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