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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육아일기-260화 (26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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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주

하여의 인도로 우선 회의실 같은 곳에 인도된 우리는 원탁의 의자를 하나씩 잡아 앉았다. 유다는 여전히 이상한 얼굴로 원탁에 엎드리다시피 있었다.

칠흑검주 유다. 그것이 그의 칭호다. '왕의 최강검'이라는 칭호가 붙은 그가, 이만큼이나 공포에 절어있었다. 그야말로 불가해(不可解)가 어울리는 상황이라고 할만한 상황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천천히 되짚어 보았다.

유다가 공포를 느낀다. 이것은 전에 본 적이 있었다. 한번도 아닌, 두번이나.

처음은 누님과 유다와 맞붙었을 때. 그 당시 유다는 대적할 수 없는 누님의 강함에 공포를 느끼고 결국 패배했었다. 두번째는 비가 내리던 날. 트라우마로 흔틀리는 유다는 분명히 공포에 절어 있었다.

그것들을 종합해서 유다의 상태를 보면, 지금 유다의 공포는 전자에 가까워보였다. 하지만 적들에게 누님과 비슷한 공포를 줄만한 것이 불사 외에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게다가 유다의 반응을 보면 이 방주가 일시적으로나마 카타스트로피에게 점령되었기 때문인 것 같은데, 어차피 회수하지 않았는가? 이곳의 시스템을 응용해서 기술을 가져갔다 하더라도 더 강력한 방주를 얻었으니 상관은 없었다.

"방주는.... 무한 에너지 시스템으로 가동한다 들었다. 틀린가?"

확실히 내가 배에 있을 때 지나가던 말로 설명했던 적이 있었다. 실재로 불사와 불패랑 같은 힘을 가졌으니 무한이라 불리기에 손색은 없다.

"그런데, 그게 뭐?"

"일시적으로 이곳은 점령당했겠지. 그랬다면 놈들은..."

"레플리카들을 때거지로 만들 수 있겠죠. 하지만 상관없어요. 방주가 이 손에 있으니까, 더이상의 제작은 불가능하고 설사 가능하더라도 그런 싸구려 병력의 숫자는 우리에게 의미없어요. 모르지는 않잖아요?"

능파가 유다의 말을 자르며 말한다.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유다의 얼굴이 험악하게 변했다.

"왕의 작전 성패... 묻지 않는군."

"아, 그러고보니 몇이나 죽인거야? 다...는 못 죽였을테고."

내 작전은 거의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챠이의 일만 빼놓는다면 대성공. 챠이를 집어넣더라도 대성공에서 벗어나지 않는 일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유다는 탁자를 내려쳤다. 탁자가 거대한 힘을 받아 물결치며 힘을 흩어놓는다. 사소한 것이지만 굉장한 기술력이다.

"영(0)이다! 한명도 베지 못 했어!"

"뭐!? 너 도대체 뭘 하다가...."

"왕, 네가 말했다. 위험할 것 같으면 몸부터 빼라고. 그렇기에 뺄 수 밖에 없었다. '그'의 등장으로 인해서."

그. 그것이 유다가 두려워하는 존재. 모두가 침을 삼키며 뒷말이 이어지기를 기다렸다.

"'그'... 동방삭은 나보다도 강하다."

동방삭. 보통 그 이름의 앞에는 몇글자가 더붙어서 그의 위대함이 설명되고는 한다. 십팔만년의 세월을 살아온 불사의 남자, 삼천갑자 동방삭이라고.

옛날에는 동방삭이란 존재가 아무리 오래 살아도 백년 수준이라고 생각했지만, 마법에 몸을 담근 이상 십팔만년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했다. 하지만, 그 동방삭이 적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다.

"사막에서, 난 그와 싸웠고 패해서 친구들을 빼앗겼다."

그러고보면 사막의 마을에서는 유다와 다른 굉장한 마력파동이 느껴졌었다. 막연히 누님급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동방삭이었나.

하긴, 유다가 공포를 느낄정도의 사내정도가 아니면 유다가 지인들을 그렇게 쉽게 잃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방주를 일시적으로 빼앗긴 것과 무슨 상관인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짐작가는 것은 있다. 문제는 그렇게 될 경우에 굉장히 무서워진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다.

혹시나하는 마음에 내가 생각하는 바를 입에 담았다.

"혹시, 마력을 그대로 쌓아두었다가 방출하는 타입....이군. 미치겠어. 유다가 어째서 그렇게 말하는지 알 것 같아."

"그, 그건 우리는 불패급 전력을 둘이나 상대해야 한단 말이에요!?"

방주의 무한 동력 시스템으로 에너지를 계속해서 축적해왔다면, 불패급 전력이라고 봐도 손색은 없다. 물론 진짜 불패수준은 안되겠지만 그에 준하는 수준까지는 갈테지. 아마 여기서 당적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유운이 돌아온다면...

"하여! 유운이 방주 시동을 거는 것이 끝나는 것이 언제라고 했어?"

"으으음.... 아마 팔일 뒤..일걸."

"팔일....인가요. 죽겠네요. 그 동안 적들도 필사적일텐데."

방주의 탈취정도는 운이 넘긴 정보로 알고 있었을 것이다. 허나 전력은 대부분이 런던에 몰려있던 상태. 이제는 지부도 누님에게 거의 다 박살났을테니 똘똘 뭉치는 것 밖에 없다. 그 상태라 하더라도 누님에게 덤비는 것은 무리(불사를 움직이는 것에는 제한이 있어보이니 예외다). 분명히 이곳을 공격해올테지. 방주까지 제대로 기동이 되지 않았다는 것은, 유운이 전투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것과 같은 것.

진다. 동방삭에 유다가 묶이고, 몇명이나 달라붙는다면 남은 간부들을 상대할 수가 없다.

"방법은 없나요, 할아버지?"

"방주째로 날려버린다면 어떻게든 될지도 몰라. 하지만 그랬다간 다음 전투에서 확실하게 지고 말아. 최소한 잔병들을 상대할만한 것이 있다면 좋을텐데."

호지의 도깨비군단도 참가하겠지만 숫자가 적다. 2000명이라는 것이 적은 수는 아니지만 적들은 방주의 힘으로 양산해낸 레플리카들을 앞세워올 것이다. 방어선은 쉽사리 뚫려버린다.

나와 능파가 머리를 싸맸다. 무슨 대화를 하는지 모르는 친우들도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은 아는지 생각에 잠긴다. 하지만 답이 나오지 않는 듯 눈이 뱅글뱅글 도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웃기는 장면이지만, 넋놓고 웃을 수만도 없다. 정말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유다가 도망칠만한 상대이며, 이제는 불패급의 전력이 되었다. 이곳의 모두가 전력으로 덤빈다고해서 상대할 수나 있을까. 아니, 없을 것이다. 시간벌이가 고작...

시간벌이?

"그거다아아아아아!!!!!!"

자리에서 일어나며 외쳤다. 사자후가 연상되는 외침에 모두가 깜짝 놀라 이곳을 보았다. 나는 능파를 향해 말했다.

"유다전처럼 하면 되는거라구. 모르겠어?"

"아? 아아. 확실히... 다른 것보다 승률은 높겠네요. 하지만... 상대방은 유다가 아니에요. 동방삭이라는 것을 잊지말아요."

확실히. 능파의 말은 전혀 틀린 곳이 없었다.

유다. 그는 동방삭이랑은 다르다. 동방삭에 대해서 아는 것은 없지만 유다는 상냥한 남자다. 만일 그렇지 않았다면 유다전 때 모두들 목이 잘려나갔어도 이상할 것 없을 것이다. 유다는 그만큼 강했다.

하지만 동방삭은 유다가 슬퍼할 것을 알고 있었을텐데도, 아마 친인이 그렇게 될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을텐데도 그런 결과를 도출했다.

아마도, 나와 비슷한 타입일 것이다.

능파가 문제가 더 있다는 듯이 덧붙였다.

"게다가 유다전처럼 싸우게 되면 필연적으로 레플리카 부대가 비게되요. 우선 시바, 아쥴, 리바이어던, 요연, 유다, 슈, 엄마... 이렇게 베스트 맴버로 붙여두면 말이죠."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동방삭은 상대할 수 없어. 내 말이 틀리지는 않지 유다?"

"물론이다. 이만한 전력으로 상대할 수 있을지조차 의심스러운 남자다. 솔직히... 불패의 일격이라도 한두번정도라면 받아낼 수 있을지도 몰라. 아니, 방주의 힘을 약간이나마 가졌으니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게 타당하겠지."

"그 정도야...? 어려운 수준으로 끝나지 않겠어."

"동방삭이야 그렇다치더라도 문제는 잡병들이에요. 저와 할아버지, 도깨비, 컬러나이츠, 그리고 똘마니 마수들로 상대할만한 수는 오지 않겠죠."

"동방삭 대응 조에서 하나 빼는 건?"

능파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절대로 안된다는 의지가 보이는 것 같았다.

"안되요. 불패 수준이면 솔직히 우리도 가세해야 할 정도에요. 논리적이라면 할아버지는 비장의 무기를 전부 개방하고 광진 육식까지 펼쳐야 하죠."

틀린 말은 아니기에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절망감이 솟아오르는 것을 능파의 얼굴에서 언뜻 볼 수 있었다. 아마, 나도 같은 얼굴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방법이 없다. 동방삭을 막으면 방어선이 뚫려 방주를 재점령 당하고 방어선을 막으면 동방삭이 돌파해온다. 누님이 일찍 오면 좋겠지만 유다 때도 당장 와달라는 소식을 보냈음에도 약 2주가 지난 당일에나 겨우 왔다.

바다를 달리는 시간이 그렇게 긴 것일까. 뭐가 되었든 간에 방책을 생각해두지 않으면 여기서 끝장날 것이다.

따로 부를만한, 잡병 처리의 고수. 레플리카는 저번에도 수백만이나 몰고 왔으니 그에 준하는 숫자로 몰고와도 이상하지 않을 터. 잡병 처리에 능한 것만으로는 안되고 숫자도 꽤 되어야만 한다.

"저, 저기."

슈가 슬쩍 손을 들었다. 슈의 손에 들린 것은 하나의 작은 종이. 편지다. 슈는 우물거리면서 그걸 내게 건넸다.

"이건?"

"모, 모르겠어. 그냥 내 앞으로 와서..."

"읽어는 봤어?"

"보기는 했는데.. 못 읽겠어."

열려있는 봉투 입구에서 종이를 꺼내 읽었다. 아니, 읽으려고 했으나 불가능했다. 분명 유다가 썼던 것과 같은 글자가 그곳에 적혀 있었다.

내용은 달라서, 읽을 수 없지만.

"유다 읽어봐라."

"음. 호? 간단히 말해 중동... 정확히는 유대쪽의 마법사들이 가세한다는 이야기다. 아마 저 아이의 메타트론과 산달폰 덕분이겠지. 그들에게 있어선 최강, 최고의 천사이니까."

"과연. 그들의 협력을 얻을 수 있다는 건가. 그렇다면 다른 마법사들에게 지원을 부탁할 수 있을까?"

"하지만 시기가 짧아요. 전투 때까지 이곳에 올 수 있을지가..."

"그것에 대해서는 이쪽도 생각이 있어. 미리 준비해뒀던 패가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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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삭이다!

훌쩍, 드디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동방삭의 출현이 오고 만겁니다.

일본편에서 유다의 등장을 계획했을 때와 같은 심정이군요.

뭐, 금방 퇴장이라도 말이죠. 나중에 이녀석에 관한 건 따로 나올 예정이니 말이지요.

하여간, 동방삭 만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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