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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육아일기-241화 (24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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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붕괴

탑을 무너뜨린다.

떠나기 전에 능파가 들은 무책임할 정도로 간단한 말. 하지만 그것이 말로만 쉽다는 것을 모른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고, 능파는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다름 아닌 카타스트로피의 총단이자 마법협회의 본부. 그 상징이기까지 한 탑을 무너뜨린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테니까. 설사 유다가 혼자서 돌격한다 하더라도 틀린 생각은 아닐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다.

".... 할아버지는 도대체 뭔 수를 쓴거죠?"

지금 이 자리에 없는 요를 향해 능파는 물었다. 그만큼 그곳의 상황은 초현실(사실 능파의 존재도 초현실이지만)적이었다.

탑이 무너진다. 그것도 옆을 쳐서 떨구는 것이 아니라 수직으로 일격을 꽂아넣음으로서 완전히 붕괴시킨다.

시계탑이 가지고 있는 마력방벽을 생각해보면 불가능한 일이다. 하물며 그녀의 할아버지의 경우에는 더더욱. 설마하니 케이슨이 잡아놓은 적에게 마력폐지 같은 못된 짓을 해놓지 않았을 턱이 없을테고.

"이럴 때가 아니지."

뭐가 어찌되었든간에 일단 할아버지가 보내놓은 신호는 받았다.

움직일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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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가, 흐름이, 대지가 요동친다. 자신들의 지배자가 오는 것을 환영하는 자연물들의 환호가 공간과 존재들을 압박한다.

"큭..."

누구라고 할 것도 없이 모두에게서 토해진 신음소리. 자연스럽게 숨쉬는 것조차도 이젠 불가능해질 정도다.

다행히도 나는 풍백의 주인이라 그런지 영향은 없었지만 문제는 그것이 아니다.

내 왼팔은 사라져버렸다. 그것도 댓가로.

이승의 왕이니 저승의 왕이니 하는 것을 잘난 듯이 떠들었지만 결국 나는 영왕이 아니다. 현계를 한다고 치더라도 무리가 따르는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댓가를 치뤘지만 설마하니 마력을 전부 뜯어먹히는 걸로 모자라서 왼팔에 새로 달아둔 가나안의 전 주신조차 빼앗길 줄은 몰랐다.

아직 제대로 사용도 못 해봤는데.

"그런 것에 신경 쓸 틈은 없나.... 뭐, 좋아."

마음을 다 잡고 현계를 끝 마친 세명의 남자들을 보았다.

금속 특유의 은빛이 감도는 갑옷의 위에 음각된 거대한 암석무늬가 새겨져 있다. 그것을 멋들어지게 차려입은 중년의 단정한 남자가 등 뒤에 금속의 창대를 가진 석(石)창을 들고 허공에 섰다. 그 옆에는 녹색의 전포를 입은 중년인이 호탕한 형태로 수염과 머리를 이리저리 삐죽삐죽 솟게 한 체 장난스럽게 있고 그 뒤에 문사라는 단어가 잘어울리는 하얀 노인은 척보기에도 고풍스러워 보이는 안경을 고쳐썼다.

철암장군, 풍백, 운사.

어딜 가도 꿀리지 않을 강자들이 카타스트로피의 앞에 선 것이다.

"철암장군, 풍백, 운사. 이들을 막으면서 도시를 박살내주십시오. 도시의 공격이 불가능하시다면 카타스트로피만이라도 상관없습니다."

정중한 부탁. 아무리 죽었던 사람이라고는 하지만 나보다 오래 살았던 분들이고 그들만의 명확한 신념을 가진 분들이다.

나 같은 녀석과는 격이 다르다.

철암장군은 대답하지 않고 즉시 케이슨에게로 쏘아져 나갔다. 케이슨이 들고 있는 쌍검이 불똥을 튀겼다.

까아아앙!!!!

"무슨..!?"

공간이 흔들리는 것이 아닐까 싶은 충격, 케이슨이 시체가 되어가는 탑에 처박혔다. 다른 녀석들이 혼란스러워 할 틈 따위는 없다.

너무나도 간단하게 날아가버린 케이슨의 보조를 맞추기 위해 프리아가가 뛰어들었지만 그마저도 순식간에 달려든 철암장군의 발차기에 무기인 철구가 부서지고 케이슨이 있는 곳으로 날아가버리고 말았다.

압도적이다.

실력자체는 간부 하나와 비슷한 수준인 것 같은데 무력의 활용도는 보통이 아니다. 게다가 그들만의 특이한 '힘'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응?"

아래에서 기묘한 '기류'가 거칠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마력으로는 느낄 수 없는 자연현상이 기묘하게 뒤틀리면서 거대한 재해를 만들어냈다. 인간은 물론이고 마수라 하더래도 벗어날 수 없는 재앙이 지면에서부터 요동친다.

싸이클론. 혹은 토네이도라고 부르는 바람의 자연재해.

아무런 전조도 없이 돌연 발생한 폭풍에 그라드가 당황했다.

"뭐야 이건!?"

"어째서 마력 없이...!"

턱.

누군가가 내 어깨를 붙잡는다. 건드리면 몰아치는 바람에 휩쓸려 날아갈 것만 같은 초로의 노인이 자상하게 웃어보였다.

나는 그 웃음에서 잊은 것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지금까지의 쇼는 전부 눈속임에 불과하다는 것을. 나에게는 아직 발동하지 않은 패가 두개나 남아있었다.

지금 그 중 하나를 꺼낼 때.

"후아아아압."

숨을 크게 들이쉰다. 긴장으로 조금 경직된 신체가 조금이지만 이완 되어가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다.

몸이 풀리고 나의 마력식, 광진에 실타래처럼 얽어둔 가느다란 실 같은 마력식을 느꼈다. 오랫동안 마력이 봉인되어 있었음에도 마력식은 멀쩡이 살아있었다.

발동에는,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시바."

나지막히, 내 발 아래에서 풍백과 운사, 철암장군의 전투를 주시하는 그를 불렀다. 한 얼굴의 시선은 여전히 그곳에 있지만 뒤쪽에 달려있는 얼굴의 시선은 확실히 이쪽을 향하고 있었다.

"이곳을 벗어날 준비를 해줘."

지금은 압도하고 있지만, 그것은 그저 그들의 힘이 마력을 사용하지 않는 자연재해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마력에 의한 움직임이 아니기 때문에 순수하게 감각에 의존해서 싸워야 하기 때문에 밀리고 있단 소리다. 하지만 그마저도 익숙해진다면 3 대 5로 상당히 불리해진다.

시바가 가세하면 어떻게든 될지도 모르지만 마력 사용이 거의 불가능한 지금의 나를 데리고 싸우는 것은 무리일 것이고 싸웠다간 내 몸이 남아나지 않을 것이다.

즉, 가장 간단하면서도 실천이 쉬운 방법.

도망을 치면 된다.

구해줬는데 혼자서 도망치냐, 고 묻는다면 대답할 말은 없지만 그렇다고 그냥 맞고만 있어줄 수만은 없는 일이다. 게다가 그들은 당하더라도 신기의 모습이 되어 나에게 돌아올뿐이니 죽을 걱정도 없다.

"폭탄... 제어 해제..... 클리어."

마력을 옭아매는 감각이 사라져간다. 나를 속박하던 마력식의 끈이 조금씩 풀려나가면서 주변에 마력을 흩뿌린다.

쿠우우!!

순식간에 정신이 날아가는 것이 아닐까 싶은 마력반발이 날아든다. 그것과 동시에 그 반발에 걸맞는 고양감 또한 느껴졌다.

이것이 불패의 힘. 무한에 도달한 절대의 에너지다. 과연 범부인 나는... 아니, 그 누구라도 도달하기 힘든 마력. 이것을 잠시나마 유용할 수 있다는 것을 상기하기가 무섭게 미칠듯한 쾌락이 온몸의 혈맥을 질주했다.

하지만, 뜨거워지는 것은 잠시다. 아직 이성을 잃고 날 뛸 시간은 아니었다.

"스위치, 온."

가벼운 말. 하지만 일어난 파급은 엄청난 것이었다.

콰과과과과과과과!!!!!!

소리에 소리가 묻혀 아무것도 들리지 않게 된다. 런던의 주위를 포위하듯 설치해놓은 불패의 폭약이 만드는 폭발은 마치 단분자커터처럼 대지에 엄청난 상흔을 만들어놓으며 탑으로 향한다. 주변에서 한곳으로 모여드는 강력한 에너지는 이내 탑에 도달했다.

마치 분수처럼 솟아오르는 폭발. 시바의 몸이 급속도로 선회하면서 폭발의 영역에서 벗어난다.

아니, 벗어나려고 했다.

타아앙!

폭발에서 뛰쳐나온 불똥. 하지만 그것은 표현에 불과하고 우리에게 달려드는 불똥의 크기는 그 크기가 거의 나의 신장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었다.

위험하다는 것을 인지하자마자 시바의 석잔이 휘둘러졌다. 잔 안에서 뛰쳐나온 전류의 구체들이 달려드는 불똥들을 일일이 쏘아맞추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임시방편에 불과한 듯, 불똥은 그것을 뚫고 계속 전진해왔다.

"꽉 붙잡도록."

시바가 말하기가 무섭게 신체가 뒤집혀졌다. 뒤로 불똥이 스쳐지나가기 무섭게 시바의 몸은 이리 움직이고 저리 움직이며 능수능란하게 불똥을 피한다.

그것에 감탄하던 것도 잠시다.

"시바, 아래!"

피이잉!

아래쪽에서 은빛의 섬광이 솟구쳐오른다. 다섯개로 갈라지는 은빛... 그라드의 손톱이다.

"어허, 어디서 도망치려고~~!"

"방해...."

"그것만으로 끝나지 않아, 시바앗!!"

어느틈엔가 뒤를 점한 기레의 손이 가로로 그어졌다. 시바와 나를 원 안에 가두는 강력한 마력의 포박이 펼쳐져 있었다.

피할 틈 따위는 없다. 기레의 마법은 강대하기 짝이 없어 설사 시바라 하더라도 피해내지 못 한다. 아니, 평소라면 모를까 뒤에 날 업은 채로는 불가능 할 터.

위험하다.

쨍!

유리가 깨져나가는 것 같은 소리. 백색의 장포가 펄럭이면서 나와 시바가 멀찍이 날아가버렸다.

싱긋, 하고 웃는 운사. 감사한 일이다. 나중에 공양이라도 드려야겠다.

그런데 운사는 뭘 좋아하시려나.

"아수라왕! 당신은 지원군을 맡아주십시오. 이쪽은 저와 프리아가가 어떻게든 해보이겠습니다."

풍백과 철암장군의 맹공을 견뎌내던 것이 힘든 것인지 목소리가 상당히 거칠어져 있었다. 아수라왕은 고개를 끄덕이고 순식간에 시야밖으로 사라져버렸다. 하지만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아수라왕이 간부들 중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는 강자이긴 하지만 결국 혼자다. 호지에, 챠이에, 요연까지. 이만한 강자층을 그 혼자서 뚫는 것은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지금은 아직 그라드와 기레의 영역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다.

탑의 잔해에서 벗어난 케이슨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였다.

"광진 불완전 개방."

귓가를 스치는 불길한 목소리. 고개가 뻣뻣하게 굳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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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아이젠입니다.

2연참이 되겠습니다.

시바에 대해서는 일전에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조금 돌려서 말하기는 했지만, 주인공의 농담을 기억하시는 분이라면 아실겁니다.

'여덟개의 파 음조로 된 음악을 들으면서 차나 한잔하고 싶네. 남편도 하나 구해보고 싶고.'

무려 불패께서 언급하신 것. 해석은 이렇습니다.

여덟개=팔

파 음조='바'장조, 혹은 '바'단조. 정확히는 앞글자만 필요.

차=티

남편=남편.

합치면 팔바티의 남편이 되죠. 팔바티라고 하면 모르시는 분이 많은데 '파르바티'라고 하면 이해하시는 분이 많더군요.

간단히 설명하자면 파르바티는 시바의 아내가 되시는 분입니다. 칼리도 있지만 나올 일은 없으니 무시.

어쨌건, 런던이 박살났습니다! 경추욱.

미치겠군요. 방주 특별편을 쓰고 있는 입장에서 굉장히 괴롭습니다. 지금까지 써보지 못 했던 에로(?)한 상황을 써보고 있는데..... 랄까, 진도가 안나갑니다. 쓰는 사람이 경험이 없으니.

이건 전부 지구의 중력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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