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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개시!
빠각, 빠가각!
철의 형으로 강철과도 같은 굳기로 변모한 다리가 세번이나 회전하면서 눈앞의 적을 분쇄한다. 순식간에 너덜너덜하게 바뀐 시신이 땅바닥에 처박혔다. 그 뒤로 다가오는 로브차림의 인간들이 다섯. 피부위로 느껴지는 기백이 보통이 아닌 것 같다.
그건 그렇고, 너무 이상하다.
지금까지 내가 쳐죽인 녀석이 두자릿 수를 넘어간다. 그런데도 적들은 그것이 보이지도 않는 것처럼 꾸역꾸역 개미때마냥 달려들고 있다.
'인형인가? 아니면 그것과 비슷한 다른 건가?'
스칵!
생각을 이을 틈도 없이 검의 형을 발출해낸 수도(手刀)가 머리통과 목 사이를 베어내고 팔꿈치가 오른편에 있는 적의 가슴 한복판에 박혔다.
퍼엉!
팔꿈치에서 터진 내력이 가슴속에 커다란 허공을 만들었다.
"어찌되었건 돌파하면 그만!"
좌측에서 달려오는 적의 머리가 발길질 한번에 뭉개지고, 정면의 적이 주먹 한번에 터져나간다. 전장을 압도한다는 것을 몸으로 체감하면서 다시금 공격을 가한다.
조금씩이지만 마력이 줄어드는 것을 느꼈다.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마력의 반의 반도 남지 않았다.
위험하다. 지금 이 상황으로는 오래가지 못 한다. 끽해야 두시간정도이니, 아마 곧 도망쳐야 될 듯 싶다. 하지만 그것은 곤란하다.
아직 '한명'도 끌어들이지 못 했다. 최소한 하나정도는 어떻게 발을 묶어놓아야 내가, 우리가 편해진다.
스컥, 빠각, 카가각!
손과 발이 동시에 만들어내는 하모니가 순식간에 전방을 휩쓸었다. 인간의 내부를 뒤집어놓는 단타식의 공격이 연발적으로 펼쳐냈다. 강력하기 그지 없는 위력이 내 발끝과 손끝에서 터져나왔지만 나는 더욱 초조해졌다.
'이러다간... 아주 약간의 틈만 있다면...'
마력은 계속 줄어가는데 적은 줄지를 않는다. 그거야 지금 전투에 참가한 사람이 나 혼자 밖에 없으니 그렇다치더라도 적의사기조차 줄어들지 않으니 위험하기 짝이 없다. 이대로 가다간 자멸하고 말 것이다.
"젠장, 꺼지지 못 해!?"
양손에서 뇌기가 불꽃처럼 이글거린다. 마력으로 부여된 뇌전은 하늘을 가르던 위용을 그대로 품고 있었다.
포(砲)의 형. 뇌기(雷氣)를 부여 받은 강뢰포(鋼雷砲). 양손을 휘감는 뇌전의 포구가 양옆의 대지를 휩쓸며 적들을 쓰러트리기 시작했다. 번개의 포탄이 인간과 대지, 건물을 부수며 절대의 위력을 자랑했다.
"한발 더~~~!"
장난스럽게 주먹을 바닥에 매다 꽂았다. 잦아들고 있는 지진이 더욱 거세진 듯 적들의 모습이 이리저리 뒤틀리며 나의 '영역' 밖으로 튕겨나간다.
고(鼓)의 형. 공격 그 자체의 밀도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고 공격 범위를 넓히는 혈문신의 최종비기가 손 끝에서 터져나왔다. 튕겨나간 적들의 몸은 이미 인간의 모습 따위는 남아 있지 않다. 얼굴이고 몸이고 할 것 없이 전신에 구타의 흔적이 남아 생명은.... 이미 장담하고 자시고가 아니라 단번에 즉사한 것 같다.
고의 형과 포의 형을 쓰는 무리를 해서 벌어놓은 찰나. 이 틈을 버리지 않고 난 즉시 손에 무구 하나를 현현시켰다.
노란 직사각형의 넓직한 판에 앞이 둥근 쇠로 박혀있는 것. 눈산이나 스키장에서 흔히들 볼 수 있는 그것의 이름은 보드. 흔히 볼 수 있는 형태의 것이지만 내가 꺼낸 것은 조금. 아니, 매우 다르다.
이름하여 날아라 슈퍼보드 ver2!
"줄여서 날슈2!! 가잣!"
즉시 몸을 날슈에 실어 하늘로 솟구친다. 저공 비행용으로 개조해 낮게 날기는 하지만 그래도 5층 건물보다는 높게 난다.
날슈2의 위에 주저앉고 광진을 없앴다. 애초에 비행능력이 없는 그들에게 굳이 광진을 써서 대응할 필요는 없었다. 설사 위로 공격한다고 쳐도 날슈2는 방어능력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인간수준의 공격은 걱정할 필요 없다.
허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기준. 더이상 인간으로 나를 상대할 수 없다고 판단된다면 그들이 나올 것이다.
'팔대간부'가.
그리고 그것이 내가 바라는 것. 그러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내 계획이 일그러져도 한참은 일그러지겠지.
그래도.....
"되도록이면 케이슨은 피하고 싶은걸."
케이슨은 모두가 공인하는 위험인물. 그것은 나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내가 짐작하고 있는 그의 정체가 진실이라면 생각이상으로 위험할 가능성이 있었다. 물론, 본래의 힘을 온전히 가지고 있지는 않겠지만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니 생각해둘 필요성은 얼마든지 있었다.
까드득.
두개골을 비트는 것 같은 괴성. 정신을 휘어잡는 기세가 돌연 느껴졌다. 순간 몸을 지탱하지 못해 날슈2에서 떨어질 뻔 했다.
인외의 존재라는 것을 확고히 하는 이 기백. 자신보다 아래의 존재는 가볍게 무시하는 왕좌의 패기. 어렴풋이 느껴지는 인간과의 친숙함.
이것이다. 드디어 팔대간부 중 하나가 납셨다.
바닥에서 빗발치던 마력탄 공격이 멈췄다. 미약하게나마 흔들리는 것이 정지하고, 나아가던 행동 또한 멈추었다. 저 멀리에서 보이는 검은 것이 하나 이쪽으로 허공에 발을 내딛으며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언젠가 팔대간부 전원을 상대해 본 적이 있는 난 알 수 있다.
이건 '달'과 '피'의 향기.
"이걸로 두번짼가?"
"아무래도 상관없다구 이쪽은. 그쪽이 사라져주기만 한다면."
강한 기세에도 강단있게 대답하자 검은 망토를 두르고 있는 갈색머리의 여성, 0세대의 뱀파이어이자 팔대간부의 한 축인 기레가 입꼬리를 말아올렸다.
"최약을 자랑하는 그대가 나를 일 대 일로? 웃기는군. 광진 육식이 아니면 그대는 날 이길 수 없어. 설마 쓸 생각인가? '듣자하니' 동료도 없이 혼자왔다는 것 같은데."
듣자하니. 나에게는 다른 말은 전혀 들리지 않고 그 한마디만이 들렸다.
솔직히 아직까진 반신반의하던 것이 있었다. 적긴 했지만 아닐 가능성도 있었고, 설사 알더라도 대응법을 특정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 기레의 말로 그리 높은 직위의 있는 배신자가 아니라는 것은 알아냈다.
듣자하니라는 것은 누군가에게 배신자가 우리쪽 정보를 넘겼다는 것을 들었다는 것. 그저 인간들을 풀어서 알아낸 것치고는 너무 빠른데다가 나에게 덤볐던 인간의 수가 너무 많았다. 그건 내가 이곳에 오자마자 정보를 넘겼다는 것이 된다.
배신자의 여부는 일단 그렇다치고, 기레가 하는 말로 보아선 그녀에게 연락을 취한 건 최고 동급. 아마도 케이슨일 것이다. 설마하니 케이슨이 자기보다 윗줄의 실력자를 침투시키지는 않았을 것이다.
유다의 일도 있기는 하지만 그것을 혼자서 결정할 수는 없을 터.
좋다. 상당히 좋은 상황이다. 점점 더 정보를 쌓아가다보면 곳 활로는 열릴 것이다.
"어쨌건."
기레가 손가락을 이쪽으로 향했다. 공격의사가 담긴 것이 아닌, 단순한 삿대질이다. 버릇이 없다고 말하기엔 상당히 너무 나이가 많기에 잠자코 무슨 말을 하는지 기다렸다.
"여기서 죽여주겠다. 카타스트로피의 여덟정점 중 하나로서!"
"재밌군. 덤벼봐라 똘마니. 치우회의 삼왕 중 하나인 육왕이 놀아주지. 뇌신의 발걸음을 얕보지 않는 것이 좋을걸?"
피잉!
피아노선을 하나 튕기는 것 같은 고성. 기레가 있던 장소에 시커먼 그림자만이 남아 있다. 나는 즉시 날슈의 후위를 밟아 몸체를 뒤집었다.
중력의 반대되는 형태로 매달리자 날슈의 위로 섬뜩한 소릴 내며 기레가 허공을 자르고 나갔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일격, 아슬아슬하게 피해낸 것이다.
살계. 감각을 확장시키는 것이니만큼 보이지 않더라도 회피 할 수 있다. 하지만 역시 이런 도박스러운 일은 나에게 안맞는다.
"이쪽도 진심으로 갈까."
날슈 위에서 제대로 자세를 잡았다.
나 나름의 광진을 쓰겠다는 의사표현. 기레는 재차 공격하려던 것을 멈추고 양손으로 어깨를 잡았다. 나를 비하하기는 했어도 역시 광진은 두려운 듯 싶었다.
하긴, 광진 육식을 썼을 때는 기레와 그라드를 처참하게 짓눌렀으니. 그 당시의 기억에 몸이 반응하는 것이라 해도 이상할 것은 없다.
"스으으으.."
숨을 흐릿하게 뱉어내는 것 같은 음성. 실재로도 기레의 몸은 가루가, 밤보다도 더욱 새까만 안개가 되어 대기 중으로 흩어지고 있었다.
뱀파이어만의 변이술이다.
보통 박쥐로 변하는건데... 설마 안개일 줄은 몰랐다. 이럴 줄 알았으면 '우사'를 가져올 것을. 그것만 있으면 안개화한 기레의 숨통을 끊는 것은 광진 이식이면 충분할텐데.
'아니, 아니지.'
뱀파이어는. 아니, 달의 영향을 받는 라이칸스로프와 뱀파이어는 '카타스트로피에는 어울리지 않는 생명체'다. 오히려 이쪽, 치우회에 어울리는 마수. 헌데 그들은 카타스트로피 쪽에 협력하고 있었다.
어떤 이유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이 계획의 가장 중요한 것인 '그'와 같은 생각인 것인지. 알지는 못 하지만 남겨두면 꼬실 수도 있을 것이다.
인간을 쉽사리 마로 만들 수 있는 환마계의 뱀파이어는 여러모로 전력을 모으기에 편하니까.
"하아아아! 이 상태의 날, 네가 이길 수 있겠느냐!"
검은 안개 속에서 황금빛 눈동자가 태양처럼 오랜지빛을 쏟아낸다. 나는 날슈의 몸체를 살짝 쳐서 움직임을 활성시켰다.
우사도 없는데 지금 정면승부는 무리다. 교섭 또한 지금 이 순간은 안된다. 계획대로라면 때는 올 터. 그 때까지 도망쳐야만 한다.
난 날슈를 기레의 본체인 황금눈쪽으로 쏘아내고 부유의 술을 걸어 몸을 띄웠다. 검은 안개에 붙잡힌 날슈는 마치 음료수 캔처럼 기이하게 뒤틀렸다.
"또 봅시다, 아가씨."
내가 가지고 있던 화약류의 절반을 가동시키고 몸을 런던의 다른 곳으로 이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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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아이젠입니다.
비축분이 나날이 늘어가는 계절입니다. 현재 완결까지 한걸음....은 아닙고 특별편을 쌓아가는 중 입니다.
저로서도 이 작품에는 애착이 많이 남았거든요. 누가 뭐래도 이건 제 첫작이나 다름 없구요.
완결이 달라지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여러가지 의견을 내주면 감사하겠습니다.
....... 스네이크를 여기다가 연재해버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