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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육아일기-220화 (22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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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대면

나와 능파, 챠이는 현재 유다가 난동아닌 난동을 부리고 있는 곳. 일전에 나를 포함한 다섯명이서 유다와 전투를 벌였던 장소로 갔다.

처음 유다가 일언반구의 말도 없이 '와라'라고 써놓았기에 어디로 가야할지 몰랐지만 우리가 향할 목적지는 금방 알 수 있었다.

능파의 휴대전화(나에게는 없다)에서 흘러나오는 실시간 생중계 뉴스에서는 멀리 있는 헬리콥터에서 그를 촬영하기라도 하는 것 같은 앵글로, 땅에 우뚝 거목처럼 서 있는 모습을 찍어보내고 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도 아무런 움직임이 없어 피해본 사람은 없는 것 같지만 이래서야 상당히 귀찮아진다.

챠이 덕분에 겨우 기자들의 손길에서 벗어났는데 또 다시 날 불러내서 매스컴을 타게 하다니. 상당한 퍼포먼스라도 부려야할지 모른다.

"할아버지."

"응?"

정체를 숨길때와 같은 모습으로 걷고 있자니 능파가 말을 걸어왔다. 내 옆에서 은신술로 모습을 감춘 챠이가 있는 대기가 조금 흔들렸다.

공교로운 상황에서의 질문. 솔직히 대답하기보단 유다와의 대담을 생각하는 것이 이득이겠지만 그 이지선다의 문제지에서 나는 유다가 아닌 능파와의 대화를 선택했다.

어차피 어떻게든 될 일은 그냥 내버려둬도 상관 없으니까.

"왜 그래?"

다시 되묻자 능파는 마치 먹잇감을 놓리는 것처럼 혀로 입술을 슬쩍 훑었다. 타액과 흰피부에 반대되는, 묘하게 붉은 입술이 만나 매혹적인 빛을 발...

짝.

스스로의 얼굴에 손바닥을 날렸다. 소위 싸대기라 불리는 이 기술은 점점 로리콘의 늪에 빠져나오기 힘들어지는 나에게 좋은 각성이 될 것이다.

능파는 그런 힘든 상황을 국회의원마냥 무시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입에 담았다.

"오늘밤에 데이트가 끝나고, 어디 다녀오고 싶은 곳이 있어요."

역시나 데이트는 끝나지 않은건가, 싶었지만 능파가 그런 아이란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게다가 조금 더 신경쓰이는 말은 '어디'라는 장소.

궁금한 나는 그것을 참지 않았다.

"어디?"

"도공(刀工)을 만나고 싶어서요. 저도 저 나름의 준비를 할 생각이거든요."

"...운천아저씨?"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서 도공이라 할만한 사람은 운천아저씨 하나뿐이다. 그는 무인이지만, 무기도 만들었고 그에게서 무기를 받은 적도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요연에게 작살났지만.

하지만 그런 내 생각을 능파는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다. 표정을 보아하니 틀려도 한참은 틀린 것 같다.

"아니에요. 그래도 오래걸리지는 않을거에요. 이전부터 주문했던 것이라 받으러 가기만 하면 되니까요. 당일치기로 다녀올거에요."

"흠, 뭘 주문시켰는데?"

능파는 나의 말에 손가락으로 입을 가렸다.

"비밀."

어린나이, 신체를 가졌음에도 어른의 성숙함이 묻어나오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눈앞의 능파가 웃는 모습이 내 생각을 꿰뚫어보는 것 같아서 생각을 하는 것조차 그만두고 말았다.

능파라면 그것을 능히 꿰뚫고 비꼴 아이다. 놀려먹을 '꺼리'가 있다면 주저없이 놀려먹을 아이라는 걸, 나는 잘 알고 있었다.

그렇게 불안불안한 느낌으로 언젠가 싸웠던 격전지에 발을 들이자 오른편에 있는 대기가 조금이지만 흔들렸다.

그때의 싸움을 상기한 것인지, 아니면 멀리있는 유다의 기운을 느낀 것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옆에 있는 챠이는 무언가의 고양감으로 몸을 떨고 있었다.

"어이, 여기는 출입금지다. 저녀석을 구경하고 싶으면 인도쪽으로 가."

대로를 걸어 유다가 있는 곳으로 일직선. 그렇게 걷는 우리에게 푸른색을 베이스로 만들어진 경찰복을 입은 사람, 당연히 경찰이 말을 걸어왔다. 나는 잠시 고민했지만 이내 그 고민은 포기하고 눌러쓴 모자를 슬쩍 들어보였다.

경찰이 억 소릴 내면서 옆으로 물러난다. 왠지 사성(四星) 장군을 바라보는 일등병 같은 느낌이라 어째 묘하다.

뭐, 그날의 전투를 봤다면 당연한 거려나.

당당하게 경찰을 지나쳐 자동차가 지나다니는 길을 걷자니, 인도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주목됬다.

"기분 나빠요."

"별 수 없잖냐. 공격할 수도 없고."

"전 있는데요? 할아버지와 달리 인간도 아니고."

용이라는 상위종으로서의 권리라도 주장할 셈인건가, 하고 생각은 했지만 능파는 그러지 않을 것이다.

짜증은 부리지만 언제나 말뿐이고 사려가 깊다. 게다가 지략에서 어떤 면은 나보다 실력이 좋아서  체스와도 같은 게임에서 몇번 패하기도 했다.

물론, 그런 게임이 지략의 척도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현실은 더욱 복잡하다.

피잉. 츠와앗!!!

검은 반월을 그리는 검기(劍技)이자 검기(劍氣)가 바람과 땅을 찢으며 내 앞으로 짓쳐들었다.

카아앙!

모습을 현현시킨 챠이가 검을 불러냈다. 검이 만들어낸 붉은 선 두개가 반월의 몸체를 때리면서 힘을 일그러뜨렸다.

안개로 변해가는 갑작스런 검은 공격이 사라지자 사람들은 탄성을 토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챠이가 야수의 왕조차 질릴 것 같은 포효를 내질렀다.

"유다아아아아아앗!!!!!!"

공기를 태우고 공간에 흠집을 낼 것 같은 검기의 일격이 레이저처럼 공간을 격하고 유다의 목에 작렬한다. 하지만 그뿐, 상처는 어디에도 남지 않는다.

이전이나 지금이나 괴물같은 내구력. 혀를 찼다.

"여전히 단단하구만. 챠이는 일단 물러나라."

"...알겠습니다."

허리를 숙이고 옆으로 물러나자 유다가 한발짝씩 다가오기 시작했다.

겨우 걷는 것에 불과한데도 그 걸음걸이는 마치 패자의 걸음과 같아서 주변의 모든 사람에게 위압감을 조성하고 있었다.

"왔는가."

"그래, 오셨다. 무슨 일이냐 유다? 탈옥에다가 간수에게 러브레터라. 변태도 이런 변태가 없군. 웃음도 안나온다. 남의 데이트를 파탄내놓으니까 좋으냐?"

장난스럽게 비꼬자 유다의 마간이 조금 좁혀졌다.

역시나랄까, 도발에 상당히 약한 녀석이었다. 저러니 강해도 쉽사리 소중한 녀석들을 적들에게 저당 잡히기나 하지. 나라면 가장 큰 마음을 차지하고 있는 녀석 한둘만 겨드랑이에 껴놓고 도망칠 것이다.

어디까지나 '이성적'으론 그렇다는 것이지만.

인상 쓰던 유다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마치 반격할 거리가 있다는 듯한, 수상쩍기 그지 없는 불길한 웃음이었다.

".... 일단 왕이니 상관은 없으리라 생각하지만 일단 말해두지. 사회적인 통념이란 것이니."

"네 존재 자체가 사회와 동 떨어진 존잰데 사회적인 통념을 설명하시겠다? 일단 들어나 보자."

"훗. 좋다."

아까와 비슷한 수준의 도발인데도 그저 웃어넘긴다. 내 이성이 위험하다고 비명을 지르고 있다.

유다가 입꼬리를 말아올리면서 말했다.

"다섯살도 채 안된 꼬맹이와 데이트를 한 것이니 당연히 파탄내야하는 것이 아니냐?"

거리에 크게 술렁임이 일어났다. 나는 물론이고 능파와 챠이 또한 예상하지 못한 대사라 크게 당황했다.

다섯살도 채 안된 꼬마. 분명히 능파와 호지를 가리키는 것이 분명하다. 유다가 파탄냈다고 말하는 부분을 보아선 능파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하겠지. 그건 그렇고, 어떻게 그런 걸 알고 있는 거야!?

아니,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원조교제나 다름 없는 그 행태를 까발려진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난 상당히 유명세를 탔다. 덕분에 사소한 행동도 매스컴을 탈 가능성이 있었다. 하물며 원조교제의 당사자라는 소문은 파급이 엄청날 것이다.

뭐, 당사자로서 부정하기 힘든 것이기도 하고.

어쨌든 시치미를 떼볼까나.

"난 모르겠는데?"

"당사자를 옆에 두고 말이지."

"무슨 소린지 모르겠군. 안 그러냐 능파야?"

동의를 구하려고 돌아보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싸늘한 조소. 그리고 눈 안에 잠겨 있는 쓸쓸한 감정이 언뜻 엿보인다.

미치겠다.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닌데, 정말로 미치고 팔짝 뛸 일이다.

나는 손뼉을 치면서 화제를 전환했다.

"어쨌든, 날 여기까지 불러온 이유는 뭐지? 이런 퍼포먼스는 바라는 것이 아니야."

"말 돌렸다."

"우와, 그럼 진짜?"

"아~ 조금쯤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내 귀는 현재 작동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말을 입 안으로 웅얼거리며 유다를 주시했다. 유다는 마치 아무것도 듣지 않은 것처럼 반응이 없다.

젠장, 만일 유다가 그 화제로 밀고 나가면 쓸데없이 마음에 상처주는 것 외에 더이상 방법이 없는데.

"좋다. 이야기할까."

다행스럽게도, 유다는 화제를 돌려줄 생각인 모양이었다.

"너는 나의 왕이다. 나를 포함한 세명의 검주, 그들의 주인이지. 허나, 배신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차피 너에게 정식으로 인사한 것도 아니고 나 또한 그런 넘겨받은 것에 구애될 생각은 없어."

술렁임이 그쳤다. 이제 중요한 주제라는 것을 안 것일까.

나는 헛웃음을 지었다. 그러자 옆에 요연, 슈, 호지, 앤트로아가 내려섰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뒤로 물러났다. 그저 호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행동하겠다는 것을 말 없이 표현한 것이다.

나는 그녀들 앞으로 살짝 발을 내밀어 유다에게 조금 접근했다.

"이쪽도 강요하지는 않아. 적이 된다면 쳐부숴주겠지만, 그것뿐이야. 그래도 되도록이면 나와 함께 가주었으면 해."

"어째서지?"

"넌 강하니까. 너의 힘이 필요해."

"너 또한 그들과 똑같다. 내가 필요한 것이 아니야. 필요해 하는 것은 나의 힘이지, '나'라는 존재가 아니다."

그것이 너의 본목적이었는가. 한심하기 짝이 없는 대답이다.

'나'를 필요로 해달라고? 개소리.

난 그 말을 입에 담았다.

"개소리. 넌 정말로 멍청하구나. 한심한데다가 멍청하기까지 해."

도발은 아니었으나 신경에 거슬리는 소리였던 듯, 유다가 눈을 홉떴다. 그리고 그렇게 될 것임을 모를 내가 아니다. 뒷말정도는 생각해 두었다.

"무슨... 의미냐."

"네놈의 힘은, 업에서 나온다고 들었어. 살아있는 것 자체가 업인 녀석한테 힘을 원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

".... 이해하기 힘들군."

"간단히 말해서, 네놈이 그렇게 보석 같이 아껴온 놈들은 업을 끌어 안기를 포기했단 소리다. 알려하지 않는 녀석들과 있어봤자, 언젠가는 엇갈리게 되어 있어. 단지, 그렇게 되기 전에 먼저 파탄 났을 뿐이야."

유다의 전신에서 검은 기운이 솟아오른다. 단순한 위협뿐만이 아닌 기술이라는 것을 직접 상대해 본 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입 다물어라. 모르는 녀석이 쉽사리 입에 담을 사안이 아니야."

"그래, 모르는 일이지. 하지만 그렇기에 신랄할 수도 있다는 걸 가르쳐 주어야만 하나?"

"육와아아앙!!!"

아까의 장난 같은 검격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마력량이 줄기처럼 뻗어나온다. 하지만, 이미 대비는 되어 있다.

키이잇, 까가가가가가각!!

마력선이 무형의 벽을 날카로운 손톱처럼 긁고 지나갔다. 자신의 공격이 허무하게 막힌 것을 이해할 수 없는지 주변을 돌아본다.

허공에서 한 중년인과 노인이 고풍스러운 옷을 입고 서 있었다.

검제와 마종. 유운이 보낸 조력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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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우리의 주인공, 입담만 믿고 유다에게 깝치다.

이건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안녕하십니까, 아이젠입니다.

현재 방어편 초입을 쓰고 있습니다. 현재 속도를 보면 여름방학 안에 다 쓰고 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폭참으로 비축분 끝의 몇주간 쯤에 전부 올라오겠죠.

이걸 다 쓰면 스네이크인데, 으음. 역시 미래도시가 주제인 건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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