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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육아일기-208화 (208/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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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온다.

패배자가 되어 바닥에 쓰러진 유다를 가볍게 발로 한번 찬 소야는 뺨을 긁었다.

"아~ 재미없어. 조금쯤은 버텨줄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소야는 여기를 올 때 요의 연락을 받았던 터라 유다가 대충 세간에서 어떠한 평가를 받는지, 어느정도로 강한지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기대 이하였다. 그것도 아무것도 없는 세카만 바닥과 풍성한 하늘의 차이만큼.

일단 기본적으로 한방도 막지 못 했다. 아니, 본인은 막았다고 생각할지도 몰랐지만 소야의 기준에서 가볍게 쏜 수준에 불과한 포격에 데미지를 입고 물러난다는 것은 어불성설.

이미 기절해버린 유다를 내려다보며 소야는 손을 들어올렸다. 과도한 마력의 집합체가 손 안에서 요동쳤다.

쩡.

날카로운 쇳소리. 소야는 인상을 찌푸렸다. 아프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행동을 제지 받은 것이 기분 나쁜 것이다. 지금 상황을 간단히 말하자면 이렇다.

'요연이 불타오르는 주작검을 소야의 목에 들이밀고 있었다'.

그 사실을 인지한 순간 소야의 마음 속에서 불쾌감이란 단어는 눈녹듯이 사라졌다.

소야는 요연에게 적잖게 미안한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이유는 그녀의 소중한 것을 두번이나 빼앗았기 때문. 그것은 분명히 소야가 의도한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래도 미안했다. 그렇기에 자신에게 덤빌 때도 항상 살려줬다.

"무슨 짓을 할 생각입니까."

낮게 물어오는 만신창이인 요연의 말에 소야는 손에 모은 마력을 치웠다.

"아아. 내 동생의 적이잖아? 숨통을 끊어놓을 생각인데. 설마 요에게 해코지를 하려고 할 생각으로 살려둘 생각이라면 너라도 죽여버린다?"

죽여버린다는 대목에서 느껴진 살의에 요연의 몸이 부들부들 떨었다. 인간보다 몇 단계의 위에 있는 용종의 힘도, 그 중 최강이라는 황룡의 힘도 소야의 위협에는 무의미했다.

요연은 손에서 검을 지워버리곤 꼴도 보기 싫다는 듯이 소야에게서 시선을 돌려 호지들이 있는 곳을 쳐다보았다. 소야가 싸우는 동안 몸을  어느 정도 회복한듯, 자리에서 일어나 이쪽을 향해오고 있었다.

"요애께서 무슨 생각인지 저는 잘 모르지만... 요애의 계획에 유다가 큰 축을 차지한다는 것은 압니다. 그건 저만의 생각이 아닐테지요. 아마 저들도 알고 있을 겁니다. 팔이 잘려나간 것에 대해서 분노할지도 모르지만."

"오호, 그렇구나~."

소야는 납득한 것처럼 팔을 내렸다. 하지만 그녀가 장난스럽게 말을 끝 마친 탓에 소야는 슬쩍 인상을 찌푸렸다.

소야의 입에서 큭큭, 하고 웃음이 나왔다.

"뭐가 웃깁니까! 난 너에게 비웃음을 당할만큼 크게 웃긴 말을 한적이 없습니다."

적으로 돌릴 생각은 없는 것 같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앙금을 씻어낸 것 같지도 않은 그녀의 말에 소야는 더욱 크게 웃었다.

저렇게나 자신을 미워한다. 그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복수하려고 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 '단어'는 정말로 웃기기 짝이 없는 일 아닌가?

소야는 웃음을 멈추려는 것처럼 가슴을 탕탕 치더니 숨을 고르곤 말했다.

"요'애'란 말이지? 우히힛."

"아... 윽, 그건..."

요연은 드디어 자신이 무슨 실책을 저질렀는지 깨달았다. 소야의 웃음이 더욱 커졌지만, 요연은 제지할만한 이성의 자유가 없었다. 소야로선 난생처음보는 그녀의 신선한 모습에 계속 웃으면서 유다의 몸을 들어올렸다.

한손으로 2미터에 가까운 유다를 들어올린 그녀는 마치 쓰레기라도 던져버리는 것 같은 동작으로 허공에 던졌다. 유다의 몸은 돌연 나타난 공간의 비틀림 속으로 사라졌다.

"이것으로 포박 끝. 나머지는 동생이 알아서 처리할 때까지 기다리면 된거지, 요연?"

"아, 음, 그렇습니다. 하지만 아직 이 나라에 남아있는 레플리카들이 있으니 우리들은 처리에 나서야겠지요."

요연의 말을 가까이 다가온 호지가 받았다.

"아, 그럼 아빠는? 치료할 사람을 남겨두는 쪽이..."

"그건 능파에게 맡기면 괜찮지 않을까나... 능파는 여러 마수들을 이끌고 있기도 하고. 곧 온다고도 했고."

조금 껄끄러운 얼굴로 답하는 슈의 말에 모두는 긍정했다.

능파는 어린 용이라 전투능력도 미흡하고 백룡족의 특성상 전투에 능파지 못 해 백업 중심의 기술들을 중점적으로 익혔다. 그 중에는 당연히 회복술도 들어가 있다. 게다가 그녀가 이끄는 마수들이 전부 회복술을 전개한다면 상당한 빠르기로 회복시킬 수 있으리라.

하지만 호지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데... 다들 이상해."

".. 무엇이 말입니까?"

"능파를 꺼리는 거 아냐?"

우뚝, 하고 요연과 슈의 몸이 정지한다. 사정을 알고 있지만 뭐가 그리 큰 일인지 모르는 앤트로아와 챠이만이 고개를 갸웃했다.

슈는 고개를 돌렸다.

"에, 그런 건 나중에 생각하자. 지금은 잔병들의 처리가 남아있으니까..."

호지는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기에 추궁하려 했지만 그것은 나중에 본인에게 직접 묻기로 마음속으로 결정했다.

모두 한국에 퍼져 있는 마수들의 섬멸을 위해 몸을 움직이려는 순간, 소야의 말이 그들의 발목을 붙잡았다.

"그런데 말이야."

"뭡니까. 빨리 말하십시오. 저희는 바쁩니다. 도와주지도 않을거면서."

요연은 이중에서 소야와 가장 오랫동안 같이 있었던 여자였다. 아마 시간만 치자면 요에 비견갈만하리라. 그렇기에 요연은 그녀가 돕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기본적으로 기분파였다. 내키면 행동하고 그마저도 귀찮으면 하지 않는다. 게다가 그것을 막을 수 있는 사람도 없는데다가 시킬만한 인물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녀는 게으른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몇가지 일에서만큼은 정말로 최고의 행동력(이랄까, 그녀의 힘이라면 대충이라도 남의 눈에는 최고의 행동력)을 보인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요와 관련된 일이었다.

요연이 소야를 매일 같이 습격하던 시절에도 그녀는 자신의 동생 이야기만 나왔다하면 눈을 빛내고 찬양론을 열창했다.

그야말로 광신도와 같은 모습. 그런 그녀이니 남에게는 관심이 없다. 자신의 울타리 안 사람이 아니라면 어찌되든 상관없는 것이다.

그러니 도울 턱이 없다, 고 생각한 것도 잠시. 소야가 덧붙이는 말에 요연의 몸은 굳어버렸다.

"도울 생각인데, 일단은."

"어, 어째서?"

".... 뭐야, 그 초현상을 바라보는 눈초린. 난 내 동생의 인생을 위해서 그러려는 것뿐이라고?"

소야의 말에 요연은 갸웃했다. 요의 인생과 레플리카의 처리가 무슨 상관이 있는지 이해를 못 한 것이다.

소야는 엄지 손가락으로 등지고 있는 건물 위쪽을 보지도 않고 가리켰다. 그곳에는 반짝이는 액정을 가진 카메라가....

"음.... 설마 촬영 중?"

"응. 보아하니 내가 오기전부터 실시간 생중계로 전파되고 있던 모양인데? 내가 이곳으로 날아오면서 봤지."

누구랄 것도 없이 이마에 손을 얹으며 탄식했다.

일났다. 그것은 지금 모두의 생각을 대변하고 있는 단어였다. 마법과 과학의 경계가 허물어진 것은 상관없었다. 그것을 허물지 않고 이 사건을 처리 할 수는 없다고, 다름 아닌 요가 말했다. 그들에게는 그 말이 진리다. 하지만 자신들의 정체를 들킨 것은 큰 문제다. 아마 최소한의 행동조차 제약을 받을테지.

"뭐, 그런고로 나는 저것들을 섬멸해야 해. 내가 안돕는다면 동생의 평판이 떨어지지 않겠어? 동생이 그런 걸 신경 쓰지는 않겠지만."

"하아아.... 별 수 없네. 그런데, 고모. 어떻게 도우시려고요?"

호지의 한숨 섞인 말에 소야는 검지 손가락을 하늘로 뻗어보였다. 아무도 그녀가 하려는 행동의 진의를 파악하지 못 한 가운데, 요연만이 무언가를 깨달았다.

"자아아아아!!!!!! 신벌이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그녀의 손가락에서 거대한 섬광이 하늘로 쏘아졌다. 하늘의 정점에 닿은 거대한 빛들은 무수하게 갈라져 강대한 마력의 비로 변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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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걱!

병사들의 검이 레플리카들을 베어냈다. 하지만 도대체가 숫자의 끝을 보이지 않는다. 지치지 않는 유령이 아니었다면 아마 옛날에 끝났을 것이다.

"미치겠네."

한 때 요의 몸 속에 자리잡고 있던 탄이 한숨을 내쉬는 것과 동시에 전신을 마비시킬 것만 같은 섬뜩한 기운을 느꼈다. 그 기운의 정체를, 탄은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타타타타타타타타타타타타타타타탕!!!!!!!!!!!!!!!!!!!!!!

숫자의 짐작 따위는 불가능. 눈으로, 귀로, 피부로도 주변을 휩쓰는 푸른 빛의 진신을 볼 수 있는 병사 따윈 없다. 인간이건 마수건 절대로 불가능한 공격기가 하나 하나의 머리에 정확하게 꽂히고 있었다.

탄은 무심코 하늘을 보았다. 푸른 빛줄기가 하늘의 마수를 죽이기도 하고 근처로 떨어지기도 하며 어디론가 날아가고 있었다.

"하하, 설마 이 나라에 있는 레플리카를 모조리 다 '저격'한 건가?"

말도 안돼, 라고 생각했지만 눈 앞에서 일어난 현실을 부정할만큼 담이 크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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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읏샤!!!"

푸른색의 거대한 차바퀴가 문어모양의 괴수를 헤집는다. 그것과 동시에 녹색의 거대한 주먹이 내려꽂히고, 붉은색, 주황색과 은빛의 점들이 표적을 고정한다. 그것에 일침을 놓는 것처럼 금빛, 보라, 남색, 노랑의 선이 그어졌다.

퍼서석!!

수십번의 공격에 의해 고깃덩이로 분해된 문어괴물. 하지만 죽지는 않았는지 몸을 꿈틀거리고 있었다.

"소화!"

"경홍!"

두 소녀가 서로의 이름을 부르면서 꿈틀거리며 모여드는 문어의 잔해의 중심으로 뛰어들었다. 경홍의 양손등에 장착된 검은 클로가 X자를 그리며 잔해들을 정지시킨다. 그리고 그것의 위에 소화의 일검이 터진다.

쿠아앙!!

거의 녹아내렸다고 봐도 무방할 것만 같은 괴물의 잔해임에도, 그것은 마치 그들의 노력을 비웃는 것처럼 꿈틀거리며 한 곳으로 뭉치고 있었다.

"도대체가 끝이 안보여!!!"

컬러나이츠의 마지막 가입자, 경홍이 클로의 날을 부딫히며 불평했다.

경홍은 첫 실전임에도 상당히 분발하고 있었지만 처음 만난 적이 너무 강했다. 아니, 상성이 맞지 않았다. 아마 그들보다도 약하다 할 수 있는 능파 혼자서 대응 하는 것이 오히려 나을 것이다.

청동의 사자탈을 쓴 소화도 투덜거렸다.

"게다가 계속 커지고 있잖아... 저딴게 어딨어?"

확실히 문어괴수는 몸을 불리고 있었다. 그것도 자신의 동지라 할 수 있는 레플리카들을 먹어가면서. 힘들지는 않았지만, 역시 열받았다.

문어괴수가 몸을 원상복구하는 것을 보고 컬러나이츠가 자신들의 무기를 바로 잡았다. 그 순간,

타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당!!!!!!!!!!!

수십개에 달하는 푸른 열선이 문어괴수를 관통했다. 눈 앞에서 펼쳐지는 빛의 향연은 빠른속도로 문어괴수의 몸을 살라먹고 있었다.

"이, 이건..."

"그녀석의 최종 대책이 시작됬나보지."

소화의 말에 경홍은 헛웃음을 지었다.

"하하, 요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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