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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육아일기-196화 (196/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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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두두두두두... 두.

맹렬하게 다가오던 레플리카들의 우렁찬 발소리가 멎는다. 그 덕분에 펄럭이던 망토는 잠잠하게 가라앉았다.

레플리카들도 하여가 자신들의 존재이유를 방해하는 인물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일까. 그들의 시선은 학교의 학생들이 아닌 하여에게만 닿아있었다. 그런 그것들의 시선에 하여는 침을 목구멍으로 넘기면서 청접륜을 챠크람처럼 빙글글 돌려 긴장을 조금씩 풀었다.

"쳇, 위험하잖아..."

솔직히, 하여는 레플리카들에게 질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물론, 목표는 달성하지 못 할거란 생각은 있었지만 자신이 죽을거란 생각은 단 한번도 한 적이 없다. 실력차가 너무 많이 나는데다가 여차하면 도망(요도 그렇게 말했으니)치면 된다. 하지만 눈 앞에 나열하는 레플리카들의 눈에서 느껴지는 '광기'는 그런 실력차를 넘어서 상대방을 공포에 질리게 하는 힘이 있었다.

하여가 돌리던 륜을 잡고 양팔을 앞으로 뻗어 교차시켰다. 교차시킨 팔 끝에 잡힌 륜이 마치 도깨비불처럼 타오르더니 서서히 자신의 신체를 부풀려가기 시작한다.

"전광륜(戰廣輪), 푸른 나비."

전광륜이란 이름답게 자그마한 빌딩 하나를 양분할 정도의 크기로 커진 한쌍의 륜은 스스로 회전하면서 칼끝에 맞 닿는 산소를 태웠다.

하여가 쓴웃음을 지으며 자조했다.

"이건... 아껴두고 싶었는데 말이지."

전광륜 푸른 나비. 이것은 하여가 자신의 라이벌(오로지 혼자만의 생각이지만)인 담임 선생님의 백창(百槍)을 상대하기 위해 만든 기술. 이런 곳에서 개봉하기에는 상당히 아까운 감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지금의 하여에게는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필요하다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그것이 자신의 친우, 요의 말이었다. 자신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하지는 못 하겠지만 이런 일에 비기를 숨기는 짓은 할 수 없다.

후읍, 하고 숨을 들이키자 폐 안 깊숙히 전기(戰氣)가 빨려들어왔다. 그것을 느낌으로서, 하여의 전투준비는 끝났다.

"와보라구, 놀아주지 모조품(레플리카)들."

그녀의 말이 끝맺음과 동시에 하늘에서 회전하고 있던 거대한 륜이 완만한 호를 그리면서 쏘아져나갔다.

쿠화하학!!

거대한 륜이 만들어내는 시퍼런 불꽃이 지면과 동시에 진격해오기 시작하는 레플리카들을 태우고, 륜의 칼날이 고온으로 얇아진 살을 파고든다.

겨우 2단계의 간단한 사실이지만 그것만으로도 다수의 레플리카들을 막아내는 것은 충분했다.

"캬커코쿠캬코쿠!"

하지만 전광륜이 막아내는 것은 '다수'. 전원이 아니다. 필연적으로 전광륜이 처리하지 못 한 레플리카들이 야하게까지 보이는 살색 몸을 디밀며 돌격해왔다. 마치 무기가 없는 적을 상대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그것들의 한심한 기백에 하여는 슬쩍 웃었다.

뻐어어억!

가장 가까운 레플리카의 머리에 가볍게 하여의 주먹이 닿자마자 폭탄이라도 맞은 것처럼 머리가 터져나가면서 그 자리에 그대로 허물어졌다.

"뭐어어~야. 무기가 없으면 쉬울거라 생각한거야?"

"쿠컄럌쿄쿄!!"

그녀의 말을 듣지 못한 것인지(실재로는 판단할 두뇌가 없기 때문이겠지만) 다른 레플리카들은 동료의 죽음에도 아랑곳 않고 괴성을 지르며 하여에게 달려들었다. 하여가 땅에 딛은 다리를 굳건하게 세웠다.

좌측에서 거대한 손을 날려오는 레플리카에게 카운터로 왼손을 머리에 찔러넣었다. 퍼억, 하고 기분 나쁜 소리와 함께 진흙처럼 부서진 레플리카의 시신에 박힌 자신의 손을 본 하여는 여전한 자신의 '힘'에 미소를 지었다.

그 동안 활약할 기회가 없었던 하여의 장갑, 강소. 사용자에게 엄청난 파괴력을 지불하는 그 장갑은 그것만으로도 강력한 무기에 해당한다.

륜이 없어도 상대할 무기 따위는 넘쳐난다.

"으랏챠!"

방금 머리를 파괴한 레플리카의 시체를 그대로 집어서 아직 거리가 있는 적들에게 던져버리고 하여는 그대로 뒤에서 짓쳐드는 레플리카의 머리통에 발을 꽂아넣었다. 하지만 강소가 힘을 발휘하는 영역은 어디까지나 주먹. 강력한 파괴력이 발현되는 일은 없었다. 허나 하여의 발에 걸린 강화는 적을 뒤로 물러나게 할 정도는 되었다.

퍼억, 퍼버벅!

발차기가 끝나고 다리가 바닥에 내려오자마자 하여의 주먹이 연달아 퍽소리를 내면서 적을 분쇄하기 시작한다.

륜은 없지만, 적들의 수는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래서일까, 하여가 잠시 방심하는 탓에 레플리카 하나가 하여를 지나쳐 학교가 있는 곳으로 돌진했다.

"아차..!"

레플리카는 단단하다. 강하다고 하기는 힘들지만, 인간들에게 있어서는 최악의 위협이다. 지금은 다행히도 학교에 몰린체 나오지 않아서 그나마 지키고 있지만 레플리카가 습격해서 밖으로 나오기라도 한다면 수호는 실패로 끝난다.

"쳇!"

하여의 주먹이 빳빳하게 펴지면서 수도(手刀)의 모습을 취한다. 그저 파괴만이 아닌 날카로움도 가진 그 형상이 주변에 둘러싼 적들을 빠르게 지나쳤다. 순식간에 상반신과 하반신이 이별하기가 무섭게 하여의 몸이 회전했다. 하여의 어깨에서부터 찰랑거리며 늘어뜨려진 망토, 망령의가 기이하게 펄럭였다.

망령의. 요들은 모르지만, 상당히 오래 전에 받았던 그녀의 무기다. 강력하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좀 있지만 망토의 길이가 자유자재로 늘어나면서 적을 공격할 수도 있는 무기이기에 활용도 하나만큼은 굉장한 무기라고 할 수 있었다.

쉬이잇!

망령의의 끝자락이 기괴하게 일그러지면서 창과 같은 모습을 취함과 동시에 학교로 돌격하는 레플리카의 등을 무자비하게 부숴버렸다. 마치 드릴이라도 맞고 갈가리 찢어진 그 모습에 하여가 눈살을 찌푸렸다.

"이거 조금만 더 연습해 둘 걸 그랬나..."

하여는 잔재주를 싫어한다. 그래서 요는 좋아하지만(친구로서다. 오해하면 곤란하다) 그의 전투법에 대해서는 상당히 꺼리는 경향이 있었다.

그것은 지금 자신이 쓰고 있는 망령의에도 해당하는 이야기였다. 그렇기에 방어구로서는 늘 입고 다녔지만, 공격무기로 사용해보는 것은 지금이 처음이었다.

급한 상황에 자신의 계율을 깬 것은, 솔직히 별로 크게 낙담할 것이 못 됬다. 하지만 이럴 때에 자신의 연습 부족이 드러난다는 것은 무인으로서 상당히 부끄러웠다.

"이거 이거, 요를 탓하기만 할 것은 못 되겠는데...!"

하여는 망토자락을 잡아올려 레플리카들의 공격을 막아내고는 다시 망토를 휘둘러 레플리카들을 가격했다. 레플리카들의 몸이 커다란 둔기에라도 맞은 것처럼 크게 뭉개진다. 그렇게 자신이 적을 공격할 때마다 하여는 확실하게 느꼈다.

힘이 빠져나간다, 고. 애초에 제대로 다뤄본 것은 지금이 처음이고 효과를 실감한 것 또한 지금이 처음이었다. 호쾌하게 다루고는 있으나 조금만 수양이 쌓인 사람은 힐끗 보는 것만으로도 하여의 행동에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일단, 많이 쓴 것이 아닌 탓에 힘의 완급 조절이 힘들어서 쓸데없는데 힘이 들어갔다. 전투가 어디까지 갈지도 모르는데 이런 상황이면 금방 지친다.

두번째로는 망령의의 특성 때문이었다. 망령의는 본디 망토. 일반적으로 무기로 쓰이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게다가 등뒤에 달려 있는 것이기 때문에 무기로 활용하라고 해도 어렵다. 륜도 그리 흔한 무기는 아니지만 망토는 애초에 무기부터가 아닌 것이다.

하여는 벌써 숨이 차서 가슴이 아파 오는 것을 느꼈다.

"길게 버티면 1시간정도.... 헷, 요녀석은 항상 그런 전투를 겪어온건가?"

겨우 이정도 숨이 찬 것으로 전의 상실 직전이다. 하지만 요는 매 전투 때마다 그런 위험을 항상 겪어왔다.

자신의 친구이지만 자랑스럽기 그지 없는 일이다.

"칼캬캬캐키캬!!"

"이런...!'"

갑자기 몸을 부양시키던 힘이 가라앉았다. 아마 소누가 걸어주었던 강화의 마법이 풀린 것이리라. 오는 시간과 전투 시간을 더하면 확실히 소누가 말했던 지속시간을 벗어나기는 했다.

레플리카 하나의 주먹이 망토와 주먹의 공격범위에서 벗어나고 하여의 몸통을 때렸다.

퍼억.

"커허....억, 미치겠네..."

방어마법이 걸려서 육체적인 데미지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뼈를 짓누르는 바위 같은 충격은 단 한마디로 말해서, 아팠다. 하지만, 그것은 견딜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스스로를 무력하다고 느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반적이라면 지금 당장 도망쳐서 훗날을 도모하겠지만 지금은 지켜야 할 대상이 있다. 생판 남이라면 생각해볼만도 하지만 저기에는 친구도 있다.

아픈 것을 참아낸 하여의 주먹이 다시금 적들을 파괴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통증에 의해 느려진 몸은 적의 숫자를 줄여가는 것도 느리게 만들었다. 이대로 가다간 분명히 또 다시 공격을 허용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또 다시 느려지고, 약해지고, 느려지고. 그런 악순환이 일어난다면 지금의 하여는 정말로 도망치는 수 밖에 없다.

악력으로 양 옆의 레플리카들의 머리를 쥐어 터뜨린 하여가 뒤로 물러났다.

터억.

"젠장... 벌써?"

그녀의 등은 벌써 학교 벽까지 닿아있었다. 조금씩 밀리고 있다 느끼기는 했지만 설마 벌써 이렇게 왔을 줄은.

하여의 시야에 자신의 공격영역을 벗어나는 곳에서, 레플리카들이 학교로 뛰어드는 것이 느릿느릿하게 보였다.

"제...!"

절규가 울려퍼지려는 순간, 그것을 가로막는 목소리가 나타났다.

"여자애가 그렇게 소리지르면 안되지요."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목소리와 함께 학교 안에 들어선 레플리카들의 머리가 히늘에서 내리는 은색의 탄환에 의해 깨부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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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아이젠 입니다.

드디어 새로운 컬러나이츠가 등장했군요.

어차피 모두 등장하지는 않겠지만, 일단 쓸만한 아이들이니.

그건 그렇고, 주인공의 등장은 조금 늦어질 것 같습니다. 내용상 유다랑 한판 뜨기 전까지는 거의 등장을 안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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