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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육아일기-184화 (184/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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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

카타스트로피의 공습 소식을 듣고 난지 정확히 두번째 일주일이 되는 날. 나는 학교 갈 채비를 갖추고 있었다.

공습 건에 대해 준비할 것들은 모조리 유운에게 전담시켰고, 나로서는 아무런 할 일이 없다. 게다가 다쳤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학교를 빠졌으니 이제 조금쯤은 학교에 얼굴을 비추는 편이 일반적인 삶을 고집하는 나로서는 좋을 것이다.

좋을텐데....

"당신은, 안됩니다."

간만에 다시 학교를 나가려는 오늘 아침. 요연은 진퉁 기계인형인 앤트로아가 연상되는 무기질적인 목소리로 능파에게 그리 말했다. 하지만 능파는 어디서 개가 짖냐는 듯한 표정으로 일관하며 무시하고 있을 뿐이었다.

"당신이, 당신이 요애를 좋아한다는건.... 우리가 압도적으로 불리합니다."

바로 저 이유. 능파가 나를 좋아하게 되었다는 것을 오늘 아침에서야 막 알게 되었기 때문에 이런 사건이 발발한 것이다. 하지만 요연의 그런 행동은 솔직히 내가 알고 있는 요연의 행동에 비추어 보았을 때, 이해가 가지 않았다.

요연은 기본적으로 남을 존중한다. 자신의 감정만을 밀어붙이는 스타일은 아니란 소리다(날 죽이려는 것도 일단 전제는 복수였고). 그 증거는 자신의 연적을 철저하게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아니, 그렇기에 능파의 발언을 요연이 저렇게 탄압할리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 요연은 요연답지 않게 불리하다는 평가로 능파를 배척하고 있다.

능파도 그런 생각이 든 것인지 무시로 일관하던 반응을 바꾸었다.

"어째서 내가 유리하지? 만난 기간만 친다면 너보다는 길겠지만, 그런건 슈도 다르지 않은데."

"당신은.... 요애에 대해서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는데."

나도 모르겠다.

"전에 이야기 했던 적이 있었지요. 저 같은 것은 대체할 수 있다는 말을."

요연과 내가 2차전을 벌였던 주된 이유였으면서 오래된 일도 아니니 나는 물론이고 능파도 잊지 못 했을 것이다.

그날의 사건은 능파와 내가 요연을 너무나도 믿지 못 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 당사자가 꺼내는 이야기니 불평은 못 하지만 듣기 껄끄러운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런데 전 그 때만 엿들었던 것이 아닙니다. 종종 밤에 능파와 요애의 대화를 엿든곤 했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질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만..."

강철처럼 무표정한 얼굴이지만 용접기를 가져다 댄 것처럼 볼이 조금 불그스름한 기운이 돌았다. 덩달아 나도 얼굴이 화끈거렸다.

콱.

정강이를 능파에게 차였다. 능파는 찌릿하고 요연에게 계속하라는 시선을 주었다. 요연은 불쾌한 기색 없이 이야기를 이었다.

"그러던 중, 저는 깨닫고 말았습니다. 요애는 능파에게 참으로 많은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말이지요. 그것은... 저나 슈가 알 수 없는 요애의 '진심'. 그런 것을 자주 들었던 능파가 이 연애전선에 낀다면, 우리는 이길 수 없을 겁니다."

듣고 있던 나도 참으로 그럴싸한 이야기라 생각되었기에 아하하는 탄성을 질렀다. 하지만 나의 그런 반응과 다르게 능파는 여러가지 반박 이유를 들어 반박을 시작했다.

"그런게 어딨어!? 난.....!"

"웃기지 마십시.....!"

둘의 언성이 계단을 오르는 것처럼 차츰 높아져가자 내 언질 같은 것은 이미 무덤으로 들어가버린지 오래. 나는 한숨을 내놓으면서 집밖으로 나왔다.

간만에 요연이 없는 등굣길에 오르면서 나는 주변에 산재해 있는 공기를 폐안까지 깊숙하게 끌어들였다. 매케한 매연의 냄새가 깊숙히 들어왔기 때문에 켁켁거렸지만, 나는 그것을 그리 기분 나쁘게 느끼지 않았다.

이것은 '평화'의 냄새인 것이다. 이런 사소한 냄새조차도 곧 카타스트로피가 공습해오게 된다면 맡지 못 하게 될지도 몰랐다.

물론, 대비는 해두었다. 자신감도 충분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불안요소를 전부 가릴 수는 없었다. 내가 죽는 것은 물론이고 내가 질 가능성도 낮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리바이어던의 말이 거짓이기를 바라지만....

"그건 아니겠지."

피를 토하는 것 같은 기분으로 묵직한 말을 하늘로 토해냈다.

내 말마따나 그것은 아닐 것이다. 리바이어던이 유운의 전력을 받아내고 입을 다물 수 있을 정도로 정신의 방벽이 높을리가 없다. 하지만, 그것에는 조금이지만 불안요소가 있었다.

"케이슨... 언제 어디서나 그녀석이 문제지. 제기랄..."

케이슨. 바로 그가 불안요소였다.

사막에서 레플리카들을 풀어놓은 것도, 자비나타를 이용해 끌어들인 것도, 용병출신의 인간들을 꼬셔서 라이칸스로프와 뱀파이어로 오염시킨 후에 우릴 습격(리바이어던에게 들었다)시킨 것도. 모두 다 케이슨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는 카타스트로피의 실질적인 두뇌. 그리고 거의 모든 녀석들이 인정하는 최대의 위험인물. 그것은 나 또한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아마도 그런 케이슨이라면 '배신자가 있다는 것은 물론이고 리바이어던이 이곳으로 올 것까지 모조리 추측 할 수 있었을 터'이다. 그렇다면 리바이어던이 모든 계획을 우리에게 불어버리는 것도 예상했을 터. 대응을 바꿀 것이다.

일반적이라면.

"하지만 케이슨은 그러지 않을테지."

딱히 우리의 생각을 짐작해서 역공을 취하는 것이 아니다. 팔 할에 가까운 짐작이지만 아마도 케이슨에게 이 전투의 결과는 '아무래도 상관없을 것'이다.

그들의 중요한 표적인 나를 그냥 살려주는 것도 모자라서 적들에게 정보를 제공할 리바이어던도 살려보냈다.

짐작가는 노림수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선 이야기가 이상하게 돌아간다.

"으으음... 모르겠네. 뭐, 더이상 생각한다고 답이 나올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답이 나올 수 없다면 사고하지 않는다. 이것은 철칙. 이것을 준수해야만 빠른 사고회전이 가능하게 된다.

그것을 지킬 수 있었기 때문에 나는....

"벌써 도착했네."

여러가지 생각으로 머릿속을 채우면서 걸었더니 나는 이미 학교에 도착해 있었다. 여전히 거대하고 화려한 학교의 안으로 들어서면서 교문 우측에 있는 기둥 위의 빛나는 야수에게 손을 흔들....었다가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저 빛나는 털, 거대한 개정도의 몸집, 흉흉한 정기. 내가 집에서 자주 보았던 거주 마수 중 하나인 녀석이었다.

모색심명(이름은 기억하지 않는다. 본인들도 신경 쓰지 않고).

"너, 이런 곳에서 그렇게 있어도 되냐?"

아무리 이른 아침이라지만 주변에 지나가는 사람들은 있다.

하지만 모색심명은 능숙하게 다리 하나를 지워보이더니,

"명령 받은대로 수행하고 있을 뿐이옵니다."

"능파냐. 뭐, 열심히 해라."

내 말에 모색심명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나 혼자 학교로 나가는 것을 보고 붙여놓은 것이겠지.

말 싸움 중에서도 시야가 넓은 것은 역시나 능파의 장점이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내가 있는 반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마치 처음 입학하는 것 같은 새로운 감회가 물 밀 듯이 밀려왔지만 나는 짐짓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교실문을 열었다. 그곳에는 세현이 굉장히 섬뜩한 얼굴로 칠판을 지우개로 주욱주욱 닦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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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올렸습니다.

비축분이 열개 가까이 사라졌습니다. 크흑.

어떻게든 채워서 다섯편이 사라진 정도지만 슬프군요. 비축분이 아직 많이 남아있긴 하지만.

여하튼, 이제 비축분으로 공습편이 거의 막바집니다.

유다와의 전투라던가를 잘 표현했는지가 궁금하군요.

그런데 이번 설문에서 진히로인으로 채택되는 사람을 엔딩에 넣어볼까 생각중입니다.

그런데 챠이가 올라오면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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