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학생의 육아일기-158화 (158/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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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 그 첫번째.

나와 리토. 그리고 하나는 라이칸스로프들이 살고 있는 돔 형태의 바위산 근처에 도착했다.

바위산의 근처라고는 하지만 상대방은 강력화기를 들고 있다. 그러면 멀리 내다보는 스코프 같은 것도 가지고 있을테니 실재로 거리는 멀리서 '저기에 무언가가 있구나'하는 수준의 거리에 있었다.

리토는 옆의 모래언덕에 모습을 숨긴체, 투덜거렸다.

"어째서 우리가 너의 변덕에 어울려주어야 하는거지?"

변덕. 확실히 어떠한 이유를 대더라도, 누가 보더라도 이번 일은 변덕과 하등 차이가 없을 것이다. 그것은 나도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도 바보는 아니다. 승산이 없는 변덕에 자신은 물론이고 남을 휘두를 생각 따위는 없다. 살아남는 것은 물론이요, 라이칸스로프들을 멸절시킬 방법 또한 있다.

내 옆에서 자그마한 물병을 내미는 하나가 살짝 불안한 어조로 말했다.

"리토의 말이 심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저도 투귀님의 생각이 잘못 되었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투귀님이 강해도 '우리 셋'만으로 라이칸스로프를 멸절시킨다니..."

그 때, 능파와의 대화에서 나누었던 두 팀은 간단히 말해서 마수팀과 인간팀이었다. 조금 다른 점이라면 슈도 마수팀에 속한다는 것정도. 리토나 하나, 능파가 강력하게 반대를 외쳐도 전혀 이상한 것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방법이 있다고 억지로 강행. 결국 내 말대로 팀이 나누어지게 되었다. 요연이나 슈, 능파에게 이것저것 보호구와 통신기를 받은체로.

하나가 내미는 물통을 받아 가볍게 입 안으로 털어넣었다. 얼마 남지 않은 물이 혀에 감기는 감각을 즐길 때, 리토가 문득 새로운 의문을 입에 올렸다.

"뭐, 너에게 물으면 '곧 알게 될거야'라는 식으로 넘어갈테지. 그러니까 질문을 바꾸겠어. 왜 하필 라이칸스로프를 선택한거지?"

그러고보면 목표 대상을 설정한 것도 나였고, 그것 물론 이유가 있다.

라이칸스로프와 뱀파이어는 현재 연계 중이기는 하지만 본디 적. 합동 기지 같은 것이 존재하지 않고 일종의 통신망만을 구축하고 있는 상태였다.

그래서 '각자의 장기'를 가진 팀을 나누어 각개격파. 뱀파이어는 물리적인 싸움보다는 마법적인 능력이 강하니 마수팀이 상대해서 처리하고 라이칸스로프는 마법보다는 물리전투가 특기이니 만능기인 광진을 가진 내가 간다.

상인도 감탄할 정도로 효율적이면서 수학선생님도 놀랄 힘의 배분이다.

그런 이야기들을 리토들에게 해주자 나는 부모님에게도 맞아본 적 없는 뺨을 리토에게 맞을 뻔(하나는 말렸다) 했다.

"이 미친 자식이! 라이칸스로프가 청룡회랑 똑같은 수준인 줄 알아!?"

당시 청룡회가 광진을 가지고 있기는 했지만 그것은 불안정 했고 마력량도 적었기 때문에 '조금 강력한 강화를 건 마법사' 수준 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라이칸스로프는 그런 마법을 걸지 않고서도 당시 청룡회원들의 신체능력을 웃도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거기에 강화까지 걸면 그야말로 신속에 도달할 정도.

리토가 저렇게 화를 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만, 내가 아무런 대책도 없이 여기를 올 인간이라면 이미 모든 지휘권은 능파에게 넘겼을 것이다.

나는 정신병자처럼 발작하는 리토의 이마에 손가락을 튕긴 다음, 설명을 시작했다.

"멍청하긴. 내가 아무런 대책도 없을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야. 나에겐 라이칸스로프 따위는 가볍게 눌러버릴 '전투술'이 있지."

'전략'과 '전투술'은 다르다. 전략은 다른 말로 하자면 용병술(用兵術)이고 전투술은 격을 낮춰 부르면 싸움법이다.

한마디로 내가 선택한 방법은 내 특기인 '계측을 통한 전략'이 아니라 누님과 같은, 물량에서 파생되는 전투술이다.

나의 당당한 말에 리토는 끓어올리던 화를 식히며 바닥에 털퍽 소리가 나도록 주저앉으며 나를 사납게 쏘아보았다.

"...그 전투술이란 것을 들어보자...고 말해도 가만히 있으라고만 할거지."

"물론. 그래도 걱정마라. 지금 당장 쓸거니까."

나는 그 말을 끝냄과 동시에 두개의 황금색 동전을 꺼내들었다. 각각 다른 얼굴의 장수 얼굴이 그려진 그것들은 사막의 강력한 태양빛을 받아 마치 손전등처럼 빛나기 시작했다. 이윽고, 동전이 태양빛을 반사하는 것보다 더욱 강렬한 섬광을 토해내게 되자 나는 손 안에 있는 두 동전을 앞쪽으로 던졌다.

허공에 떠오른 동전이 급속도로 기화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생명체 두 개를 내 앞에 '현신' 시키고 있었다. 현신되는 모습을 가리는 연기에 엉켜 있는 두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금속제 기체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능히 짐작하고 있었던 나는 슬픈 현실에 이마를 짚으며 탄식했다.

"문제는 둘이 게이라는 거지."

"누가 게이냐!"

찌이잉!

손을 감싸는 황금의 주먹이 내 머리를 사이에 두고 화살처럼 지나쳐갔다. 볼끝에서 느껴지는 화끈한 감각에 '하하하'하는 헛웃음소리만 이 나왔다. 그런 나를 내버려두고 두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키는 둘 다 3미터 이상이며 전신에 황금의 갑주를 두르고 있는 전형적인(황금 갑주는 빼고서 말이다) 우리나라의 장군 같은 모습. 다른 점은 오른쪽의 장군은 지휘용 깃발을, 왼쪽의 장군은 커다란 전투도끼를.

선을 수호하고 나쁜 괴물이나 악한 귀신 따위를 처단하는 강력한 장군들인 그들의 이름은 통틀어서 이렇게 불린다.

'금갑신장'.

"에에잇! 금가야, 왕도 참 너무하시지 않느냐? 다른 왕에게 우리의 신병을 맡기다니 말이다."

커다란 전투 지휘용 깃발을 든 '갑장군'이 그렇게 말하자 전투도끼를 든 '금장군'이 전투도끼를 장난스레 휘두르면서 갑장군의 말에 대답했다.

"키키키, 그럴지도 모르지 갑가야. 하지만 네가 싫다니 난 이분에 대해 호감이 급상승하는 걸? 쿠헤헤헤."

경박하게 웃는 금장군의 말에 갑장군은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깃발이 펄럭이는 깃대를 금장군의 목에 겨누었다. 금장군도 지지 않고 시퍼렇게 빛나는 전투도끼를 갑장군의 목에 겨누었다.

강력한 살기에 가까이 있는 것조차 무서울 정도 였지만 살기의 대상이 달랐기 때문에 간신히 서 있을 수 있었던 나는 둘의 허리에 주먹을 찔러넣었다. 3미터 남짓한 키라 포즈가 조금 이상하기는 했지만  둘의 시선을 내쪽으로 끌어모으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자자, 두 분이 매우 사이가 나쁘단 것을 잘 알았으니 일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만?"

나의 말에 서로에게 겨누던 무기를 내려놓은 금갑신장은 설레설레 고개를 저으면서 내가 하는 말을 경청하기 위해 바닥에 앉았다.

그런 둘을 보고 나는 숨을 고른 다음, 이야기를 시작했다.

"저기 바위산이 보이실테지요. 거기에 있는 마수들을 섬멸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한마리도 남기지 않고요."

"호오. 어찌 그리 재밌는 제안을 하느뇨? 나나 이 금가나 소수 대 다수의 전투는 최고로 치니 이 어찌 좋지 않은 제안일까."

갑장군이 전투 지휘용 깃발을 휘두르며 기뻐하자 금장군이 그의 머리를 쥐어박으면서 바위산이 있는 곳으로 도약하기 시작했다. 갑작스레 얻어맞은 갑장군도 그를 쫓아 전장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 둘의 악동 같은 행각에 나는 볼을 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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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갑신장.

그 둘은 설화에 나오는 인물들이죠. 개인적으로 그들의 성깔을 제대로 표현해냈는지가 궁금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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