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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육아일기-142화 (14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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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

나와 슈, 요연은 자리에서 일어나 집으로 돌아갈 채비를 갖췄다.

이미 돌아갈 시간이라고 학교의 종이 울리면서 말해주기도 했고 사막으로 가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자잘한 교섭 외에는 전부 끝났기 때문이었다.

우리(정확히는 내가)가 했던 교섭의 내용은 간단히 말해서 여행경비의 부담을 누가 하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누구하나가 빚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었고 일감을 가져온 것도 소유가 아닌 유운이었기 때문에 더욱 중요했다.

허나, 나는 그런 쪽으로는 전혀 고민을 하지 않았었다. 여행경비는 전에도 신경 쓰지 않았었고 그런 것은 당연히 소유쪽이 부담할 줄 알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당연히 더치페이다. 우리는 돈이 썩어나는 줄 아나? 게다가 우리는 신혼이다. 집안 살림에 들어가는 돈이 얼마나 많은지 허리는 없지만서도 휠 지경이다."

라는 어이없는 반박에 의해 내 주장은 단박에 무너져버렸다. 그래서 나는 용일 때 모은 재물을 풀라고 했더니 학교를 굴리는데 쓰느라 뺄 수가 없다(생각해보면 이렇게 황금으로 벽지를 한 것만 같은 학교에 재물이 안 쓰이면 이상 할 것이다)며 내 두번째 주장조차 눌러버렸다. 그렇다고 물러날 수는 없었다.

집에는 호지와 능파, 요연. 나까지 포함하면 4인 가족이 먹는 양을 해결한다. 저번에 일본에서 얻은 돈은 이미 나의 아주 소소한 즐거움과 경제적 상황 때문에 떨어진지 오래고 어머니는 '네가 들여왔으니까 네가 알아서 해'라며 평소에 주던 돈만을 주고 있다. 비행기표 값 같은 금박지를 내가 가지고 있지도 않을 뿐더러 돈이 나올만한 곳도 없다.

"쳇, 돈 이야기는 나중에 하자 소유."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악동처럼 그렇게 훗날을 기약하자 소유는 입술을 기묘하게 일그러트리면서 씁쓸하게 대답했다.

"아아. 그러지. 하지만 이쪽도 타협점이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다오."

소유의 그런 말에 나는 정말로 요연 말대로 국내의 사체업자들을 모조리 습격해서 돈을 뜯어낼까하는 생각으로 뇌리를 채우며 이사장실을 나오려고 문고리를 잡으려 할 때, 문고리가 스스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유일하게 이사장실 패밀리가 모이지 않는 날인 시험지 배부의 날인 오늘 누가 오는거지? 하며 의문을 생성하며 문을 연 사람을 바라봤다.

나와 소꿉친구 되는 우다. 그런데 학교가 막 끝난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는 교복차림이 아니었다. 아니, 교복이긴 교복인데 위에 백색코트와 양 손등에는 은백색의 버클을 차고 있다.

이것은, 방어외에는 생각하지 않는 우의 전투상태. 그런데 왜 그런 상태를..?

"아, 막 돌아가던 참이었어? 그래도 잠깐만 시간을 내서 이것 좀 봐줘."

우는 그렇게 말하며 한손에 들려있던 인간이었던 물체를 자신의 머리보다도 더 높게 들어올렸다. 하지만 그 물체는 상당히 커서 높았지만 잘 볼 수 있었다.

그 물체는 일단 사람이었다. 검은 머리를 보아하니 동양계인 것 같고 얼굴이나 팔다리는 쓰레기통에 던져넣고 수십명이서 밟아버린 것처럼 처참하게 되어 있었다. 아마 저것의 친족이 보면 '아저씨 누구?'라고 반응 할 것만 같다.

나는 반쯤 죽은 그것을 가리키면서 우에게 물었다.

"설마 이거... 네가 한거냐?"

"물론. 간만에 힘 좀 썼지. 뭔지는 모르지만 침입자인 것 같더라고."

침입자라는 우의 말에 나는 심했다고 생각하던 사고를 완전히 삭제해버리고 다시 한번 그것을 바라봤다.

그런데 이거, 묘하게...

"요애. 어디선가 본 것 같지 않습니까?"

내 생각과 동일한 말을 늘어놓는 요연의 말에 나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슈는 그런 요연의 말과 나의 반응에 그를 찬찬히 훑어봤지만 아무것도 모르겠는지 고개를 갸웃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나랑 자주 같이 있던 슈가 모를만한 인물은 존재하지 않을 터. 그렇다고 기분탓이라 느끼기에는 요연도 그렇게 생각한다니 꼭 그렇다고만 볼 수도 없다.

내가 이런저런 생각과 함께 그것을 훑어보고 있을 때, 그것은 붓지 않은 한쪽눈꺼풀을 떨면서 밀어올렸다. 그리고 그의 입이 열렸다.

"야 이 개새끼야...."

여기 있는 사람 중 그의 외국어를 이해한 것은 나 밖에 없었지만 그의 정체를 짐작하지 못 한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었다.

저 듣기 힘든 외국어는 분명히 일본어. 게다가 이 목소리는 내가 아주 잘 알고 있는 목소리였다. 일본에서 싸워보기도 했는데 잊을리가 없다.

나는 땀이 흐르는 것만 같은 볼을 검지손가락으로 긁으며 그의 이름을 입에 올렸다.

"와타누키 리토?"

일본에서 우릴 맞아주었던 와타누키 츠바사의 동생이자, 일본의 천재라 부르는 와타누키 리토. 그가 우리나라에 온 것이다.

...만신창이가 되기는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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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의 용혈이 첨가된 치료약과 치유마법을 받은 리토는 빠른 속도로 몸을 회복했다. 나도 놀랄정도로 눈에 띄게 회복되어가는 그의 모습을 보자니 내가 광진의 패널티로 골골거릴 때 어째서 그렇게 빨리 치료했는지를 피부로 느꼈다.

너덜너덜해진 옷을 빼면 거의 완벽하게 원상태로 돌아온 리토는 자신을 만신창이로 만들었던 우를 쏘아보면서 투덜거렸다.

"뭐냐고 진짜. 이래뵈도 지원군이란 말이야. 그런 사람에게 다짜고짜 폭력이라니.. 아니, 그런 것보다.."

투덜거리던 리토는 이리저리 시선을 옮기면서 우리를 훑어보더니 기이하게 비틀린 미소를 입꼬리에 새겼다.

"진짜 장난이 아니군. 누가 인간이고 누가 마수인지 분간을 못 하겠어."

리토의 질투심이 섞인 발언에 나는 난처한 웃음밖에 내놓을 것이 없었다.

나는 영약으로 이미 작은 영맥이나 다름없는 상태고 우는 태어날 때부터 카타스트로피를 상대 할 재능을 타고났다. 담임 선생님도 마찬가지.  요연과 기타 마수들은 당연한 것이니 제외.

천재라고는 해도 겨우 일반인의 기준을 넘지 못 한 것. 노력조차 가볍게 찍어누르는 재능의 영역에 미치지 못하는 리토에게는 괴물이나 다름없게 보일 것이다.

내가 이런저런 생각으로 머리를 매울 때, 리토는 옆에 있던 내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어이 투귀. 저녀석 뭐하는 놈이냐?"

투귀란 말에 살짝 그리운 마음을 느끼며 리토가 가리키는 사람을 봤다. 역시나랄까, 리토를 피떡이 되도록 만든 우다.

리토가 말을 덧붙였다.

"이쪽은 비기까지 꺼냈는데 손등으로 쳐내질 않나, 어떤 공격은 이쪽으로 되돌아오지 않나. 장난이 아니라구? 이쪽은 일방적으로 주먹에 얻어터지고."

그야 당연하다. 우의 칭호는 백색아성. 칭호에서도 보이다시피 그의 특기는 '수호'. 어깨를 나란히하는 삼왕과 성녀 중 성녀를 지키기위해 태어난 남자다. 일반인 수준의 천재가 덤벼봤자 세계수준의 괴물을 상대 할 수는 없다.

나도 우랑 정면으로 맞붙으면 질정도(상성의 차이다. 광진의 시간이 끝날 때까지 버티면 나의 패배니까)인데 나한테 진 리토는 어련할까.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글쎄라는 심정을 대변했다. 우리의 사담이 끝난 것 같자 소유가 리토에게 손을 내밀었다.

"자자, 사담은 나중에. 일단 자기소개부터하지. 난 양소유라고 하네."

리토는 건방진 성격에 어울리지 않게 공손히 그의 손을 맞잡았다. 아마 소유의 친구인 광에게 소유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것이리라.

"전 와타누키 리토라고 합니다. 광에게 이야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별 말을. 그리고.... 요연이나 요는 구면이니 넘겨도 되겠지?"

나와 요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로서는 그저 귀찮은 허례허식을 피하고자 그런 것이었지만 요연은 아직도 그를 대하는 것에 상당한 꺼리낌이 있어보였다.

하긴, 그 당시에는 나를 꼬시려고 그랬을지 몰라도 지금은 날 향한 마음을 바로 잡은 상태. 되돌아보면 더욱 화가 나는 일(청룡회의 개입이라던가, 제사가 늦는다던가.)임에는 당연할 것이다.

소유의 손짓이 우에게로 향했다.

"저기 있는 것은 진 우. 방어와 카운터계의 술식에 능한 아이지. 인사는.... 필요없겠군."

우에 대해서 조금씩 설명하던 소유는 둘이 서로 눈을 마주치며 투기를 고무시키는 것이 보이자 서로의 자기소개는 뒤로 미루기로 했다.

"그리고 저기 있는 금발의 여아(女兒)가 슈드나이 랑페르제. 현 시간의 마법사이면서 강력한 마도사지."

우를 노려보던 리토의 시선이 슈에게로 돌아갔다.

그러고보니 츠바사가 말하기를, 리토가 스승으로 삼지 못 한 마법사는 우리나라의 신가와 삼대 대마법사 밖에 없댔지.

리토는 슈의 근처까지 다가가면서,

"절 제자로 받아주십시오 미스 엠블레인! 이 와타누키 리토, 뭐든지 하겠습니다."

절을 하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고개를 숙인 그의 반응에 슈는 내게로 뛰어오더니 내 등으로 숨어버렸다. 리토는 그 모습을 보더니 입을 벌렸다. 슈는 내 어깨에 얼굴을 걸치는 것 같은 자세로 낮게 말했다.

"죄송하지만, 안돼요. 시간의 마법사는 일인전승에 계승법도 일인으로 정해져있고 난 아직 이 힘으로 지키고 싶은 사람이 있으니까요."

그러고보니 슈의 아버지는 전대 시간의 마법사이기는 하지만 모든 힘을 잃었다. 지금 남아 있는 마법이라고 해봤자 근래에 익히기 시작한 초급마법수준일 것이다. 그것은 모두 시간의 마법만의 특별한 계승식 때문.

슈는 말을 끝내고 잠시간의 갭을 두더니 날 등에서부터 꼭 끌어안았다. 등쪽에서 슈의 적당히 부풀어오른 가슴의 감촉이 느껴졌지만 옆에서 몸을 베어버릴 것만 같은 요연의 살기에 감촉을 온전히 즐기는 것은 불가능했다.

리토는 꿇었던 한쪽 무릎을 세우며 아깝다는 듯이 머리를 긁었다.

"쳇...뭐, 별 수 없지."

"의외로 쉽게 물러나는데? 뭔가 노림수라도 있냐?"

듣자하니 리토는 하군 아저씨에게 부탁할 때는 상당히 오랫동안 부탁했던 모양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너무 쉽게 물러났다.

리토는 어깨를 으쓱하더니,

"애석하게도 없다. 배우고 싶어도 시간이란 학풍이 그런 것이라면 어쩔 수 없는거지."

리토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에 살짝 실소하고 머리의 구석에 있던 의문을 꺼내들었다.

"그런데 다른 지원은 누구야? 같이 온 것 같지는 않은데."

"아아. 그녀석은 호텔에다가 두고 왔지. 너도 잘 아는 녀석이야."

츠바사인가? 하고 생각할 때, 리토는 입을 열며 말을 덧붙였다.

"아야세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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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거지 둘 등장.

네놈들은 단지 식수와 치유약일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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