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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육아일기-98화 (98/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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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호지가 눈망울이 찢어진 듯 눈물이 흘러나올 것 같은 얼굴을 감싸며 그 반을 뛰쳐나가려는 순간, 슈가 그녀를 껴안고 지하 복도에 있는 교장실을 향해 달려나갔다. 하지만 갑작스런 슈의 행동에 호지는 의문스러움 따위는 느끼지 않았다. 지금은 그저 자신의 한심함을 질책하고 싶었다.

슈에게 안겨서 이사장실에 도착했을 때는 소유가 평소와는 다르게 용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누가 봐도 할 말이 있는 것 같은 그의 모습에 호지가 자신을 채찍질하는 마음을 바로 잡았다.

지금은 자신을 원망하기보다는 조금이라도 많은 정보를 얻어 아버지를 구해내는 것이 급선무다.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의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최대한 심연속으로 가라앉히며 자신을 내려보는 소유의 자색빛 눈동자를 마주봤다.

은색의 비늘과 더불어 환룡임을 증명하는 자색의 눈동자가 슬픈 듯한 눈초리로 호지를 내려다봤다. 그 옆의 슈조차 울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아니, 작지만 미세하게 그녀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호지가 점점더 솟아오르는 불안감을 간신히 밀어넣으며 입을 열었다.

"아빠는... 어디갔어? 알고 있지? 아니, 알고 있으니까 이곳으로 대리고 온 것이 겠지. 질문을 바꿀께. 아빠는 어떻게 됬어?"

슈도, 소유도.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아니, 할 수 없었다는 것이 옳았다. 슈는 괴로움에. 소유는 자기의 구역에 일어난 일을 관리 못한 죄책감에. 하지만 그들의 반응은 호지를 더욱 괴롭게 했다. 호지의 손에 들린 세개의 비녀가 꼬이면서 괴물의 머리가되고, 지팡이의 몸통이 되기 시작했다.

호지의 도깨비 방망이. 더이상 말하지 않으면 전력으로 입을 열게 만들겠다는 의지가 다분해 보였다. 그녀의 살벌한 기세에 소유가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

"요는.... 인질이 됬다. 슈, 그것을 주어라."

의미심장한 소리에 호지가 한 것은 한탄도, 절망도 아닌 안도였다. 죽지 않았으면 자신이 어떻게 해서든 구해낼 수 있다. 그런 생각에 무겁게 마음을 짓누르던 죄책감이 녹아내렸다. 그런 감정을 감추며 슈가 떨리는 손으로 건내는 한장의 사진을 받아들었다.

사진 안에는 소유가 이사장으로 있는 수상고의 담장. 새로 지은 것이라 그런지 하얀 담장이 예뻤다. 하지만 그것의 이질적인 붉은 글. 그것을 호지는 저도 모르게 따라 읽었다.

"'왕을 돌려받고 싶다면 사흘 후의 이곳에서.' 어제 써있던 것으로 보아 오늘까지 포함해 이제 이틀 남았지."

슈와 소유는 호지의 말이 한번도 들은 적 없는 적의 목소리와 겹쳐들리는 착각을 느꼈다. 호지는 그것을 읽으며 분노에 몸을 떨었다.

자신이 태어나면서 얻은 행복이다. 아무런 조건없이 나에게 준 행복은 세계를 준다해도 바꿀 수 없는 것이다. 알지도 못하는 어머니에게서 태어나고, 버려지고. 어둠속에 갇혀있던 자신을 빛으로 끌어와주었다. 그저, 자신을 위하여.

막연한 슬픔이 분노로 바뀌면서 학교가 진동했다. 소유가 지으면서 일일이 결계를 쳤기 때문에 원자폭탄이라도 투하하지 않으면 상처하나 입지 않을 거라 장담했지만 호지의 분노에는 견디지 못한 듯이 거구를 흔들었다.

"어딨지? 이것을 쓴 놈."

학교가 진동 할 정도의 분노와는 다르게 그녀가 흘리는 말은 차분하고 고요하기 이를때 없었다.

"일단 진정해! 그 아이가 걱정되는 것은 알지만....!"

유례없는 지진을 맞아 그가 당황하며 외쳤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지진이 멎는 것이 아니라 노도와 같은 분노였다.

"닥쳐!!!!! 멈추고 싶으면 이 개새끼를 내 앞에 대령하란 말이야!!!"

그 말을 시작으로 서서히 지진이 커지기 시작했다. 학교는 흔들리는 것으로 끝이지만 계속 올라가는 진도수를 생각해보면 학교의 결계가 언제 사라질지 몰랐다. 아니, 학교는 멀쩡하다 치더라도 주변이 어떨지.

아무리 공사를 했다지만 소유가 결계를 걸어둔 곳은 어디까지나 학교. 주변의 슈퍼나 도장 같은 건물은 멀쩡하지 못 할 것이다.

"그만하라고 하지않나!!"

소유가 마력을 전력으로 개방하며 학교를 진동시키는 호지의 마력을 막아섰다. 은빛의 마력이 태양빛의 마력을 밀어내려했지만 역부족인 듯, 서서히 은빛의 마력이 수그러들었다. 경험에서는 밀릴지언정 마력 총량 같은 단순한 수치는 소유를 넘어섰던 것이다.

밀리고는 있지만 소유의 마력 덕분에 지진은 멎었다. 하지만 이 상태라면 곧 다시 지진이 일어날 터. 소유로서는 어떻게든 호지를 설득해야했다.

"모른단말이다! 여기서 그렇게 힘 낭비 해봤자 놈을 상대 할 수는 없어!"

호지의 마력과 기세가 수그러들었다. 설득이 통했다는 것을 직감한 소유가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다. 정체모를 적에대한 분노가 사라진 것이 아닌, 아무것도 몰랐던 소유에게로 옮겨진 것이다.

호지가 싸늘한 조소를 흘렸다.

"웃기는 군. 자신의 무능함을 폭로하는 거냐. 어이가 없어서. 능력이 없으면 노력이라도 보여야지. 지금까지 여기 앉아서 뭐하는 거지?"

난폭한 호지의 말에 소유가 눈을 찌푸렸다. 자신에게 잘못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는 하지만, 작은 일이 아니기는 하지만 그는 몇천년이나 살아온 용. 아무리 강하고, 잘못했다고는 하나 이런 취급 받을 존재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저으며 마음속의 화를 풀어버렸다. 자신이 두번째 때, 동료를 죽이면서까지 배반했던 것은 이런 광경이 더이상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함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이번에는 자신의 앞마당까지와서 일을 저지르고 갔음에도 아무런 대응도 할 수 없었다. 이것은 명백한 자신의 잘못. 사과해야만 했다.

소유의 목이 숙여졌다.

"미안하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해주겠다. 그러니 일단 진정하지 않겠나?"

소유를 천근처럼 짓누르던 살기와 마력이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호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눈치로 바닥에 앉으며 한 손으로 턱을 괴고 얼굴을 돌렸다. 그녀는 더이상 억지를 부려봤자 소용없다는 것 쯤은 화내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녀 또한 수많은 지식을 이어받은 마수. 시대가 많이 다르지만 기본은 다르지 않다. 이곳에서 화를 내서 분열을 일으켜봤자 좋을 것 없다는 것은 그녀 자신도 잘 알고 있다. 그저, 슬픈 마음을 심통으로 부려본 것 뿐이었다.

"그래서? 일단 정보나 줘 봐. 그... 로데오라는 놈들은 잘 눈치챘었잖아? 왜 이번에는 모르는건데? 아니면 나에게 숨기는 것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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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이. 이번파트는 주인공의 등장이 협소한 소설입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을 고수하는 저로서는 3인칭 시점을 유지해야 하는 힘든 선택이기도 하죠.

새로운 도전이 되는 만큼 잘 즐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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