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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육아일기-77화 (77/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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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쥴 레이키아

태양빛이 내리쬐는 해수욕장의 파라솔 아래. 우리 남자들은 그 곳에 앉아서 옷 갈아입는 여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기다리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상당히 오랜 시간을 기다리는 것만 아니라면.

나름 인내심이 넘친다고 생각하는 나조차도 지루함을 느낄정도로 여자들의 탈의(?)는 길었다. 동서고금을 통틀어서 여자들의 탈의는 길다고 하지만 이렇게 길줄이야.

체감시간으로는 2시간 쯤 지난 것 같다.

옆을 돌아보니 우는 수영복에 웃옷과 밀집모자를 쓴 체 태양을 지루한 기색도 없이 올려보고만 있었다. 소유는 느긋하게 콧노래를 흥얼거리고만 있다.

손바닥으로 모래바닥을 짚은체 파라솔을 올려보며 길게 한숨을 뿜어냈다. 손바닥의 초능력이 자동발동해서 땅을 검게 물들였다.

"언제 쯤 오려나."

"하하, 너무 보채지 마. 알아서 오겠지."

"뭐, 나야 이미 그렇고 그런 사이라 이해가 간다만."

그러시겠죠.

행복한 소리를 내뱉는 소유에게 속으로만 그렇게 찔러주고는 캠핑카가 서있는 도로를 돌아보았다. 마침 다 갈아 입었는 지 문이 열리고 있었다.

선생님을 선두로 뒤에 줄줄이 사탕처럼 학우들과 딸들(한명은 손녀)이 우리가 앉아있는 파라솔을 향해 걸어왔다.

"소유. 기다렸어?"

선생님이 손을 들어올리며 답지않은 미소를 지었다. 잘빠진 몸매를 붉은 비키니로 가려서 나름 요염한 면을 강조한 것 같지만 아무리 그래도 장난꾸러기 같은 느낌은 사라지지 않는다.

게다가... 팔과 등뒤를 덮는 붉은 용문신. 적룡창이다.

잊고 있었는 데 그 무기는 문신의 형태로 남는 것이었다.

이런. 하여가 불쌍하게 됬군.

"아빠~~."

소유쪽으로 가버린 선생님의 뒤에서 검은 비키니에 은색 천을 허리춤에 두른 호지가 뛰어나와 내 팔에 엉겨들었다. 작지만 적당히 솟은 가슴이 팔을 자극했다.

그렇다고 딸에게 욕정을 느낄만큼 변태는 아니지만.

호지의 뒤를 따라 능파가 기다란 백발을 찰랑거리며 종종걸음으로 이쪽으로 다가왔다. 백색의 비키니에 금빛의 천을 허리에 두른 수영복. 척보기에도 호지랑 세트로 맞춘 것 같다.

무뚝뚝한 미소를 지으며 호지가 잡은 팔의 반대쪽을 붙잡았다.

"메롱."

호지가 혀를 길게 빼며 누군가를 도발했다. 역시나랄까 대상은 요연. 호랑이의 가죽무늬 같은 섹시한 수영복을 입고 요연이 씩씩거리며 이쪽으로 다가왔다. 그러다가 날보고 고개를 숙였다.

"아, 죄송합니다. 오래기다리셨죠. 어떻습니까?"

품평회마냥 몸을 한바퀴 돌리며 자신의 몸을 보여주었다. 나이 또래에서는 커다란 가슴. 잘록하게 들어간 허리.

지금까지는 몰랐는데 요연도 상당히 몸매가 좋다. 나도 모르게 얼굴을 붉히며 시선을 다른 곳으로 주었다.

"으응. 잘 어울려."

"그렇습니까?"

내 대답에 그렇게 답하고는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시선이 향한 곳은 나의 팔 부근. 호지가 있는 자리다.

그녀가 득의의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는군요."

"아빠~~! 나는?"

약간 속상한듯이 부르기는 했지만 다시 귀여운 목소리로 팔을 활짝 벌려 자신의 몸을 보여주었다.

그렇게 보여줘도 말이지.

팔로 호지의 허리를 감아서 품안으로 끌어들였다.

호지가 안긴체로 몸을 뒹굴거렸다. 그러다가 머리만 살짝 빼내어 요연을 보았다.

역시나, 내가 이겼다는 표정으로 요연을 도발했다. 요연은 살짝 혀를 차면서 고개를 돌릴 뿐 다른 반응은 없었다.

"아주 사이가 좋네. 그런데, 다른 애들은?"

우가 의문스러운 말투로 말하자 능파가 고개를 갸웃했다.

"분명히 우리뒤에 따라왔었는 데...."

"저기 있습니다. 어차피 내버려두어도 별일 없겠지만 말입니다."

능파가 말을 흐리자, 요연이 다른 애들의 소재를 밝혔다. 그녀의 손끝이 향하는 곳으로 시선을 돌리자 남자 셋과 여자 넷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다정하게 손잡고 있는 소유와 선생님이 우리에게 다가오며 저 상황을 한마디로 일축했다.

"헌팅이로군. 생긴 것은 봐줄만하니까."

"호오. 그렇군. 어쩔거냐? 구경만할텐가? 아니면...?"

구경할지 아닐지는 우리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만일 끼어들었다가 욕만 먹을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하여들은 상당히 기분이 나빠보인다. 끼어들어도 괜찮을 듯 하다.

자리에서 일어서며 수영복에 묻은 흙을 털어냈다. 호지도 따라 일어나며 내 팔을 부여잡았다. 능파도 마찬가지. 요연은 내 등뒤에 섰다.

그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가자 하여가 마침 잘됬다는 듯이 손을 흔들었다.

"너무 늦었잖아. 빨리 와야지."

"부르기는 했냐..."

내가 오자 남자들의 사나운 시선이 나를 향한다. 그것을 무시하며 여자들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내 시선이 슈 쪽으로 가자 슈가 하여의 등뒤에 숨어버렸다.

얼굴을 붉히는 것이 상당히 부끄러운 것 같다.

"저런 애 아빠는 두고 우리랑 놀자니까?"

그들이 내 팔에 달려있는 호지와 능파를 보며 말하고는 슈들에게 헌팅을 계속했다.

그들의 말에 반박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틀린말이 아니니까.

파라솔으로 시선을 돌려 지원요청의 눈빛을 보냈다. 우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이쪽으로 걸어왔다. 내시선이 우를 향하자 남자들의 시선도 우를 향했다.

"넌 또 뭐야?"

몸을 구릿빛으로 잘 태운 남자가 신경질적으로 쏘아붙였다. 우가 큰 키를 강조하 듯 가슴을 쫙 펴며 밀짚모자를 벗었다. 밀짚모자에 가려진 온몸의 크고 작은 흉터들이 태양빛을 받으며 드러났다. 헌팅을 하던 남자들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우는 상당히 기분 나쁜 표정을 지으며 그들을 쏘아봤다. 눈에서 빛이 나오는 것 같다.

"너, 나한테 한 소리냐?"

내가 보기에는 어색한 분노지만 그들이 느끼기에는 분명히 엄청나게 느껴지리라.

그들이 서로를 돌아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줄행랑. 바로 도망쳐버렸다.

"땡큐. 저런 녀석들에게 헌팅 당해봤자 좋을 것 없거든. 요, 넌 남자가 왜 그리 쉽게 물러나니?"

하여의 질책. 하지만 너무 정확하게 집어낸 말이라 반박할 수 없었을 뿐이다.

그건 그렇고. 하여와 소화는 옷을 갈아입지 않았다. 수영복이 없는 것은 아닐테고.

"아아. 소화는 애인이 없어서 안 입었고 나는 수행이지."

내 시선을 눈치챈 허여가 빠르게 말하고는 도망쳤다. 소화가 열기를 올리고는 가방을 철퇴처럼 휘두르며 쫓아갔다.

수련광 하여라면 여전히 그 차림인 것이 이해가 되었다. 소화야 유운이 없으니까.

두여자가 어디론가 뛰어가버리자 내 앞에는 두여자만 남아있었다.

린과 슈. 린은 초록색의 원피스고 슈는 파란색의 비키니. 둘다 잘어울린다.

슈가 뭔가 원하는 눈치로 몸을 비비꼬았다.

"잘 어울려."

이 한마디면 충분하리라. 내 생각대로 그녀는 볼에 양손을 붙이며 기뻐했다. 린은 잘됬다며 슈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헌팅남들을 대충 쫓아내고 슈의 품평을 끝내고난 뒤에 우리는 바다로 뛰어들었다.

그렇게 바다에서 놀기를 2시간. 나름 많이 놀았기 때문에 바닷물에서 나왔다. 우리가 바다에서 다 나온 그 순간, 요연이 어떤 여자아이에게 득달같이 달려들어 팔을 붙잡았다.

팔목을 잡힌 여자아이가 안절부절하며 손을 빼려고 했지만 허사. 용의 근력을 이겨낼 수 있을리가 없다.

그런데 왜 갑자기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손을 잡은 거지?

"당신은 누구십니까?"

붙든 팔을 안으로 끌어당겼다. 압도적인 힘의 차이로 가볍게 품안으로 들어왔다.

"왜 우릴 감시했죠?"

안절부절하던 여자아이가 이윽고 허리를 숙였다. 상당히 정중하게.

그 반응에 요연이 손을 놓고 물러났다. 다시한번 여자아이가 허리를 굽하며 인사했다.

"방문자들이여. 목적은 무엇입니까?"

상당히 기계적인 어투에 요연이 찌푸렸다. 아무말도 못하는 요연을 대신하 듯 소유가 앞에 나섰다.

"아쥴 레이키아를 찾아왔다."

낮지만 강하고 울리는 말. 하지만 여자아이는 소유가 묻는 사람이 누군지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소유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요즘은 현아라는 이름을 쓰는 모양이더군."

여자아이는 그제서야 소유가 누굴 말하는 지 깨달았다. 표정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여자아이는 상당히 의심스런 표정을 지었다.

"방문자의 이름은 무엇인가요? 의도는?"

상당히 절차가 길다. 그만큼 현아라는 사람이 중요한 것이리라.

그 질문에 소유는 한번 생각하다가 말했다.

"히탄 그레타리아가 왔다고 하면 아마 알아서 찾아올거다. 덤으로 친구가 찾아왔다고 하면 부리나케 올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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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입니다.

기대하신 분들. 잠시 묵념. 저는 바다에 딱 한번 가본적 있습니다. 그것도 무지 옛날에.

덕분에 바다에서는 어떻게 노는 지 전혀 모릅니다. 그래서 스킵.

그냥 물장구치면서 노는거 아니냐고 말하신다면 저는 물장구치는 것을 편집증 환자마냥 묘사를 해야하기 때문에 넘겼습니다.

뭐, 어쩌든저쩌든. 열심히 즐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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