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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육아일기-66화 (66/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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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붉게 산 너머에 져가는 태양이 푸른 하늘을 비추며 장관을 펼치고 있었다. 오늘은. 아니, 앞으로도 좋은 일만 있을 것같은 기분이다.

하늘을 보던 시야를 눈앞으로 돌렸다.

츠카사가 앞장선체 결사장들이 모여있는 사당으로 인도하고 있었다. 츠카사가 사당 앞에 도착하고 시끌시끌한 소리가 들려오는 문앞에서 멈추어섰다.

그가 몸을 돌려 허리를 숙였다. 갑작스런 그의 행동에 당황한 나머지 몇발자국 뒤로 물러났다.

"죄송합니다. 당신에게는 정말 많은 것을 빚지고 말았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리겠습니다."

아마도 통화 내용을 말하는 것이리라.

누가 들으면 내가 목숨 걸고 지키겠다고 한줄알겠다.

계속 그렇게 두는 것도 뭐해서 무릎 꿇은 그를 일으켜세웠다.

"하지만 정작 피해보는 것은 너희잖아?"

그렇다. 분명히 피해를 보는 것은 일본의 결사들이다. 평소라면 몰라도 지금처럼 결사가 반파된 상태에서는 상당한 부담일 터.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듯이 츠카사가 고개를 저었다.

목소리에는 여전히 감사를 지우지 않고 있었다.

"아니요. 당신의 인맥이 아니었다면 모조리 죽던가, 몇몇만 살아서 도망치던가. 그 두가지 선택지밖에 없었을겁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그가 다시 허리를 우아하게 뒤로 빼며 길게 읍을 했다. 나도 모르게 허리를 접듯 인사했다.

츠카사가 문고리를 잡으며 말했다.

"저는 이곳에 들어갈 권한이 없습니다. 좌석은 광의 옆이니 금방 찾으실 수 있을겁니다."

그 거대한 몸이 자리 잡고 있는데 눈이 사시라도 못 찾지는 않겠지. 츠카사가 웃으며 미닫이 문을 소리없이 열었다.

안쪽에는 크고 작은 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나누고 있었다. 종주회의치고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

우리가 들어온 것은 모르는 듯 여전히 설전을 벌이고 있었다.

문 오른편에 거대한 나무를 깎아서 만든 것같은 사자가 엎드린체 하품하고 있었다.

광이 우릴 발견하고 우리에게 손짓했다.

"오, 조금 늦었군. 이곳에 앉게."

그가 발짓하는 자리에 앉아 토론을 나누고 있는 사람을 보았다.

저들을 보니 왠지 모르게 가장 먼저 우리나라의 정치가가 생각났다. 귀를 기울였을때, 그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다.

아직 여러번 사용한 것이 아니라 몇몇부분은 놓쳤지만 그들이 하는 내용을 간단히 요약할 수 있었다.

'네가 뭔데 내 밥그릇을 건드려!'

'썅, 네가 먼저 건드렸잖아!'

조금(이라 쓰고 매우라 읽자) 다른 것같지만 마음속 생각은 똑같으리라. 어찌되었든 실제로는 누가 최전선에 서느냐로 이렇게 싸우는 것이다.

현재 그들은 청룡회에게 거의 반파되어 신사로 쫓겨온 패잔병에 지나지 않다. 그런 주제에 이길 것을 전제로 싸우는 것이다.

어이가 없다. 지금 이 전력으로 살아남을 수는 있을거라 생각하는 건가?

"아주 꼴값을 떠는구나."

나도 모르게, 하지만 의도적으로 폭언을 내뱉었다. 조금 시간을 두고 말할 생각이었지만 저 꼬라지를 보니 더이상 두고 볼 것도 없다.

필패(必敗). 확정사항이다.

공모양의 솜뭉치 두개가 매듭끝을 장식하는 전통 옷을 입은 늙은 남자가 인상을 구기는가 싶더니 누구에게나 호감을 살만한 미소를 지었다.

"하하하. 당신같은 강자라면 그리 보이겠지요. 그런데, 어찌 싸울생각이신지요?"

은근히 나보고 최전선에 서라고 말하고 있다.

내가 들어온 것을 모른 것이 아니라 모르는 척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나름 주도권을 잡을 생각인 모양이지만 불가능하다. 칼자루는 이미 우리가 쥐고 있다.

광도 한심스런 눈치로 전통옷의 늙은이를 보고 있었다. 광, 그는 안다.

내가 이미 저들을 이길 방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그렇기에 흑심이 저렇게 노골적으로 내보이는데도 가만히 있는 것이고.

나는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아니요. 집에 돌아가려고 작별인사나 하러왔습니다만?"

광을 제외한 모두의 얼굴이 구겨졌다. 오른편의 젊은 남자가 바닥을 치며 일어섰다.

"돈만 먹고 돌아가겠다는 건가!"

한심하기 그지 없다. 어떻게 저리 생각이 없을수가.

나는 원래 사대천왕의 퇴치를 부탁받았다. 한마디로 지금 나는 돈 받고 여기를 떠나야 마땅한 사람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질급한 젊은 남자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이 가만히 있는 것이고.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아무말없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뒤로 돌아 나가려고 문을 붙잡은 순간, 다른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잠시..."

작지만 이 공간을 울리는 웅장한 목소리에 힐끗 시선을 주었다.

"앉아주게. 말이 다 끝나지 않았잖은가?"

한 쪽 눈에 길게 검상이 나있는 노인이 점잖게 말했다. 광만큼은 아니지만 이곳에서는 상당히 강력한 힘이 느껴진다.

리토의 난폭한 마력과는 다른, 오랜세월을 단련해 온 강자의 기도다. 그 기도가 나의 어깨를 짓누르며 자신들의 뜻을 따를 것을 종용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의 기세가 합해져서 어지간한 사람은 숨도 못쉴것같았다.

하지만 그것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나에게 해당사항은 없다. 요연의 기세도 받아냈는데 한낱인간들의 기세를 받아내지 못할까.

"말할 가치가 없군. 요연."

이 곳의 누구에게나 들리도록 요연을 불렀다. 내 오른편에서 강한 중압감이 퍼져나왔다. 모든 결사의 수장들이 가슴을 부여잡으며 마력을 끌어올렸으나 요연이 기세를 조종해 그 힘째로 눌러버렸다. 그런 능력에 모두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반항할 수 없는 절대적인 힘. 편린이지만 자신들의 주제를 가르치기에는 적합하리라.

"자, 주제는 아셨나?"

오만한 왕같은 대사. 하지만 그 누구도 그 사실을 부정할 수 없었다. 이곳에서 가장 강한 힘을 가진사람은 나다. 내가 어떤 제안을 하든 그들에게 거부권은 없다. 이미 그들이 먼저 협박하려했고 나는 그것을 이겨냈다.

요연과 호지가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면 힘으로 누르려고 하지는 않았으리라. 오히려 힘들었을테지. 하지만 운이 좋았다. 나로서는 최고의 수를 대신 둬준 셈이다.

"뭐, 안싸워주겠다는 건 아니야. 그저 돈이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말이지."

"..얼마나?"

애꾸눈의 마법사는 요연의 기세가 풀리자 몸을 추스르며 내 말에 물음으로 답했다. 작게 웃으면서 손바닥을 쫙 폈다가 검지손가락을 빼고 전부 접었다.

이해하지 못한 그들이 고개를 갸웃했다.

성질급한 젊은 남자가 어이없는 말투로 말했다.

"설마 51배는 아니겠지."

"이쪽도 바보는 아니라서. 그렇게 비싸지는 않아."

내가 내뱉은 말을 기준으로 모두가 침묵했다. 서로서로가 눈빛을 열심히 주고 받으며 뜻이 결정났을때, 선수치듯 제시안을 내놓았다.

"본의뢰금에 5분의 1을 더 얹을 것."

"너무 많아!"

왼편의 어떤 마법사에게서 거성이 터져나왔다. 평소라면 모를까, 결사가 아작난 그들로서는 아무래도 부담이 될 것이다. 허나, 죽고 싶지 않으면 해야한다.

그들이 불만을 가졌건 안가졌건, 그들에게 선택권은 없다. 그것을 저들의 귓속에 새겨주었다.

"하지만 너희들에게 선택권은 없어. 안그래?"

모두가 침묵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바닥을 손가락으로 톡톡치며 말을 이었다.

"아마도 '내일'은 적이 습격하는 날이니까 미리 쉬어두도록해."

그렇게 말을 끝내며 자리에서 일어날때, 광이 나무로된 앞발로 나뭇가지의 갈기를 긁으며 내 말에 반문했다.

"어째서 내일이지? 지금 당장 습격해도 될터인데."

"지금은 우리가 있습니다. 청룡회가 본전력을 갖추고 있다해도 이길수는 없죠. 그러니 악신을 부활시켜서 투입할겁니다. 하지만 마지막 왕인 비사문천은 오늘 부서졌으니 부활에 최소 하루정도는 시간이 걸릴테니까 내일 밤 정도에는 습격이 시작하겠죠. 추측이지만 말입니다."

나 나름 예의를 갖춘 말을 끝으로 문을 열었다.

지금은 이런 토론보다는 전투준비가 시급하다. 이런 곳에서 쓸데없이 시간 보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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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재미없는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뭐, 다음편을 기대하며 선작과 추천을 날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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