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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처음은 용족을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용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강합니다. 게다가 오랜세월을 살기 때문에 지식도 풍부. 최강종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마법을 발전시킨 종족이기도 하죠."
여기까지는 나도 알고 있는 이야기. 조금 지루한 느낌이 들었다.
요연이 심호흡을 하고는 말을 이었다.
"요님이 원하는 것은 생태입니까?"
"아아, 그렇지. 능파나 요연에대해서도 알아두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으니까. 도울 수 있을지도 모르고."
요연이 턱끝에 검지손가락을 대며 골몰했다. 잠시 뒤, 요연이 나를 주시했다.
"없습니다."
"없어?"
"예. 식사에 관해서는 노심 덕분에 그리 많은량을 필요로 하지 않는데다가 윤리의식도 같습니다. 씻고 있는데 갑자기 침입해서 같이 목욕하자고 해도 좋다며 받아들일겁니다."
갑자기 시커먼 욕망이 가슴속에서 무럭무럭 피어오른다.
호지가 빠르게 위로 몸을 튕기면서 머리로 내 턱을 올려쳤다. 호지의 머리를 틀어올린 비녀와 함께 들이받은 머리의 강렬한 일격이 내 턱끝에서 펼쳐졌다.
갑작스런 데미지에 원망스런 눈빛을 호지에게 쏘아보다가 그만 두었다. 호지가 울것같은 얼굴로 나를 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호지가 고개를 홱 돌려버리자 나도 모르게 호지의 몸을 끌어안았다.
"미안, 미안. 딴 생각안할게."
"피, 아빠 변태."
음, 그래도 나도 남자인걸.
호지의 볼에 작게 키스해주자 그럭저럭 마음이 풀렸는지 다시 몸을 맡겨왔다.
우리의 방금 상황은 없었다는 듯이 요연이 덧붙였다.
"전 용이 아닌, 용인(龍人)이라 딱히 용의 생태와 관련이 없습니다만 요님이 들어오신다면 받아들일 의향이 있습니다."
요연의 유혹같은 말에 호지가 나의 바지 주머니안에서 오백원짜리 동전을 꺼내어 요연의 머리통에 쏘아버렸다.
그녀의 이마에 적중해 동그랗고 불그스름한 무늬가 만들어졌다.
요연의 주변을 마력의 바람이 휘감기 시작했다.
그것은 전투준비의 신호.
지금 이곳에서 싸우면 돈은 고사하고 국제적인 범죄자가 될 것이다.
그런 생각에 황급히 질문하여 그녀의 투기를 끊어버렸다.
"요, 요연. 반쪽짜리라는 것은 뭐야?"
다행히도 투기는 가라앉았으나 음울한 오라가 피어올랐다.
지뢰밟았나?
요연이 잠시 침묵하다가 말을 이었다.
"...저는 본디 인간입니다. 후에 할아버지의 힘을 받아 용인이 되었죠. 하지만 황룡의 힘은 강대한 것, 쉽사리 다룰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조차도 반도 제대로 다루지 못하니까요. 반쪽짜리인 것은 부정할 수 없겠죠."
더더욱 침울해지려는 요연을 위로하며 다음 질문에대한 대답을 촉구했다.
요연이 우물거리며 말했다.
"다음은 도깨비. 이것은 조금 설명하기가 힘듭니다."
무엇이 힘들단 말인가? 용처럼 파충류도 아니고 같은 포유류인데다가(아마도) 인간과 가장 친근한 종족이지 않은가?
내 의문에는 요연이 설명을 잇기 시작하면 서 사라졌다.
"도깨비는 강합니다. 가장 약한 도깨비도 은자궁급일정도로 말이죠."
"그렇게 강하다면 용과 더불어 가장 강한 괴물로 유명해야 하지 않아?"
요연이 난처한 미소를 지었다.
"예.. 그렇습니다만, 그들은 분쟁을 싫어합니다. 싸우면 강하지만 피 흘리는 것을 싫어하고 장난을 좋아하죠. 그 장난에 파생된 것이 마법. 즉, 마법의 시초이기도 합니다."
장난을 위해 마법을 만들었다는데에 무심코 호지를 내려다 보았다. 호지가 자신은 아니라는 듯이 고개를 도리질쳤다.
호지를 더욱 품안으로 끌어들이며 요연의 설명을 경청했다.
"도깨비들의 생태. 그것은 인간과 동일하다고 알려져있습니다. 수명은 정확히 100. 인간과 가까운 수명을 갖기 때문에 인간과 상당히 친근하기도 하죠. 대개는 인간을 놀려먹는데에 주력하지만 말입니다."
"흐음. 그럼 '감투'는 뭐야?"
감투도 없는 팔푼이라고 요연이 그랬었지.
품안의 호지가 조금 늘어진 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턱을 위로 들어올려 내 얼굴쪽으로 향하게 하고 이마에 키스했다. 호지가 다시 회복되었다.
아, 귀여워라.
하지만 내 심정과는 다르게 요연은 미간을 더욱 좁혔다.
요연이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나를 한점의 흔들림없는 눈을 하며 우리에게로(정확히는 나에게로) 성큼성큼 걸어왔다.
그녀가 얼굴을 가까이했다. 병원때가 기억났다.
아, 안돼! 그때는 호지가 자고 있어서 간신히 살았는데!
아직 저항하지도 않았는데 요연의 얼굴이 멈췄다. 호지가 막은 것은 아니었다. 호지는 그녀가 다가온것도 모른체 아직도 키스의 여운을 만끽하며 꺅꺅거리고 있었으니까.
요연의 얼굴을 보았다. 상당히 붉게 물들었다.
단순한 부끄러움.
순간, 장난끼가 발동했다.
쪽.
그녀의 볼에 입을 맞춰주자 그녀가 사사삭소리를 내며 물러났다. 호지는 지금 막 정신을 차렸는지 얼굴이 붉어진 요연을 보고는 나를 보며 물었다.
"무슨 일 있었어?"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요연, 설명을 계속해야지?"
정신을 어디두고 왔는지 내 질문에 당황했다.
이건 또 이것데로 귀엽네.
"예? 아, 예. 알겠습니다."
순식간에 본래의 표정을 되찾았다. 이것도 재능이라면 재능이겠지.
"도깨비는 태어날때 두개의 물건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방망이'와 '감투'. 그 두가지죠. 그것들은 도깨비의 능력을 반영합니다."
도깨비 방망이와 도깨비 감투를 말하는거군.
"흐음. 호지는 감투가 없는건가?"
"예. 솔직히 쓰는 것을 본적이 없어서 찍어본 것이지만 말입니다."
호지가 품안에서 사지를 파닥거렸다.
요연이 득의의 미소를 지었다.
또 다시 전투가 발발할 것같아 나는 다음의 질문을 날렸다.
"흠. 자궁은 뭐지?"
요연이 입을 다물었다. 모른다는 무언의 대답. 호지가 승리자의 미소를 지었는지 요연이 고개를 돌려 호지의 시선을 피했다.
호지가 설명을 시작했다.
"그건 말야. 장시상천이라는 신마(神馬)가 있어. 그 말은 각종마수의 아이를 대신 잉태해주는 기능을 가졌지. 음, 그러니까 박혁거세의 탄생 설화가 알에서 깨어났다는 이야기인거 알지? 그 알이 바로 자궁이야."
그 살가죽으로 뒤덮힌 둥그런것이 알?
"아무리봐도 알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는데?"
"그 시대의 퇴화한 인간이 자궁같은 인간의 내부기관을 알수있으리라 생각해?"
그건 또 그렇군.
"다음 질문은 뭐야?"
요연을 지식으로 눌렀다는 성취감인지 호지가 질문을 촉구했다.
조금쯤은 사이좋게.... 그건 그거대로 무섭다.
호지가 맑은 눈망울을 움직이며 나를 올려다보기에 사고를 정지하고 질문했다.
"3대 대마법사는 누가 있어?"
"엑.."
"훗."
그녀들의 상반된 감정의 편린이 입술사이로 흘러나왔다. 호지가 삐쳐서 고개를 돌렸고, 요연이 선생님처럼 헛기침하고는 말했다.
"3대 대마법사. 그것은 마법계파의 창시자이며 극의를 이룬 세명의 사람을 말합니다. 각각 공간, 시간, 기계라는 독특한 마법계파를 혼자서 열었고 또, 끝을 본 사람들이죠."
비유하자면 수학을 탄생시키고 모든 수학공식을 만들어낸 것이랑 같은 것이다.
그런 사람이 우리 누나의 스승이란 말이지?
자랑스런 마음이 무럭무럭 자라올랐다.
"공간의 마법사는 '고소야', 시간의 마법사는 '엠블레인', 기계장치의 마법사는 '앤트로아'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뭐?
"잠깐, 누나가 공간의 대마법사라고?"
"예. 그년... 실례. 요님의 누나는 엘레나 사부님의 모든 것을 이어받았습니다. 마력량 때문에 기술을 익히는 것이 불가능했지만 그럴때조차도 상당한 이론을 내놓은 분입니다. 그런 사람이 사부님의 힘을 이어받았으니 현재로서는 최강 최고의 마법사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트윈홀인가 뭔가로 모든 힘을 이어받았댔지.
그녀의 설명이 이어졌다.
"다른 두분은 별 것없습니다. 그저, 사부님을 비롯한 대마법사들은 모두 친분이 있었다는 것과 전부 늙은 모습을 고수한다는 것, 마지막으로 제자를 두지 않는다는 것이죠."
와타누키의 말로는 대마법사들은 방랑한다고 들었다. 나머지 둘은 알기 힘드리라.
그런데, 누나는 제자였잖아?
내 생각을 읽어낸 요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 사람은 제자가 되었죠. 본디 3분들은 제자를 남기지 않기로 약조했다더군요. 그래서 친분이 있음에도 만나지 않았습니다. 제자를 받았으니까요."
내가 새로운 지식을 받으며 감탄하고 있을때, 팔이 무거워진것이 느껴졌다. 내려다보니 호지가 새근새근 잠들어 있었다.
요연을 향해 난처한 미소를 지으며 호지를 안아올렸다. 요연은 자리에서 일어나 욕실로 들어가 버렸다. 호지를 방안의 침대에 올려두고 나오자 욕실에서 물소리가 귓가에 흘러들어왔다.
쏴아아.
"... 젠장, 하필 그런소릴 해가지고는.... 자, 고요. 무심이 되어라!"
재빨리 소파로 뛰어들어 소파의 쿠션으로 얼굴의 양옆을 막아 물소리를 최대한 줄였다.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런데 왠지 지금 무엇을 하는지 궁금해졌다.
풍백을 전....
"개 하지마!"
입밖으로 거절의 노호성을 터뜨려서야 겨우 욕망을 집어넣을 수 있...을 턱이 있냐!
욕망을 막는 것이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
오늘 밤은 매우 길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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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아이젠입니다.
매번 부족한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건 그렇고, 정말 미치겠습니다. 바다를 간 후에 내용이 전혀 잡혀있지 않아요.
이것도 넘기고. 일본편은 거의 다써가고 있습니다.
조금 지루해도 기대해 주시길.
추천선작코멘을 기대하며 이만 물러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