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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집결
쉬이익.
날카로운 쇳소리가 바람을 갈랐다.
남아있던 풍백의 영역덕에 머리를 꿰뚫리는 것을 피했다.
뺨을 약간 스치면서 도깨비침의 강력한 전격이 뇌신의 망치처럼 날 공격했던 검을 내려쳤다.
하지만 온전히 막은 것은 아닌지 뺨에서 핏물이 흘러내렸다.
검은 금강불괴라도 되는 지 멀쩡했다(애초에 쇠지만서도).
고개를 뒤로 돌리며 몸을 검의 근원과의 거리를 벌렸다.
죽었다고 생각한 여자가 멀쩡한 모습으로 검에 살짝 묻은 피를 털어냈다.
"어떻게...?"
"..."
"과묵한 아가씨로세!"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녀의 칼이 내 심장을 노리고 빛살같이 달려들었다. 뒤로 물러나며 아까와 같은 막대기, 화염탄을 다섯 개를 꺼내들어 던져버렸다.
운사의 힘이 다섯 개의 화염탄을 육망성의 궤도를 그리게 했다.
마법진의 응용.
아까보다도 더욱 강해진 화염이 그녀를 감쌌다. 허리춤에서 붉은 구슬을 꺼내어 화염지옥의 바로 앞에 엄지손가락으로 튕겨올렸다.
"크아앗...!"
그녀가 불꽃의 밖으로 튕겨나옴과 동시에 구슬에 달려들어 검지로 찔렀다.
콰직.
유리가 깨지는 소리와 함께 구슬이 부서지며 불꽃의 브레스가 그녀의 머리를 휩쓸고 지나갔다.
그녀의 몸이 그녀의 뒤쪽으로 튕겨나갔다.
바엘의 브레스만큼은 아니어도 내가 만든 것 중 best 5에 드는 비장의 무기다.
아직, 마력안정이 이루어지지 않아 이런것 밖에 못쓰는 실정이지만 이것으로도 적을 상대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으리라.
그렇게 생각했는데...
튕겨나갔던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일어나 다시 나에게 검을 향했다.
나는 한숨을 내쉬고는 주머니에서 허리에서 곰방대와 몇가지의 잎을 꺼내들었다. 잎은 곰방대 안으로 집어넣고 운사의 힘으로 허공에 먼지를 태워 불꽃을 발화시켰다. 불꽃이 내 주변에서 나선을 그렸다.
"담배는 몸에 나쁜거라고 생각해. 안 그래?"
"..."
그녀는 아무말없이 그저 검을 향하고 있었다.
"재미없긴."
내 몸을 선회하는 불꽃을 곰방대 안으로 다이빙시켰다. 곰방대가 진한 흰색의 연기를 뿜어냈다.
그 연기를 폐 안 쪽까지 깊게 빨아들이고 입밖으로 내뱉었다.
"난 불량 학생이 아니니까. 담배 따위는 피우지 않아. 믿어줄래?"
"..."
"손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지.."
곰방대와 입에서 나오는 연기가 우리가 서있는 이 영역에 자욱하게 내려 앉았다. 진한 연기가 사라지지 않고 안개처럼 공간에 자리잡았다.
연기가 그녀의 주변에 모이면서 각자의 형태를 가지기 시작했다.
창, 송곳, 검. 그외에도 여러가지.
그녀의 안색이 급변했다.
연기로 이루어진 백이 넘는 병장기들에 내 몸이 전율했다.
순수한 내 실력으로 만든 무기이니까.
"자, 가라!"
연기의 병장기들이 그녀의 몸을 노리고 섬전처럼 쏘아져 내렸다. 그녀의 검이 몇번 휘둘러지더니 허공에 잔상을 남겼다.
그녀에게 공격이 닿기 직전, 그녀의 검이 사라졌다.
쨍!
단 한번의 쇳소리와 함께 모든 공격이 튕겨나가며 연기로 되돌아갔다.
"맙소사..."
이것이 무엇인가? 내가 필살기라는 이름을 붙인 몇 안되는 물건 중 하나다.
연기이기는 하나, 굳힌 상태에서는 철과 같은 강도를 자랑하는 물건인데 이리 쉽사리 파훼하다니?
그녀가 검을 아래로 늘어뜨리고 나를 향해 천천히 걸어왔다.
"큭..."
폐 안에 남아있는 연기를 내뱉으며 뒤로 물러섰다. 그녀의 발걸음이 점점 나에게 다가올수록 나도 조금씩 조금씩 뒤로 물러났다.
이성은 냉철하게 이길 방법을 탐색했지만, 본능은 벌써 그녀에게 공포감을 느끼고 있었다.
고양이와 쥐의 관계.
그것과도 같은, 그런 상황이었다.
그녀의 검이 또 다시 나를 향한다.
내 손에 붉은 막대기. 폭탄이 쥐어졌다. 그녀에게 생채기 하나 내지 못하는 물건이지만, '지금은' 다르다.
시간을 벌 겸해서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맷집도 맷집이지만 검술도 장난이 아니던데? 어디서 배웠어?"
"글쎄요."
겨우겨우 내뱉은 것 같은 한마디. 하기 싫은 말을 억지로 하는 느낌이다.
그녀의 발이 자욱한 담배 연기가 감싼 공간의 중심을 딛었다.
손에 든 폭탄을 그대로 그녀에게 던져버렸다.
"어디, 그 맷집 좀 구경해볼까?"
내 몸이 연기가 있는 영역을 완전히 빠져나왔다.
팍!
막대기가 부러지는 소리가 울렸다. 막대기 안에 내장된 화염이 밖으로 튀쳐나왔다.
불이 순식간에 연기를 집어삼키면서 연기의 영역을 지옥의 불길처럼 휘감았다.
분진폭발.
곱게 갈린 가루를 불꽃이 도화선처럼 타들어가는 것.
내가 만든 담배 연기는 불에 잘 타도록 만들어 논 물건으로, 이것은 호흡을 하는 모든 적을 말살 할 수 있는 무기.
인간인 이상, 숨을 쉬는 생물인 이상, 여기서 살아날수는 없다.
내부 부터 불태워버리는 것을 이겨낼 수 있을리가 없다.
"일찌감치 포기했으면 좋았을 것을..."
풍백과 운사가 타오르는 불꽃을 부채질해, 더욱 강력한 불꽃을 피워올렸다.
몸이 그 연옥같은 광경에서 등을 보였다.
정말로 끝이다.
"이것도 운명... 아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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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억, 허억 크으..."
호지가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세 마수의 머리가 달린 금색 지팡이를 쥔 손이 떨렸다.
그녀는 현재 소야와 허공에서 대치 중이었다.
이기지 못한것이 아니다.
이길 수 없는 것이다.
붉은 머리의 여자, 소야는 금자궁의 대마수를 단신으로 쓰러트리려 하고있었다.
상처 하나 없이.
"여기가 끝이야? 금자궁쯤은 되는 것 같네. 나름 재밌었어."
소야의 손이 들어올려진다. 손 위에 많은 양의 마력이 집약됬다.
인간에게는 불가능한, 허락되지 않은 기예.
'저것만 아니라면....'
호지가 칭하는 저것이란, 그녀가 끝없이 쏟아내는 마력을 의미함이었다.
싸울 때, 청색 빛을 가진 그녀의 마력은 쉴새 없이 쏟아졌다. 게다가 굉장한 파괴력마저 갖춘, 그야말로 공성병기.
그런 것을 아무런 제약없이 쏘아대는 것이다.
일반적인 마법사들의 마법총량을 100이라 둔 다면, 그녀의 일격에 담긴 마력은 200000 정도. 약 이천 명의 마법사가 죽으면 나올 수 있는 양이다.
드래곤이 자랑하는 숨결(브레스)보다 배는 강할 것이다.
그런것을 저렇게 마구잡이로 날리는게 가능한가? 불가능하다.
모든 마수를 통틀어서 마력량은 용종이 가장 많다.
하지만 그 중 가장 강한 황룡, 구소가 오더라도 저런 마력량을 뽐 낼수는 없을 것이다.
'이길수없어... 도망칠까?'
호지의 머리는 재빠르게 그녀에게서 도망칠 것을 권유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 생각을 단숨에 털어버렸다.
자신이 도망치면 결국 표적인 아버지가 살해당한다. 여기서 물러설수는 없었다.
소야의 손이 호지의 목을 잡았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마력이 호지의 목을 쥔 소야의 손에 모여들었다.
그 순간.
피잉!
그녀의 팔을 거대한 흑색의 반월이 날아와 그녀의 팔목을 강타했다.
어지간해서는 꿈쩍도 안하던 그녀의 팔이 위로 솟아올랐다.
그녀는 놀란 기색없이 팔을 어루만졌다. 애초부터 상처난 곳은 없었으나, 버릇같은 손짓이었다.
호지도 알고 있었다.
어차피 끝장낼 것이기에 방심했다는 것을.
그래도 호지는 검은 반월이 날아온 곳을 쳐다 봤다.
희망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기대를 품고서.
그곳에는 초록색의 제복을 입은 나이를 알수없는 청년, 유운천이 허공에 서 있었다.
"중요한 순간에 미안하지만... 그녀의 아버지에게는 빚을 졌거든. 그 아이가 죽으면 곤란하기도 하고. 어때, 나도 끼워줄래? 실력차가 큰 것 같으니까."
그가 손에 든 길쭉한 도를 횡으로 한번 그었다. 강대한 기파가 허공을 진동시켰다.
자세히보니 그의 몸에는 여러가지 무기가 열매처럼 주렁주렁 달려있었다.
검, 도, 창, 도끼, 활, 총. 그외에도 알 수 없는 무기 여러가지.
"아아. 삼가 중 하나 인가? 근래에 찾아 볼 생각이기는 했지. 이제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그래도, 만난김에 실력을 보는 것도 좋겠지."
소야의 말에 운천이 호지쪽으로 다가왔다. 유령같은 부유술이다.
"적절한 타이밍이지?"
"열 받지만 그렇군요."
그가 한 손에 도를, 다른 한 손에는 검을 말아쥐었다.
호지도 빠르게 마력을 회복하며 지팡이를 들어올렸다.
소야의 양손에 푸른 마력이 솟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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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아이젠입니다.
설마하니 할머니집에 당일치기로 가는 것인 줄은 몰랐습니다.
어제는 그냥 연참한 것이 되는 군요.(비축분이!!)
추천과 선작을 기다리며 말을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