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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육아일기-27화 (27/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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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다음 파트의 시작.

아타셰케이스의 안은 붉은 비단으로 홈이 파여있었다. 그 홈에 끼워 맞춰 둔 그것.

총이었다. 두자루의 총과 열개에 가까운 총열이 그곳에 잠들어 있었다.

총을 들어올렸다.

묵직한 아령같은 중력이 손에 퍼져나갔다.

하지만, 그 총에는 중량감을 잊게 할 정도의 아름다움을 갖고 있었다.

"3실린더의 리볼버 권총이다. 위력은 아마 첼리스카의 두 배 정도. 그리고 전용 탄환이 있는데 600발을 너희 집에 보내놨다. 제작법도 적어놨으니 네 딸 내미한테 줘. 그리고, 무겁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네 전용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마력을 개방하면 무게따위는 사라지게 해놨다."

그 말에 마력을 돌리려 하자, 원장님의 손이 내 마력을 흩어놨다.

"나중에 해. 지금은 안정이다. 나른한 감각이 사라지기 전 까지는 마력사용은 금지다. 알겠냐?"

"예.. 그런데, 이거 법에 저촉되지 않나요?"

"안 걸리면 돼."

국가권력을 찍어누르는 한마디와 함께 제복청년의 웃음소리가 높아졌다.

"살다보면 이런 일, 저런 일이 있느 것 아니겠어? 영생을 얻은 뒤로는 정말로 이렇게 위험에 물불 안가리는 녀석이 좋다니까?

내 귀가 영생이라는 단어를 잡아냈다.

영생이라 함은 진시황이 바래마지 않았다는 불로초로 이루고자 했던 꿈을 말하는 것인가?

그의 눈은 내 속내를 헤집어보는 듯한 눈으로 나를 보다가 대답했다.

"삼가 중 내가 있는 무가는 조금 특이한 곳이지. 가(家)라고는 하지만 나 다음대로는 넘어간적이 없거든."

"보통 특이한 게 아니지. 이미 인간이 아니니까."

원장님의 말씀이 비수가 되어 운천에게 꽂혔다. 그는 허리가 꺽이는 듯한 행동을 하며 변명했다.

"그래도 옛날에는 인간이었다고? 그러니까... 세종이 죽고 난 뒤든가?"

이 인간 나이가 몇이야!

하군이 다가와 내 귀에 귀엣말 해주었다.

"세종대왕님이랑 같은 날에 태어났어. 저사람."

운천의 손이 하군의 머리통을 강타했다. 풍선 터지는 소리와 함께 하군의 몸이 사라졌다.

하군은 발이 천장에 붙은 체, 천장에서 튀어나왔다.

굉장하다. 그런데 굉장한 만큼 아이들에 대한 매너를 지켜줬으면 한다.

자고 있거든?

"야야, 이런 개인적인 이야기는 넘어가고. 저기있는 꼬마. 붉은 색의 도깨비지?"

그의 말에 주제가 바뀌자, 하군의 몸이 재주를 넘으며 바닥으로 내려섰다.

나는 그 질문의 특이성에 잠시 넋이 빠졌다.

"예? 아, 그렇죠."

내 대답을 신호로 두명의 중년인이 구석에 박혀 중얼거리다가 내 쪽으로 다가왔다.

뭔가 매우 수상해.

하군의 손이 내 어께에 올라갔다.

"흠흠. 자네 몸은 많이 망가졌으니 요양이 필요하다네. 일단은 집으로 자택에서 화요일까지 요양을 하다가 수요일부터 학교에 나가도록하게. 참고로, 이번 화요일이 지나기 전 까지는 마력사용은 금지일세. 그럼 이만."

이상한 질문 뒤에 이상한 행동과 나가버려라는 듯한 언행. 그들은 매우 수상쩍은 점 많을 남기며 문밖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잠시 후, 레슬링에서 선수교체를 하 듯 또 다른 인물이 병실안으로 들어왔다.

소유다.

마침 잘됐다. 묻고 싶은 것도 있었고.

"몸은 괜찮은가? 하군에게 말은 들었지만, 일단 후인들의 첫 전투였으니 말이지."

나는 오른 팔로 옆의 호지의 볼을 쓰다듬었다.

기분 좋은 신음을 흘리는 호지의 모습을 보니 솟아오른 '분노'가 가라앉았다.

낮은 목소리가 병실을 가득 채웠다.

날카롭게 단련된, 이전까지는 일반인이라 생각되지 않는 살기였다.

"그것보다 묻고 싶은 게 있는 데."

"뭐, 뭐지?"

갑작스런 살기에 주눅 든 그가 몸을 움츠렸다.

"돌려말하는 건 싫어하니까, 직접 묻지. 후인 계획, 거짓말이지? 아니, 말하지 않은 것이 있지?"

그의 어리둥절한 표정이 크게 흔들렸다.

"왜.. 그렇게 생각하지?"

"조금 이상한 점이 있었거든. 후인 계획자체는 별로 이상하지 않았어. 하지만 노조, 경찰, 이익단체. 이것들을 듣고 나는, 이 작은 땅덩이에 후인으로 세우기에는 너무 많은 인원이라 생각했어. 그래도 뭐, 마수들의 사정이려니하고 넘어가려고 했거든? 그런데, 우리들에게 줬던 무기의 사용방법을 가르쳤을  때. 가르쳐주기 싫은 것을 억지로 가르쳐준다는 느낌이었지. 후인? 웃기지마. 넌 그럴녀석이 아니야."

마지막 말이 거칠게 변했다. 예의는 다칠때 사라진것처럼.

그의 눈이 나의 시선을 회피했다.

"여기까지는 봐주자고. 백 보, 천 보 물러나서 여기까진 그렇다 치자고. 오늘, 운천이란 사람이 무기를 주고 가드라? 그 때 뭐라고 했을 것 같아? 만드는 데 2달이나 걸렸데. 내 전용이라잖아? 이상하지 않아? 우리가 만난지는 하루도 안됐어. 이상하지? 너무 이상해."

그의 어깨가 가라앉았다.

"당신도, 원장님도, 운천 아저씨도. 나쁜 사람은 아닐꺼야. 하지만, 숨기는 것이 너무 많아. 그것을 내가 어떻게 이해해야하지?"

"지금... 너희들에게는 큰 짐이라 생각한다. 아직은 말 해줄 수 없다."

갑자기 진중해진 그의 말투에 나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소유는 이어받은 자였다. 과거를 이어받아 미래를 열도록 내정된, 짐을 이어받은 자.

그것을 그는 혼자 짊어지고 있었다.

악의 따위가 아닌 선의로.

그의 눈빛안에 감춰진 영혼은 놀랍도록 맑았다.

분노가 사그라들었다.

"혼자 짊어질 셈이야? 조금쯤은 믿어주는 것도 좋다고 생각하는데."

"때가 되면 알게될거다. 그 때 까지 기다려주겠나?"

신념이 담긴 눈빛.

그는 진정으로 우리를 걱정했고 연인을 걱정했다.

그런 눈을 하면 침뱉지는 못하지.

"기다리는 것과 입 다물고 있는 건, 내 특기야."

그가 한숨과 같은 웃음을 지었다. 냉각되었던 병실의 공기가 정상으로 돌아간다.

소유가 일어섰다.

"데이트가 있으니 먼저가지."

"호텔은 아직 이르니까 가지는 말고."

"네가 할말은 아니지."

그는 미소띈 반박을 하며 밖으로 나가버렸다.

참고는 있지만, 매우 궁금하다. 선생님을 나중에 추궁해 볼까나?

문이 무언가와의 충돌음을 냈다. 간단히 말해 누군가가 노크를 했다는 얘기다.

손님이 많군.

"들어오세요."

말이 끝나자마자 부드러운 소리를 내며 문이 열렸다. 문밖에는 소누정도(한마디로 나랑 엇비슷한)의 순해 보이는 남자가 서있었다.

그가 병실안으로 한발 딛었다.

확!

순간 병실이 가득 메워지는 듯한 느낌이 살갗을 파고들었다.

'뭐야.. 이건.'

인간을 넘어선 운천과는 다른, 괴이한 힘이 방안을 휘몰아친다.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기도.

강자의 증거.

"안녕하세요? 삼가의 마지막. 소유운입니다. 이런. 운천 아저씨도 다녀간 모양이군요."

멋대로 의자에 앉아 운천이 두고간 아타셰케이스를 보고 말했다.

소의 성씨를 보면 영능력자라는 그 가문을 말함이리라.

자세히 보니 오른 팔꿈치 아래로는 팔이 없는 장애인이었다.

그는 내 시선을 느꼈는지 팔을 들어올렸다.

"팔이요? 예전에 사고를 좀 쳐서 잃어버렸죠. 그것보다 되돌려 받고 싶은것이 있어서 왔습니다.'

"난 너한테 빌린적도 훔친적도 없는데?"

예의 사람 좋은 미소를 띄우며 일어섰다.

"예. 저도 압니다. 그래서 이상하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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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아이젠입니다.

마비노기는 재밌더군요.

그림자 퀘스트 때문에 늦어질지도 모르니 양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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