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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자의 힘
얼음병정과 해골병정이 격돌했다.
겉으로 봐서는 현실감이 없어서 누가 이기는지도 알 수 없는 접전. 하지만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얼음기사가 밀리고 있다. 아마도 저기 빛나는 네크로노미콘 덕분이리라.
하지만, 이쪽에는 하윤과 하여가 있다.
하윤은 그런 요의 생각과는 다른 불길한 생각이 떠오르고 있었다.
'진다. 이 상태는 위험해...'
하윤의 창격이 해골병을 강타한다.
하윤의 창격에도 해골병은 어지간해서는 꿈적도 않한다.
루카가 말하길 아까의 그 이빨장식이 용의 어금니. 즉, 우리가 싸우고 있는 저 병사는 네크로맨서가 꿈에 바래마지 않는다는 전설의 용아병이었다.
솔직히, 그래봤자 해골병이라고 얕봤는 데 어지간한 공격은 그냥 튕겨나가고 전력을 다한 창격도 약점에 맞지 않으면 쓰러지지도 않았다.
"제길.."
하여가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한탄, 약간의 무서움이 담겨있었다.
하여 쪽은 더 위험한 상태였다.
애초부터 하여의 실력은 하윤의 반도 못된다. 하지만, 그런 단점은 2층에 앉아 고든이 저격총으로 보조했다.
하여의 륜이 회전하면서 용아병의 몸통을 폭풍처럼 베어버렸다.
하지만, 그 뿐. 그녀의 공격에 나가 떨어진 용아병은 몸을 일으켜 다시 진격해왔다.
한편, 바엘을 맡고 있는 루카는 생각외로 편하게 싸우고 있었다. 랄까, 바엘을 묶어놔서 안움직이는 것뿐이지만.
바엘의 주변을 선회하는 누런 괴황지. 중국 강시에게나 붙일 법한 부적이었다.
"먼 옛날부터 마와 미친듯이 싸워온 동양의 마법을 그 몸으로 맛보시길."
말이 끝나자마자 그는 품에서 기관단총과 수류탄을 뽑아들었다.
수류탄의 형태가 매우 특이했는 데, 수류탄의 겉 면에는 불경이 적혀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바엘이 아닌 용아병의 중심에 던져버렸다.
쾅하는 폭음이 아닌, 누군가의 불경소리가 전장을 휩쓸었다.
순식간에 형세가 역전되어 얼음기사들이 몰아붙였다.
하여와 하윤은 생각했다.
뭔가 쪽팔려...
"바엘. 당신에게 쓰고 싶지만, 그러면 구속이 풀려버리니 그만두도록하죠.
그러고는 남은 용아병에게 기관단총을 연사했다.
전장이 고무된다.
하윤의 적룡창이 비처럼 쏟아져내리고, 하여의 청접륜이 푸른 폭풍을 일으켰다.
그리고, 이변이 일어났다.
"크어억!?"
바엘의 앞에서 총탄을 쏟아붓다가 탄창을 교체하는 그의 몸이 건물 외벽에 쳐박혔다.
봉인이 끊어지고 봉인의 주인을 몽둥이같은 팔로 루카를 날려버린것이다.
바엘의 세머리 전부 입을 벌렸다.
엄청난 양의 마력이 입안에 집중됬다.
고든이 공포에 떨며 외쳤다.
"브레스다!!"
브레스. 입을 가진 자들의 마력의 숨결.
그것이 지금 바엘에게서 펼쳐지고 있었다.
개구리입의 마력포가 건물입구를 꿰뚫고 소누를 향해 쏘아져나갔다.
사람하나는 가볍게 날려버릴 것같은 포격.
그것을 백색의 코트, 천잠의를 두른 남자가 앞에 뛰쳐나가 온몸으로 받아냈다.
월광의 방패가 마력의 포격을 흩어놓았다.
"빌어먹을, 좀 쉬지도 못하냐!!!"
뻗은 그의 팔이 점점 밀리기 시작했다. 그럴수록 그의 마음도 초조해졌다.
지키고자하여 방어마법만을 배우기로 한 그의 의지가 너덜너덜해졌다.
그때, 소누가 그의 등을 밀었다.
그의 등에 닿은 손은 놀라운 백광을 발하고 있었다.
소누의 강화와 치유다.
"도와줄테니까 밀리지말아요."
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소누도 대답을 바란것이 아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막을 힘이 생겼으니까.
그때, 고양이의 입이 열리면서 또다른 브레스가 쏘아졌다. 이번 표적은 하윤이었다.
"여기서 죽어줄쏘냐!!"
그녀의 창들이 강력한 혈광을 내뿜으며 날아오는 포격에 겨누어졌다.
"적룡의 머리는, 표적을 놓치지않는 백중의 창."
날아오는 포격이 수십의 적색 빛줄기와 충돌했다. 엄청난 마력의 반발이 바닥을 깨부쉈다.
하지만, 조금씩 적색빛의 다발이 조금씩 밀리고 있었다. 빛줄기가 밀릴수록 그녀의 발이 바닥에 파고들었다.
바엘의 가운데에 있는 머리가 입을 벌렸다.
양옆의 머리가 쏘아낸 마력보다 3배는 많은 양이다.
그 직전, 요가 일어섰다.
옆에서 얼음기사를 제어하던 슈의 입이 의문의 탄성을 내뱉었다.
"어?"
그녀의 시선이 향한 그자리에는 찬란한 빛무리만이 남아있었을 뿐, 아무도 보이지않았다.
"끝이다, 바엘!"
그의 목소리는 입구밖의 전장에서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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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일으켜 세웠다.
지금 우가 개구리의 포격을, 하윤이 고양이의 포격을 막고있었다.
지금 인간머리의 포격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내가 막아야한다. 나라면, 나라면 막을 수 있다.
그 의지가 텅 비어버린 몸속의 마력을 솟아냈다.
내 몸의 악화를 막고 있던 호지의 도깨비침을 녹여버려 마력으로 흡수한 것이다. 본디, 나의 한계점 돌파를 대비해 만들어준 것인데 그것을 마력으로 바꾸어버린 것이다.
"어차피 회복보다는 생사가 중요하지."
몸을 일으켜 세웠다.
상처가 벌어졌다. 도깨비침이 사라져 몸을 치유하던 능력이 사라진것이다.
어차피 상관없지만.
마력을 개방했다. 한계점을 넘은 개방이었다
"크윽."
작게 신음을 토했다.
정상치 못한 몸의 내부를 개방된 마력을 헤집었기 때문인지, 몸의 곳곳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피부 위를 마력이 스파크를 튀기며 온몸을 휘감았다.
눈앞에 보이는 모든 색이 사라져간다. 그리고 그것이 절정에 달해, 모든색이 흑백의 세계로 변모한다.
그것을 기점으로 땅을 박찼다.
적들의 움직임, 아군의 움직임 둘다 정지한 것처럼 느릿느릿해진다.
나의 몸도 느리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다.
"하하핫... 최고다, 이감각."
흑백의 세계를 질주한다.
아무도 나를 바라보지 못하고, 그 누구도 나를 따라오지 못한다.
이렇게 느리게 달리는 데.
빛에 휘감긴 내 몸이 바엘에게 일직선으로 쏘아져나갔다.
바엘의 키는 약 5M정도. 내 공격이 닿을리 없는 높이. 하지만, 가능했다. 마력이 발판이 되어 바엘의 머리까지의 길을 만들어주고 있었다.
"끝이다, 바엘!"
노인의 머리가 마력의 대포를 쏘고 나는 그것을 몸으로 받아내며 그대로 뚫어버렸다.
진흙같다. 이만한 양의 마력을 쏘아보내는 것임에도 아무런 통증도 없었다. 진흙같은 마력을 밀어내는 감촉이다.
나는 미소 지으며 계속 밀어냈다.
푸른빛을 띄는 마력이 가장 짙은 곳.
마력의 핵.
그것이 눈앞에 보인 순간, 내 발이 빠른 속도로 날아들어 핵을 뚫고 노인의 머리마저 화살처럼 뚫어버렸다.
그 후, 나비처럼 우아하게 착지.
마력이 사라져간다.
내 입이 의문이 담긴 탄성을 토해냈다.
"아아아?"
시야의 색이 캔버스에 물감을 밀어넣는 것처럼 되돌아간다.
"크아, 윽."
잊고 있던 통각이 부활한다.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혹사한 나의 몸은 그대로 쓰러질 것처럼 위태로웠다.
시야와 통각이 정상으로 돌아오면서 모든 감각이 차츰 정상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후각이 피냄새를 알려주었다.
청각이 멈춰버린 전장의 소리를 가르쳐주었다.
미각이 피냄새의 근원이 나라는 것을 가르쳐주었다.
촉각이 충격을 동반하고 내 의지의 명령을 거부했다.
시야가 점점 가까워지는 피묻은 바닥을 인식했다.
"아, 나 쓰러지고 있구나."
뭔가 속편한 소리를 하며 땅에 얼굴을 처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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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아이젠입니다.
다음편이 에필로그가 되는 편입니다.
조금 특이한 점이라면 에필로그와 다음 파트의 프롤로그가 합쳐진 편이죠.
즐겁게 감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친구가 말하더군요.
"이름은 어떻게 지어?"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각 캐릭터 이름 비화!
고요: 이건 원래 단역 이름입니다. 옛날에는 고용. 고자용병의 줄임말이죠. 어느샌가 주역으로 올라온 벼락부잡니다.
진우: 초등학교 친구의 이름입니다, '이름'. 성은 밝힐 수 없고요.
소하여:... 그냥 생각난대로 쓴겁니다. 솔직히 이게 대부분 아닌가요!?(왠지 자기변명)
슈드나이 랑페르제:예, 작안의 샤X라는 책의 천변입니다. 어차피 이름이니 상관없겠죠.
소유, 진채봉, 적경홍:...고등학교 다닌적이 있다면 모르지 않을 겁니다. 나중에 더 등장할것이기도 하고요.
신소누:예, 미얄의 추X에서 소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나오죠. 그냥 쓰긴 그래서 한 글자 바꾸니까 나온겁니다.
백치지:에, 이 사람을 설명하게 위해서는 이소설의 원래 진로를 설명해야겠죠. 본디 이 소설은 개그의 극한을 추구하던 소설이었답니다. 현재는 무시하십쇼. 지금은 아니니까.
하여튼 이 이름은 백치와 치질의 합성어죠. 백치에 치질로 고생하는 교주를 쓸 생각이었는데, 교주역을 빼앗겨서 결국 호위로 강등당한 불운의 아가씨입니다.
이걸로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