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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육아일기-21화 (2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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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그런 일이..."

그녀의 공허한 탄성에 비웃음으로 상대했다.

"나 아직 아무말도 안했거든?"

"해보고 싶었어요."

참, 어떤면에서는 당찬 아가씨다. 고개를 저으며 하던 말을 계속하기로 했다.

"그러니까 13살 때, 나하고 우. 전에 같이왔던 흉터로 덕지덕지 기운 녀석."

"기우다니... 옷도 아니고, 친구를 그렇게 말해도 되요?"

나는 고개를 으쓱였다. 그 반응에 소누는 가볍게 웃었다. 죽음의 공포도 조금 쯤은 이겨낸 것으로 보였다.

"없을 땐 나라님 욕도 한다는 데 뭘. 어쨌든, 그녀석이랑 컵라면을 먹으면서 주변을 싸돌아다니고 있었거든? 그러던 도중 나랑 함께 납치됐지."

날아갈 듯 가벼운 어조로 말했지만, 납치당하는 기분이 마음에 가벼운 상처로 남을리 없다.

그 때의 일을 이리 아무렇지 않게 말할 수 있는 날이 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조금 쯤은 성장한 자신에게 뿌듯함을 느끼며 설명을 이었다.

"당시에는 나름 유명했어. 우리를 납치한 것들. 군대에서 한 개 소대가 탈출해서 일을 벌인 거였으니까. 게다가 그 사람들이 납치를 하고 폐건물에서 농성을 했으니, 유명 할 수 밖에. 그런데 우리는 불굴의 한국인을 자랑하던 대한의 건아였거든?  그래서 삼일간 아무말도 하지않았지. 그러다보니 협박전화도 신빙성이 떨어진거야. 당시에는 납치한 척, 하는 사기수법이 유행하던 시기이기도 했고, 허락없이 내 집에서 잘때도 있었으니까 전혀 통하지 않았던거지."

그녀는 납치에대해 일가견이 있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교주라는 직책은 위험과 매우 가까운 직업인가보다.

공포를 거의 다 떨쳐낸 듯한 그 모습에 나 자신을 속으로 자랑스러워하며 말을 이었다.

"정확히는 삼일의 마지막되는 날, 군복을 입은 늙탱이가 우리에게 물었어. 진우가 누구냐고. 내가 '내가 진우다! 저녀석은 풀어줘!'라고 했더니 웃으면서 진우를 끌고가더라? 시간이 지나고 진우가 다시 방으로 돌아왔는 데.. 피투성이가 된 상태였지. 그녀석이 말하더라고. '부잣집 도련님, 친구가 더 다치는 꼴을 보고 싶지 않으면 녹음기에다가 비명소릴 녹음하는게 좋을걸?'하고. 결국 가짜 도련님 목소릴 넣자 만족한 듯 나가버렸어. 그 때 날 보던 우의 눈은 놀라울 정도로... 부드러웠지. 나 때문에 상처 입었음에도."

소누의 입가에서 장난스런 웃음이 사라졌다.

"우의 그 모습을 보고 난 맛이 갔지, 완전. 그래서 간수처럼 밥을 주려고 들어온 남자의 목을 나무 젓가락으로 찔렀지. 라면 먹다가 잡혀와서인지 젓가락도 방에 딸려들어왔거든. 나는 시체에서 총이란 총은 다~ 훔쳐서 무장하고 수류탄을 손에 들고 우랑 방을 나왔어. 마침 그 시각에 협박전화를 하느라 다들 한곳에 모여있더라고. 그래서 문을 열고 수류탄 두개를 던져넣고 닫았지. 그런 다음 꽝~"

나름 우스꽝스런 말투로 말을 끊었는 데, 소누는 웃을 기분이 아닌지 침중한 얼굴이었다.

나도 그 당시에는 그 일을 남에게 말하는 날이 오리라 생각도 못했던지라, 이런 반응은 예상하지 못했다.

나는 그 표정에 대응 해 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채 이야기를 마저 이었다.

"수류탄을 두개나 떨궈서 건물이 흔들리길래 나는 우를 데리고 건물을 나갔어. 나가는 도중 몇명 정도의 남은 군인들을 총으로 쏴죽였지. 뭐, 죽였다기보다 그냥 총알을 쏟아부은것 뿐이지만. 건물을 나왔을 때 쯤이었나? 우가 마지막남은 군인에게 인질로 잡혔어. 그 때, 내 권총이 마지막 군인의 미간의 아래쪽을 꿰뚫고 지나갔지. 그게 끝. 내가 살인이라는 것에 익숙한 전말이지. 내 마음가짐도 한몫했고."

내가 웃으면서 말을 끝낸것에 비해 그녀는 웃기는 커녕 울것같은 표정이었다.

이래서 말해봤자 좋을 거 없다니까.

말을 하면서 몸은 휴식을 취했는 지, 꽤 많은 양의 마력이 차올라 있었다.

덕분에 풍백을 전개할 만한 마음의 여유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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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 어라? 옷이 멀쩡하네?"

하여가 머리위에 물음표를 띄우며 의아해했다. 슈는 고개를 옆으로 갸우뚱하며 되물었다.

"옷? 무슨소리야?"

"요가 덮친거 아니였어?"

슈의 얼굴이 퍽하는 소리와 함께 붉어졌다. 변검을 특기로 삼아도 괜찮지 않을까. 슈는 하여의 등을 토닥토닥거리면서 부정했다.

하여의 얼굴이 고양이처럼 변했다. 척보기에도 표정으로 놀리고 있다.

"아, 아니야!! 그저, 그저... 요가 위험해서.."

말하면서 점점 가라앉는 목소리에 하여는 놀리는 듯한 표정을 지웠다.

하여가 슈의 어깨를 잡았다.

강력한 악력이 슈의 어깨를 괴롭혔다.

"어떻게 된 거야? 요는?"

"모르겠어... 산 위의 교회가 불타길래, '기사'와 함께 수색해 봤는 데, 아무것도 없었어."

기사.

여왕의 증표로 소환한, 여왕의 친위부대.

얼음으로 만들어진 기사라 화재 건물의 탐색에는 최적이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래서 산 아래의 벤치에서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슈의 흐느낌이 작아졌다. 손을 하늘에 겨누자 공간이 얼어붙으며 그 안에서 지팡이를 토해냈다. 여왕의 증표다.

슈의 감정이 지팡이 안에 모여들면서 엄청난 빛을 토해냈다.

바닥에 지팡이를 꽂아넣었다.

"이 일대를 기사들로 덮어 버리겠어."

대기의 마력이 진동한다. 태동하는 마력이 인간의 형태로 굳혀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라졌다.

하여가 지팡이를 뺏어버린 것이다.

"미쳤어? 그정도 마력을 사용하면 말라 죽는다구? 아직 어떻게 됬다는 보장도 없으니까, 선생님이 올때까지 참아. 알았지?"

슈의 몸이 허물어지면서, 조그맣게 눈물을 흘렸다. 하여가 안고 등을 어루만져주었다.

자동차가 대기를 찢는 소리를 내며 공원앞에서 멈춰섰다. 하윤이 내렸다. 우도 중간에 만났는지 같이 내렸다.

하윤이 차를 걷어차며 '이 고물차가!'라며 사자후를 토했다.

그러고는 슈와 하여를 돌아보더니 윤과 우가 걷는 듯한 포즈로, 하지만 뛰는것보다 빠른속도로 이곳에 당도했다.

"슈, 요는 어딨어? 그 인륜을 배반한 자식!"

"우는 아이에게 묻는 것보다는 하여한테 묻죠. 하여, 요 어딨어?"

슈를 품에 안은 하여는 눈안에서 프로미넌스를 일렁이는 두사람을 보고 생각했다.

'찾는 것보다 오해를 푸는게 급선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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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은 누굽니까?"

치지는 지금 달리고 있는 금발의 남자, 루카에게 업혀 있었다.

찰나의 순간, 갑자기 나타나 이발의 검을 쏴맞추어 튕겨내버린 뒤, 치지를 들고 그대로 튄것이다.

루카는 앞의 쓰레기통을 뛰어넘으면서 대답을 회피했다.

옆의 갈색머리 남자, 고든이 질문에 답했다.

"'숭례문'의 하위 부대 '사일런스'소속 말단이지. 미안, 이녀석만 아니였으면 좀더 빨리 구하러 올 수 있었을텐데."

고든이 너무나 쉽게 정체를 밝혀 버렸다.

아니, 그딴건 제쳐두고.

"뭐가 나 때문이지? 네녀석이 쓸데없는 소리만 안했으면, 경찰서에 잡혀가지도 않았어!"

"누가 패스트 푸드점에서 걷어차래? 겨우 햄버거 하나 먹은거가지고."

루카는 고든이 햄버거의 시체를 디밀던 때를 회상했다. 돈없어서 절절매던게 생각났다. 다시 화났다. 하지만 그는 공과 사를 구분할줄아는 남자였다.

'일 끝나면 죽었어.'

... 뒤끝이 있는 남자였다.

치지가 루카의 어깨를 부러뜨릴것처럼 쥐었다. 루카가 얕은 신음소릴냈다.

"왜 절 구했습니까? 목적이 불순하다면.. 죽이겠습니다."

루카는 그 적반하장격의 발언에 '하'하고는 한숨을 내쉴수밖에 없었다.

겨우 구해줬더니 하는 소리가 그런 소리라니. 구해 준 의미가 없는게 아닐까?

루카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그녀에게 답했다.

부조리한 상황에 치를 떨었다.

"본인들은 의뢰받은 용병이오. 소누라는 규슈를 구하라는 의뢰를 받았소. 때문에 일단은 그녀의 호위라는 당신을 구하면 소누라는 아가씨가 어딨는 지 알수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에 구하였소. 이것으로 충분하오?"

루카는 치를 떨면서 입도 떨었는지 말이 조금 떨렸다.

치지는 살며시 입을 가렸다. 웃음을 참은것이다. 그녀는 영어를 할 줄 안다. 눈이 안보이기 때문에 문법을 이해할 수 는 없었지만, 회화가 가능한정도로는 쓸 줄 알았다.

그렇기 때문에 웃음이 나왔다. 영어 때의 말투와 한국어의 말투가 다른 탓이었다.

사극풍이잖은가?

치지의 마음속에서 왠지 모를 조그마한 신뢰가 피어올랐다.

루카가 건물뒤로 돌아서면서 치지를 내려놨다.

갑자기 은색갑을 꺼내더니 아무말도 없이 허벅지에 박힌 총알을 뽑아냈다.

무자비하다고 생각될정도로 무성의하게 뽑았기 때문에 정신이 날아갈것처럼 아팠지만, 정신줄을 놓지는 않았다.

그녀에게는 아직해야 할 일이 있었다. 아직 쓰러질 수 는 없었다.

쓰러지지않는 치지에게 감탄하면서 총알을 뽑을 때 나온 피로 총상 주변에 이상한 원진을 그렸다.

원진안에 기이한 문자와 다각형들이 그려졌다.

완전히 다 그리자 원진이 수축하면서 총상에 모여들고, 점점 상처속에서 새살이 솔솔 솟아올랐다.

치지는 마데X솔같은 광경에 감탄하며 물었다.

"이게 마법이란 것입니까... 과연 탁월하군요."

"당신의 재생능력에 본인의 치유 마법진을 합 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오. 그건 그렇고 소누란 사람을 찾아야 하지 않겠소? 늦으면 로데오에게 잡힌다오."

치지는 루카의 말을 잡아냈다.

"로데오?"

"결사의 이름이라오. 그 불한당들의 소속이라오. 이발이란 남자가 수장인데, 마법보단 수완으로 수장자리를 맡은 남자요. 전에 그리스에서 일을 실패하는 바람에 많은 인재를 잃어서 최하위의 등급으로 격하되는 바람에 성격에도 조금 지장이 있는 모양이요. 아마 이 일을 맡은것은 떨어진 위상을 되찾기 위해서일꺼요. 적당히 강한 당신이 호위로 있기도 하고 말이요."

겨우 위상 때문이었단 말인가?

치지는 이를 갈았다.

몸의 내부가 갑작스런 회복에 당황했는지 조금 저렸지만, 움직일정도는 되었기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루카가 말렸지만 무시하고 심안에 정신력을 집중했다.

소누가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소누가 있을 것같은 곳으로 달리는 사람을 잡아냈다.

그녀는 고든의 허리춤에서 날카로운 컴벳나이프를 뽑아들고 그곳으로 뛰쳐나갔다.

루카와 고든은 완전히 무시된 자신들에게 한탄하며 치지의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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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나니 생각이 들더군요.

아, 이번편 재미없다.

다음은 재밌도록 쓰게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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