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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육아일기-8화 (8/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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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

육아일기 1일째

지식을 이어 받아서인지 어른스럽다. 다만...

고개를 숙이고 계획대로라고 말하는 치밀성.

어린애가 갖기에는 좀...

그런데, 육아일기는 이렇게 쓰는건가?

월요일 아침 8시 30분

수상고등학교. 의왕시에 있는 평촌학원가를 몽땅 사들여 세운 고등학교. 보통학교보다도 넓고 버스도 자주 왕래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인기가 많은 학교. 그리고 더욱 파란을 일으킨건....

"그 소식 들었어? 이사장말야!"

"아~ 그 소식? 이사장이 미남이라는 소문?"

이것이다. 이사장이 미남. 그것은 그것만으로 여성들을 들뜨게 하는 힘이 있었다. 나랑은 상관 없지만. 나는 현재, 아침조회를 한다기에 강당에 있는 좌석에 앉아있었다. 조금 다른 점이라면 내 무릎에 호지가 앉아있다는 것 정도. 그 이유는 학교를 가고 싶다는 호지랑 그것에 반대하는 나랑 타협을 봐서 여기에 앉아있는 것이다. 뭐가 다르냐고? 지금 호지는 남들 눈에 안보이는 상태거든(원래는 아버지 딸입니다!라며 소개할 작정이었단다. 어째 속은 느낌이). 내가 아래를 쳐다 보자, 호지가 나를 빤히 쳐다 보고 있었다.

"무슨 일 있어?"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다. 개가 젖은 몸을 털 때의 행동 같아서 귀여웠다. 호지의 몸을 꼭 껴안았다. 뒤에서 누군가가 의자가 넘어갈정도의 힘으로 잡아당겼다.

"혼잣말도 정도껏 하지않으면 안됀다?"

하여였다. 강소라는 성격, 집안에 걸맞는 장갑을 가진 무술소녀. 이년이..알면서 그런 소리를 하네. 앞에서는 우가 악당같이 웃고 있었다. 물론, 몸을 감싼 흉터 때문에 그렇게 보인 것 뿐이었다. 우리가 그렇게 웃고 있을 때 이사장이 등장했다. 하지만 우리는 무시했다. 솔직히 이사장(혹은 교장)의 훈하 말씀 같은 것을 제대로 듣는 사람이 어디있는가? 소귀에 경을 읽어봤자 헛일이 듯, 학생귀에 훈하 말씀을 해도 헛일이란 거다. 하지만 내 귀는 레이더처럼 굉장히 특이한 단어를 잡아냈다.

"우리 수상고의 이사장, 양소유님 입니다."

여학생들은 한 마음이 되어 환호의 소리질렀다. 하지만 나와 슈를 비롯한 다른 사람은 비명을 질렀다. 다른학생들은 이사장의 미모에 혹해 지른것이고 우리는 그 이사장을 먼저 만나봤기에 소리를 지른 것이다. 설마, 그 소유는 아니겠지.

"이사장실은 식당가는 복도 가운데에 교묘히..."

내 바램과는 달리 이사장은 그 소유가 맞는 모양이었다. 우리는 훈하 말씀이 끝날때까지 입을 벌리고 정신줄을 놓았다.

1교시 시작 전 쉬는 시간.

"말도안돼!"

하여가 책상을 내려치며 소리쳤다. 맞는 말이다. 우리의 경우에는 나 덕분에 살았지만 다른녀석들이라고 그러란 보장은 없다. 게다가 장소까지 가르쳐 주다니, 너희를 한끼 식사로 쓰겠다고 공표한것이나 다름없다. 선공이라도 하고 싶지만, 우리 최대 전력인 호지는 졸리다며 집으로 가버렸다. 우가 희망적인 관측을 내놓았다.

"설마.. 명색이 이사장인데 설마 그럴라구. 우리는 본모습을 들켜서 그렇다고 치더라도."

우의 이마에 천국과 지옥을.. 아니, 주먹을 쑤셔넣었다. 교자 덕분인지, 고개를 뒤로 젖히는 것으로 끝났다.

"상황을 판단할때는?"

"자신이 상상 할수있는 최악의 상황을. 하지만, 그럼 어쩌게?"

"글쎄.."

우리 전부 머리를 싸맸다. 그런 우리에게 련택이 다가왔다.

"뭐하냐? 너희. 단체로 전위예술이라도 해?"

우리는 서로 뭐라 하지도 않았는 데, 우리의 목이 끼기긱하는 소리를 내며 련택을 향해 돌아갔다. 련택은 우리의 그로테스크한 행동에 한 발자국 물러났다. 그때 누가 슈의 어께를 잡았다.

"히약!?"

여전히 듣기 좋은 비명이다. 어께에 얹어진 손의 주인공은 담임선생님이었다. 특이한 점은 트레이닝 복의 색은 분명히 바뀌었는데도 거기에 새겨진 문양(푸른나비, 금빛 호랑이, 적생의 용)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는 점이다. 주문제작인가?

"너희 넷, 방과후 이사장실로 집합이다."

헉,하고 헛바람을 들이켰다. 우가 고개를 갸웃하며 '예?'라고 반문하자, 선생님은 전형적인 악당같은 미소를 짓고 교실을 나가버렸다. 우리는 그 모습을 보고 한숨을 내쉴 수 밖에 없었다.

"너희 왜 그래?"

련택은 아무것도 모른채 우리에게 물었다. 모른다는 것이 이렇게 부러웠던 적은 처음이다.

방과후 귀가시간.

우리는 결국 이사장실 앞에 섰다.솔직히 무섭다. 전에는 살려줬지만, 이번에도 살려줄지 의문이다. 나는 혹시나 해서 슈에게 물었다.

"감은 어때? 이번에도..?"

고개를 저었다. 딱 한번 밖에 본적없는 감이지만 없는 것보단 나았다. 나는 결국 그 문을 열었다. 평범한 나무문임에도 코끼리라도 미는 듯한 무게가 느껴졌다. 안에는 전형적인 이사장실의 모습이 펼쳐져 있었다. 우리가 '어라?'라며 탄성을 내기전에 공간이 일그러졌다. 소용돌이가 이사장실의 중심에 일면서 우리가 봤던 공동으로 변모했다. 우리가 왔을 때랑은 조금 달랐다. 소유대신 우리의 담인 선생님이 서있었으니까.

"안녕? 아침조례이후 처음이지? 내일은 내 수업이 있으니까 체육복준비는 잘하고."

선생님은 조깅나갔다가 이웃이랑 만난 투로 말했다. 은근히 어두운 공동안에서 그런 밝은 목소리로 말하니 오히려 무섭다. 선생님은 손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런데, 이겼다며? 그이를. 한번 나랑도 붙어 볼래? 물론, 체스같은게 아니라.... 이런거지만!!"

선생님의 양 손바닥의 중심에서 푸른 청광이 빛나면서 회전했다. 기계체조의 링과 같은 형태의 무기, 륜이다.

선생님은 륜 한쌍을 던져 우리 뒤의 벽에 쑤셔넣었다. 륜의 회전이 멈출 때 빼고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그거 집어, 하여. 너희 집이 도장을 한뎄나? 그리고.. 이것도!"

선생님의 오른손에 5백원짜리 동전만한 동그란 금광 생기고 이윽고 천둥같은 소릴 내며 둥그런 빛이 길어지고 서서히 밖에서 안쪽으로 빛이 깎여나갔다. 화가들이 조각하는 것을 몇배속으로 촬영한 듯 한 장면이 지나자 그것은 황금의 검으로 변모했다. 선생님은 아까의 푸른 륜처럼 우리의 뒤쪽벽으로 던졌다. 내가 선생님을 노려보자 선생님은 어께를 으쓱할 뿐이었다. 노려보다가 발견했다. 선생님의 옷에 새겨진 문신 2개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그 칼은.. 우가 집어라. 그리고 2대1로 한판붙자."

하여는 아무말없이 륜을 뽑아들었다. 우도 검을 뽑았다. 선생님이 옆으로 손을 뻗자 마지막 문신, 붉은 용이 꿈틀대며 오른손으로 모여 빛을 이루고, 빛이 길쭉해지며 창으로 형상화했다. 선생님은 입꼬리를 말아올렸다.

"딱히 생사투같은건 아니니까, 가벼운 마음으로 놀자구?"

목숨걸고 하는 건 아니었나? 우와 하여도 그말에 안심했는지 긴장이 조금 누그러진 표정이었다.

"그래도 너희들은 전력으로 덤비지 않으면 스치지도 못할테니..."

선생님이 땅을 박찼다. 적색창이 유성처럼 꼬리를 끌었다. 몸이 섬전처럼 우에게 쏘아졌다. 우는 칼을 수평으로 누이고 막았지만 온전히 마지 못하고 벽에 파묻혔다. 선생님은 먼지구름속에서 악마처럼 말을 이었다.

"전력으로 덤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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