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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
4교시 끝 점심시간
"점심시간이다"
우리반의 흉터남 진우가 말했다. 우의 말에는 커다란 기대감이 실려있었다. 솔직히 나도 그렇고 세현도 그랬으며 련택은 물론이요 하여도 그랬다(슈는 예외). 학교에 있는 4교시 동안 금을 쳐바른게 아닌지 싶은 학교시설들과 명교수들(슈 말로는 외국에서도 유명하단다)이 포진한 곳의 식당이 궁금할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해리포터의 식당처럼 호화식이 깔려있다든가?"
세현은 기대어린 목소리로 말했지만 노련택이 반박했다
"안그럴껄? 학교시설에 쏟아부은 돈만 봐도 얼만데. 오히려 싸구려 아냐?"
"급식이 싸구려라도 본전 찾기는 힘들지 않겠어?"
하여의 말에 모두가 동의 했다. 황금을 쏟아 부으면 만들어질까 싶은 학교에 급식비리 저지르는 것으로 손해를 막을 수 는 없을 것이다. 내가 손뼉을 2번 치자 모두 나를 주시했다. 훗 봐라 우민들 나의 답안을!
"가보면 알겠지 뭘 고민해? 급식 비리를 저지른 급식이면 안먹으면 되는 거고 호화식이면 야만인답게 위에다가 쏟아부으면 되는것 아니겠어?"
나는 야만인의 부분에서 하여를 살짝 봤다.
"호오? 누가 야만인으로 만들었지?"
하여의 눈에서 살기가 솟는다. 흐메 집에서 도장을 한다더니.. 확실히 펀치의 비범함이라든가 자연스럽게 무림고수가 튀어나오는 입이나 도장의 영향을 받은 것 인가. 그건 그렇고 저 살기의 재가 되어 버릴 것 같아. 하지만 구원요청의 눈길을 보내도 고개를 돌리는 마이 프렌즈. 어이 어이 쟤 주먹은 진짜 장난이 아니라고? 1교시 쉬는 시간의 그 일격은 정말 뼈와 살이 분리되는 고통이었고 덕분에 약간 이지만 트라우마가 생겨버렸다. 내가 또다시 주마등을 느낄 때 쯤 슈가 하여의 허리를 붙잡았다.
"에?"
"그만하고 식당으로 가자."
슈의 제지(눈 초롱초롱)에 하여가 슈를 꼬옥 껴안고 귀여워 죽겠다면서 볼을 비비고 있다. 그 일격에 트라우마가 생긴건 나만이 아니었나. 주먹한번에 사람이 날아가는 모습을 눈앞에서 봤으니 그럴만도 하지. 그리하여 우리는 하여의 주도(슈의 조작)로 식당을 가게 되었다.
식당은 학교지하에 있었다. 학교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은 다른 곳과 다를바 없었지만 식당으로 향하는 복도가 무지막지했다.
"우와.."
"이건 뭐.."
등등의 감탄이 새어나왔다. 복도는 나무뿌리를 원형으로 엮어논 듯한 모습이었다. 황금을 바른수준이 아니잖아? 돈이 썩어나냐 이사장!! 우리는 복도를 둘러 보면서(뿌리에 벽화를 세겨넣었다) 드디어 식당에 도착했다. 식당은 평범했다. 아니 다른곳이 너무 대단해 별 감흥이 없는 것이 겠지만 확실히 다른곳에 비해 식당이라는 개념을 가져와 전통이라는 조각칼로 깍아낸듯한 모습이었다(다른곳은 예술을 전통으로 깎아낸듯한 모습이 었다).
"뭐, 차라리 이런게 밥 먹는데 거슬리지 않지."
우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다른 곳 처럼 휘황찬란해서야 밥도 잘 안 넘어갈것이다. 우리는 급식을 배부받고 적당히 빈자리에 앉았다. 밥은 맛있었다. 급식비리를 저지른것 같지도 않고 딱히 호화식인것도 아니었다. 우리들은 적당한 실망과 함께 식사를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첫날이라고 4교시까지만 한다고 했나?"
"그러고보니 그랬지. 다른곳은 첫날이라도 야자까지 한다는데."
"우린 축복받은 거야."
"동감."
우리가 다른 학교 학생들의 불행에 즐거워 하고 있을때, 슈는 아무말 없이 젓가락을 쪼물락거리고 있었다. 젓가락을 잘 못 쓰나? 나는 슈의 손을 잡고 젓가락을 잡는 방법을 교정해줬다. 처음에는 어려워 하더니 금세 능숙해져서 반찬을 집어 먹었다. 슈는 날 보고 귀엽게 미소 지었다. 우와 이 페로몬.. 장난이 아니야! 나의 정신방벽이...! 그 모습을 봤는지 우가 음흉한 목소리(정확히는 내 말투를 흉내내며)를 내며 어께에 팔을 둘렀다. 이녀석 뭔 소리를 하려고!
"어라라. 고요 군, 아주 깨가 쏟아지는데요. 이런 어린애를 꼬시다니. 이 로리콘!"
슈는 부끄러운 듯이 양손을 허공에 휘둘렀다. 하여가 하면 장풍이 나갈 것 같은 손짓이다. 우는 나를 보며 킬킬 뎄다. 확실히 슈는 작아서 나이가 우리랑 같다는 느낌이들지 않는다 그러니 로리콘이라.. 훗 무르군. 난 이런때를 대비한 대사가 있다! 일단 심호흡 좀 하고.
"후..."
세현과 련택은 저녀석 이번에는 뭔 소리를 할까 싶은 얼굴이고 하여와 슈는 왠지 모르게 눈을 빛내며 기대하고 있다. 우 녀석은 여전히 킬킬거린다. 준비완료. 자, 간다!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 하악하악."
공간이 얼어 붙었다. 나의 친구(였던)분들은 연장(젓가락과 숟가락)을 들고 나에게 달려들었다. 그날 학교식당에선 나의 단말마가 울려퍼졌다. 내 단말마가 울려퍼질 무렵, 슈는 묘하게 얼굴의 열기를 올리고 있었다
종례후 귀가시간
많은학우들이 집으로 돌아가고 학교 교실이 텅 비어버린때, 4명의 인간이 교실에 잠입했다. 바로 우리다. 왜 우리가 아직 남아있냐면, 바로 하여의...
"학교탐색을 시작한다!"
이 안건 때문이었다. 탐색이라니 초딩도 아니고..라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는 내가 가장 환호했다. 왜? 심심하니까. 우나 슈도 불만은 없는 지 참가했다(세연과 련택은 학원때문에 집에 갔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곳은 4군데로 과학실, 옥상, 천문대, 학교지하였다. 그 네곳은, 우리가 생각한 곳 중 가장 수상하다 싶은곳을 고른 것이었는데 과학실은 유일하게 서양식이었기 때문이고, 옥상은 천문대 때문에, 천문대는 학교설명에는 나왔으나 지도에 없었기 때문이다(참고로 지하는 덤이다). 먼저 과학실이다!
과학실 내부
과학실. 철저하게 전통 한국식을 고수하는 이곳(교복도 개량 한복이다)의 유일한 서양식 교실. 우리의탐색에 가장 큰 공헌을 한 것은 다름 아닌나다. 그도 그럴 것이 문을 내가 땄으니까(애들이 놀랐으나 가볍게 무시하자). 안으로 들어오자 SF스타일로 디자인한 과학실 전경이 눈에 띄었다(비커등은 평범했다). 우리는 탐색이랄까 거의 놀러온 기분으로 과학실을 뒤적거렸다(착한어린이는 따라하지 맙시다)
"별거없네"
"당연하지"
하여의 탄식에 우가 태클을 걸었다. 우리의 조사는 아마추어보다 못한지라 있어도 못 발견 하는게 당연하다.우리는 과학실을 나왔다(자물쇠를 거는것도 잊지 않았다). 다음은 옥상과 천문대다!
옥상
"춥네."
"춥다."
썰렁하다. 아직 겨울추위를 버리지못한 날씨가 우리를 괴롭혀서 옥상과 천문대는 포기했다. 옥상에서 나오고 우리는 반 교실로 돌아왔다 하여가 절망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제대로 되는게 없지..?"
확실히 과학실은 제대로 들어갔으나 별 것 없었다. 옥상은 추운데다가 척보기에도 아무것도 없었고 학교지하는 어차피 덤이었다. 우는 모르겠지만 슈는 나름 실망한 기색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이기분을 반전시킬 패를 가지고 있지!
"수상한 곳 이라면 한 곳 알지"
하여가 눈을 빛냈다. 멱살은 잡지말고.
"어디야? 어디!"
"식당가는 복도"
"복도? 하지만 아무것도 없었잖아?"
쯧쯧 우민들이란 이래서 안된다니까! 난 식당을 가는 길목에 교묘하게 숨겨진 문을 발견했다. 나무뿌리에 묻혀있던걸 우연찮게 본것이다.
그런데, 착각일까? 어디선가 무엇인가의 짐승의 울음소리를 들은것 같은 기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