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금융재벌-213화 (213/220)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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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계절

“이해 할 수가 없네. 왜 이쪽에 인맥을 만들라는 거지? 보시라이 충칭시서기는 기세가 등등해서 한없이 날뛰더니 결국에는 자폭을 했군. 시서기는 최고의 자리에 오른다고 해도 기반이 약해서 오래가지 못한다고 보던데?”

“나름 생각이 있겠지요. 저쪽도 관시가 만만치 않다고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들어보지도 못한 회사라서 무시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알고 보니 그 유명한 상해부동산 펀드의 주인이었다.

푸동지역에 고층빌딩도 여러채 가지고 있어서 알게 모르게 노리는 이들이 많았지만 누구하나 성공한 이가 없었다.

그만큼 배경이 든든하다는 말이었다.

나중에 회사에 들어와 누가 진짜 주인인지를 알았을 때는 감히 딴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만큼 가진 힘이 엄청난 사람이었다는 소리다.

“그쪽이 공청이나 상해방보다는 편하잖습니까?”

“그렇기는 하지.”

당 상무위원으로 선발이 유력시되던 보시라이 충칭시 당서기가 낙마하면서 대안으로 떠오른 시진핑 절강당서기는 단지 교량역에 그칠 것이라 여기는 이들이 많았다.

중국공산단의 주류인 공청단에서도 상해방에서도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어정쩡한 포지션이었기 때문이었다.

밀어주는 세력이 약하다 보니 얼마못가 낙마할거라 보는 이들도 많았다.

출신세력인 태자당에서도 지지기반이 약했다.

다행스럽게도 시진핑서기의 부친 시중신은 62년 문혁 전까지 국무원 부총리를 지내면서 같이 국무원에서 일했던 마오량의 조부와 인연이 있는 사람이었다.

시중신은 이미 사망했지만 선대의 인연을 들어 접근하면 박대를 하지는 않을 것이었다.

거기에 기반이 약하니 이쪽의 접근을 무시하지도 않을 것.

의아하기는 했지만 마오량은 충실히 지시에 따를 마음이었다.

평소처럼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심복인 왕빙과 함께 사무실에 앉아서 느긋하게 차를 한잔 마시고 컴퓨터로 거래 가격을 확인한 마오량은 오늘도 쉬지 않고 오르는 비트코인 가격에 혀를 내둘렀다.

“오늘도 올랐네? 도대체 이게 뭐라고! 비트코인이라? 정말 가격이 어디까지 오를지 모르겟구만. 이게 참 뭐라고 6,900위안까지 올랐군.”

처음에야 비트코인이 뭔지를 전혀 알지 못했지만 업무를 진행하다보니 이젠 대충은 내용을 알게 되었다.

비트코인이란게 알면 알수록 참 신기한 일이었다.

컴퓨터연산을 통해 비트코인을 얻는 과정을 채굴이라 표현하는 것도 처음에는 낯설기 그지없었다.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던 비트코인의 개당 가격이 150달러, 위안화로 2천위안이 넘는걸 보곤 고개를 흔들었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개당 점점 올라가는 걸 보면 얼마나 올라갈지 감이 잡히지가 않았다.

데리고 있는 심복부하이자 처남인 왕빙도 처음에는 무슨 사기꾼으로 알아서 회사에 들어오는걸 극구 만류했었다.

“시중에 나도는 이야기는 연말에 10만 위안도 금방 넘을 거라더군요.”

“설마 그렇게 까지 오를 리가 있겠나. 이게 금도 아니고.”

고개를 흔드는 마오량을 보며 왕빙이 답답하다는 듯 가슴을 두드렸다.

“디지털 금이랍니다. 디지털 금. 들고 만 있으면 큰돈을 벌수가 있다고 아는 사람들은 전부 가진 돈을 전부 투자한답니다.”

“허참, 내가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이해할 수가 없네.”

“형님도 많이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내가 무슨! 아 자네가 주었던 게 그건가?”

“예, 채굴장에서 슬쩍 슬쩍 빼돌린 물량이 꽤 됩니다. 밑에 놈들이 알아서 챙겨주더군요.”

왕빙이 이상한걸 주기에 이게 뭔가 싶었다.

워낙 이쪽에 관심도 없고 컴퓨터를 잘 몰라서 그냥 두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그게 거래소 계좌란다.

혹시 몰라 주변을 살핀 마오량이 목소리를 낮추었다.

“자네가 주었던 계좌하고 비번 그대로지?”

“물론입니다. 밑에 직원들이 비트코인을 알아서 계속 넣어두었을겁니다. 얼마나 되는지는 저도 모릅니다. 채굴하는 량에서 일정 부분을 쪼개서 들어가게 했다고 해서요.”

저절로 마른 침이 꿀꺽 삼켜졌다.

마음이 급한 마오량이 서둘러 왕빙을 내보냈다.

책상서랍에서 쪽지를 꺼내 자신의 거래소 계좌를 확인한 마오량의 가슴이 거칠게 두망이질했다.

오늘자로 1개 비트코인의 가격은 7120위안.

자신의 계좌에 찍힌 비트코인의 개수는 6900개였다. 도대체 이게 얼만가?

‘허억! 계좌 평가액이 5,000만 위안이 넘었잖아?’

자기의 계좌에 들어와있는 비트코인의 금액을 계산한 마오량이 손이 벌벌 떨렸다.

시골로 쫓겨난 하방 후에 고아나 마찬가지로 자란 마오량에겐 생전 처음 만져보는 큰돈이었다.

더 무서운 건 앞으로 얼마나 올라갈지를 모른다는 것.

눈치를 보아하니 앞으로도 얼마나 더 오를지 채굴하기만 하고 내다 파는 양은 극히 적었다. 오히려 시장을 통해 계속해서 사들이기만 하고 있었다.

가진 돈이 있으면 이걸 사서 가지고만 있어도 엄청난 돈을 벌수가 있다.

한참을 돈나올 구멍을 생각하던 마오량이 무릎을 쳤다

자신도 회사를 따라 채굴장을 만들면 되지 않는가.

어디에 만들지는 이미 알고 있었다.

회사에서 요구하는 작업장은 인적이 드물고 전기 공급이 용이한 지역이다.

채굴장을 늘리면서 슬쩍 자신의 명의로 된 채굴장을 끼어 넣으면 그뿐이지 않은가.

마음이 급해진 마오량이 전화기를 들었다.

가진 돈을 탈탈 털어봐야 얼마나 더 만들 수 있겠는가. 주변의 아는 이들과 힘을 합치면.....

거기에다가 이걸 주변의 아는 이들에게 돌리면......

요즘 들어서 만나는 관시를 더 강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었다.

돈이 되는 투자라고 생각하자 마오량의 마음이 더욱 급해졌다.

처음에는 아름아름 퍼지던 소문은 이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초기투자자들이 엄청난 돈을 벌어서 고가의 차와 집을 자랑하는 이야기가 SNS에 오르내리자 뒤늦게 뛰어든 이들의 숫자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났다.

첸웬도 마찬가지.

상해의 대학생인 첸웬은 상해에서도 손꼽히는 부자인 부친의 덕분에 성적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놀았다.

뒤늦게 친구들이 미쳐있는 것이 비트코인 투자란 이야기를 듣고 거래소를 찾았다가 가격 그래프를 보고 화들짝 놀랐다.

한 달 사이에 5,400위안짜리였던게 1만 위안까지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인터넷에선 연말까지 10만 위안까지는 쉽게 오를 거란 전망이 무성했다.

너무 가격이 오른 게 조금 걸리기는 하지만 돈 걱정을 하지 않고 사는 부잣집 아들답게 과감하게 가진 돈을 질렀다.

별 신경을 쓰지 않고 학교에 다니던 첸웬은 사놓은 비트코인의 가격이 얼마나 되었나를 보았다.

가벼운 마음으로 통장에 있는 2천만 위안(3억)으로 2,000개를 사놓았더니 그새 개당 가격이 1만 위안에서 3만 위안으로 올라가 버렸다.

계좌에 찍힌 평가금액이 6천만 위안.

이건 경기가 좋다는 주식이나 부동산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주변에선 온통 비트코인 투자이야기 뿐이었다.

이건 된다!

얼마까지 오를지 모르지만 한참은 더 올라갈게 분명했다.

감이 온 첸웬이 가지고 있는 돈을 탈탈 털어 넣어 비트코인을 사들였지만 뭔가가 미진했다. 곰곰이 그게 뭔가를 생각하던 첸웬이 무릎을 쳤다.

중국에서 자기 부친과 같은 부자가 제일 두려워 하는 게 무엇인가.

문혁 같은 게 다시 한 번 일어나면 그땐 어떻게 할 것인가.

중국에 자산을 해외로 빼돌리려면 엄청나게 많은 노력과 돈이 필요했다.

하지만 비트코인라면 중국내의 자금을 해외로 빼돌리는 게 엄청나게 쉬었다.

가지고 있기만 해도 가격이 올라가는데다 자금을 해외로 빼돌리는데 흔적이 남지 않으니 이 보다 더 좋을 수가 없었다.

첸웬의 부친 첸시량은 뜬금없이 자신의 화사로 찾아와 비트코인이란 것을 사라는 아들의 말에 처음에는 이마를 찌푸렸다.

처음에는 쓸데없는 짓 하지 말라고 호통을 쳐서 내쫒으려 했지만 이야기를 들을수록 그럴 듯 하지 않은가.

중국부자들은 은밀하게 자금을 해외로 빼돌렸다.

금과 은으로 집안에 숨겨놓는건 너무 위험이 컸고 은행에 두자니 자금이 고스란히 노출된다. 그래서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해서 해외로 자금을 빼돌리는데 이건 진짜 너무나 쉬운 방법이었다.

거기에 가격도 빠르게 오르고 있으니 두말할 나위가 없었다.

입에 침이 튀도록 비트코인 투자를 권하는 아들을 돌려보내고 첸시량은 곰곰이 계산기를 두드렸다.

대학에 들어간 다음 공부는 안하고 팡팡 노는 것처럼 보였던 아들놈이 모처럼 제 할일을 한 것처럼 보여 기분이 좋았다.

주변에서 자식 놈들이 얼마나 속을 썩이는지 보았기에 말썽만 부리지 않으면 다행이다 싶었는데 아들놈이 모처럼 한건한 것 같았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금을 헤아려본 첸시량은 아들놈이 추천한 거래소로 돈을 송금했다.

아직 거래가 익숙하지 않아서 비서를 시켜 비트코인을 사들이고는 날마다 가격을 확인했다.

물론 중국시장에서 사들이자마자 해외로 찾아가서 비트코인을 빼돌렸다.

한번 거래를 해보니 이건 너무나 쉬웠다.

이걸 몰라서 주변의 관리들과 은행에게 온갖 아쉬운 소리를 다해가며 자금을 송금한걸 생각하면 웃음이 나왔다.

가지고 있는 여유자금을 대부분 해외로 보내고 나니 마음이 푸근해졌다.

이제 중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도 해외로 빠지면 된다.

30억 위안을 투자했으니 중국에서 몸만 빠져나가도 굶어죽지는 않을 것이었다.

조금 더 투자할까 했지만 한 바구니에 모든 걸 담지 않는 평소의 습관대로 욕심을 애써 눌러 참았다.

그냥 편하게 자금을 해외로 빼돌리는 것만 생각했는데 수익률이 심상치가 않았다.

30억 위안을 투자했는데 석 달도 되지않아서 100억 위안으로 평가금액이 올랐다.

첸시량은 주변에 굳게 입을 다물고 투자사실을 알리지 않았지만 이렇게 수익이 났으니 주변사람들에게 자랑질을 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렸다.

술김에 은근슬쩍 비트코인 투자로 큰 수익이 났다는 사실을 친구들에게 말하자 빠른 놈들은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지금까지 까맣게 모르는 놈들이 귀를 쫑긋 세웠다.

고수가 하수들에게 알려준다는 마음으로 투자방법을 세밀하게 일러주자 하나같이 눈빛이 반짝이는걸 보면 다들 모임이 끝나면 빼지 않고 투자를 할 것 같았다.

크게 헛기침을 하고 어깨에 잔뜩 힘을 쥔 첸시량의 자랑질이 멈추지를 않았다.

처음에는 이슬비정도였던 중국인들의 비트코인 투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열기를 뜨거워졌다.

투자의 중심지인 상해에서는 비트코인 거래를 하지 않으면 촌놈 소리를 들을 정도로 투자가 대중적이 되었다.

큰 산으로 보였던 7만 위안, 달러로 1만 달러까지 짧은 조정을 끝내고 출렁거리면서도 뚫는 순간 상해 디지털 코인 거래소의 트레이딩 룸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150달러에서 시작해 1만 달러까지 8개월이란 짧은 기간 동안 도달했으니 열기가 얼마나 뜨겁겠는가.

트레이딩 룸에 있는 이들의 개인 투자도 수월찮게 포함되었다.

그러니 내지르는 함성이 더욱 크게 느껴질 수밖에.

회사에서 보유한 비트코인 개수만 480만개. 거래소 시가로 480억 달러의 평가액을 기록했다.

목표금액이 3만 달러이니 목표를 달성하면 1,440억 달러까지 평가금액이 올라간다.

비트코인 1개에 3만 달러까지 가격을 올린 다음 대량의 물량을 퍼 부으면.....

아마 지옥이 펼쳐질 것이었다.

비트코인시장의 대부분을 중국인들이 차지했다.

금리인하같은 호재가 나와도 중국증권시장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부동산 투기가 극심해 지자 1가구에 1개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제한 조치가 나오면서 위장이혼을 하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섰었지만 그 줄도 어느 사이 사라졌다.

중국의 모든 자금이 디지털 코인시장으로 빨려 들어왔다.

그건 처음 버블을 계획한 규태의 의도대로였지만 가격의 오름세는 끔찍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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