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금융재벌-210화 (210/220)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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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투자대상

“역시 오프라인 업체들이 가만히 두지 않겠지?”

“경쟁자들이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을 겁니다. 법무부에도 신경을 서야하고요.”

인터넷기업이라면 반독점의 사슬을 피해가기가 쉽다. 기술의 특이성이나 선구자란 점을 감안해 주기 때문이다.

벌써 몇 십 년째 독점을 유지하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회사도 독점을 피해 살아남지 않았는가.

하지만 온라인을 벗어나 오프라인으로 진입한다면 서슬 푸른 경쟁자들이 눈이 번뜩이고 있다.

모든 것을 온라인에서 해결하는 검색엔진부분이나 게임부분은 크게 고민이 되지 않지만 야후마켓은 분명히 독점논란이 벌어질게 분명했다.

지금도 빠르게 늘어나는 물류창고에 대해 기존 물류업체들이 조직적으로 저항하고 있었다. 이런 저항은 시간이 갈수록 거세지고 강해질 것이었다.

지역에 지지기반을 둔 정치인들은 야후마켓을 앞장서서 막으려고 드는 편이었다.

회의 자리에서 야후마켓의 임원들이 그동안 쌓아두었던 불만을 터트렸다.

“지금도 물류창고를 짓는데 저항이 거셉니다. 창고용지를 구하려고 하면 번번이 방해공작이 들어옵니다.”

“심할 때는 육체적인 충돌도 일어납니다.”

야후마켓의 직원들은 육체적인 노동을 동반하는 업무가 많다보니 다른 야후의 부분 임직원들에게는 조금 버거운 부분이었다.

회의를 계속 진행했지만 뚜렷한 해답이 나오지 않았다.

회의장 가운데에 앉아서 회의를 가만히 듣던 규태는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전문가라고 모셔온 유통부분 임원들과 기존 야후 본사의 임원들과는 손발이 맞지가 않았다. 그걸 조율해야 하는 사람이 제리였지만 버거워 보였다.

회의가 끝나면 제리의 방에서 함께 앉아서 커피한잔을 마시는 게 규태의 루틴이었다.

커피 향을 맡으면 마음의 안정을 찾는데 한결 도움이 된다.

회의에서 목소리를 높였던 제리도 안정을 되찾았다.

“어떻게 생각하냐? 오늘 보니까 임원들끼리 서로 손발이 맞지 않는 것 같은데.”

“유통부분 임원들의 생각은 이해할 수가 없다니까 나도 골치가 아프다. 다른 애들도 마찬가지인가 봐. 나만해도 야후마켓의 부문장인 제프 베조프하고 썩 좋은 사이라고 할 수 없고.”

말이 통하지 않으니 서로사이가 좋을 수가 없었다.

제리가 강렬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다면 두파트의 사람들을 서로 조율해가면서 일을 해나가겠지만 야후마켓의 담당자인 제프가 여간내기가 아니었다.

지금도 부분별로 서로의 경영에는 거의 간섭하지 않지만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중요한 투자는 최종적으로 본사에서 결정을 내린다. 그것 때문에 야후홀딩스 대표인 제리와 야후마켓의 부분장인 제프가 부딪히는 경우가 많았다.

“이럴 바엔 정식 자회사로 분리해서 지분정리를 해서 경영을 하자 그편이 주주들도 좋아 할 테고. 제프하고 이렇게 계속 부딪히기 싫잖아?”

“흐음, 분리를 한다. 내가 볼 때는 나쁜 판단은 아니야. 나는 개발이라면 몰라도 유통부분쪽은 골치가 아프다고. 제프하고도 성격적으로 맞지 않기도 하고.”

“홀딩스가 절반정도를 가지는 것으로 정리를 하자 나머지는 챙겨줘야 할 사람들이 많아.”

다른 영역과 달리 야후마켓의 지분은 신경써줘야 할 사람이 많았다.

“알았다. 그 정도라면 경영권 문제도 없을 테니까. 난 찬성.”

앓던 이가 빠지는 기분인지 분사제안을 제리가 냉큼 동의하자 분사작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야후본사에서 분사되는 야후마켓은 회사건물을 구하면 아예 팔로알토를 떠나 다른 곳으로 회사를 옮겨갈 계획이었다.

그만큼 제리와 제프 둘의 서로 간에 사이가 좋지 않다는 소리였다.

분사가 결정되자 사장으로 임명하는 자리에서 규태가 분명하게 의사를 밝혔다.

“제프, 스톡옵션은 약속대로 충분하게 지급을 할 테니까 잘해봐요.”

제프를 사장으로 임명하는 고용계약서에 스톡옵션 조항이 들어갔다. 직원들에게 나누어줄 지분까지 도합 18%의 지분이 스톡옵션 배정물량이었다.

제프에게 이미 지급된 스톡옵션이 3%, 추가로 10년을 근무하고 실적을 달성하면 7%의 스톡옵션이 추가로 지급되는 계약서의 내용을 다시 한 번 조심스럽게 살핀 제프가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제프가 사인한 계약서를 받아들고 규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규태가 처음 제프를 영입할 때는 상당히 고생을 했다.

자신의 회사인 애플과 버금가는 규모를 지닌 아마존과 경쟁관계였던 야후에 대한 악감정도 상당했고.

그 지분으로 한때 세계 제일의 부자자리를 차지한 적도 있고.

야후마켓이 아마존과 비슷한 경로를 밟고 있으니 성공적으로 회사가 성장하면 제프도 비슷한 부를 거머쥐게 될 것이었다.

능력이 있는 사람이니 믿고 맡겨도 됐다.

***

할머니가 돌아가신 이후로 규태의 가족은 한동안 겨울동안 LA에서 모이는 것을 하지 않았다. 시간이 나면 규태가 한국으로 가든가 부모님들이 미국으로 오던가 했다.

그러다가 작년부터 아버지의 생각이 바뀌었는지 다시 겨울이면 미국으로 발길을 하시게 되었다.

“여기도 오랜만에 와보는구나?”

“작년에도 오시지 않았나요?”

“작년에는 팔로알토에서 머물지 않았니.”

그러고 보니 부모님들이 새로 지은 LA집은 처음이었다.

“거창하게도 꾸몄구나. 이렇게 집이 넓어서야 집에서 길 잃어버리겠다.”

“아! 왜 또 그러세요. 이 정도는 돼야 경호가 된다고요. 일하는 직원들도 생각을 해야지요.”

나이를 먹으면서 부모님은 조금 더 완고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아버지가 그랬다.

“누가 뭐라고 그랬냐.”

“네가 자주 안오니까 아버지가 화내는 것 아니냐.”

어머니의 말에 규태가 머리를 흔들었다. 나이를 먹으니까 아버지는 점점 애가 되어가는 것 같았다.

“한국에 가면 너무 난리를 치니까 귀찮아서 안 가는 거 아니에요. “

“흥, 그게 귀찮으면 숨은 뭐 하러 쉬는데. 네가 오기 싫으면 호연이라도 보내던가. “

“무슨 호연이에요. 리즈라니까요. 엘라지베스. ‘

“한국사람 이름이 리즈가 뭐냐. 하여간 앞으로는 자주 한국에 보내.“

규태가 한국에 자주 들리지 않아 손녀를 못봐서 불만인지 아버지가 연신 툴툴거렸다.

처음에는 성실하게 답변을 해주던 계속 아버지가 툴툴거리자 규태도 이마를 찌푸리고 외면했다.

아버지는 70이 넘으면서는 재단일도 손에서 놓으셨다.

어디 여행이라도 다니시면 했지만 경호문제도 복잡하고 귀찮다며 한사코 집 주변의 산에서 나무만 키웠다.

“에구 영감이 늙으니까 잔소리만 늘어난다니까. 그냥 얌전하게 집에 있으면 얼마나 좋아. 괜스레 산에 가서 일한다고 네밑에 사람들만 귀찮게 만든 다니까.”

“하하, 그렇긴 하겠네요.”

나이를 먹은 노인이 산에서 나무를 키우는 일도 보통일이 아니다.

대부분 사람을 사서 일을 하지만 주인이 해야 할 일도 엄청나게 많았다. 처음에는 어머니도 도와줫지만 이젠 질색을 했다.

“흥, 이제 살날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그냥 숨이나 쉬고 있으라고. 내가 죽기전에 내손으로 공원하나를 만들고 죽는다.”

“또 그 소리. 지겹지도 않아요.“

어머니와 아버지가 토닥거리며 집안으로 들어갔다.

함께 따라온 여동생에게 규태가 슬쩍 물었다.

“아버지가 하는 소리가 무슨 소리야?”

“지금 일하는 산을 자기 돌아가시면 시에 기증하고 가시겠데. “

젊었을 때 사놓은 산에다가 나이가 먹으면서 꾸준하게 산을 사들였다. 10만평이 넘는 크기의 산림을 사들이더니 마지막으로 그곳을 공원처럼 꾸미는 게 노년의 취미인 모양이었다.

어지간한 집이라면 그 정도 재산을 기증한다고 하면 자식들은 펄펄 뛰겠지만 규태의 일가족에게 그 정도 기증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노년에 하고 싶은 게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아버지가 하는 일에 반대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넌 요즘 재단일이 잘되고?”

어느 사이 함께 따라온 여동생도 머리에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아이 같기만 하던 녀석이 아이엄마가 되고 그 아이가 자라서 이젠 고등학생이 되었다. 조카 녀석들은 규태와 캐서린에게 인사를 하더니 사촌인 에단과 리즈를 끼고 예뻐서 어쩔 줄 몰라 했다.

“재단일이야 오라비가 돈 잘 주면 안 돌아갈 일이 없지.”

“그렇기도 하다.”

“쟤들은 서로 사이가 않좋은데 사촌이라면 깜박 죽네. 깜빡 죽어. 아이고, 저것들도 눈이 있어서 예쁜 건 알아가지고.”

동생의 말에 규태가 고개를 끄덕였다.

“흠, 확실히 우리 에단하고 리즈가 예쁘기는 하지.”

“하이고! 애들이 아빠를 닮지 않고 엄마를 닮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뭐야, 우리아이들이 나를 안 닮긴 왜 안 닮아! “

“양심이 있으면 가슴에 손을 얹고 대답을 해라 인간아. 아니면 입에 침이라도 바르던가. “

“에이~ 침발랐다. 이제 됐냐?”

규태도 내심으로는 아이들을 자신을 닮지 않고 아내를 닮아서 다행으로 여기고 있었다.

“남자는 나이를 먹어도 애라더니 그 나이에 그러고 싶냐? “

“그러고 싶다 어쩔래.”

여느 집의 남매처럼 규태와 동생은 한참동안을 토닥거렸다.

“네 남편은 왜 같이 안 오고?”

“일이 바쁘잖아. 요즘 얼마나 바쁜지 알아. 괜히 대학교까지 사들여가지고. 내가 그렇게 반대를 했는데도 사들이더니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그 인간이.”

여동생이 투덜거렸다.

“샀으면 됐지, 뭘 집에서 어지간히 잔소리 해대는 모양이구나.”

“그럼 가진 돈 많겠다. 굳이 일을 늘릴 필요가 어디 있어.”

규태는 여동생이 참 특이하다고 여겼다.

전에도 그러더니 재산에는 크게 욕심이 없었다.

그저 먹고 살 정도만 된다고 가지고 있는 재산으로 충분하다고 여기는 모양이었다.

“태진이는? 안 왔어?”

“그 녀석 파리에서 살판났다. 새해 지나서 들어온단다.”

막내는 대학을 졸업하고 한동안은 일을 제대로 하는가 싶더니 어느 사이 유럽지사로 날아가서 한량처럼 지냈다.

전생처럼 아이도 낳지 않고 아내하고 둘만 알콩달콩하게 살았다.

“아이고, 그 자식 팔자가 제일이라니까. 형이 세계에서 가장 부자니까 근심이 없잖아.”

“젠장, 돈 버느라 바쁜 내가 제일 불쌍한 놈이로군. ‘

투덜거리는 규태의 등을 여동생이 때렸다.

“호호, 오라비가 그렇게 버니까 우리가 편하게 사는 거지. 작년에도 많이 벌었다며?”

“많이 벌기는. 그냥 그래.”

한동안은 특별하게 나올게 없었다.

사놓은 주식가격이 꾸준하게 올라가는 것이

“오빠가 하는 사업이 너무 잘된다고 매일 TV하고 신문에 나오던데. 죽는소리는.”

“한국에서도 시끄러운 모양이구나.”

“그럼 오빠가 야후의 주인이라고 얼마나 시끄럽게 구는 지.”

야후 분기실적이 나올 때마다 시끄럽기는 하겠다.

주가가 왔다 갔다 하지만 이제 야후는 나스닥만 아니라 뉴욕증시에 상장된 어떤 기업보다도 시가총액이 높았다.

이야기를 하면서 집안으로 들어가려는 규태를 여동생이 잡아챘다.

“오라비, 내년에 중국 알리바바가 상장한다면서?”

상장 예정금액이 1000억에서 1,500억 달러인 알리바바의 뉴욕상장은 한국에서도 커다란 관심을 끄는 모양이었다.

가파른 경제성장을 하는 중국에서도 알리바바는 특별하게 성장세가 가팔랐다. 상장만 하면 투자를 하겠다는 사람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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