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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금융재벌-208화 (208/220)

#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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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투자대상

“이제 바쁜 건 다 끝났어?”

“대충.”

서재에서 마지막 보고를 받고 거실로 나가자 에단과 놀고 있던 아내가 반갑게 규태를 맞았다. 같은 집에 있으면서도 한창 바쁜 시간을 보내느라 놀아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아들 녀석이 달려와 규태에게 안겼다.

“아빠, 이제 나랑 놀아줄 시간 많아?”

“그래, 이제 아빠 바쁜 일 끝났다. 내일부터는 너랑 신나게 놀아줄게.”

“와아! 신난다.”

비행기 날개흉내를 내며 거실을 뛰어다니는 아들을 뒤로 하고 캐서린이 와서 조용히 물었다.

“이제 주변은 어때? 요즘 한참 심각했잖아. 모건이나 로스차일드가 상대라면 보통은 아니잖아?”

집밖으로 나가는 일을 되도록 삼가달라는 경호책임자 해롤드의 간곡한 부탁을 받고 한동안 집안에 갇혀 살아야 했으니 모를 수가 없었다.

캐서린도 월가의 주변에서 오랫동안 일하면서 보이지 않는 벽을 수없이 경험했었다.

그리고 모건과 로스차일드라니 이름만 들어도 등골이 서늘하지 않은가.

“별로, 전전대정도라면 진짜 골치 아팠을 테지만 3대까지 내려와서 이젠 이빨 빠진 호랑이 다됐지. 할수 있는 게 별로 없어.”

진실을 이야기하면 그 반쯤 빠진 이빨이 꽤 아프지만 아내에게 괜한 걱정을 불러일으키기 싫은 규태였다.

그리고 그 반쯤 남은 이빨마저도 이번에 규태가 완전하게 빼버렸다.

“연준의 지분을 상당히 많이 확보했다면서? 그러면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텐데? 대통령도 암살하는 놈들이잖아.”

주먹을 불끈 쥐고 흥분하는 캐서린이었다.

“가만히 있지는 않겠지. 하지만 저들도 동원할 수단이 많지는 않아, 자금이라면 이쪽이 저쪽보다 훨씬 준비한 양이 많으니까.”

돈을 가진 세력이 반대를 말려 죽이는 방법은 간단했다.

돈줄을 바싹 조이면 된다.

대출이 많으면 대출을 회수하면 되고 그것도 안되면 마지막에는 폭력에 의존하는 것이다.

규태의 대답에 캐서린이 이마를 찌푸렸다.

“내가 하는 말은 그게 아니잖아. 위험하지 않느냐는 말이야?”

“우리 쪽도 단단하게 준비를 하고 있으니까, 크게 위험하지 않아. 그리고 위험도 거의 제거를 했어. 완전한지는 조금 더 시간을 두고 기다려봐야지.”

“완전한 게 어디 있어? 조금이라도 부자가 되면 주변에 신경 쓸게 얼마나 많은데. 진짜 사실을 말하지 않으면 나 화낸다.”

캐서린의 반응에 규태는 두 손을 들었다.

“사실은 저놈들이 사설 PMC를 동원했거든.”

“정말? 얼마나?”

“보고로 듣기는 2개 대대······. 아니 그렇게 말하면 못 알아 듣겠구나. 하여간 많이 동원했어. 그걸 해롤드가 적절하게 막아냈지.”

“그래? 그럼 이제 주변이 안전해 진거야?”

“조금만 더 기다리면 시끄럽게 구는 이들이 없어질 거야. ‘

규태의 시선이 TV를 향했다.

유럽에서의 사건 사고소식들이 CNN뉴스를 통해 들려왔다. 꽤 많은 이들이 자동차 사고로 또 비행기 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었다.

하나같이 사회에서 알아주는 저명한 인사들이었다. 그리고 규태를 노리던 이들과 한패거나 손을 잡은 자들이었다.

“그건 다행이네. 그런데 이번에 내가 벤처기업 몇 개를 봐뒀는데 에어비엔비하고 우버라는 회사야. 두 개다 대박일 것 같지 않아? 밑의 직원들은 비전이 없어 보인다고 투자를 망설이는 모양인데 내가 투자결정을 내렸거든. 당신생각은 어때?”

‘어쩠긴 뭐가 어때 둘 다 대박이지.’

규태는 놀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내 캐서린이 에단의 육아에 전념하겠다고 벤처투자업무를 줄였지만 규모가 큰 투자결정은 집에서 내렸다.

역시 실리콘벨리의 암사자는 쉽게 변하지 않았다.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느라 까맣게 잊고 있던 회사들의 투자를 이미 진행하고 있다니 아직 아내의 투자 감각은 죽지 않았다.

규태는 말 대신에 손가락을 오므려 OK사인을 보냈다.

규태의 반응을 본 캐서린이 팔짱을 끼고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 나도 긴가민가했는데 당신이 그렇게 말 하주니까 엄청난 성공이 기다리는 모양이네. 흐음, 그럼 두 회사에 지분투자를 늘려야 하나? 1차는 놓쳤고 2차투자자로 들어갔거든 3차 때도 놓치지 말아야 겠네.”

고심하는 아내를 보며 규태가 물었다.

“주당 얼마에 들어간 건데?”

“에어비엔비는 주당 8달러에 2,300만 달러를 투자했고 우버는 12달러에 4,000만 달러를 투자했어. 기업 내용에 비해 투자금액이 크다고 아래에서 불만을 늘어놓기는 했지만 내가 밀어 붙였지.”

합쳐서 6,300만 달러라면 벤처투자치고는 상당히 규모가 컸다.

그리나 미래 에어비엔비는 최고의 호텔체인인 힐튼을 제치는 거대상장사가 되고 우버야 나중에 꽤 골치 아픈 일을 많이 겪게 될 테니까 그전에 지분을 정리하면 된다.

둘 다 수천 배의 수익을 남기게 되는 투자였다.

그런데 아내는 욕심을 부렸다.

“잘했네! 아주 전망이 좋은 회사들이야.”

규태의 확인에 캐서린의 눈빛이 빛났다.

“으응, 그 정도라면 추가투자를 해야겠네. 지분 절반을 확보했는데 추가로 얼마를 사들어야 하는 거지.”

이마를 찌푸리며 추가 투자욕심에 빠져있는 아내를 규태는 가볍게 안았다.

이미 세계에서 가장 큰 부자이자 미국은 물론이고 세계에 가장 커다란 부와 영향력을 지닌 킴스가문의 안주인께서는 암사자답게 작은 먹잇감도 놓치기를 싫어하셨다.

이마를 찌푸린 채 고민하는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규태는 가볍게 웃었다.

전 세계 투자 포트폴리오를 새로 만드느라 엄청난 심력을 소모한 피로감을 한방에 날려주는 귀여움이었다.

***

팔로알토의 야후본사건물은 거대한 대학을 연상시킬 정도로 넓었다.

샌프란시스코에 흔하게 일어나는 지진 때문에 높이를 포기한 대신 넓이를 선택한 결과물이었다.

차에서 내린 채로 한참을 걸어서야 본관건물에 도착한 규태는 그사이에 흘러내린 땀을 닦았다.

주차장에서 멀리 떨어진 회사건물은 절대적인 운동부족에 시달리는 회사의 너드들을 위해서 최대한 걷게 만들겠다는 고심에 찬 결과물이었다.

넓이가 전체 넓이가 2만4천 평에 달하는 8층짜리 건물의 제일꼭대기에 위치한 야후홀딩스가 규태의 목표였다.

“오랫동안 운동을 안했더니 하루 조금 걸었다고 땀이 나네요.”

경호 때문에 규태의 옆에서 붙어 걷던 해롤드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동안 위험 때문에 좀처럼 밖으로 나가지 않으셨잖습니까. 집에서 하는 일은 아무래도 제약이 있습니다. 그래도 앞으로는 건강을 위해서라도 운동에 시간을 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귀찮음 때문에 예정된 헬스트레이닝을 빼먹은 규태였다.

이젠 나이를 먹어가면서 서서히 아랫배가 튀어나오면서 아내에게도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예전 성격 같으면 잔소리가 싫어서라도 대판 싸움을 벌였겠지만 하여튼 아내의 잔소리가 싫게 느껴지지 않는걸 보면 신기하기까지 했다.

“그래야겠네요, 최소한 에단과 리즈가 나이를 먹을 때까지는 버텨줘야죠.”

리즈는 두 번째로 태어난 규태의 딸이었다. 에단과 다섯 살 차이가 나는 리즈가 태어났을 때 규태는 정말 세상을 다얻은 것 같은 기쁨을 느꼈다.

아직 제대로 서지도 못하는 어린 딸을 떠올리자 규태의 입가에 미소가 맴돌았다.

이름 때문에 아내와 한바탕 실랑이를 했지만 규태는 결코 엘리자베스란 이름을 포기할 수 없었다.

유럽 금융위기가 끝난 이후 한동안 두문불출 바깥으로 나오지 않던 규태가 모처럼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결코 좋은 일 때문이 아니었다.

스티브잡스가 오랜 투병생활을 이기지 못하고 눈을 감은 것이다.

세상은 잡스의 죽음을 두고 애도의 물결이 넘실거렸지만 규태는 큰 감흥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성질머리 나쁜 인간이 하나 죽었다고 생각했을 따름이었다.

사적으로 크게 친분도 없었고 계속 친분이 없을 예정이었다.

그래도 규태는 잡스가 사장으로 있던 애플의 최대주주이자 사실상 주인이었다.

이리저리 여러 명의로 지분을 숨겨둔 터라 세상은 알지 못했지만.

보유하고 있는 개인적인 지분만 8%가 넘어서 어쩔 수 없이 장례식에 참가하고 오는 길이었다. 장례식장에서 후임자를 정해야 하는 문제까지도 깔끔하게 해결하고 온 참이었다.

설왕설래 말이 많았지만 결국은 잡스의 뜻대로 팀 쿡을 후임으로 지명했다.

규태는 장례식장에서 아직 어린 잡스의 자식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떠올렸다.

어린자식을 두고 있기는 규태도 마찬가지.

아직 걸음도 못 걷는 딸을 둔 부모로서 조금 더 건강을 챙겨야 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같이 갔던 제리도 생각이 많은지 말이 없었다.

아예 스티브 잡스에 신경을 끄고 산 규태와 달리 제리는 가끔이라도 애플 이사회에 참석해 잡스와 어울렸으니 더 심란 할 것 같기도 했다.

“계속 입 다물고 있을래?”

“사는 게 뭔지 싶다. 난 스티브가 암을 이겨낼 줄 알았거든.”

“잡스가 괴물이냐. 췌장암이 얼마나 무서운 데. 거기다가 다른 사람 말은 더럽게 안듣잖아.”

규태의 말에 제리가 한숨을 내쉬었다.

“치료만 제대로 했어도 좀 더 살 수 있었는데.”

“안 돼! 그 인간은 누구 말도 들을 인간이 아냐.”

췌장암을 초기에 발견 했을때 최고의 병원에 입원하고 수술했으면 가망이 있었을까 잡스는 스스로를 너무 맹신했다.

주변에서 그렇게 병원치료를 받으라고 말렸건만 누구의 말도 듣지 않고 대안치료를 고집했다.

“네 말대로 다음 주에 건강검진 잡았다. 마크도 예약한다고 호들갑을 떨던 데 병원이 한동안 붐비겠다.”

“병원이 아니라 VIP병실만이겟지.”

설마 했던 부자들이 건강검진을 받지 위해 병원예약을 하느라 큰 병원들이 북새통이란 말을 들었던 규태는 시큰둥했다.

제아무리 큰 병원도 VIP 병실은 한계가 있다.

규태는 가족들과 일 년에 한 번씩 정기검진을 받는 터라 큰 흥미가 느껴지지 않았지만 평소에 병원가기를 두려워한 부호들은 생각이 다른 모양이었다.

눈앞의 제리나 마크 녀석도 병원가기를 싫어하는 대표적인 부자였다.

“이제부터는 나도 일을 줄이려고.”

“은퇴할 생각이냐?”

“은퇴는 무슨! 내가 지금 나이가 몇인데? 너 나 이제 보내고 싶은 거냐?”

규태의 질문에 제리가 발끈했다.

“내가 못할 말 했냐? 너 작년부터 때려치우고 싶다고 전화로 노래를 불렀잖아. 내가 너한테 일 전부 미룬다고.”

“그거야 내가 정확하게 사정을 몰랐으니까 그랬지.”

제리가 규태의 말에 딴청을 피웠다.

하도 전화로 잔소리를 하기에 해롤드를 보내 그동안 일이 어떻게 진행됐는지를 알려주었다. 정확하게 사정을 알지 못했던 제리는 규태가 어떤 일을 벌였는지를 듣고는 깜짝 놀랐다.

“됐어! 앞으로 네입에서 그만두겠다는 말이 나오면 그냥 사표수리하마.”

“에이, 너와 나 사이에 그런 것 가지고.”

옆에 달라붙어서 어깨동무를 하는 제리 녀석이 얄미워 규태는 어깨를 털었다.

“저리가! 어디서 은근슬쩍 달라붙으려고.”

“에이, 우리사이야 세상이 다 아는데.”

“소름 돋는다. 저리안가!”

한참동안 아웅다웅 거리던 두 사람은 이내 야후에서 가장 많은 이야기가 나오는 위튜브의 처리문제에 이야기의 초점이 옮겨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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