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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금융재벌-188화 (188/220)

#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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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처리

뒷골 당기는 경험을 하면서 관심이 옅어졌지만 지금 잘 나가는 레이커스도 전성기의 끝물이었다. 팀의 핵심으로 자라고 있는 코비 브라이언트의 역할이 문제였다.

이미 슈퍼스타였던 샤킬 오닐에 비해 팀 내에서 작은 포지션에 만족해야 했던 코비 브라이언트가 에이스자리를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선수단 숫자가 많은 야구도 아니고 상대적으로 적은 숫자의 인원으로 팀을 운영하는 농구에서 두 명의 슈퍼스타를 가진 팀이라면 당연히 나오는 파열음이다.

“아니 그게 아니라! 혹시 다른 종목에는 관심이 없나 해서입니다.”

샨의 기대어린 눈빛에 규태가 피식하고 웃었다.

“샨도 미식축구 팬인가요?”

“아니요, 저는 그런 무식한 운동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습니다. "

누가 들으면 펄펄 뛸 소리를 태연하게 하는 샨이었다.

“그럼요?"

“전 어린 시절부터 맨유의 팬이란 말입니다.”

“맨유라면? 아! 맨체스터 유니아티드, 영국의 축구팀이요? 샨은 확실하게 특이하네요? 그 정도 팀이라면 샨이 인수해도 되잖아요?”

샨이 타이거 펀드의 CEO자리에 앉은 지 몇 년이던가.

규태만큼은 아니더라도 상당한 재산을 모았다. 규태는 밑의 직원들에게 보상을 아끼는 보스가 아니었다.

“제 돈으로 인수를 해도 되겠죠. 하지만 보스가 인수를 하면 팀이 달라지지 않습니까. 저는 그걸 보고 싶은 겁니다. 이젠 야구나 농구에서 할 만큼 하셨으니까 축구팀을 하나 인수하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보스도 축구를 좋아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싶었다.

야구에서 다저스를 인수해서 월드시리즈 7연패를 이끌면서 다저스 왕조란 소리를 듣게 만들었고 농구도 레이커스를 인수해서 벌써 2번째 우승을 노리는 팀을 만들었다.

“그런데 샨은 왜 맨유를 좋아하는 겁니까? 인도사람들은 보통 크리켓을 좋아하지 않나요? 인도사람이 축구를 좋아하는 건 못 본 것 같은데.”

“인도사람은 반드시 크리켓하고 럭비를 좋아한다는 편견을 버리십시오. 인도에서 자란 어린 시절부터 전 축구를 좋아했습니다.”

“당분간은 프로스포츠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팀을 추가로 살 마음도 없고요.”

기대에 찬 샨을 실망시키는 게 미안하지만 규태는 진짜로 다른 것에 신경을 쓰고 싶지 않았다.

가지고 있는 팀들도 제대로 신경써주지 않는다고 불평이 나오는 판이다.

아이가 조금 자랄 때까지는 아이에게 모든 신경을 써줄 생각이었다.

돌이켜보면 회귀 전에 아이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사업에 바쁘다고 가정에 소홀했던 업보였던 탓이다.

이번에는 아예 일을 대폭 줄이고 가정에만 충실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백수아빠라? 그것도 나쁘지 않겠군.

규태의 속마음을 일을 고스란히 떠맡을 예정인 샨이나 제리가 알았다면 미친 듯이 펄펄 뛰겠지만 그거야 말을 하지 않으면 그뿐이다.

밑에 놈들 구르라고 비싼 월급 주는 것이다.

가열차게 샨과 제리를 굴릴 생각으로 가득한 규태였다.

“보스, 갑자기 추워지는데요? 에어컨이라도 틀었습니까? 등골이 서늘합니다. 감기기운이 있는 건가? 몸이 으슬거리네요. 바빠 죽겠는데.”

영문을 몰라 투덜거리는 샨의 모습에 규태는 속으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주 조금.

팔로알토에 돌아온 이후로는 좀처럼 보이지 않던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이전에는 매일 아침마다 출근하던 제리였지만 일이 많아지면서 진짜로 얼굴 한번 보기가 힘든 사람이 되었다.

오랜만에 모습을 보인 제리를 보며 규태가 투덜거렸다.

“진짜 얼굴 한번 보기 힘들다?”

“야! 네가! 진짜! 이걸 죽일 수도 없고!”

“반응이 왜 이렇게 거칠어?”

“내 얼굴 좀 봐라, 어제 미시간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다. 요즘 아주 회사 전용기가 내거야 내거. 몇 마일이나 찍었는지 정확하게 몰라도 이가 갈릴 정도로 비행기를 타고 다닌다.”

규태가 옆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는 마크의 옆구리를 찔렀다.

“제리가 진짜 바쁘긴 한가보다?”

죽을상을 한 제리를 보는 마크의 반응이 시큰둥했다.

“몰라,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뭘.”

“내가 좋아서 일을 한다고! 하!”

정말 못들을 소리라도 들은 양 제리가 천장을 올려다보며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내말이 틀려? 내가 그랬지? 온라인은 몰라도 오픈마켓 쪽은 그쪽 전문 경영인들에게 맡겨야 한다고. 경험도 없는 놈이 오프라인쪽까지 담당하겠다고 나서니까 일이 폭포수처럼 밀려들고 줄어들지를 않지.”

마크는 규태에게 배운 데로 모르는 일은 절대로 자신이 책임지는 자리에 올라가려하지 않앗다.

그가 만들고 경영하는 SSC의 최고경영자 자리에도 경력자를 데려다가 앉혔다.

마크는 제리같은 워커홀릭하고는 거리가 한참 먼 스타일이다.

그에 반해 제리는 모든 일을 전부 자기 자신의 손에서 처리를 해야 마음이 놓이는 경영스타일이다.

규태가 코를 찡긋거렸다.

“전형적으로 바쁘고 일을 못하는 보스로군.”

야후게임스까지는 그래도 봐줄만 했다.

제리가 잘 아는 쪽이었으니까. 하지만 오프라인 마켓에 목을 매고 전국을 누비는 건 바보짓이었다.

잘 아는 사람을 자리에 앉히면 일이 줄어들고 진행도 빨라진다.

속으로 자신의 일을 전부 제리에게 떠넘길 꿍꿍이가 있는 규태다.

“너 하는꼴을 보니 이제 야후에도 새로운 CEO가 필요하겠군. ‘

규태에 말에 제리가 충격을 받은 듯했지만 마크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내가 전부터 말했잖아. 야후의 덩치가 너무 커져서 최고경영자를 새로 뽑아야 한다고. 이제 직원숫자만 1만 명이 넘어갔는데 네가 혼자 어떻게 그걸 유지하고 경영 하냐? 기술개발하고 경영을 분리해야 한다니까.”

“지금 야후의 직원숫자가 몇이야?"

“11,129명. 어제 날짜로. "

“그사이 또 늘었군. 난 10,000명이 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야후의 인사담당자인 조셉이 마크와 함께 식사를 하면서 늘어난 업무를 불평하면서 회사인원 이야기를 한 게 한 달 전이었다.

갑작스럽게 직원 숫자가 늘어나면서 인사 담당자의 업무가 폭주했다.

야후의 성장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통제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CEO란 놈이 잘하지도 못하는 야후마켓의 일을 처리하겠다고 전국을 누비고 있으니 가득이나 느슨한 조직이 더욱 흐물흐물해졌다.

야후에 조직 관리에 능숙한 CEO를 영입할 필요가 있었다.

규태가 보는 제리 양의 경영능력은 B라고 하기에도 조금 모자랐다.

제리의 최대장점은 앞선 기술을 보는 안목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실행력은 떨어졌다.

그러니까 규태가 회귀하기 전에 구글 인수제의를 거절했고 유튜브의 인수도 실패했다.

문제라면 너무 많은 분야에 진출하다보니 나중에 독점시비가 붙을 가능성이 컸다. 지금 야후는 미래의 구글과 아마존을 한 몸에 품고 있는 괴물중의 괴물이었다.

거기에다 규태가 생각하고 있는 부분까지 합쳐지면 이건 나중에 100% 회사분할 명령이 떨어진다.

“지금 야후 검색부분의 책임자가 레리인가?”

“응, 그 꼬맹이가 벌써 검색엔진 개발 책임자다.”

“꼬맹이라고 하기엔 이제 너보다 개발 실력이 뛰어난 것 같던데.”

규태의 옆에 앉아서 마크가 느물거렸는데도 제리가 발작하지 않았다.

이건 확실히 제리도 레리의 실력을 인정한다는 소리였다.

“오올! 레리한테 아예 개발 실력으로 눌렸나보네.”

마크의 놀림에 제리가 짜증을 냈다.

“시끄러워! 그런데 갑자기 레리는 왜?”

“왜긴 왜, 그 꼬맹이를 야후의 CTO자리에 앉히려고 그러지.”

“레리를?”

“그렇군. 이젠 그 자리에 오를 때가 되긴 했지. 그 녀석 인재가 많은 야후에서도 보기 드문 천재라니까.”

갑작스런 제안이지만 잠시 생각하던 제리도 고개를 끄덕였다. 인정한다는 소리였다.

레리 페이지가 멋도 모르는 대학시절에 얼떨결에 친구들에게 휩쓸려 야후로 끌려 들어와서 그렇지 야망이 넘치는 놈이다.

회사에서 받는 대접이 시원치 않다고 느끼면 곧바로 자신의 회사를 차려 나갈 놈이란 소리다.

그럴 바에야 높은 자리에 올려두고 키웠다가 분사를 시키면서 경영자로 만들면 된다.

규태도 지금의 야후가 얼마나 갈지 장담할 수 없었다.

야후의 검색시장 시장점유율이 80%가 넘었다.

이건 독점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경쟁자를 키워주어야 한 판이었다.

야후마켓도 이베이가 형식적으로는 경쟁자라지만 성격이 조금 달랐다. 아마존이 나가떨어지면서 그 몫을 야후마켓에게 맡겼다.

야후게임스, 온라인 게임 판매 분야는 현재 100%의 독점이었다.

거기에다 얼굴책을 만드는 건방진 쥬커버그 꼬맹이를 키워줄 마음은 눈곱만치도 없는 규태였다.

나중에 인스타그램까지 꿀꺽할 마음이었기에 미래 인터넷 시장은 완전히 야후의 판이 될것이었다.

“그럼 나는? 나는 어디로 가고? 나 이제 백수되는거야?”

“어유! 정말 잘 어울리네, 백수 제리.”

야후의 최고경영자자리를 내놓으라고 하고 CTO자리까지 레리에게 맡기면 제리는 어디로 간단 말인가? 자신의 자리가 위태로운 걸 느꼈는지 제리의 눈동자가 거칠게 흔들렸다.

“마크 넌 까불지 말고, 그럼 내 자리는 어떡해?”

분위기를 보아하니 농담을 계속하면 안 되겠다 싶었는지 옆에서 계속 깐족거리던 마크도 규태의 눈치를 보았다.

“무슨 소리야. 이제 홀딩스 대표를 맡아야지.”

“그럼 되겠군. 제리가 야후 홀딩스 대표를 맡으면 딱이지.”

마크가 고개를 끄덕였지만 제리의 반응은 썩 좋지 못했다. 섞어가는 표정으로 제리가 물었다.

“그럼 규태 너는? 넌 그냥 놀겠다고?”

“당연한 소리 아니냐? 대주주가 뼈 빠지게 일하는 회사 봤어? 이젠 나도 놀아 야지.”

“그러는 게 어디 있어! 너는 놀고, 나는 죽어라고 일하라고!”

“그러는 거 여기 있다. 캐서린 뱃속에 있는 애가 태어나서 조금 클 때까지는 바쁜 일은 전부 네놈들이 맡아라.”

“하아! 난 이제 사표 써야겠다. 홀딩스의 대표 취임을 거부한다. 나도 벌만큼 벌었겠다. 이제 은퇴해서 아키코랑 여행이나 다닐란다.”

규태가 슬그머니 제리의 눈치를 보았다.

진짜로 제리 녀석은 2008년에 은퇴해서 여행이나 다니면서 자선사업에 몰두했다. 나중에 야후가 위기에 빠지면서 복귀했다가 쫄딱 말아먹었지만.

하지만 제리가 아무리 반발을 해도 규태에게는 설득할 카드가 남아있었다.

“네가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하나하마.”

“뭐가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이냐?”

잔뜩 뒤틀린 제리였지만 규태의 눈이 향하는 곳을 보자 마음이 바뀌었다.

“뭐야, 둘이 갑자기 나를 왜 처다 보는 거야? 어이쿠! 이젠 일을 할 시간이네? 다들 내일 다시 보자고!”

갑작스럽게 밀려오는 불길한 예감에 마크가 서둘러 몸을 빼려 했지만 규태에게 뒷덜미를 잡혔다.

“내가 돌아와서 보니까, 마크 이 녀석이 아주 한가한 거 같으니까, 네 밑으로 자리를 만들어주마. 앞으로 마크는 야후 홀딩스의 부대표다.”

“갑자기 무슨 소리야! 나는 받아들일 수 없다. 난 SSC CTO자리에 만족한다고! 이건 대주주의 폭거다.”

“이견은 기각한다. 마크 야후 홀딩스 부대표. 앞으로 제리대표의 업무를 잘 보좌해주기 바라네.”

제리와 규태의 시선이 서로 부딪혀 거친 불꽃이 튀었다. 한참동안 서로 노려보던 두 사람의 얼굴에 자연스럽게 환한 미소가 걸렸다.

“딜?”

“딜! “

이견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었다. 마크주제에 어딜 감히 대주주와 같이 일은 않하고 놀려고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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