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금융재벌-186화 (186/220)

#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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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확인

“테러용의자들이 네바다로 이동 중이랍니다.”

외부와의 정보를 담당하는 오선한이 뛰어 들어와 다급하게 들어와 규태에게 보고했다.

“어떻습니까? 제가 이럴 거라고 했지요? 아마 그래도 마지막 이동은 파악하지 못했을 겁니다. “

규태의 예상과 한 치도 어긋남이 없이 일이 진행되었다. 정보부에 남아있는 저들의 끄나풀이 규태의 행적을 알려주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이미 규태와 오선한은 머물던 네바다의 저택에서 이틀전에 빠져나와 한참 거리가 떨어진 곳으로 거처를 옮겻다.

외부에는 드러나지않는 지하 3층의 벙커였다.

저택 주변으로 이렇게 미리 만들어진 지하벙커가 이것말고도 두개가 더 있었다.

네바다 저택을 빠져나올 때 지하통로를 이용했기에 위성으로 감시하고 있더라도 다른 자들이 이동을 감지할 확률은 극히 낮았다.

두달넘게 머물던 저택 지하에 꽤 긴 지하통로가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오선한이었다.

안전에 대한 규태의 집착은 병적이었지만 이렇게 미리 준비한 탓에 위험도는 한없이 내려갔다.

“정말 졌습니다. 전에 내기에 응하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네요.”

“아쉽지만 뭐 내기를 하지 않겟다니까 할수없었죠. 이젠 조금 만 더 기다리면 되겠네요. 시간이 오래걸리지는 않겠죠.”

“당연히 그렇게 돼야죠. 다들 유능한 사람들 아닙니까. 알아 서들 잘 처리를 할 겁니다.”

막대한 자금을 들여서 1개 대대가 넘는 많은 숫자의 유능한 용병들까지 동원해 저택 주변의 경비를 맡겼다. 그 정도라면 그곳이 자신들을 끌어당기는 덫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정말 어지간하네요. 이미 정체가 드러난 데다 온 미국이 뒤를 쫒고 있는데도 목표물을 악착같이 처리하려고 덤비는걸 보면 말입니다.”

“그렇게 훈련받고 교육을 받았으니까요. “

이런 애국자들이 소수의 욕심 때문에 허무하게 테러리스트가 되어 스러진다는 것이 가슴아픈일 이었다.

자신을 또다시 이런 지하벙커에 틀어박히기 만든 작자들을 용서할 마음 따위는 없었다. 이일에 관련된 자들이 하나같이 피의 보복을 받게 될 것이었다.

어두운 지하를 밝히는 조명을 바라보며 규태는 마음속으로 이를 갈았다.

한참 깊은 잠에 빠져 들었던 규태는 갑작스럽게 울리는 총성에 화들짝 놀라 깨어났다.

잠깐 멍한 머리를 침대 옆에 놓인 물 한 모금으로 깨웠다.

둔탁한 총성이 연이어 들리는 게 교전이 시작된 것으로 짐작됐다. 교전이 벌어진 곳은 며칠 전까지 규태가 머물던 네바다의 저택으로 추정되었다.

거리는 상당히 떨어졌지만 인적이 드문 곳인데다 밤이라서 총성이 이곳까지 들리는 모양이었다.

“총소리 때문에 깨어나셨습니까?”

규태의 근접경호를 책임지는 폴이 가장 먼저 달려왔다. 그 뒤를 이어 아직도 잠이 깨지 않아 멍한 얼굴을 한 오선한이 보였다.

“총소리가 들리더군요. 교전이 벌어진 것이 확실합니까?”

“무선연락이 왔습니다. 적어도 다섯의 용의자를 발견해서 선제공격을 했다고 합니다. 기다리던 손님일 확률이 높답니다.”

“미끼일 가능성은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미끼라면 주변에서 교전을 관찰하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주변에 있는 병력들에게 교전에 참여하지 말고 주변 감시를 철저하게 확인하라고 하세요. 아마 이번 교전을 하는 병력은 용병일 확률이 높아 보이네요.”

주변에 숨겨둔 병력은 이미 풍부한 경험을 쌓은 PMC에서도 정예였다. 하지만 상대가 상대이니만큼 준비를 철저하게 하는 것이 좋았다.

피터의 연락대로라면 이미 외곽은 미군의 특수부대들이 에워싸고 있었다.

잠에서 깨어났지만 크게 할 일이 없었다.

후속적인 일처리를 지시하고 나서 아직까지 들려오는 총소리를 자장가삼아 눈을 감고 다시 잠을 청했다.

30년 넘게 싸운 경험으로 터득한 노하우중 하나가 잠을 잘 수 잇을 때는 자두는 것이다. 수면이 부족하면 위기가 닥쳤을 때 최악의 판단을 내리기 십상이다.

외부와의 연락을 유지하며 바쁘게 움직이던 폴과 오선한이 총소리가 들리는 이 와중에도 잠을 자고 있는 간이 부은 보스를 보며 머리를 내저었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시간이 흘러갔다.

“보스 일어나십시오.”

“끄으응, 다끝났습니까? “

규태가 잠에서 깨어나자 밝은 얼굴의 오선한이 눈에 들어왔다. 밤을 꼬박 세웠는지 얼굴에 다크서클이 가득했다.

“예, 침입한 용병들을 격퇴했고 주변에 있던 테러리스트들까지 섬멸했다는 보고입니다.”

“우리 측 피해는요? ‘

“세 명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두 명은 가벼운 상처지만 한명은 중태랍니다. 오늘밤이 지나봐야......”

“최대한 치료를 해서 살리세요. 비용은 얼마가 들어도 좋습니다.”

제아무리 많은 준비를 해도 사상자가 나오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재수 없으면 눈먼 총알 한방에도 죽는 게 인간이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조치하겠습니다.”

말을 하지 않아도 어련히 알아서 잘할 까만은 다시 한 번 되새겨 주는 작업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목숨이 오가는 일을 맡겨놓고 일이 끝났다고 나 몰라라 하면 반드시 뒷말이 나온다.

유능한 이들은 앞으로도 계속 고용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이런 일이 이번 한번으로 끝난다는 보장도 없고 유능한 경호원은 자존심도 강하다.

“진짜 대단하십니다. 저같으면 이런 와중에 잠을 자는 건 불가능한데요. 지난번 스위스에서도 그러시더니 이번도 마찬가지네요.”

“그건 습관같은거라서요.”

이미 이런 수라장을 몇 십 년 경험하면서 쌓아올린 경험치가 얼마인가.

규태에게 별것 아닌 일이지만 오선한의 눈에 비친 규태는 도저히 제정신으로 보이지 않았다.

스위스에서는 진짜 죽는 줄 알았고 이번도 마찬가지, 오선한은 진심으로 규태의 비서실장 자리를 때려치워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중이었다.

제아무리 돈이 좋아도 이런 수라장을 계속한다면 제 명에 죽지 못할 것 같았다. 2달 반의 벙커생활에 살이 10키로가 넘게 빠졌다.

자연스럽게 저절로 다이어트가 되었지만 이런 다이어트는 사절이었다. 먹어도 살이 안 찐다는 말이 뭔지를 제대로 경험했다.

“주변이 정리 됐다면 이젠 돌아가도 되나요?”

“예, 다들 이동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폴의 말에 나갈 준비를 하던 규태의 뒷골이 찌릿했다. 이럴 때는.......

오랫동안 그의 목숨을 지켜준 식스센스가 위험을 날카롭게 경고하고 있었다.

“잠깐!”

“왜 그러십니까?”

“주변 벙커에 미리 준비한 것 있죠?”

“어떤 거 말씀이십니까?”

“나하고 비슷한 대역이 있지 않습니까? 먼저 내보내세요. 방탄은 충분히 대비하게 하고요.”

규태가 왜 그러나 싶은 두 사람이지만 폴이 무선으로 규태의 지시를 전달했다.

“둘 다 앉아요. 한참동안 기다려야 할 테니까. 아무래도 마지막 마무리가 미흡한 것 같네요.”

“.......”

오선한이야 당연히 이런 일에는 묵묵부답일 테고 폴도 할 말이 없기는 마찬가지.

규태의 앞에 나란히 앉았다.

“조용히 차나 한잔 마시면서 기다립시다. 이동용 차량은 튼튼하게 준비한 것은 맞지요?”

적을 속이려고 준비한 대역이지만 괜스레 목숨을 잃는걸 바라는 것은 아니었다.

“예, 미사일공격에도 끄떡없을 정도로 준비를 했습니다.”

준비한 차량은 장갑차보다도 더욱 튼튼한 차량이었다.

어지간한 공격은 가볍게 튕겨낼 방탄차량이 준비되었다.

규태와 함께 앉은 두사람은 벙커내부의 모니터로 대역의 이동상황을 지켜보았다.

특별한 일없이 길을 따라 빠르게 이동하는 차량행렬의 모습을 지켜보며 혹시나 싶어 가슴 졸이던 폴이 입을 열었다.

“아무 이상 없는데요? 복귀하느냐고 연락이 왔는데요. 복귀하도록 지시할까요?

폴은 괜히 의심해서 사람을 번거롭게 만든다고 속으로 투덜거렸지만 규태는 손을 저었다.

“아직은 모릅니다. 계속 이동시키세요. 아니 그냥 이대로 LA저택으로 이동하도록.....”

규태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중앙에 있던 차량이 강렬한 폭음소리와 함께 불길에 휩싸였다.

“뭡니까?”

“찰리, 브라보, 이동 중 무슨 일인가?”

폴의 무전기를 통해 급박한 진행과정이 전달되었다.

"헬 파이어다! 주변에서 경계하며 날고 있던 아파치에서 헬파이어가 날아왓어! “

“젠장 어떻게 된 거야! 거긴 국방부 소속의 특수부대잖아!”

확인사살을 하려는지 불길에 휩싸인 차량에 동일한 미사일이 날아들었다.

“빨리 피해!”

“아르노! 안 돼!”

무선을 통해 차에 타고 있는 탑승자의 이름을 부르는 비명소리가 들려왔지만 첫 번째 미사일 공격에 완파되지 않았지만 두 번째까지 막아내지는 못하는지 규태가 탔어야 하는 차량이 형체도 없이 날아갔다.

시뻘건 화염에 휩싸인 차량과 뒤따르던 차량에서 내려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묻는 무선기로 실내가 시끄러웠다.

“전투기는? 주변에 떠 있는 전투기는 없나요?”

“알아보겠습니다.”

“알파 브라보 찰리, 주변에 경계 중이던 전투기는? 전투기를 불러!”

적이 타고 있는 아파치를 막으려면 전투기를 부르는 게 가장 빨랐다. 대응책을 논의하느라 무선기가 시끄러워졌다.

아직도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로 뒷골이 쑤셨다.

규태는 대응책을 마련하느라 시끄러운 와중에 침착하게 여러 가지 상황을 시뮬레이션 했다.

최악의 경우는 국방부에서 불러온 특수부대 전체가 오염되었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웠다. 아마 이곳으로 파견될 특수부대에서 테러리스트가 근무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해가 질 때가 되어서야 모든 상황이 종료되었다.

그리고 미친 듯이 규태를 압박하던 불안감도 마침내 소멸되었다. 진짜 상황이 종료된 것이다.

“보스, 고생하셨습니다.”

해가 뉘엿뉘엿 저무는 데도 평소처럼 선글라스를 착용한 피터대령이 벙커로 찾아왔다.

“이젠 정말 모두 끝났나요?”

“마지막으로 도주하던 테러리스트를 사살했습니다. 테러리스트가 특수부대에 스며들어 있었던 것까지는 몰랐으나 봅니다. 테러리스트가 헬기를 장악하면서 둘이 죽었고 추적하면서 하나가 더 죽었습니다.”

규태의 대역으로 나섰던 이는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함께 타고 있던 이들까지 몰살해서 다섯의 희생자가 나왔다.

큰 인명피해없이 잘나가다가 마지막에 초를 친 것이다.

규태의 예감이 미리 경고해주지 않았다면 오늘이 규태의 제삿날이었다. 누가 이동하는 차량을 경호중이던 헬기에서 미사일이 날아올것을 짐작이나 했겠는가.

다시 한 번 샅샅이 주변을 훑어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걸 몇 번이나 확인한 끝에 피터가 규태를 찾아온 것이다.

“휴우, 어쩔 수 없죠. 피해자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하도록 하세요.”

죽은 이들을 생각할수록 온몸의 기가 빠졌다.

규태의 주변을 촘촘하게 채운 경호부대원들도 하나같이 동료의 갑작스런 죽음에 다들 침울해했다.

“이제 이동합시다.”

규태가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나 벙커에서 나왔다. 오랜만에 모처럼 누리는 자유였지만 밖을 보는 규태의 마음은 전혀 가볍게 않았다.

“피터, 이일에 관련된 사람들의 명단이 필요합니다. 하나도 빠짐없이. 누가 되었든지 이번 일에 관련된 자들의 명단을 내게 주세요.”

“.....최선을 다해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자금은 얼마가 들던 지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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