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금융재벌-162화 (162/220)

#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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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란의 나스닥

아직까지 월드컴과 엔론은 부채는 유령 자회사에 숨기고 투자금액은 복잡한 금융거래를 통해 수익으로 잡는 수법으로 막대한 이익을 내는 회사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월드컴과 엔론 둘 다 그 실제는 엄청나게 부실했다.

닷컴버블에 영향을 받아 시작한 에너지 온라인거래소와 광통신업체의 인수는 가뜩이나 부실덩어리인 엔론의 재정구조를 엉망으로 만들었다.

장부상으로는 막대한 매출과 이익을 기록하지만 실제로는 해마다 엄청난 손실을 기록했다.

월드컴도 마찬가지 분식회계로 실체를 숨겨서 드러나지 않았을 뿐, 인터넷 통신망은 엄청난 재앙덩어리였다.

닷컴버블이 계속되면서 경쟁적으로 설치한 광통신 인터넷망은 치열한 경쟁으로 임대가격이 떨어졌다.

망을 사용하는 회사들의 숫자가 늘어나는 속도보다 망을 새로 까는 속도가 더 빨랐다.

“하여간 월드컴은 투자를 하면 안 돼. 개인적으로 작은 금액을 한다면 모르지만 많은 돈을 투자했다간 골치를 썩을걸.”

규태는 다시 한 번 캐서린에게 당부했다.

닷컴버블은 진짜 멀쩡한 사람도 광기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열정적이기는 하지만 투자에 대해서는 냉정을 잃지 않던 캐서린까지 투자를 못해서 안달이었다.

한사코 투자를 만류하는 규태의 태도에 캐서린이 낙담했다.

“그럼 어디에 투자하라고! 투자할 돈은 많지만 투자할만한 회사는 얼마 없다고!”

짜증을 내는 캐서린의 모습이 어쩐지 귀여워 보여 규태는 슬그머니 미소를 지었다.

이럴 때 남자친구의 위엄을 제대로 보여주는 좋은 방법은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퀄컴에 투자하는 건 어때?”

“퀄컴에 투자하라고? 거기는 이미 주가가 많이 올랐잖아?”

한때 부도가 날것처럼 위태롭던 퀄컴은 자사의 주력상품인 CDMA가 제품화 되면서 고정적인 수입이 발생하면서 안정을 되찾았다.

98년 초부터 노키아와 삼정전자, 모터롤라에서 CDMA 휴대폰이 생산되기 시작했고 생산댓수는 점점 늘어낫다.

CDMA 휴대폰을 사용하는 사용자 숫자는 점점 늘어나게 되고 퀄컴의 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아오른다.

“흠, 지금 18달러로 거래되고 있군! 이거 내년에는 미친 듯이 오를 거야.”

“그래! 대충 얼마까지?”

“그거야 나도 정확하게 모르지만 엄청나게 오를거란 건 분명해.”

닷컴 버블이 터지기 전까지 700달러까지 올라가는 건 알고 있지만 그 정도로 자세하게 말을 해줄 수는 없는 노릇.

퀄컴은 주가가 오르는 중에 미친 듯이 주가분할을 해댄다.

규태가 기억하기론 그때가 끝물이었다.

1:4의 주식분할이 이루어진 후 닷컴버블이 터진다.

이미 퀄컴의 주가를 상당수 매집해 두었지만 지금 사도 이익은 충분하다 못해 넘쳤다.

“그래? 퀄컴이 유망해 보인다는 거지? 좋았어.”

투자할 대상을 정해서 인지 투자할 회사를 찾지 못해 의기소침했던 캐서린이 규태의 말에 룰루랄라 돌아갔다. 이제부터 타이거 벤처는 본격적으로 퀄컴의 주식을 긁어모을 것이었다.

캐서린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며 규태는 한숨을 내쉬었다. 투자종목을 말해주지 않았으면 어지간히 시달렸을 것이었다.

규태는 이번 닷컴버블에서 커다란 이득을 볼 생각은 없었다.

제아무리 거대한 닷컴 버블이라고 해도 99년에 IPO 주식량은 1천 700억 달러정도 기존에 상장된 나스닥 주식 가격이 상승해도 2조 달러를 넘지 못한다.

해마다 거래되는 채권거래량이 1조 8천억 달러 수준인건 비교하면 제아무리 몸집을 부풀려도 한계가 있었다.

거기에 규태가 가진 재산이 대규모로 투하되면 버블이 너무 커진다.

지금도 원역사와 비교하면 1.2배정도의 거품이 커진 상태였다.

규태의 개인적인 자금과 타이거 펀드의 투자자금, 타이거 벤처펀드의 자금이 투입되었고 국민연금까지 자금을 투자했다.

규태와 연관되어있는 자금들이 함께 들어갔으니 아마 닷컴버블의 크기가 정점에 이르렀을 때는 원역사보다 두 배까지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

원 역사에서는 98년 한국의 크리스마스는 한없이 음울했다. 거리에 캐럴이 울려 퍼져도 실직자가 끝도 없이 늘어나고 사람들의 표정은 희망을 찾지 못해 어둡기만 했었다. 하지만 새롭게 규태가 개입한 한국의 연말은 활기가 넘쳐흘렀다.

지금도 수도 없이 많은 기업들이 부도가 나고 망해 많은 실직자들이 나왔지만 그에 못지않게 많은 기업들이 흘러나온 경력자들을 받아들였다.

한국의 산업구조가 격렬한 변동을 일으키며 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도 한국경제에 활기를 불러일으켰지만 가장 큰 희망은 기룡증권이 발행한 ‘바이 나스닥 펀드’였다.

1호에서 13호까지 발매한 ‘바이 나스닥’은 전 국민 펀드라고도 불렸다.

한국에서 기룡증권의 ‘바이 나스닥 펀드’에 가입하지 않은 집이 없었다.

제아무리 가난한 집도 가진 돈을 모두 긁어서 너도 나도 가입해서 국민펀드라 불리는 ‘바이 나스닥’은 가입한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어주었다.

가장 먼저 만들어진 1호와 2호 펀드의 수익률이 반년도 안돼서 벌써 376%와 254%를 기록했다.

의류를 수출하는 작은 기업인 세한실업에 근무하는 김광필 대리는 ‘바이 나스닥펀드’가 만들어지자마자 쫒아가서 1호 펀드에 가입을 했다.

다행스럽게 근무하는 회사가 IMF 위기가 닥쳤어도 망하지는 않았지만 힘겹게 버티느라 월급이 많이 줄었다. 그의 희망은 매일매일 가까운 건물에 있는 기룡증권 지점을 방문해서 수익률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예전 같으면 기룡증권 지점을 찾아가려면 꽤 멀리 가야했지만 IMF 위기에 기룡증권은 지점수를 확 늘렸다.

이젠 어지간한 곳에는 기룡증권의 지점이 자리를 차지했다.

증권사 지점에 들어서자마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물어보는지 아예 전일의 펀드수익률을 커다랗게 적어서 객장에 걸어두었다.

적혀있는 숫자를 보는 그의 얼굴이 밝아졌다.

“김 대리 오늘도 왔어?”

“오 부장님은 요즘 매일 나오시네요?”

세한실업의 경쟁사에 있던 조원물산에 근무하던 유지원 부장은 회사가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사표를 내고 나왔다. 젊은 사람을 자르기보단 이제 정년도 얼마 남지 않은 자신이 물러나겠다는 말을 남기고.

회사가 문을 닫아 빈손으로 길바닥에 나앉은 다른 이들과는 다르게 퇴직금이라도 챙겨서 나왔으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집에 있어봐야 할 일도 없잖나. 이렇게 여기 나와서 앉아있으면 시간이라도 잘 가는 거지.”

평생을 직장에서 근무하고 회사를 나오면 사람은 습관적으로 갈 곳을 찾는다.

“자제분들은 이제 다 컸다고 했었나요?”

“대학졸업하고 아직 군대에 있는 막둥이가 있지만 그녀석도 나오면 제 밥벌이는 하겠지.”

“투자는 어때요? 퇴직금 가지고 주식투자하시면 불안하지 않으세요?”

“코스피쪽은 큰 재미가 없는데 코스닥 쪽은 주가가 아주 난리야.”

“거기 상장된 회사들은 조금 불안하지 않나요?”

“그렇긴 하지. 내가 아는 회사들보다는 모르는 회사들이 많은데 투자를 하려니까 손이 안 간다는 말이야. 매출은 물론이고 이익이 아는 회사가 하나도 없는데 주가는 엄청나게 오른단 말이야.”

주식을 잘 모르는 김광필이라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갔다.

“자넨 주식투자를 하지 않지?”

“예, 저희아버지가 주식을 하다가 크게 손해를 보셔서 저는 절대 주식은 하지 않습니다. 해도 펀드에 간접투자만 해요.”

“그래 모르면 주식투자는 시작하지 않는 게 제일이지.”

자기가 투자를 한 주식이 많이 올랐는지 자랑을 하고 싶어 입이 간지럽던 오지원이 자꾸 말을 걸어왔지만 간단하게 이야기를 나눈 김광필은 서둘러 전화기를 붙잡았다.

아내에게 오늘의 펀드수익률을 전해 주는 게 새로운 취미생활이었다.

“여보, 지금 증권사에 다녀왔는데 우리가 투자한 펀드 수익률이 400%를 넘었어.”

-정말이요!

“그래, 정말 투자하길 잘한 것 같아.”

- 펀드 운용자가 세계 제일의 부자라잖아요. 주식투자로 그렇게 많은 돈을 번 사람이라는데 그런 사람이 허튼 곳에 투자하겠어요. 그럼 우리 돈이 전부 얼마가 된 거죠?

“수익만 2000만원을 넘었다는 소리지.”

- 어머! 어머!........

투자한 수익이 얼만지를 남편의 입을 통해 들을 때마다 새롭게 감탄 하는 아내의 목소리를 듣는 건 어려운 시기에 힘든 일을 하면서도 느끼는 청량음료 같았다.

“우리 아파트 청약 신청할까? 지난번에 김규태회장 인터뷰를 읽어보니까 이 시기가 지나면 부동산 가격이 꽤 올라갈 것 같더라고. 펀드 수익률도 이렇게 나오면 작은 아파트 청약해도 여유가 있을 것 같아.”

- 정말요?

“그래 이번에 적금도 만기가 되잖아. 그거하고 또 경기가 조금 좋아져서 다시 월급이 오를 것 같거든. 합치면 어떻게든 될 것 같아.”

- ......

전화기에서 잠시 동안 말이 들려오지 않았다. 가진 것 없는 자신에게 시집와서 고생만 한 아내였다.

꿈이었던 아파트를 살 수 있다는 소리를 듣고 눈물을 흘리는 아내의 모습이 떠올라 잠시 김광필대리는 마음이 숙연해졌다.

“여보 이제 우리 집사고 행복하게 살자.”

아내에게 말하는 김광필의 목소리도 조금 젖어들었다.

「국민연금 미 주식투자 대성공 200억 달러가 넘는 투자수익 거둬!」

「나스닥 시장에 투자한 국민연금의 수익률 수직상승」

「KT펀드 미국 나스닥에 투자, 대성공!」

- 진짜 미쳤다. 국민연금 투자수익이 202억 달러란다.

- 대체 얼마나 나스닥에 투자를 한거야?

- 내가 알기로는 60억 달러가 안 되는 걸로 알고 있어.

- 그럼 벌써 투자수익이 3배가 넘었잖아! 전체 국민연금 규모가 100조라는데 수익률이 얼마야. “

- 김규태는 마법사야. 60억 달러로 반년도 안돼서 202억 달러! @[email protected]

- 마! 회장님이 네 친구냐! 김규태라니! 규태님이라고 불러라.

- 요즘 나스닥 시장이 미쳤으니까 투자수익도 많이 나지만 불안한데요.

- 투자의 신께서 어련히 잘 알아서 하시려고 주식을 잘 모르는 우리는 가만히 있는 게 상책이다.

- 얼마 전까지 국민연금 망한다고 자격상실자들 돈 찾느라 분주했잖아?

- ㅋㅋ 그분들 다시 돈 넣겠다고 난리다. 얼마 전까지 실직으로 가입자격 상실자들 돈 찾느라고 국민연금 창구가 바빴잖아. 지금은 다시 돈 넣을 수 없느냐는 문의로 난리래.

- 국민연금이 100조 정도 되는데 미국주식 투자로 올해만 거둔 수익이 원화로 환전하면 25조다.

[email protected]@

- 올해는 투자기간도 얼마 안 되는데 내년에는 도대체 얼마나 늘어난다는 거야.

- 몰라. 여하튼 규태신 만세다. 가득이나 국민연금이 고갈된다고 나리인데 이런 속도라면 내년에도 이정도 성과만 거두면 기금 고갈문제는 쏙 들어갈 듯.

- 연금지급 금액은 안 늘려주나.

- 2~3년 신께서 운용해주시면 연금지급액이 늘어날지도. lol

- 만쉐이!

- 바이 나스닥 펀드 수익률도 미쳤어요!

- 그건 말하면 입이 아프다. 이중에서 펀드 가입안한 바보는 없지?

- 제가 그 바보입니다. ㅠ.ㅠ 추가 펀드 판매는 안하나요?

- 아마 안할 듯. 기룡증권에서도 안한다고 발표를 했잖아요.

- ㅎㅎ

- 어쩌다 ㅠ.ㅠ

- 가장 늦게 만든 13호 펀드에 가입했네요. 이제 수익률이 48% ㅠ.ㅠ

- 1호는 478% ㅎㅎ

- 2호도 400% 넘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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