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금융재벌-130화 (130/220)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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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가을

“우리가 장악하고 있는 동부 쪽은 어떻습니까?”

“현재 정규직원들의 숫자만 3,500명의 대원들이 철통같이 지키고 있습니다. 일이 벌어지면 인근에서 모집해서 치안대로 움직이는 병사들까지 15,000명으로 숫자를 늘릴 수 있습니다.”

아예 지역 군벌의 수준이었다. 거기에 주변의 잡다한 군벌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무장을 갖추었다.

“치안대로 편입한 숫자가 12,000명 정도란 말이로군요.

“예, 아무래도 PMC가 겉으로 드러나면 문제가 심각해지니까요. 치안대의 탈을 쓰고 뒤에서 조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코발트가 남부지역에 밀집되어있다는 점입니다. 오트 카탕가 지역에 코발트 산지가 있습니다.”

동부지역에 석유와 다이아몬드, 철광산까지 있지만 정작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코발트 산지는 남부 잠비아와 국경지대에 있다는 소리다.

“납부를 장악하는 문제는 따로 협의를 하도록 하지요. 요청이 있다면 무장을 갖추는데 비용을 아끼지 마세요.”

“알고 있습니다. 최우선으로 처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

PMC가 동부 바우엘레, 오트우엘레, 이투리와 노드키부까지 4개주를 장악하고 형식상 내세운 사령관은 장피에르 밤바였지만 나중을 위해서 주의 깊게 키우는 인물은 따로 있었다.

“패트릭은요?”

패트릭 토나는 나중에 콩고를 장악하면 내세울 준비를 갖춘 인물이었다.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해서 킨샤샤대학에서 교수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일 년 후에 가족들과 함께 이쪽으로 합류할겁니다.”

“그놈의 동네는 터가 안 좋은가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멀쩡한 놈도 권력만 손에 쥐면 돌아버리니 말이죠.”

“그래서 더 신경을 쓰고 있지 않습니까. 기존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부족들을 끼고 있어서 정권을 잡으면 자연스럽게 썩을 수박에 없습니다. 아예 처음부터 새롭게 키우는 게 낫습니다.”

하나로는 불안해서 이중 삼중으로 거듭해서 안전장치를 만드는 것이다.

기존에 장악한 지역부터 행정학교와 군사학교를 설립해서 나중에 콩고를 이끌어나갈 인재들을 키우고 있었다.

“행정학교와 군사학교 졸업생들은 잘하고 있습니까?”

워낙 학교시절이 미비하다보니 제대로 학교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없었다. 학교에 갈 나이의 아이들을 나이에 상관없이 가르쳐 일정수준에 오르면 졸업시켜 나갔다.

초등학교를 졸업자를 대상으로 입학생을 뽑은 두 학교에서 3학년이 되면 졸업시켰고 올해부터 적은 숫자이나마 첫 번째 졸업생을 배출했다.

“힘들지만 제대로 정착을 하는 것 같다는 보고입니다.”

졸업생의 나이라고 해봐야 이제 18살에서 20살, 가장 나이가 많은 졸업생이 25살이다.

일 년을 수습과정이라 여기고 PMC와 자치대에 배속시켰다. 그나마 제대로 돌아가는 곳이 이 두 곳이었다.

기존의 행정부서들은 자치주에서는 이미 해체를 시켜버렸다.

180개 가 넘는 토착어, 80%가 넘는 문맹률, 종교도 가톨릭과 개신교, 지역토착종교까지 난마처럼 얽혀 있는 콩고민주공화국이 형식적이나마 하나의 나라로 남아 있는 게 용할 정도였다.

해롤드가 나가고 규태는 한참동안 창밖을 내다보았다.

남들은 규태가 콩고에 신경을 쓰는 것을 이상하게 볼지 모른다. 회사에서 제대로 PMC와의 관계를 아는 이는 해롤드가 유일했다.

그만큼 비밀스럽게 진행하는 작업이었다.

외부에서 알게 된다면 배부른 부자의 특이한 행동이라 생각하겠지. 아니면 자원을 욕심낸 행동이라고 가볍게 여기고 말까.

97년 집권한 카발라에 대한 반발로 98년부터 시작된 2차 콩고내전은 2차대전이후로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낸 재앙이었다. 4,300만의 콩고국민들 가운데 집단 학살, 집단 강간, 고문, 질병의 이유로 공식적으로 400만이 죽고 2,400만 명의 난민을 만들었다.

주변 8개 나라가 편을 갈라가며 정부군과 반군으로 나뉘어 콩고 땅에서 전쟁을 벌였다. 그래서 이 전쟁을 아프리카 판 세계대전이라고도 불렀다.

규태가 힘을 써서 사망자의 숫자를 반이라도 줄일 수만 있다면 어떤 이유에서인지 몰라도 다시 돌아온 일에 대한 책임은 다한 것이 아닐까.

전생에서 규태의 두 번째 아내였던 줄리아는 콩고에서 비행기 사고로 죽었다. 내과 의사였던 그녀는 진심으로 콩고의 아이들을 사랑했었다.

***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오는 계절의 변화를 제일 빠르게 느끼는 건 제리에게서 오는 전화가 많아지면서다.

95년 동안 다저스는 역대급 시즌을 보냈다.

봄부터 시작된 정규시즌에는 한 번도 내셔날 리그 서부지구의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고 118승을 거두며 1906년 시카고 컵스가 기록한 116승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의 승을 기록했다.

승률에서는 162경기 118승 44패로 경기 숫자가 10경기가 작은 1906년의 시카고에 뒤졌지만 말이다.

“이번 가을에도 걱정이 없겠지?”

- 염려 말라고! 우리 투수진 봤지? 나중에 누가 뭐라고 해도 역대급 투수진이라고 할 걸! 타선도 마찬가지야.

아메리칸 리그에서는 역대급 시즌을 보낸 클리블랜드가 내셔날리그에선 애틀랜타가 우승에 걸림돌이 되기는 하지만 전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제리의 목소리에는 자신이 넘쳐흘렀다.

1선발 매덕스에서부터 2선발 랜드 존슨, 3선발 패드로 마르티네스, 4선발인 노모 히데오까지 컨디션이 좋으면 누구라도 첫 번째 투수로 나설 수 있는 막강한 선발진이었다. 거기에 5선발로 이번 시즌 막바지에 선발 투수진에 합류한 박선호도 중간계투로 대기 중이었다.

1번 프랑크 토마스, 2번 블라디미르 게레로, 3번 알렉스 로드리게스, 4번 캔 그리피 주니어, 5번 마이크 피아자 6번 라울 몬데시까지 이어지는 타선은 언제라도 3할 30개 이상을 때려 줄 수 있는 강타자들이 즐비했다.

-1차전에 올 거지?

“시간이 나면.”

-무조건 오는 거다!

“왜 이렇게 보채? 월드 시리즈에 나가면 어련히 알아서 찾아갈까.”

-이번 시즌에는 자주 찾아오지 않았잖아. 애정이 식은 거냐?

“이번에 우승하면 3년 연속인가? 애정이 식을 만도 하잖아?”

-빌어먹을! 앞으로 선수들에 대한 연봉협상이 줄줄이인데 벌써부터 그러면 어떻게 해! 앞으로도 4,5년은 더해먹어야 한다고! 작년에만 1,500만 달러를 냈다고!

93년부터 메이저리그에 사치세가 도입된 이후로 다저스는 매년 초과분의 절반을 사치세로 납부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누구도 만들어 보지 못했던 올타임레전드들로 꾸려진 팀을 유지하려면 막대한 자금이 소모된다.

다행스럽게도 아직 상당수의 선수들이 서비스 타임이 남아있지만 차례차례 FA시간이 돌아온다.

“사치세는 걱정하지 말라니까? 1억 달러를 내도 상관없어. 랜디가 올해 FA가 되나?”

-랜디는 내년. 프랑크도 같아.

“FA 타임이 되지 않아도 연장계약을 맺어. 둘 다 팀에서 놔줄 수 없는 선수들이잖아.”

-랜디는 문제가 없는데 프랑크가 문제야.

“그녀석 워크 에식에 문제가 있지?”

-아마 그 녀석 연장계약 맺고 돈을 많이 받으면 그대로 퍼질걸.

유능한 단장답게 제리는 이미 토마스 프랑크의 성격을 그대로 꿰뚫고 있었다.

원역사에서도 7년 6,440만 달러의 계약을 하고는 그 다음해부터 엄청나게 불어난 몸으로 스프링 캠프에 나타났다. 성적도 부진해서 타율이 2할 6푼으로 홈런숫자도 29개에 불과한 커리어 로우를 기록하게 된다.

스몰마켓인 소속팀 화이트삭스입장에서는 환장 노릇이었다.

프랑크 토마스가 잘 삐진다는 문제만 빼면 약물이나 여자문제에서는 아주 깨끗했다. 자신이 중심이 되어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기질은 스타가 자신 하나밖에 없는 화이트 삭스를 벗어나 빅마켓인 다저스로 오면서 눈에 띄게 줄어들기는 했다.

성격적인 문제를 빼면 프랑크 토마스의 시즌 성적은 제 2의 테드 윌리엄스로 불리는 정도로 뛰어났다.

비슷한 나이인 캔 그리피 주니어, 베리 본즈와 함께 MVP를 다툴 만큼이나 빼어난 성적을 거두었다.

“캔한테 신경 쓰라고 할게. 친구 말은 잘 듣잖아.”

-하여간 경기는 꼭 보러와라. 선수들도 네가 직접 와야 힘을 낸다고. 구단주가 직접 보는 경기에서 날라다녀야 연봉협상에 유리하다고 생각하겠지.

“죽는 소리는.”

-구단의 재무관리는 어때? 다시 주식을 사들인다면서.

야구단의 운영에 대한 모든 권한은 제리에게 넘겼지만 자금에 관련된 문제만큼은 직접 규태가 챙겼다.

직접 투자한 주식들을 모두 정리하고 현금으로 가지고 있다가 이번에 다시 주식에 투자 중이었다.

2억 달러로 시작한 투자는 해마다 대성공을 거두어서 구단에 풍족한 배당금을 안겨주었다.

지역 케이블 TV의 중계권과 함께 다저스의 가장 커다란 수입원이었다.

“올해도 연말에 기대해, 성과가 나쁘지 않을 거다.”

-흠, 나도 선수들처럼 타이거 펀드에 투자를 해볼까?

막대한 금액을 연봉으로 받는 메이저리그 선수들이다 보니 투자할 곳을 찾았다. 구단에서 권유한 투자는 타이거 펀드에서 만든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었다.

가장 많이 연봉을 받는 매덕스부터 제법 연차가 되는 선수들은 하나같이 타이거 펀드의 성적을 보곤 저마다 다투어 가입했다.

타이거 펀드가 아무나 투자를 받아주지 않아서인지 선수들 사이에서 제법 인기가 높았다.

“넌 내가 구단 지분을 나줘 줬잖아.”

2년 연속 다저스가 우승하자 규태는 2%의 구단 지분을 제리에게 넘겨주었다.

배당 받은 것도 있고 가지고 있는 현금이 제법 있어서 말이야. 지난번에 매덕스가 어지간히 자랑을 하더라고. 시장이 좋지 않아서 걱정을 했는데 의외로 다른 해와 비슷한 투자수익이 나왔다고 어지간히 자랑을 하더라.

투자자에게까지 수익을 비밀로 할 수는 없는 일.

해마다 연말이면 투자수익에 대한 보고서를 보내는데 매덕스도 깜짝 놀랄 수익이 나왔다. 비밀 유지 조항 때문에 구체적인 숫자는 말하지 못할 테지만 연봉보다 많은 수익이 투자에서 발생하는 건 사실이었다.

주식과 채권시장이 모두 혼란에 빠진 94년에도 타이거 펀드는 막대한 수익을 거두었으니까.

“여유가 있으면 말리지는 않을게. 나는 타이거 펀드보다는 타이거 벤처 펀드를 추천한다.”

-그래! 네가 강하게 추천한다면 당연히 이유가 있겠지?

“자세한건 이야기 못해.”

주식투자 10년 만에 엄청난 부를 거머쥔 부호가 된 규태의 이야기는 여러 매체에서 다루지만 술자리에서 아무리 꼬셔도 좀처럼 주식종목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 규태였다.

이번에도 그 말만을 하고는 입을 꾹 닫았다.

“이번에도 우승하면 보너스 팍팍 풀 테니까 기대하라고 해.”

선수들에게만이 아니라 직원들에게도 성과급을 지불하는걸 아까와 하지 않았다.

-그래 네 말을 전하면 다들 기대할거야.

포스트시즌이 다가왔지만 제리나 규태 모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야구에는 많은 변수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워낙 선발진이 막강하다보니 단체로 투수진이 드러눕지 않는 한 우승할 확률이 높았다.

최소 앞으로 5년, 최소한 2,000년까지는 다저스를 따라올 팀이 없었다.

팀 관리는 제리가 잘할 것이고 규태는 전화를 끝내고 책상위에 있는 스케줄 표를 살폈다.

제리에게 말은 바쁘다고 했어도 포스트 시즌경기는 되도록 직접 참관할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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