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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금융재벌-129화 (129/220)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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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사업

팔로알토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규태는 점점 팔로알토의 상징이 되었다.

실리콘벨리는 스탠포드대학을 중심으로 넓게 펼쳐진 지역이다. 가장 가까운 도시인 팔로알토에 위치한 규태의 저택과 사무실은 유명세를 탔다. 사무실의 맞은편 비어있던 공터에 건물이 새롭게 지어지고 있었다.

회사와 편의시설이 가까워지는 것이라 조금 소음이 심하긴 하지만 참을만했다.

좁아진 사무 공간 탓에 도심으로 옮겨갔던 야후도 보다 넓은 공간이 필요해지면서 인근지역에 땅을 매수해서 건물을 올릴 계획이었다.

지진이 많은 지역특성 때문에 대학캠퍼스처럼 넓은 지역에 걸쳐 회사건물이 지어질 예정이었다.

“왜 또 왔냐?”

요즘 들어서 부리나케 규태의 사무실은 찾는 제리였다. 자연스럽게 제리를 맞는 규태의 반응은 까칠했다.

“새로 짓는 회사건물 때문에 인근에서 건축회사랑 미팅이 있었다니까.”

“이빨도 들어가지 않은 개소리는 집어치우고 진실을 말해.”

“그게 무슨······”

“너 사귀던 여자 친구하고 헤어졌다면서?”

“......”

“여기에 네가 눈독들인 여자가 있는 거지?”

동공에 지진을 일으키는 제리를 보며 규태가 속으로 혀를 찼다.

마크나 이 녀석이나 하나같이 속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순진한 건지 멍청한 건지. ‘

하여간 제리의 시선은 새로 뽑은 직원 중의 하나인 동양인 여직원에게 닿아있었다.

여직원의 이름이 야마자키였던가?

“전에 사귀던 여자 친구하고는 왜 헤어진 거냐? 얼굴은 예뻤잖아?”

이름이 아만다라고 했던가? 한번 만났던 기억을 더듬어 보자니 할리우드에 있는 여자들하고 뒤지지 않는 미인이었었다.

“막상 결혼을 하려니까 서로 안 맞는 게 있더라고.”

주변에서도 결혼을 생각하던 커플이 헤어지는 경우는 부지기수였다. 연애까지는 판타지지만 결혼은 현실이니까.

“동양인하고 서양인이 결혼하려면 생기는 문제야 많지.”

가장 커다란 차이점은 역시 가족문제였다.

“넌 아직도 결혼에 회의적이야?”

“결혼하면 끝이 아니잖아? 난 아직도 결혼은 인생의 무덤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전생에서 몇 차례 이혼과정을 겪어봤지만 사람이 할 짓이 아니었었다. 또다시 반복한다면 아예 머리가 없는 사람이었다.

“난 너하고 다르니까 이번엔 제대로 해보려고.”

마음을 단단하게 먹었는지 결연한 제리의 모습에 규태가 혀를 찼다.

“잘해봐라. 응원은 못해 주겠지만 방해는 하지 않을 테니까.”

지 스스로 무덤에 들어가겠다는데 말릴 이유가 없었다.

제리의 성격으로 볼 때 결혼하면 잘살 것이었다. 여자문제가 심각하지도 않았고 결정적으로 제법 많은 돈을 벌고 은퇴했으니까.

전생에 그가 만든 야후가 결국에 망하기는 했어도 알리바바에 투자한 부분이 대성공을 거두어서 회사를 다른 곳에 넘길 때 제법 많은 돈을 받고 넘겼다.

작년에 결혼한 빌 게이츠도 나이 먹어서 이혼을 했는데 말이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너드와 같이 사는 건 보통 여자로서는 힘든 일인 모양이었다.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평범한 사람과는 너무나 다르니까.

“요즘도 마사요시가 괴롭히냐?”

“말도 마라 새롭게 사업을 시작할 때마다 징글징글하게 괴롭힌다.”

야후와 합작으로 일본야후를 만든 손정의는 야후가 새롭게 사업부분을 런칭할 때마다 제리를 전화로 괴롭혔다.

“회사를 상장하고 잘나가고 있다면서 바쁠 텐데도 어지간하기는 하다.”

소프트뱅크는 일본에서도 아주 잘나가고 있었다.

재일교포인 자이니치가 만든 회사지만 일본 IT기업의 상징이 되어서 큰 차별은 받지 않는 모양이었다.

“성격이지, 너도 알잖아. 마사요시가 어지간히 집요한 성격이냐? 요즘 아주 잘나가는 모양이더라.”

“나야 소프트뱅크가 잘나가면 좋지.”

“아참! 너 소프트뱅크 대주주였지?”

“그래 이제 20%가 내지분이다.”

소프트뱅크가 일본증시에 상장하면서 추가적으로 지분을 매수해서 20%를 채웠다. 상장후에 지분이 줄어들었지만 아직 1대 주주인 손정의의 뒤를 잇는 두 번째 대주주였다.

“하여간 돈이 되는걸 보는 눈은 탁월하단 말이야.”

소프트뱅크에 투자할 시기를 놓친 제리가 입맛을 다셨다.

앞으로 전망이 좋은걸 알지만 투자하기엔 이미 너무 높은 가격으로 치솟았다.

“지금이라도 투자해,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거야.”

“정말?”

제리의 눈이 규태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반짝였다.

“너 PGS에 투자하고도 자금이 남았냐?”

“야후를 상장하면서 만든 자금도 있고 내가 성과급을 조금 많이 받아서 자금여유가 있거든.”

“그럼 투자해. 앞으로도 성장속도가 빨라지면 빨라졌지 늦춰지진 않을 거다.”

소프트뱅크야말로 IT버블이 오기 전까지는 전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기업이었다.

이미 규모가 커질 데로 커져서 성장 속도가 늦춰지는 마이크로 소프트보다 나은 선택이었다.

“너 믿고 투자한다?”

마음의 결정을 내렸는지 얼마나 투자할지를 혼자 머릿속으로 계산을 하는 제리의 모습을 보던 규태가 물었다.

“트래픽은 문제가 없지?”

방문자수와 회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일어나는 필수적인 문제인 트래픽 잼은 야후에는 생겨나지 않았다.

올해에 완공한 데이터 센터만 5개, 추가로 7개의 데이터 센터가 만들어질 예정이었다.

“너 *&^%$%^, 그것 때문에 회사자금이 얼마나 빡빡한 줄 알아? 네가 가진 자금이 충분할 텐데 굳이 야후에서 자금을 끌어간 이유가 뭐야!”

데이터 센터 건설에 지금까지 들어간 돈이 10억 달러, 추가로 14억 달러가 들어간다. 총 24억 달러 중에 절반을 야후에서 투자했다.

“황새의 뜻을 뱁새가 어찌 알겠냐!”

데이터 센터의 지분 절반을 야후에 넘긴 것은 앞으로 클라우드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엄청난 캐시카우가 되기 때문이다.

시간이 걸리기는 하겠지만 미래에 야후의 성장 동력으로 삼기에 충분했다.

이런 깊은 속뜻도 모르고 당장 자금이 말랐다고 투정이나 부리다니!

“하여간 직원숫자가 늘어나면서 천명이 넘었다고! 월급 줄 돈이 없을까봐 밤에 잠이 오지 않는다.”

제리의 말에 규태가 속으로 조금 찔렀다. 싫다는 걸 억지로 밀어붙인 건 규태였으니까.

“조금 무리를 하긴 했지?”

“그래 지금 회사에 남은 자금이 이천만 달러가 안 돼! 직원들 월급만이 나니라 갑작스럽게 자금이 들어갈 일이 생길까봐 얼마나 조마조마한데.”

제리의 성격은 조금 결정이 느리고 우유부단했다. 신중하단 소리지만 이전 생에서 야후가 IT붐에서 대성공을 거두고 결국에는 실패하는 원인이기도 했다.

결정적으로 검색엔진 업체인 구글을 인수하지도 못했고 유튜브 인수에도 실패했다.

이번에는 규태가 있으니까 결과가 다르게 나올 것이었다.

구글이야 이미 잡아먹었고 유튜브가 나온다면 놓치지 않을 것이었다.

“정 자금이 부족하면 회사채 발행해. 샨이 네가 회사채 발행한다면 두 손 벌려 환영할걸.”

지난해의 투자성공으로 자금이 넘쳐흐르는 타이거 펀드였다.

야후정도의 회사가 회사채를 발행한다면 두말하지 않고 인수할 것이었다. 발행조건도 다른 기업과는 다르게 후하게 쳐줄 것이었다.

“그래 이자율은 몇%?”

“야후정도면 7%정도면...”

“이런 개xx, 네놈이 저지른 짓 때문에 일어난 일이잖아. 6%.”

“야! 아무리 내가 벌린 일 때문에 회사채를 발행한다고 해도 그건 국채금리잖아!”

금리가 오르면서 5년 만기 국채도 발행금리가 6%를 넘었다.

“아 몰라! 배째! 하여튼 네놈 탓이니까 6% 아니면 발행 안 해.”

억지를 부리는 제리를 보며 규태가 쓴 입맛을 다셨다.

“6%로 회사채를 인수하라면 샨이 한소리 할 텐데.”

아무리 규태가 타이거펀드의 대주주라지만 공정가라는 게 있지 않은가 말이다. 틀림없이 샨이 한소리를 할것이었다.

결국 몇번의 살랑이를 벌였지만 제리의 땡깡 부리기에 규태는 두 손을 들어올렸다.

***

“올해 들어서만 벌써 15번째 해킹 시도입니다.”

심심하면 타이거 펀드의 투자정보를 노리는 해커들의 공격이 있었다.

규태는 투자내용은 외부와의 연결이 되지않는 컴퓨터를 이용해 정보를 보관하게 햇다. 규태만큼 신경질적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숨기는 투자자는 드물었다.

어지간히 능력 있는 투자자라면 펀드에서 외부로 발표하는 내용을 보고 대강의 투자를 짐작을 하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규태는 수많은 역외펀드와 페이퍼 컴퍼니를 동원해서 철저하게 투자내용이 밖으로 흘러나가는 걸 차단했다. 내부직원이 정보를 빼돌리려는 시도를 하자 극단적인 방법까지 동원할 정도였다.

타이거 펀드가 규모가 커져도 사모펀드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 것은 투자성과를 밝히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어디서 우리정보를 노리는 겁니까?”

“파고 들어가면 한두 곳이 아닙니다. 월스트리트 전체가 우리 투자내역을 노린다고 보시면 됩니다.”

“투자정보가 유출되면 진짜 난리가 납니다. 우릴 노리는 적들이 그만큼 많아요.”

투자내용이 외부로 유출되면 100% 먹잇감을 노리는 피라냐 떼가 몰려든다. 제아무리 규태가 막대한 자산을 가졌다고 해도 떼로 덤비는 무리에게 버텨낼 정도는 아니었다.

특히 위험성이 큰 레버리지를 이용하는 선물투자는 더욱 정보유출에 조심해야 햇다.

타이거 홀딩스와 타이거 펀드의 정보담당자인 해롤드의 말에 규태는 이마를 긁었다.

아직 컴퓨터 보안에 대한 개념이 희박한 시절이었다. 그래도 규내는 최대한 보안을 유지하려고 막대한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그래서 여러 곳으로 투자회사를 분산하지 않으셨습니까. 컴퓨터 보안업체와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업체를 인수하기도 했고요.”

“매크로 바이러스의 백신 프로그램은 철저하게 깔았지요?”

이즈음 유행하는 바이러스는 매크로 바이러스로 마이크로 소프트에서 개발한 워드와 엑셀을 통해져 문서와 스프레드 시트를 감염시키며 퍼져나갔다.

“시만텍의 직원들이 와서 여러 번 회사직원들에게 교육을 시켰습니다.”

노턴 안티 바이러스로 유명한 시만텍을 인수한 게 올해 초였다. 2억 달러로 시만텍을 인수하기 무섭게 보안 프로그램 개발에 한층 힘을 쏟았다.

아직 초창기로 많은 수요는 없어도 컴퓨터 보안업의 전망은 밝았다.

"내부통제말고 외부의 공격에도 치밀하게 대비해야 합니다."

"알고 있읍니다. 지난번과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을겁니다."

직원의 정보유출 시도와 이를 막는 과정은 해롤드로서도 결코 기분좋은 일이 아니었다.

“콩고쪽은 어떻습니까?”

“엉망진창입니다. 카발라의 반군이 세력을 확장하고 있어서 조만간에 정권이 바뀔 것 같습니다.”

1965년부터 독재정권을 유지하고 있는 모부투 세코의 콩고정부의 수명이 다했다는 증거가 속출했다.

규태가 후원하는 PMC가 세력을 잡고 있는 동부지역을 제외하곤 치안이 엉망진창이었다. 앞으로의 전망도 어두웠다. 97년 결국 카발라가 모부투정권을 타도하고 정권을 장악하지만 이에 반발하는 내전이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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