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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없는 회귀-316화 (완결) (316/316)

316화

“석유 사업에 들어가는 돈까지 끌어서 신제품 개발에 몰두한 덕분에 SH전자 다음으로 잘나가는 재생 에너지 기술을 보유하게 됐지만, SH전자를 뛰어넘기는 어려울 것 같아.”

“차이가 어느 정돈데요?”

“우리보다 적어도 15년 이상 앞선 것으로 파악된다.”

필은 자괴감에 빠진 얼굴로 힘없이 대답했다.

수혁은 MIT에서 석박사 과정을 수료하며 수많은 퀘스트를 소화했고, 지능, 통찰, 지혜 스탯 모두 70 이상 찍을 수 있었다. 그는 압도적인 능력치를 바탕으로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신기술 개발에 집중했고, 2020년에 유통되는 태양광 패널과 풍력 발전과 수력 발전에 쓰이는 터빈개발에 성공했다.

“그리고 작년 입찰 과정에서 부당한 개입이 있었는지 알아봤지만, 어느 때보다 공정하게 진행되었다는 대답을 들었어. 우리 제품을 쓰고 싶은 마음이 없지는 않았지만, SH의 제품이 압도적으로 좋았기 때문에 섣불리 편을 들 수 없었던 거지.”

“후, 그놈은 운도 좋네요. 지오스토리도 그렇고 획기적인 아이템을 잘도 얻어 내니 말이에요.”

제이슨은 한숨을 쉬며 푸념을 늘어놨다.

“SH의 내부 사정에 대해서는 정확히 모르지만, SH전자에서 생산되는 모든 제품이 강수혁의 작품이라는 소문이 있어.”

“아니, 그게 가능한 겁니까? 잘못된 정보를 들으신 것 같은데요?”

“나도 처음엔 연구원 출신도 아닌 자가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의심했지만, 모든 정황을 봤을 때 소문이 사실일 확률이 매우 높아. 이런 말 하기 그렇지만, 강수혁을 애당초 변방 국가의 평범한 CEO라고 착각한 건 큰 오산이었어.”

필 모리 회장의 태도에는 마지못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수혁을 대단한 인물로 평가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이대로 지켜만 볼 수는 없습니다. 이번 사태를 수습하고 나면 대책을 세워야겠어요.”

“그 녀석을 자극하는 건 현명한 생각이 아니야. 우선 상황을 관망하다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편이 훨씬 나을 거다.”

“언제부터 이렇게 겁이 많아진 거예요? 그놈이 요즘 잘나가긴 하지만, MK그룹을 아직 능가하지는 못했다고요.”

항상 패기 넘치던 아버지의 주눅 든 모습에 제이슨은 강한 실망감을 느꼈다.

“나이를 먹다 보면 감이라는 게 생긴다. 강 대표랑은 안 좋은 일로 엮이면 안 돼. 그냥 이 정도 선에서 악연을 정리하고 우리의 길을 걸어가는 편이 나아.”

“잠깐 바람 좀 쐬고 오겠습니다.”

아버지의 맥 빠진 발언에 화가 난 제이슨은 회장실을 빠져나갔다.

‘내 말을 들었으면 좋겠지만, 결국 자기 고집대로 일을 진행하겠지.’

필은 방문을 열고 나가는 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 * *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금융 위기 이후 많은 사건이 있었다. SH전자가 매년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고 석유 소비를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제품을 출시한 덕분에 석유 시장은 점차 축소되어 갔다. 수혁은 MIT 석박 통합 과정을 마친 뒤 카투사에 지원하여 군 복무를 했다. 그는 군대에 있는 동안에도 회사 경영에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고, 전역하자마자 유리와 결혼했다.

‘행사 장소가 이쯤이었던 것 같은데?’

2010년 5월, 수혁은 회사 차량을 타고 신사역 부근에 건립된 SH문화회관으로 향하고 있었다.

“SH가 설립된 지 벌써 10년이라니…… 세월이 참 빠른 것 같아.”

옆 좌석에 앉은 유리는 수혁의 손을 잡으며 말을 건넸다.

“그러게, 워낙 바쁘게 지내서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어.”

창밖에 보이는 문화회관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건물 현관에는 SH그룹 10주년을 축하하는 문구가 적혀있었고, 주차장부터 입구까지 각계각층의 유력자들이 보낸 화환으로 가득 차 있었다.

“대표님, 이쪽입니다.”

박찬명 SH에듀케이션 사장은 수혁이 도착한 것을 확인하고 차문을 열어 줬다.

“임원들과 귀빈들은 모두 도착했습니까?”

“네, 대표님만 입장하시면 곧바로 행사를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좋습니다, 들어가시죠.”

수혁은 수행비서와 찬명의 안내에 따라 행사장에 들어갔다.

“귀빈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SH그룹 설립 10주년 행사를 진행하게 된 박찬명이라고 합니다. 행사 시작에 앞서 강현제 전 총리님의 개회사를 듣도록 하겠습니다. 총리님은 현재 공직에서 은퇴하시고 SH 그룹 특별고문으로 재직 중이시며 깊은 식견과 풍부한 경험으로 우리 회사에 적지 않은 공헌을 하고 계신 분입니다. 다들 박수로 맞아 주시길 바랍니다.”

찬명의 소개와 동시에 현제는 무대 위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보통 기업의 경우라면 10년이라는 기간은 결코 긴 시간이 아닙니다. 굴지의 대기업들이 창립 50주년, 60주년을 축하하는 것을 고려하면 10주년 행사에 의구심을 갖는 분도 분명 있을 겁니다. 그러나 SH그룹은 창립된 지 2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재계에서 주목받는 기업이 되는 등 여타의 회사들과는 궤를 달리하는 행보를 보여 줬습니다. SH스터디 설립으로 처음 모습을 드러낸 강수혁 대표님은 20대의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손을 댄 사업마다 큰 성공을 거둔 덕분에 수많은 오너의 모범과 귀감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제는 수혁이 10년 동안 보여 준 성과와 업적을 열거하며 귀빈들이 SH그룹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게 도움을 줬다.

“이상으로 개회사를 마치겠고, 다음으로 대표님 말씀이 있겠습니다.”

‘차라리 행사가 끝나고 임원들에게 따로 말하는 게 나으려나? 후, 모르겠다. 일단 올라가서 생각해 보자.’

수혁은 복잡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단상 앞에 섰다.

“안녕하십니까? SH그룹의 강수혁 대표입니다. 창사 이래 고속 성장을 거듭한 우리 회사는 올 초에 국내 시가 총액 1위에 오르는 쾌거를 올렸습니다. 강현제 고문님께서 모든 공을 저에게 돌렸지만, 여러분들이 계시지 않았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회사 발전을 위해 열정을 쏟은 임원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것으로 첫 마디를 뗐다.

“SH그룹은 미래를 보는 예리한 안목과 새로운 트렌드를 창조하는 기업으로 그 명성이 높았습니다. 현재 귀빈석에 앉은 제일물류의 정석호 회장님, ANA의 김정우 회장님과 같이 저의 잠재력을 알아봐 준 선배님들이 없었다면 SH그룹은 빛을 발하기가 어려웠을 겁니다.”

수혁은 앞줄에 앉은 업계 선배들을 바라보며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사교육 시장에 온라인 강의를 도입하여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SH에듀케이션, 전 세계인이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든 지오스토리, 그리고 에너지 고갈 문제와 환경 오염 예방에 기여하고 있는 SH전자까지, 우리 회사는 세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고객에게 편리함을 제공한 덕분에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한 경제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이르면 내년에 SH그룹의 기업 가치가 500조를 넘긴다고 들었습니다. 이는 아람코와 같은 국영 기업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가치로 평가받은 것입니다.”

아람코는 세계 1위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기업으로 자국 내 모든 에너지 산업을 총괄했기에 사기업이 아람코를 능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수치만으로 우리 회사의 강점을 이야기하는 게 아쉬워 몇 가지 더 말씀을 드려 보겠습니다. 지오닷컴은 지오웹툰과 지오웹소설을 내세워 세계 콘텐츠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아시아 시장에 머물러 있던 지오쇼핑은 올여름 미국 진출과 더불어 증시에 상장하기로 결정되었습니다. 게다가…….”

수혁은 앞서 이야기하지 않은 다른 계열사들을 언급했는데, 이는 다른 임원들이 서운해하지 않도록 하려는 안배였다.

“회의 때마다 갈 길이 멀다, 작은 성공에 안주하지 말라며 임원 여러분들을 압박하던 제 모습이 눈에 선하실 겁니다.”

“하하하”

회의 경험이 많은 임원 중 몇몇은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조금 다른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SH그룹의 모든 계열사는 각자 몸담고 있는 분야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고 전 세계 고객들로부터 큰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가 거둔 성과에 자부심을 느끼고 이 위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앞으로 더 잘해 봅시다.”

수혁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고, 사람들의 얼굴은 고무된 감정으로 인해 상기되었다.

“이렇게 좋아하시는 여러분들을 보니까 마지막으로 준비해 온 말을 꺼내기가 망설여지네요.”

‘휴, 그렇게 말렸건만 결국 말씀하실 모양이네.’

‘아쉽지만, 대표님 의중이 그렇다면 받아들일 수밖에…….’

수혁의 의미심장한 말에 최필재 사장을 비롯한 최측근 임원들은 눈을 질끈 감거나 체념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미 알고 계신 분도 있겠지만, 1년 전부터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왔습니다. 저를 사랑하고 아껴 주시는 많은 지인께서 안타까워했지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나니 가족들과 여유로운 삶을 만끽하고 자신을 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부로 전 그룹 총수직을 내려놓고 명예 대표로 남겠습니다. 상세한 사안은 행사가 끝나고 언론을 통해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긴 시간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발표를 마친 수혁은 무대에서 내려왔다.

‘많이 놀란 모양이네.’

손뼉을 치며 수혁의 새로운 삶을 격려해 주는 청중들도 있었지만, 몇몇 사람들은 충격적인 발언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해 보였다.

“괜히 이야기했나 봐. 좋은 자리에서 너무 어두운 이야기를 꺼낸 것 같아.”

수혁은 옆에 앉은 유리를 보며 말했다.

“차라리 오늘 말하는 게 나을지도 몰라. 안 그러면 지인들과 임원들에게 일일이 이야기를 해 줘야 하자나. 고생했어, 여보.”

유리는 부담을 느끼고 있을 남편의 마음을 다독여 줬다. 10주년 행사는 귀빈들의 축복 속에 성황리에 끝났지만, 수혁의 사임 발표에 왠지 모를 씁쓸함이 맴돌았다.

* * *

2020년 3월의 이른 아침, 수혁은 영업 준비를 위해 카페 이곳저곳을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코로나 때문에 사람이 없어 아쉽긴 하지만, 이참에 고서 정리하면 되니까 신경 쓰지 말자. 그나저나 이곳에서 스마트폰이나 보며 허송세월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다시 그 나이가 되어 버렸네?’

일선에서 물러난 수혁은 시간 대부분을 가족들과 보내며 평화로운 삶을 살았다. 그러나 얼마 있지 않아 무료함을 느낀 그는 회귀하기 전에 자주 들리던 카페 건물을 통째로 인수했다.

‘몇 권은 1층에 놔도 좋겠는데? 옛날 책치고는 세련된 느낌이 있어서 카페 인테리어랑 잘 어울릴 거야.’

총 4층으로 되어 있는 건물 중 1층만 카페 공간으로 활용했고 나머지는 정평우로부터 물려받은 고서들을 보관하는 용도로 쓰고 있었다.

‘정리 끝나면 권성훈 사장한테 기획안을 보내야겠어. 휴, 어째 은퇴하고 나서 더 바쁜 것 같아.’

수혁은 은퇴한 뒤에도 틈틈이 참신한 사업 아이템을 임원들에게 소개하며 회사 발전에 도움을 주고 있었다. 그는 권성훈 사장한테 전기 배터리 설계도나 수소 전지 설계도 등과 같이 석유 소비량을 줄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공하여 MK 그룹을 끊임없이 견제했다.

‘10년이 훌쩍 지났는데도 별 반응이 없는 걸 보면 괜한 걱정을 했나? 하긴, 하루가 다르게 회사 매출이 떨어지고 있는데, 나한테 신경 쓸 겨를이 어디겠어.’

수혁은 제이슨의 집요한 성격을 알았기에 그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지만, MK 그룹은 지난 십 수년간 어떠한 액션도 취하지 않았다.

‘후, 잠깐 좀 쉬어야겠다.’

고서 정리를 마친 수혁은 회귀하기 전에 매일 앉던 테이블에 앉아 한숨을 돌렸다. 그런데 그때, 어플이 활성화되더니 화면이 눈앞에 떴다.

<안녕, 오랜만이야.>

‘얘가 미쳤나? 왜 갑자기 반말을 하지?’

<훗, 그세 날 잊었나 보네?>

‘누구야?’

도움말이나 퀘스트 설명 때와 달리 반말을 쓰는 어플이 이상하게 여겨졌다.

<나야, 조물주.>

“와, 대박이다. 그동안 어디 있었길래 이제 연락하는 거야?”

수혁은 반가운 나머지 자기도 모르게 혼잣말을 했다. 조물주는 수혁이 과거 랜덤 채팅에서 만났던 자로 과거로 돌아올 수 있게 도와준 신비로운 존재였다.

<먼발치에서 네가 어떻게 살았는지 지켜보고 있었어. 네가 너무 우울해 보여서 어플을 주면서도 기대도 안 했는데, 예상보다 열심히 잘 살아 주더라고.>

‘네가 아니었으면 난 패배자로 생을 마감했을 거야. 정말 고마워, 너는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나에게는 가장 큰 은인이야.’

수혁은 어두웠던 과거를 회상하며 조물주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어플이 네 삶을 크게 바꿔 주긴 했지만, 결정적인 변화는 네 힘으로 만들어 낸 거니까 자부심을 가져.>

‘그렇게 말해 줘서 기분이 좋긴 하지만, 어플 없이 단순한 노력만으로 여기까지 오는 건 불가능하다는 건 너도 잘 알잖아.’

<아니야, 너 이전에도 기회를 제공받은 사람들은 제법 있었어. 하지만 너 정도의 성취를 얻은 자는 극소수에 불과해.>

조물주는 수혁의 치열했던 지난날을 진심으로 칭찬하고 있었다.

‘행운이 오더라도 잡을 능력이 없으면 놓치기 쉽다 이거지?’

<훗,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네. 넌 모르겠지만, 주어진 행운을 감당하지 못하고 쾌락과 안일함에 빠져 불행하게 삶을 마감한 사람들도 적지 않아.>

‘새로운 삶을 살게 된 이후로 하루하루 감사해하며 살았던 것 같아. 너한테 인정을 받으니까 괜히 뿌듯한 기분이 드네?’

<그 말을 들으니까 앞으로의 삶이 더 궁금해지는데?>

‘그러게, 남은 삶 동안 내 가슴을 뛰게 해 줄 그럴 일들이 아직 남았을까? 오늘따라 왠지 좋은 예감이 드네.’

아침 8시가 지나자 어두웠던 카페에 아침 햇살이 들어왔고, 밝은 빛은 수혁이 앉은 테이블까지 번져 왔다. 그는 문을 여는 것도 잊은 채 조물주와 대화를 나누었고, 설레는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 에필로그 계속 -

에필로그

안녕하십니까? 검이란 작가입니다.

상당히 긴 작품임에도 끝까지 읽어 주신 독자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후회 없는 회귀’는 저의 첫 작인 만큼 설레는 마음으로 집필했고, 애착도 많이 가는 작품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조금 더 완전한 글을 쓸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연재 중 저를 격려해 주신 독자님도 계시지만, 미흡한 점을 지적하신 독자님들도 계셨습니다. 회차를 거듭할수록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려 노력했지만, 처음인 만큼 욕심처럼 잘되지 않았습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여러분들의 피드백 덕분에 작가로서의 소양을 성장시킬 수 있었고, 더 나은 작품에 필요한 것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다음 작품에서는 더 발전된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대비를 철저히 하겠습니다. 끝까지 읽어 주신 독자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삶에 있어 좋은 일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 완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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