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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하여 수나라 정벌하자!-396화 (396/400)

396화 동현, 태대막리지가 되다. 그리고 17년 후…….

동현은 한 동안 눈을 감은 채 말이 없었다.

그리고 그 침묵은 고보장과 약속한 시간이 오기 바로 전 날, 결정을 내렸다.

“후우… 너희들의 말을 받아들여야겠지.”

“그럼…….”

“그래. 태왕 폐하의 말씀에 따르겠네.”

“잘 생각하셨습니다!”

“허나 저번에도 말했지만 나는 이 권력을 절대 함부로 쓰지 않을 것이야. 정말 필요할 때만 쓸 것이니 다들 그리 알도록 해.”

“여부가 있겠습니까? 저희들은 누구보다도 대막리지를 잘 압니다. 잘 해내실 것입니다.”

그렇게 동현은 결정을 내렸고 다음 날 날이 밝자마자 고보장에게 가 뜻을 밝혔다.

“그래?! 받아들인 건가?”

“그렇습니다. 소인 태왕 폐하의 말씀도 매우 중요했습니다만… 고경의 유언을 물리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랬구만. 아무튼 잘 됐어. 그럼 내일 아침 조회 때 자네를 태대막리지에 봉하도록 하겠네.”

“태대막리지 말씀입니까?”

“그래. 모든 신하들보다 높은 자리에 있는 최고 권력자이며 우리 고구려 직위 체계의 왕의 지위보다는 낮은 자리일세. 단, 우리 고구려 내 지방에서 임명되는 왕 자리보다는 높고 번국들의 왕 지위보다는 높은 자리이기도 하지. 과거 위나라 조조의 위공자리에 올랐다고 생각하면 될 것일세.”

“황공하옵니다, 태왕 폐하. 소신, 이 고구려를 위해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동현은 이렇게 말을 하며 바닥에 강하게 머리를 박으며 절을 한다.

고보장은 동현의 행동에 깜짝 놀라며 동현의 바로 앞으로 다가와 동현을 일으켜주며 말한다.

“이 사람… 다치네! 이제 그런 행동은 하지 말게! 앞으로도 계속 중요한 일을 해야 하는데… 다치면 되나?”

“예, 태왕 폐하.”

이렇게 동현은 자신의 뜻을 밝혔고 고보장은 그 뜻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날 아침, 조회에서 동현은 태대막리지가 되었다.

파격적인 발표에 동현을 반대하는 귀족들은 뭐라고 말을 하고 싶었으나 고보장을 보호하는 세력들이 이제는 너무나도 커진 상태라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받아들였다.

“대막리지 김동현은 오늘부로 태대막리지에 봉한다! 이는 새롭게 신설된 자리이며 이 고구려 직위 체계에서 태왕 밑의 왕보다 바로 밑에 있는 지위임과 동시에 모든 신하들보다 위에 있는 직책이다! 쉽게 말해서 태대막리지는 신하들 중 으뜸이 아닌 이 고구려 내에서 태왕과 왕이 없을 때 대리로 주인을 맡을 수 있는 또 다른 작은 군주의 자리라는 것이다. 현재 이 고구려에는 태왕 밑에 왕이 없고 또 내가 군무와 정무를 맡지 않고 있기에 현재 모든 군무와 정무를 맡고 있는 태대막리지가 이 나라의 주인인 셈이니! 앞으로 태대막리지의 말을 충실히 따르라! 알겠는가?!”

“예! 태왕 폐하!”

“그리고 이 자리는 고구려 직위 체계에서는 왕보다 아래 지위이기는 하나, 고구려 내의 지방에서 왕이 임명되어 있을 경우나 번국들의 왕의 경우에는 태대막리지의 지위보다는 낮으니 모두들 유념하도록 해라! 쉽게 말해서 지방에서 임명되는 왕과 번국들의 왕은 태대막리지보다 지위가 낮다는 것이다. 알겠는가?”

“예! 태왕 폐하!”

“자, 그럼 태대막리지도 한 마디 하시게.”

고보장의 말에 동현이 정중앙으로 나가는데 옥좌 바로 밑에 또 다른 의자가 나타난다.

그러자 동현은 그 자리에 앉으며 큰 소리로 말한다.

“모두 들으시오.”

“예! 태대막리지!”

“내가 태왕 폐하의 황명에 의해 이 태대막리지라는 막중한 책임이 있는 자리를 맡게 되었소이다. 모든 군무와 정무를 맡으면서 군주의 자리 중 하나를 맡게 되었으니 그만큼 내게도 책임이 커지는 법. 나는 이것을 항상 생각하며 이 고구려를 더욱 부강하게 만들어 갈 생각이오. 그러니 많이들 도와주시오.”

동현이 이렇게 말하지 신하들이 너도나도 대답한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태대막리지!”

“무슨 일이든 말만 하십시오! 저희가 도울 수 있는 것은 적극적으로 돕겠습니다!”

신하들의 말에 동현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그리 말해주니 고맙소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를 더 말하자면, 내가 모든 군무와 정무를 모두 맡았다고는 하나 모든 일을 결코 나 혼자의 독단으로 처리하지 않을 것이오. 항상 그대들의 의견을 귀담아 들어서 많은 조언을 구하겠다는 뜻이오. 그러니 다들 이 고구려를 이끌어 가는데 있어서 필요한 말들을 적극적으로 말해주길 바라오. 알겠소?”

동현의 말에 대중상이 앞으로 나와 말한다.

“저는 태대막리지께서 그 동안 어떻게 일 처리를 해왔는지 바로 곁에서 본 사람입니다. 항상 사람이 겸손하시면서도 당당하셨으며 태왕 폐하께 항상 예를 갖추셨지요.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사람들을 함부로 대하는 것도 없었고 말입니다. 저는 누구보다도 태대막리지의 그런 언행을 모두 믿으니 평소 하던대로 하시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대모달. 정말 고맙소이다. 앞으로도 많이 도와주십시오.”

그렇게 서로 훈훈한 모습을 연출하는 동현과 신하들.

그 모습을 옥좌에서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던 고보장이 무언가 떠오른 듯 말한다.

“아, 참! 내가 깜빡 할 뻔 했군. 태대막리지.”

“……?”

“자네가 태대막리지로 올라가면서 대막리지와 막리지 자리가 비게 되지 않았나? 그 직책에 누구를 임명할지 말해주게.”

“예. 태왕 폐하. 그럼 지금 바로 임명하겠습니다. 그리해도 되겠습니까?”

“이 나라를 나 대신 이끌어가는 자네일세. 맘대로 하게.”

“황공하옵니다. 그렇다면 대막리지 자리는 대모달께서 맡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예? 제가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저는 이 자리가 대모달께서 적임자라고 생각합니다. 군사 분야에 정통하셨으며 내부적인 일도 오랜 경험으로 잘 살피실 줄 아시니 말입니다. 거기다 제가 모든 군무와 정무를 다 맡기에는 일이 너무 많으니 제 일을 나누어서 같이 해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부탁하는 일을 말입니다.”

동현의 말에 대중상이 감격하며 대답한다.

“소인 대중상. 태대막리지의 명을 받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대모달… 아니 이제 대막리지이지요. 잘 부탁합니다."

"예. 태대막리지.”

“그리고 막리지에는 사훈을 임명한다.”

“……!”

“사훈은 과거 수나라의 배구와 협상을 하여 우리 국익에 큰 보탬이 되었으며 이 밖에도 많은 공을 세웠다. 그 자격이 충분하다. 그러니 막리지 자리를 맡으라!”

동현의 말에 사훈은 감격하며 대답한다.

“소신 사훈. 태대막리지의 뜻을 받들어 이 고구려를 위해 일하겠사옵니다!”

“그래. 부탁한다. 그리고 대막리지 자리에 새로운 사람이 앉으면서 공석이 된 대모달의 자리는 이정을 임명한다!”

이정은 자신이 대모달의 자리에 임명되자 사훈처럼 감격하며 대답한다.

“소신 이정. 태대막리지의 뜻을 받들어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겠습니다!”

이렇게 동현은 주요 관직에 자신의 사람들을 임명했다.

그리고 얼마 전 점령한 형주를 다스릴 사람으로는 고경의 유언에 따라 서세적과 방현령을 임명했다.

서세적과 방현령은 동현의 말을 듣고 매우 깜짝 놀라는데 동현은 그런 두 사람을 따로 불러내어 형주를 잘 다스려 달라고 부탁한다.

그러자 두 사람 또한 동현에게 충성을 맹세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대답한다.

그렇게 조회가 끝난 후.

두 사람은 자신들을 추천해 준 동현에게 감사해했다.

“감축 드립니다. 태대막리지.”

“별 말을… 자네들도 축하하네. 다만 자네들이 곧 형주로 떠난다는 것이 아쉽구만. 마음 같아서는 내 곁에 두고 중히 쓰고 싶었는데 지금은 형주의 일이 더 급해서 말이야.”

“그렇게 말씀하시지 마십시오. 태대막리지. 이런 일은 저희가 원하던 일이었습니다. 사실 한동안 태대막리지께서 저희에게 지시하신 것이 없어서 저희가 곧 잊혀진 것이 아닐까 생각을 했었습니다만… 오늘 이렇게 잊지 않고 말씀해주셔서 오히려 감사드립니다.”

“내가 어찌 자네들을 잊겠나? 형주에 가면 수고들 좀 해주게. 가면 해야 할 일들이 많을 것이야. 서세적은 국방 임무를… 방현령은 내부를 살피면 형주를 능히 잘 통치할 수 있을 걸세.”

“예! 태대막리지!”

“특히 형주에 부임하게 되면 주변을 잘 살피게. 익주와 왕세충과 교주의 독고수덕, 그리고 동오 지역까지 말이야.”

“알겠습니다. 아직 그 계책이 시도되고 있는 겁니까?”

“그렇다네. 분명 교주의 독고수덕이 왕세충에게 반기를 들 것이야. 그렇게 되면 우리가 있는 형주에는 신경을 쓸 수가 없겠지. 왕세충의 경우에는 북쪽으로는 이밀, 남쪽으로는 독고수덕을 적으로 두게 되는 것이니 말이야.”

방현령은 형주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단번에 캐치해내고는 묻는다.

“그렇다면 동오 지역만 신경을 잘 쓰면 되겠군요.”

“그곳 또한 서로의 세력까지 치고 박고 싸우는 중이라 당분간은 괜찮을 것일세. 다만 방심은 절대 하지 마. 항상 그 주변을 주시하며 형주를 잘 키워내 보도록 해. 알겠나?”

“예!”

동현은 그렇게 서세적과 방현령에게 몇 가지 조언을 더 해주고는 새롭게 자신이 일하게 될 태대막리지 궁궐로 향했다.

관부가 아닌 궁궐… 이 궁궐 또한 고보장이 따로 준 궁궐이었다.

큰 규모의 궁궐은 아니었지만 동현의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큰 궁궐이었다.

“엄청나게 크구나.”

“그러게 말입니다. 마치 그림 같습니다.”

“이런 큰 궁궐을 나보고 쓰라고 하시다니…….”

“이게 다 태왕 폐하께서 형님을 각별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나는 그저 감사할 뿐이다. 그나저나 근혁이… 요즘에 몸은 괜찮은 것이야? 사실 내가 막리지 자리에는 사훈보다 너를 추천하려 했었다. 헌데 네가 몸이 너무 좋지 못한 것 같아 사훈을 추천했지. 어디… 네 맥 좀 짚어보자.”

“형님! 전 이제 괜찮습니다!”

“어허… 얼른 손을 줘보래도?!”

근혁.

동현과 의형제이면서 항상 동현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는 분신과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근혁은 몸이 좋지 않게 되었고 그래서 벼슬을 내놓고 장기간 휴식을 취하게 되었는데 그런 근혁을 보고 동현은 매우 걱정했던 것이다.

“많이 좋아지긴 했군. 그래도 맥이 약한 걸 보니 기가 아직도 다 회복이 안 되었어. 내가 약을 지어줄테니깐 두 달간 하루에 두 번씩 먹어. 알겠어?”

“알겠습니다. 형님.”

근혁은 동현에게 다시 한 번 고마워한다.

하지만 동현은 자신의 말만으로도 안심이 안 되었는지 근혁의 부인에게 말해놓기까지 했다.

동현이 이렇게 태대막리지 자리에 오른 후, 바로 나라 전체를 살피기 시작했다.

오로지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고 백성들을 위하는 정치를 시작한 동현은 얼마 지나지 않아 고구려의 인쇄술 기술을 크게 앞당기는 금속활자를 개발했다.

회귀 전보다도 훨씬 빠른 개발.

시대를 앞당긴 개발이었다.

하지만 동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조선시대에 나라 전역에 농사를 잘 되게 해달라는 뜻에서 만든 세종대왕의 농사직설 내용까지 기억하여 저서까지 집필했고 전국에 퍼지게 하니 고구려는 나라 밖과 안으로 모두 풍요로워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동현이 나라를 보살피며 발전시켜 나간 고구려…….

어느덧 세월은 흐르고 흘러 17년이 흘렀다.

동현의 나이는 72살이 되었고 그에게는 많은 자식과 함께 손자까지 보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그 사이에 1명의 부인을 더 두게 되었다.

형주의 신야에 살던 한 유지가 고구려의 장안성(평양성)에 볼 사람이 있어 자신의 딸과 오게 되었는데 우연히 동현과 만나게 된 것이었다.

그러자 그 유지는 자신의 딸을 동현에게 부인으로 거두어달라고 했고 동현은 당시 30살이 넘게 차이가 난다며 거절했다.

하지만 옆에 있던 사훈과 다른 수하들이 그 지역을 지배하기 위해서는 혼인도 좋은 계책이 될 수 있다며 부추기니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던 것이다.

그렇게 동현은 다섯 명의 부인을 두고 많은 자식과 손자들을 보았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동현은 다른 사람들보다 늙어가는 속도가 느렸는지 아직 흰머리가 많이 보이지도 않았고 30~40대와 같은 젊은 외모를 가지고 있었으며 무예 또한 더욱 발전하여 다른 장수들이 따를 수 없을 정도였다.

“아앗!”

“하하하! 너무 몸에 힘이 들어갔구나. 두호야. 몸에 힘을 빼거라.”

“예. 할아버지!”

동현은 오랜만에 자신의 손자인 두호와 대련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남동생인 동우가 급히 동현에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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