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하여 수나라 정벌하자!-394화 (394/400)

394화 동현은 형주를 평정하고, 고경이 세상을 떠나다.

사훈은 동현의 명령을 받자마자 소선의 항복을 받을 준비를 했다.

그렇게 반시진(약 1시간)뒤.

드디어 소선이 동현의 막사 안으로 들어왔고 눈앞에 놓인 거적 위에 앉았다.

그러자 고구려 쪽의 군사가 북을 울렸고 그 북에 따라 소선은 삼배구고두례를 행했다.

그 모습에 소선의 신하들은 눈물을 흘린다.

“폐하…….”

“폐하께서 저런 모습을… 흐읍…….”

그렇게 삼배구고두례가 끝나자 고구려 쪽에서 형주 양나라의 항복을 받았다는 사훈의 큰 목소리가 들렸고 그러자 고구려 군사들은 매우 기뻐하며 함성으로 가득 찼다.

그런 군사들을 본 동현은 앉아 있던 높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손을 위로 올린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멈추는 고구려 군사들의 함성.

고구려 군사들의 함성이 멎자 동현은 높은 자리에서 내려와 소선을 일으키며 말한다.

“내가 그 동안 다른 나라들과 숱하게 전쟁을 치렀지만… 그대처럼 백성들을 위하는 마음을 가진 자는 거의 본 적이 없소이다. 비록 우리에게 항복은 하지만 다른 나라들의 군주처럼 막대할 생각은 전혀 없소.”

“…….”

“자, 저기 상석으로 가 앉으시오. 귀공은 우리나라에 항복은 했으나 우리나라의 신하가 된다는 의식을 다 치렀고 진심으로 항복하는 모습을 보였으니 귀공을 절대로 막대하지 않을 것이오. 오히려 백성들을 위하는 마음에 이 대막리지 김동현… 귀공을 참으로 존경하게 됐소이다. 태왕 폐하께 귀공을 높게 대우하라고 상소를 올렸으니 그에 맞는 합당한 대우의 벼슬이 올 것이오.”

동현의 말에 소선은 감사해한다.

“감사하오. 장군… 아, 고구려에서는 대막리지라 했소? 그럼 대막리지라고 부르겠소이다.”

“그러시오. 자, 저기 앉으시오. 이제 귀국은 우리 고구려의 신하이면서 하나가 된 것이오. 이제 우리는 그대를 적국의 사람이 아닌 소중한 우리 고구려 사람으로 여길 것이니 말이오.”

“아… 아니 그래도 직접 내게 항복을 받은 대막리지와 어찌 같은 높이의 자리에 앉을 수 있겠소? 나는 나라를 바친 패주일 뿐이오.”

“패주라고는 하나 좀 전에도 말했다시피 귀공은 대우를 받아야 하오. 특히 좀 전에도 말했지만 백성들을 위하는 마음에서 정말 감동했소이다. 전쟁을 위해서 모든 군수물자를 다 긁어모아도 이길까 말까한데 백성들에게 해가 돌아갈까봐 그 군량도 남겨놓고 우리와 전쟁을 치른 것이 아니오?”

“그건 그렇지만… 전쟁이 장기화 될 것 같아서 그것도 솔직히 고민했었소. 강릉성에 군량이 워낙 없어서 말이오.”

동현은 솔직한 소선의 고백에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솔직해서 좋소이다. 그리고 그 고민이 군주로서 자격이 있다는 것을 뜻하오. 다른 나라의 군주들은 지금과 같은 모습이 거의 없었으니 말이오.”

“…….”

“자… 나와 같은 높이의 자리에 앉으십시다. 어차피 우리에게 있어서 가장 윗사람은 태왕 폐하이시오. 나는 그저 태왕 폐하를 대신해 귀공의 항복을 의식을 통해 받은 사람에 불과하고 말이오.”

동현은 이렇게 말을 하며 같이 손을 잡고 올라가자며 한 손을 내민다.

소선은 잠시 망설이다가 동현의 손을 잡는데 동현은 소선의 손을 꽉 잡고 매우 기뻐하며 같은 높이의 자리로 올라간다.

그리고는 모두에게 외친다.

“여기 양나라는 이제 우리 고구려의 영토가 됨으로써 이제 하나가 되었다! 그 군주였던 여기 소선 황제의 항복과 함께 우리 고구려와 하나가 되었으니! 이제는 같이 합심하여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갈 것이니라!”

“와! 와! 와!”

동현은 의도대로 소선을 자신과 같이 공식 석상에 세우고 형주 백성들에게 보였다.

형주 백성들은 자신들이 받들던 황제 소선이 동현과 함께 두 손을 맞잡고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을 보자 자연히 반발심이 줄어들었고 특히 소선의 신하들, 특히 장수들은 동현이 소선을 성심성의껏 대우를 해주자 반발심이 눈 녹듯이 사라졌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 속 불안감은 존재했다.

저 모습이 언제까지 갈지 하는 모습 말이다.

과거 왕조를 보면 저렇게 대우를 해주고 팽을 시키는 경우가 많았으니 소선의 신하들은 완전히 마음을 놓지 못했다.

동현은 그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기에 앞으로도 소선을 우대해주는 모습을 보이면 그들의 의심이 점점 풀리리라고 생각했고 자신의 생각을 고보장에게 상소로써 알렸다.

이렇게 동현의 주도한 형주 병합은 성공적으로 마무리가 되었고 동현은 형주를 누가 맡을지에 대해 사훈과 논의를 하고 있었다.

“그 문제는 대군사와 좌군사, 우군사를 모두 모아놓고 결정을 하시는 것이 어떻습니까?”

동현은 사훈의 말에 잠시 고민을 하더니 고개를 저으며 대답한다.

“대군사와 우군사는 현재 내가 맡긴 일이 있기에 그 일을 하기에도 바쁘네. 그러니 나와 자네, 좌군사 셋이서 결정을 해야 해.”

“그렇다면 좌군사에게 물어보시는 것이 훨씬 좋겠군요.”

“음? 어째서?”

“좌군사는 수나라의 재상이었던 사람이었고 이 고구려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이곳은 본래 수나라가 다스리던 영토이고 말입니다. 그렇다면 이곳을 다스릴 적임자도 누가 좋을지 알고 있지 않겠습니까?”

“과연… 그렇겠군. 좋아. 좌군사가 올 때까지 기다리지. 그나저나 역시 좌군사야. 좌군사 덕분에 이번 형주 평정이 수월했어.”

“그렇습니다. 좌군사가 형남을 점령해주지 않았다면 우리는 아까운 화포를 써가면서 싸워야 했을 겁니다. 그리고 그것을 공수하느라 시간이 더 걸렸을 것이고 말입니다.”

“그렇겠지… 그나저나 단석한 형제와 좌군사는 언제 온다고 하던가?”

“예. 빠르면 내일 아침에 도착한다고 합니다.”

“그래? 그렇다면 그들을 모두 성대하게 맞을 준비를 해라. 그들 덕분에 이 형주 전쟁이 무사히 끝났으니 말이다.”

“알겠습니다. 대막리지.”

동현은 사훈과 논의하여 결정을 내리고는 형남을 병합하러 간 군사들을 기다리기로 했다.

다음 날 아침.

“오! 저기 옵니다!”

“그렇구만. 음? 근데 좌군사는?”

“그러게 말입니다. 좌군사가 보이질 않습니다. 음? 뒤에 저 수레가… 설마?”

사훈의 말에 동현은 무언가 불길한 기운이 드는 그 때, 단석한 형제가 말에서 내려 동현 앞으로 와 군례를 올린다.

“소인 단석한과 단종수! 형남을 점령하고 돌아왔습니다!”

“그… 그래. 헌데 좌군사는 어디 있느냐?”

동현의 말에 단석한 형제는 어두운 표정으로 동현을 데리고 어디론가로 간다.

그리고 잠시 후, 동현은 고경의 모습을 보고 매우 놀란다.

“이보게! 고경! 고경! 눈을 떠봐!”

“으음… 대막리지…….”

“그래. 나를 알아보겠는가? 고경!”

“예… 대막리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자네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좌군사를 말리지 않고?!”

“송구합니다… 이번 원정에서 모든 일이 끝날 때까지는 멀쩡하셨습니다. 헌데… 대막리지께서 보낸 전령이 소선의 항복을 받아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쓰러지셨습니다.”

동현은 그 말을 듣고는 고경이 자신의 몸이 편치 않음에도 정신력으로 버텨가며 자신의 명령을 수행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동현은 그제야 수레에 누워있는 고경에게 말한다.

“이 사람아… 이 전쟁은 애초에 이긴 전쟁이야! 전쟁이야 조금 길어지면 어떻다고 그 몸을 혹사시키는가? 내게는 자네가 중요하다는 것을 왜 몰라?”

동현의 말에 고경은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허허허… 소인을 여전히 잘 챙겨주심에 감사드립니다… 허나 이 몸은 이미 국가와 제 주인인 대막리지께 충성하는 몸… 어찌 제 몸을 더 소중히 할 수 있겠습니까?”

“이보게. 고경……!”

“이번 전쟁은 빨리 끝내는 것이 이로운 전쟁입니다. 그것이 훗날… 대막리지의 입지에도 큰 영향을 끼치니 말입니다. 아시지 않습니까? 이번 형주 정복에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으나… 반대하는 귀족들이 암암리에 있었던 것 말입니다… 우리의 힘 때문에 그저 숨죽이며 재물을 갖다 바치는 것일 뿐, 그들은 아직 완전히 고개를 숙이지 않았음을 명심하십시오…….”

“그래. 꼭 명심하겠네. 그러니 절대 정신을 놓지 말게. 내가 꼭 치료해주겠네!”

고경은 자신을 보며 다급해 하는 동현의 말에 여전히 미소를 짓더니 자신의 품안에 무언가를 꺼내며 건넨다.

“이건 무엇인가?”

“제 유언장입니다.”

“……!”

“하나는 태왕 폐하께 올리는 것… 하나는 대막리지께 남기는 것이며… 남은 두 개는 제 아들과 남은 식구들에게 남기는 것입니다.”

동현은 고경이 유언장이라고 하는 말에 받지 않으려 한다.

“자네는 살 수 있어! 무슨 유언장인가?! 당치도 않네!”

“대막리지… 제 몸은 제가 잘 압니다…….”

“저번에도 그랬지만 내가 자네를 고쳤어! 이번에도 자네를 고칠 것이네! 여봐라! 얼른 고경을 막사 안으로 옮겨라! 그리고 치료할 준비를 해!”

동현의 말에 고경은 있는 힘을 짜내 동현의 손을 힘껏 잡은 뒤 큰 목소리로 말한다.

“대막리지! 그러지 마십시오! 대막리지께서 그리 감정에 휘둘리시면 이 고구려의 태왕 폐하를 보좌해 어찌 나라를 이끌어 가시겠습니까?”

“고경… 흐흐흑…….”

고경의 마지막 호통인 것 같은 외침에 동현은 그 마지막을 직감한 듯 결국 눈물을 흘린다.

고경은 그런 동현을 보며 말한다.

“대막리지… 이루실 것은 다 이루시고… 천천히 오시옵소서. 이 고구려를 강하게 만드시고! 가문을 튼튼하게 한 뒤 오소서… 부족한 소인, 먼저 저승에 가서 기다리겠나이다! 나중에 저승에 오시면 술 한 잔 같이 해주십시오!”

동현은 고경의 외침에 눈물을 펑펑 쏟으며 수레 앞에 털썩 무릎을 꿇으며 대답한다.

“이 사람… 내 마음을 이토록 아프게 하고 가야겠는가? 꼭 그리 가야하는 것이야?”

“송구합니다. 대막리지…….”

“그래… 나도 훗날 저승에 가면 자네와 같이 술 한 잔 반드시 하겠네… 그리고 그 때는 내 아버지와 함께 자네를 찾아갈 것이야. 자네는 내 양아버지와 같은 사람이었다고 말이야!”

“허허허… 참으로 감사하옵니다. 보잘 것 없는 소인을 이토록 잘 봐주셔서 말입니다. 덕분에 우리 가문과 제가 크게 호강하고 갑니다…….”

고경은 이 말을 마지막으로 동현과 잡고 있던 손에 힘이 쭉 빠지며 수레로 떨어졌다.

동현은 고경의 그 모습에 매우 놀라더니 대성통곡한다.

“이보게! 고경! 고경! 흐어어어엉!”

동현이 자신의 밑에 있던 수하를 위해 대성통곡하는 모습을 보이자 주변의 장수들과 군사들도 슬퍼한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밑에 사람을 동현이 이토록 아껴주는 모습을 보고는 매우 감동을 받았다.

소선이 그 모습을 보고 옆에 있던 수하에게 말한다.

“자신의 수하를 위해 저렇게 대성통곡하다니… 저 사람은 정말 대단한 인물이구나.”

“그런 듯하옵니다. 역시 명성은 괜히 얻어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러게 말일세. 저 모습을 보니 나조차도 눈물이 나는군… 후우… 이곳에서 잠시나마 장례식을 치르겠지?”

“그럴 것 같습니다. 간단히 장례식을 치르고 난 뒤 고구려에 있는 도성으로 가 그곳에서 제대로 장사를 지내겠지요.”

“우리도 조문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겠어. 내가 직접 하겠으니 준비 좀 해주게.”

“예. 폐하.”

“이제는 폐하라고 하지 말게. 이목이 있으니 말이야. 나리라고 해.”

“그럼 이목이 있을 때는 나리라고 하고 저희끼리 있을 때는 폐하라고 하겠습니다.”

“이 사람…….”

이렇게 고경이 세상을 떠남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그의 죽음을 슬퍼했다.

동현은 간단하게 치를 장례식을 준비하면서, 전령을 띄워 고경의 부고를 고보장과 그의 아들인 고덕홍에게 알렸다.

그렇게 형주에서 간단한 장례식을 치르고 그의 시신을 도성으로 운구할 수 있게 준비한 후 동현은 고경의 유언장을 읽어 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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