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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하여 수나라 정벌하자!-389화 (389/400)

389화 동현, 단석한 형제와 고경에게 군사를 주어 형남 지역을 점령하게 하고 위기에 몰린 소선은 대책을 강구하다.

소선이 강릉성에서 며칠간 나오지 않고 본격적인 수성에 들어가자 동현은 사훈을 불렀다.

“저 강릉성에 군량이 많은가? 내가 알기로 군량이 별로 없다고 알고 있는데 말이야. 저렇게 수성을 하는 것을 보면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저도 그런 생각을 해 보았으나 그건 아닐 겁니다. 저 성에는 군량이 분명 많지 않습니다. 저희와 본격적인 전쟁을 하기 전, 소선이 많은 군량을 양양성으로 옮겨놨다는 첩보를 받았으니 말입니다.”

“음… 헌데 저렇게 버틴다라… 그렇다면 우리가 빈틈없이 강릉성을 포위하고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가장 크겠군.”

“소인도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계속 이렇게 포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낫겠어.”

동현의 말에 사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그렇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하나를 더 하십시오.”

“하나를 더?”

“예. 이렇게 계속 포위를 유지하면서 일부 군사를 형남 지역을 보내시지요.”

“형남으로?”

“예. 대막리지. 저들의 군량이 다 떨어지면 분명 형남 지역의 성들에 군량을 보내라고 요청할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 고구려 군의 일부를 움직여서 그 군사들의 보급로를 모조리 차단하는 동시에 틈을 보아서 점령해버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과연… 좋은 계책이로군. 그럼 군사를 얼마나 보내는 것이 좋겠나?”

“5만이면 충분합니다.”

“5만이라…….”

“예. 5만 군사에 단석한, 단종수 형제를 보내십시오. 거기에 좌군사를 같이 보내면 될 것 같습니다.”

동현은 사훈의 말에 놀란다.

“아니, 고경을 보내자고?”

“예. 대막리지.”

“고경은 너무 고령이다. 사실 이번 원정에 따라오는 것도 내가 반대를 했었어. 헌데 원정을 보내라?”

“저도 그러고 싶었습니다. 허나 본인의 각오가 워낙 대단합니다.”

“…….”

“저한테 부탁을 하더군요. 자신의 목숨을 대막리지께서 한 번 더 살려주셔서 연장이 된 만큼 하고 싶은 일을 다 하며 살고 싶다고 말입니다. 그래야 자신이 죽을 때 마음이 편할 것 같다고 합니다.”

동현은 사훈의 말에 한숨을 쉬며 대답한다.

“하아… 일단 고경을 불러오게.”

“예. 대막리지.”

동현의 명령에 사훈은 밖에 있는 군사에게 말하여 고경을 불러오게 했다.

“부르셨습니까? 대막리지.”

“그래. 좌군사. 거기 앉게.”

“예.”

동현의 권유에 고경이 자리에 앉자 동현은 차를 권하며 말한다.

“자, 차 한 잔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지.”

“알겠습니다.”

후루룩!

고경이 차 한 잔을 마시고 잔을 내려놓고 동현도 뒤따라 마신 뒤 차를 내려놓자 동현이 본론을 꺼낸다.

“자네… 태군사에게 이번 계책에 대한 원정군으로 보내달라고 부탁을 했다며?”

“그렇습니다. 대막리지.”

“이보게. 좌군사. 자네가 비록 병이 다 나았다고는 하나 자네 나이가 나이인 만큼 몸을 좀 사릴 필요가 있어. 자네가 너무 무리를 하는 것 같아 하는 말일세.”

“제가 어찌 대막리지의 걱정을 모르겠습니까? 허나 예전에도 말했듯이 제 목숨은 이미 한 번 대막리지께서 살려주셨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것은 제가 두 번째로 사는 것과 다름없지요.”

“…….”

“보잘 것 없는 소인을 위해 친히 몸을 숙이셔서 저를 등용하셨습니다. 그리고 제 병까지 고쳐주셨지요. 그렇게 깨어나고 난 저는… 한 가지 결심한 것이 있습니다.”

“그게 무엇인가?”

“앞으로 제가 죽을 때까지 마음이 편할 수 있는 일을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일을 찾자니 딱 한 가지 답이 나오더군요.”

“……?”

“대막리지께서 앞으로 더 힘차게 나아가실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일을 하자는 것이지요. 이것이 제가 꼭 하고 싶은 일이 되었습니다. 이 생각을 하니 제 마음이 정말 편해졌습니다.”

동현은 고경의 말에 감동한 듯 그의 손을 잡으며 말한다.

“이 사람아… 왜 그리 고집이 센가? 나는 자네를 절대 잃고 싶지 않은데 말이야.”

“대막리지. 정말 감사합니다. 허나 소인에게 또 다시 저번처럼 죽음의 위기가 오지 않으리란 법도 없습니다. 그게 이번 전투가 될 수 있고 나중에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지만, 이 일이 다시 일어날 것이란 것은 기정사실입니다.”

“…….”

“그러니 제가 마음 편히 할 수 있는 일을 하여 대막리지가 더욱 높이 날아오르는데 도움이 되겠습니다. 소인이 형남을 반드시 점령할 테니, 형주 전역을 꼭 다 차지하셔서 더욱 높게 날아올라 가십시오.”

“이보게. 고경…….”

동현은 고경의 충성스럽고 고집스러운 말에 결국 눈물을 흘린다.

현대에서는 나이로 치면 자신의 아버지 뻘인 고경.

이 시대에는 빨리 혼인을 하기에 할아버지라고 불릴 수도 있는 사람이었다.

비록 자신을 일찍 보좌했던 사훈이나 이정보다는 훨씬 늦게 등용된 사람이나 등용된 이후에 자신을 위해 많은 일을 해주었고 누구보다도 충성스러움을 보인 사람.

그런 사람을 동현은 정말 잃기가 싫었다.

그랬기에 저절로 눈물이 흐른 것이었다.

“대막리지, 소인이 뭐라고 이렇게 소인의 앞에서 무릎까지 꿇고 눈물을 흘리시나이까?”

“고경… 나는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었기에 자네를 아버지처럼 생각했어. 그리고 자네가 내 밑에 사람이 되고 난 뒤부터 많은 조언을 들을 수 있었지.”

“대막리지…….”

“자네가 꼭 형남으로 가겠다고 고집을 하니 내가 말릴 수는 없지…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꼭 약속해주게!”

“……?”

“형남을 전부 다 병합을 하고 돌아왔을 때 건강한 모습으로 나와 만나는 것이 약속이야! 할 수 있겠나?”

고경은 동현의 말을 듣자 똑같이 눈물을 흘리며 대답한다.

“소인 고경, 대막리지의 명령에 따르겠습니다. 소인 반드시 건강한 모습으로 형남을 모두 병합한 뒤 대막리지 앞에 나타나겠습니다.”

“그래. 꼭 그래야하네.”

동현은 고경의 손을 꼭 잡고 고경을 따뜻한 눈빛으로 쳐다보며 한 동안 손을 놓지 않았다.

그 모습을 옆에서 본 사훈도 감동한 듯 뒤로 돌아 눈물을 흘리며 생각한다.

‘역시 대막리지시다. 밑에 사람들을 정말 진심으로 대하시는구나. 이렇게 진심으로 대하는데 어찌 충성을 다하지 않을 수 있을까?’

사훈은 동현의 모습에 더욱 더 충성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 날 아침.

“단석한과 단종수는 고경의 조언을 잘 새겨듣고 형님을 병합하게. 알겠나?”

“예! 대막리지! 꼭 형남을 모두 병합해서 대막리지 앞에 바치겠습니다!”

“하하하! 그래. 그리고 고경.”

“예. 대막리지.”

“자네 옆에 내가 의원하나를 딸려 보낼 것이야. 그러니 매일 그 의원에게 진맥을 받고 몸 상태를 살피면서 일을 하도록 해. 그리고 몸에 무언가 무리가 간다 싶으면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말이야. 알겠나?”

“대막리지의 깊은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허나 의원은 배려가 조금은 지나친 것 같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인가? 자네는 나에게 절대 없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야! 자네의 나이를 고려해서 같이 보내는 것이니 거절하지 말게.”

“예, 대막리지.”

“단석한과 단종수. 너희 둘도 매일 고경을 볼 때마다 건강 상태를 먼저 살펴줬으면 좋겠다. 형남을 병합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나에게는 고경이 더 중요하니 말이야. 물론 그렇다고 해서 자네들도 이렇게 안 챙긴다는 것은 아니니 오해하지는 말게.”

“물론입니다. 대막리지. 저희가 어찌 오해를 하겠습니까? 대막리지께서는 본래 인의를 중요하게 여기시는 분… 사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것이 매우 옳다고 생각 됩니다.”

단석한의 말에 동현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그리 말해주니 고맙구나. 너희들도 고경처럼 아프면 내게 꼭 말을 해야 한다. 너희 병도 내가 꼭 고칠 것이니 말이야.”

“감사합니다. 대막리지.”

“그나저나 이송. 상선은 모두 준비가 되었는가?”

“물론입니다. 대막리지.”

“좋아. 상선을 타고 위장한 채 모두 형남으로 가라. 단 갈 때 조심해야 할 것이야. 바로가면 소선 군에게 들킬 위험이 크니 둘러서 가야 할 것이다.”

“예! 대막리지! 명심하겠습니다. 자… 우리는 무릉으로 간다!”

그렇게 단석한 형제와 고경은 5만의 군사를 이끌고 형남 지역을 점령의 첫 번째 목표인 무릉으로 향했다.

“대막리지.”

“음?”

“표정이 안 좋으십니다.”

“왜 안 그렇겠는가?”

“좌군사가 여전히 걱정되는 모양이시군요.”

“하아… 그렇다네. 그냥 나를 따라 계속 있었으면 했는데 말이야…….”

“이미 결정된 일이니 아무 일 없기를 빌어주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 그래야겠지. 그나저나 이제 우리 군 중 일부가 움직였기 때문에 소선도 무언가 반응이 올 수도 있을 것인데?”

“그럴 것입니다. 하지만 그 점은 신경 쓰지 마십시오. 제가 미리 다 준비를 해두었습니다.”

“역시 사훈이로군. 그럼 그 때를 기다리기만 하면 되겠어.”

“예. 대막리지. 함정을 만들어 놨으니 미끼만 물면 될 것입니다.”

동현은 고경으로 인해 어두워졌던 얼굴이 대번에 밝아지며 말없이 미소를 짓는다.

그 때 강릉성에서는…….

“뭐라? 고구려 군 중 일부가 어디론가로 이동했다고?”

“그렇습니다. 폐하.”

“얼마나, 그리고 어디로 이동 했는가?”

“그게… 서쪽으로 이동했다고 합니다.”

“서쪽? 서쪽이면 익주가 아닌가?”

“그렇습니다.”

“그곳은 우리 영토가 아닌데 왜 그 쪽으로 간 것이지?”

“세작들을 보내 파악하려 하고 있으나 그 이유를 아직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허어… 이유를 모르다니. 김동현 이놈! 대체 무슨 꿍꿍이인 것이냐?!”

소선은 고구려 군사들 일부가 서쪽으로 이동했다는 것에 대한 큰 의문을 품을 뿐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했다.

강릉성이 포위된 상황에서 소식을 듣게 되니 더욱 더 미칠 노릇… 소선은 적은 군사를 가진데다가 강릉성이 포위된 상황이라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에 점점 초조해져갔다.

며칠 뒤.

“폐하! 폐하! 큰일 났사옵니다!”

“……?”

“이, 이것을 보시옵소서!”

“이게 뭔가?”

“무… 무릉 쪽에서 온 세작의 보고입니다.”

한 신하의 말에 소선은 세작이 주고 갔다는 쪽지를 펼쳤다.

그리고 그 쪽지를 보고는 대경실색했다.

“대체! 어디서 군을 몰고 왔기에 무릉이 점령을 당했단 말이냐?!”

“그, 그것이…….”

“……?”

“상선을 이용했다 합니다.”

“상선?”

“예. 폐하. 저희가 양양을 점령당했을 때 많은 배가 있지 않았습니까? 그곳은 이 강릉과 마찬가지로 많은 배들이 드나드는 곳입니다. 그 상선들을 이용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 번에 5만의 군사를 실어 나르기는 쉽지 않다. 그건 설명이 되지 않아!”

“폐하. 잊으셨습니까? 김동현이라는 그 자는 본래 상인이었습니다.”

“……!”

“상인들 중 아는 사람들이 많았겠지요. 상단의 배들을 모두 끌어 모아서 한꺼번에 실어 날랐을 것이 분명합니다.”

신하의 말에 그제야 소선은 자신의 대응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은 듯 어이없어한다.

그런 소선을 보며 한 신하가 말한다.

“수를 써야하지 않겠습니까? 일단 세작들을 통해 영릉, 장사, 계양에 소식을 알리겠습니다.”

“세작들도 이곳을 간신히 빠져나가 무릉의 소식을 알아왔다… 헌데 지금 보낸다고 결과가 달라지겠는가?”

“하지만 폐하. 포기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렇지… 방법은 딱 한 가지뿐이야.”

“어떤…….”

“이곳에서 어떻게든 원군을 보내는 것 말이야.”

“하지만 폐하. 이곳을 아직도 고구려 군이 빈틈없이 포위를 하고 있습니다. 헌데 그게 가능하겠습니까? 차라리 익주로 사람을 보내십시오.”

“익주로?”

“예. 폐하. 익주의 왕세충에게 사람을 보내 고구려 군의 뒤를 쳐달라고 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포위는 자연히 풀릴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무언가 대가를 줘야하지 않나?”

“형남 4군 중 2군인 무릉과 영릉을 주겠다고 하십시오.”

“뭐? 그건 너무 크네.”

“지금은 그 방법 밖에 없습니다. 폐하. 일단 고구려 군의 기세가 워낙 강하니 그 다음 일을 생각해야 합니다!”

소선은 신하의 조언에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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