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4화 반란 귀족들, 승려 신성을 이용하여 돌파구를 찾으려 하다.
동현은 급히 개마무사 1만을 소집하여 빠르게 장안성(평양성)으로 향했다.
“태왕 폐하께서 위험하시다! 빠르게 길을 재촉하라!”
“예!”
두두두두!
동현은 개마무사들을 계속해서 재촉하며 장안성으로 군을 몰았다.
그 시기 장안성에서는…….
“젠장… 도무지 저 내성은 뚫을 수가 없소이다! 너무 필사적이오!”
“어떻게든 뚫어야 하오! 이렇게 머뭇거리다가는 소금을 운반하러 갔던 병력이 돌아오는 것은 물론이고 대막리지인 김동현 그 자가 군사를 몰고 오면 끝장이오!”
“하아… 그래서 내가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하지 않았소?”
귀족들은 외성을 점령한 뒤부터 내성을 대중상의 군사들로 인해 뚫지 못하자 초조해졌다. 그래서 어떻게든 뚫을 방법을 강구하는데…….
“우리가 이대로 물러난다면 그 길로 끝장이오. 대막리지인 김동현 그 자가 우리를 가만 둘 것 같소?”
“…….”
“그리고 우리는 그 자의 상대가 되지 못하니 그 자가 오기 전 빠르게 승부를 봐야하오! 그러니 하루라도 빨리 이 내성을 돌파하는 것이 우선이오! 이 내성을 어떻게 뚫을지 방법 하나를 강구해 보시오!”
귀족들의 말에 한 사람이 나서며 말한다.
“한 가지 실낱같은 희망이 있기는 하오!”
“그것이 무엇이오?”
“현재 태왕 폐하와 친하게 지내는 승려가 있소. 그 자는 종종 태왕 폐하의 부름을 받으며 이야기를 나누고는 하지요. 헌데 내가 알기로 그 승려는 매우 탐욕스러운 자요.”
“승려가 탐욕스럽다니… 믿을 수 있는 이야기요?”
“충분히 믿을 수 있소. 그 자는 본래 신분이 귀족이었으나 승려가 된 사람이오. 신성이라는 자로 그 자의 집안은 대막리지인 김동현으로 인해 풍비박산이 난 자인데 간신히 도망친 자로 알고 있소. 그래서 자신의 신분을 감추기 위해 승려가 되었다고 하오.”
“오! 그렇다면 그거 희소식이군. 헌데 지금은 전시 상황이오. 들어갈 수 있겠소?”
“그 자가 성 안에 있을 때 우리와 전쟁이 벌어졌으니 아직 태왕 폐하의 근처에 있을 것이오. 그러니 은밀하게 한 군사를 잠입시켜 그 자에게 약간의 뇌물을 주고 내통을 하면 충분히 성문을 열 수 있을 것이오.”
“그거 잘 됐군! 지금 바로 서찰을 보내보시오!”
“알겠소. 잠시만 기다리시오.”
그렇게 고구려 조정에는 큰 위기가 찾아오고 있었다.
그때 동현은 빠르게 군을 이동시키면서 세작들로부터 계속 보고를 받고 있었다.
“뭐? 이름이 뭐라고?”
“신성이라는 승려입니다.”
“이런… 제기랄!”
동현은 신성이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잔뜩 분노하며 앞에 있던 탁상을 내리친다.
그 모습에 수하들이 매우 놀라는데…….
“대막리지! 왜 그리 화를 내십니까?”
“그 땡중은 내가 아주 잘 아는 자다! 본래 탐욕스러운 귀족이었던 놈으로 자신의 신분을 감추기 위해 승려가 된 자이지! 어디 있나 했는데 승려가 돼서 태왕 폐하를 꾀어내려 하고 있었군! 큰일이야!”
“그런 일이… 그렇다면 한시가 급할 것 같습니다. 만약 외부에 있는 귀족들과 승려들이 내통한다면…….”
“내가 지금 그것을 걱정하고 있는 것일세! 특히 태왕 폐하의 보호가 중요해! 음… 거기 너!”
“예! 대막리지!”
“지금 대모달은 내성을 지키는데 집중하고 있겠지?”
“물론입니다!”
“대중상 대모달께 전하라! 신성이라는 승려가 성문을 열려는 개수작을 벌일 수 있으니 그것은 무조건 막아야 한다고 말이야. 황명을 사칭하여 성문을 열려 한다면 그냥 그 자리에서 베어버리라고 말이야!”
“예! 알겠습니다!”
“한시가 급하다! 빨리 가! 네가 빨리 가느냐 못 가느냐에 따라서 우리 고구려의 국운이 달렸다! 얼른!”
동현의 말에 전령은 바로 말을 바꿔 타고 밤낮없이 장안성으로 향했다.
동현은 떠나는 전령을 보며 생각했다.
‘신성이라는 자는 본 역사에서 훨씬 뒤에 인물인데 왜 벌써 나타난 거지? 내가 개입하면서 이 시대에 일찍 태어난 건가? 하아… 잘 모르겠군. 아무튼 그 자가 맞다면 지금 빨리 가서 막아야 해!’
동현은 장안성에서 제발 아무 일이 없기를 바랐다.
며칠 뒤.
도성 안에 있는 신성은 서찰과 재물을 보고는 미소 짓고 있었다.
‘나보고 성문을 열어달라… 그렇게 해서 내성과 황궁을 모두 점령하여 태왕 폐하의 신변을 확보하고 권력을 되찾으면 김동현 그 놈을 역적으로 몰아 처벌하는 것은 물론이며, 나를 높은 자리에 올려주겠다? 괜찮은 제안이군.’
신성은 흡족했다.
‘현재 대중상 그 자가 내성을 철저히 지키고 있으니 나에게 이런 제안이 온 것일 터… 후후… 내 가치가 더욱 올라가겠어. 김동현 그 놈이 소식을 들었다고 해도 아직 내일 하루 정도 여유는 있을 터… 그래. 오늘 밤에 성문을 열어주면 되겠군. 내성에 있는 군사들에게 황명을 이용하여 성문을 열도록 하면 되겠어.’
그는 차근차근 생각하며 계획을 세웠다.
‘태왕 폐하와 내가 아주 친한 것을 알고 있으니 그 군사들도 내 명령을 거부하지 못 할 것이야. 거부하려 할 때 황명으로 강하게 몰아치면 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일단 지금은 태왕 폐하와 함께 아무런 일이 없다는 듯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가 태왕 폐하께서 신임하는 자라는 인식을 더욱 더 심어줘야겠다. 의도적으로 저들에게 모습을 보이면서 말이야.’
신성은 그렇게 결정을 내린 후 고보장에게 가 말한다.
“태왕 폐하. 오늘은 오랜만에 이 도성 안을 도는 산책을 하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지금 말인가? 현재 귀족들에게 외성이 점령되어 좋지 않은 상황인데? 이곳을 벗어나면 안 되지 않나?”
“태왕 폐하. 그 말씀도 옳으나 너무 한 곳에만 박혀 있으시고 안에서만 움직이면 병이 나는 법입니다. 태왕 폐하의 몸이 건강하셔야 나라를 다스릴 것이 아닙니까?”
“하긴… 대막리지도 그런 말을 하더군.”
“대막리지께서 말입니까?”
“그렇다네. 참으로 충성스러운 자지. 아무튼 알겠네. 자네 말에 따르지.”
“황공하옵니다.”
신성은 고보장이 보이지 않게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만족해한다.
‘일단 첫 번째 계획은 성공이구만. 이렇게 내성 안을 돌아다니면 군사들이 보고 싶지 않아서 태왕 폐하와 내 모습을 보게 되겠지. 그나저나 김동현 이놈… 지금 태왕 폐하께 엄청난 신임을 받고 있구나. 나중에 내가 권력을 잡더라도 이놈을 내치기가 쉽지 않겠어. 오래 전부터 태왕 폐하를 교육해서 그런 것인가? 아냐… 할 수 있다. 일단 지금의 태왕 폐하를 다른 방식으로 설득하여 그 놈을 내쳐야 한다. 그리고 서서히 그를 죽여 나가야 해.’
신성은 자신의 첫 번째 계획이 실현된 것에 만족해하면서도 동현을 떠올리자 순간 진지한 표정으로 변했다.
하지만 고보장에게는 여전히 인자한 듯한 미소를 유지하며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성을 돌았다.
그리고 그 소식을 내성을 지키고 있던 대중상이 듣고 분노한다.
“뭐라? 내성을?”
“예! 신성이라는 승려에 의해 돌아다니고 있다 합니다. 안에만 있으면 병이 난다고 하면서 말입니다.”
“그 땡중 놈이!”
대중상은 그 소식을 듣고 매우 분노한다.
자신이 현재 도성을 지키는 가장 큰 이유는 태왕 폐하에 대한 안전이 최우선이었는데 그 목표물이 바깥이 드러나게 된 상황이니 말이다.
“너는 일단 태왕 폐하 근처에 불순한 무리들이 없는지 살펴라. 태왕 폐하께서 심기가 불편하시면 안 되니 너무 직접적으로 따라 붙지는 말고 주변에서만 살펴. 단, 불순한 무리가 발견 될 시에는 태왕 폐하의 허락을 받지 말고 지체 없이 공격해라. 그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질 것이니 말이야.”
“알겠습니다. 대모달!”
“한 50명 정도 데려가!”
대중상은 그렇게 은밀하게 고보장과 그 주변을 면밀하게 살폈다.
그리고 그날 밤.
‘지금이 움직여야 할 때다. 내가 내성에 갇힌 덕분에 태왕 폐하에 의해 잠시 이 내성에 있는 궐 안에서 머물고 있다만… 이제는 모든 것이 바뀔 것이다! 기다려라! 김동현!’
신성은 날카로운 눈빛을 빛낸 후 성문 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잠시 후.
“이보게.”
“아… 예. 스님. 무슨 일이십니까?”
“지금 성문을 열어줄 수 있겠나?”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태왕 폐하께서 지금 성문을 열어달라고 하셨네.”
“태왕 폐하께서요?”
“그렇다네. 태왕 폐하의 황명이니 문을 열어주게.”
성문을 지키던 군사들은 신성의 명령에 망설였다.
본래 규정대로라면 밖에도 적이 있는 만큼 절대 열면 안 된다.
태왕을 상징하는 검이나 증표가 있었다면 모를까 그냥 한 스님이 한 말만 듣고 정말 고보장이 그런 황명을 내렸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신성이 벌컥 화를 낸다.
“이놈들아! 나 태왕 폐하와 친우처럼 지내는 스님이다! 내 말을 못 믿겠다는 것이냐?!”
“그, 그것이 아니오라 스님. 규정이 그래서 그렇습니다. 태왕 폐하를 뜻하는 검이나 증표가 있던지… 그도 아니라면 저희의 직속상관으로부터 받은 명령서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아무것도 없고 말만 하시니 말입니다.”
신성은 군사들의 말에 한숨을 쉬며 대답한다.
“하아… 이놈들아! 내가 모두 책임지겠다! 그러니 괜찮아!”
“정말이십니까?”
“그래! 그러니 문을 열어!”
“으음… 알겠습니다.”
군사들은 신성의 말에 문을 열려고 하는데 어디선가 누군가 말을 몰고 오며 큰 소리로 호통을 친다.
“누가 윗사람 명령 없이 함부로 문을 열려는 것이냐?!”
“대, 대모달!”
히히히힝!
대중상이 때마침 신성이 열려는 성문 앞에 도착을 했다.
대중상은 도착하고 난 뒤 군사에게 가 호통을 친다.
“네 이놈! 누구 맘대로 열려고 하는 것이야?!”
“그… 저 스님께서…….”
“저 땡중 말이냐?”
대중상의 말에 신성이 노한다.
“네, 네 이놈! 땡중이라니?!”
“자네가 감히 태왕 폐하의 황명을 사칭한 것인가?”
“아니다! 모든 것이 사실이야!”
“그래?”
“그렇다! 그러니 성문을 열거라!”
대중상은 신성의 말에 피식 웃으며 대답한다.
“그렇다면 그 말이 맞는지 확인을 해보면 되겠군.”
“뭐라?”
“내가 직접 태왕 폐하를 뵈러 가겠다. 아니… 같이 가면 되겠군.”
“……!”
“얼른 따라 오거라! 그 말이 정말인지 확인해 봐야겠다!”
“내, 내가 널 왜 따라가느냐?! 따로 가겠다!”
“지금은 전시 상황! 그러니 모든 것을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만약 움직이지 않는다면!”
대중상은 단호하게 말을 하더니 자신의 품에 있던 칼집에서 칼을 꺼내며 신성의 목에 들이대며 말한다.
“이 자리에서 네 목을 벨 것이다!”
“……!”
“그러니 순순히 따라 오는 것이 좋을 거야.”
“크윽…….”
그렇게 신성은 대중상의 말에 어쩔 수 없이 따라간다.
그리고 잠시 후.
“뭐? 내가 성문을?”
“예. 사실이십니까?”
“나는 그런 명령을 내린 적이 없다.”
“그렇습니까?”
“당연하지 않나? 지금이 전시 상황인데 내가 왜 그런 명령을 내리겠나?”
“그렇다면… 여기 이놈이 거짓을 고한 것이군요.”
“이 놈이라면… 신성을 말하는 것인가?”
“그렇습니다. 이놈이 현재 내성의 성문을 군사들에게 태왕 폐하의 황명을 감히 사칭하여 열려고 하였습니다. 이는 죽어 마땅합니다.”
대중상의 말에 신성은 빠르게 고보장에게 고개를 숙이고 절을 하며 말한다.
“태왕 폐하. 소신이 성문을 열자고 한 것은 현재 귀족들의 사병들이 전투 후 잠시 군을 뒤로 물리고 지켜보고 있는 상태이니 만큼 성문 밖을 나가 그들의 동정을 살펴보기 위함입니다. 다른 뜻은 없었습니다!”
신성의 말에 대중상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말한다.
“네가 거짓을 고하는구나. 내가 알기로 오늘 낮부터 너는 태왕 폐하와 산책을 하며 이 내성을 계속 돌아다녔다고 보고를 받았다. 그 때 정말 이상한 점은 계속해서 내성과 성문 쪽을 붙어서 산책을 하는 느낌이었지.”
“…….”
“내 추측이지만 아마 너는 태왕 폐하께는 내성에 있는 군사들이 혹여 사기가 떨어지지 않을까 위무한다는 핑계를 대면서 의도적으로 태왕 폐하와 네 얼굴을 비췄을 것이다. 자신이 태왕 폐하의 신임을 받는 승려라는 것을 보이기 위해서 말이야.”
“그, 그건 말도 안 되는 말이다! 나는 그저 태왕 폐하와 말벗이 되는 승려일 뿐이야!”
“그래? 정말 그렇게 말할 수 있느냐?”
“그… 그렇다.”
“좋아. 그럼 네가 이것을 보고도 그 말을 할 수 있는지 보자.”
대중상은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더니 그의 앞에 펼쳐서 놓아주었다.
신성은 그것을 읽어보고는 기겁한다.
“어, 어떻게…….”
“네 이놈! 네가 예전부터 승려였다고?! 어디서 거짓을 고하느냐?! 여봐라! 이놈을 묶어라!”
“예!”
대중상의 명령에 군사들이 빠르게 편전을 들어와 신성을 포박한다.
그 모습에 고보장은 신성 앞에 놓인 무언가를 주워서 읽어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