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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하여 수나라 정벌하자!-337화 (337/400)

337화 아사나돌길은 볼모로 어머니를 보내, 고구려에 책봉 조서를 받아 동돌궐의 왕이 되다.

영양 태왕과 연태조, 을지문덕이 동현의 계책에 만족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아사나사리불 또한 동돌궐로의 발길을 재촉하고 있었다.

그리고 며칠 뒤…….

“후우… 역시 이 이야기가 나오는군.”

“그렇습니다. 형님. 그래서 말인데…….”

“네가 볼모로 가겠다는 소리는 하지 말거라.”

“형님!!”

“이제 내게는 부인도 없고 자식도 없다. 그러면 네가 내 자리를 이어야 해. 그런데 네가 볼모로 가 봐라. 어찌 되겠느냐?”

“…….”

“마음이 아프지만… 네 자식들 중 한 명을 볼모로 보내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다.”

“…….”

“네가 정 내키지 않는다면 네 자식들을 대체 할 볼모가 누가 있는지 생각을 해 보거라.”

“알겠습니다. 형님…….”

아사나돌길의 말에 아사나사리불의 표정이 찌푸려진다.

그런 동생을 보며 아사나돌길은 등을 두들겨 주며 말한다.

“일단 오늘은 푹 쉬고 내일 이야기를 하도록 하자. 이 이야기는 중요한 이야기 인지라 우리의 모든 가족들을 모아 놓고 말을 해야 하니 말이야.”

“예. 형님…….”

그렇게 둘은 이야기를 잠시 나누고는 헤어졌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아침 일찍부터 아사나돌길과 아사나사리불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한 막사 안에 모여 있었다.

“형님. 모든 친인척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그리고… 어머니께서도 참여하기를 원하셔서 모셔왔습니다.”

“허어… 어머니한테까지 이 소식을 알렸단 말이냐?”

아사나돌길의 말에 그의 어머니가 대답한다.

“아사나사리불은 내게 알린 적이 없다. 내가 우연히 이 일에 대해 말을 전해 듣고 놀라서 이렇게 온 것이니라.”

“송구합니다. 어머님. 돌아가셔서 쉬셔도…….”

“이놈! 이런 중요한 일을 어찌 내가 없이 처리하려고 해?! 되었다!”

“어… 어머님!”

“어허! 회의를 시작하거라!”

“예… 어머님…….”

아사나돌길과 아사나사리불은 지극한 효자였다.

그렇기에 어머니의 말에 대꾸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그의 말을 순순히 따랐다.

“허어… 그렇다면 고구려에 볼모를 보내야 한다는 겁니까?”

“그렇다네. 헌데 동생은 안 돼. 이제 내 가족들도 다 죽은 만큼 내가 죽으면 내 뒤를 이을 자는 내 동생뿐이니 말이야.”

“난감하군요. 그럼 누가 볼모로 간단 말입니까?”

아사나돌길의 한 친척 동생 말에 다른 사람들은 아무 말도 없이 조용해졌다.

그런데 그때…….

“그 볼모로 내가 가면 안 되는 것이냐?”

“어… 어머님?!”

“어차피 너와 가장 가깝고 핏줄이 이어져 있으면 되는 것이 아니냐? 그렇다면 나도 가능하다고 본다만…….”

“하지만 어머님. 어머님은 연세가 많으신 관계로 고구려에서 좋아하지 않을 것입니다.”

“내 나이가 많은 것이 그리 중요하더냐? 나이가 많아도 건강하다면 그 역할을 다 할 수 있는데 말이야.”

“어… 어머님!!”

“지금 네 말을 들으니 어떤 상황인지 알겠다. 그리고 대국적으로 생각하여 우리나라를 어떻게든 보전하고 발전시키려 이런 선택을 했다는 것 또한 알겠어. 네가 이 나라를 이끄는 입장에서 이런 선택은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니 그 선택이 쉽도록 이 어미가 조금이라도 그 근심을 덜어줘야 하지 않겠느냐?”

“어머님…….”

“나를 볼모로 보내라. 내가 기꺼이 가마.”

“어머님!!!”

어머니의 말에 아사나돌길과 아사나사리불은 물론이고 그 친인척들이 말린다.

하지만 그녀의 결심은 너무나도 확고했고 자신의 의견을 물리려 하지 않았다.

그러자 아사나돌길과 아사나사리불은 모든 친인척들과 어머니가 있는 앞에서 무릎을 꿇고 대성통곡을 한다.

“흐흐흐흑! 어… 어머니!! 불효하고 있는 소자를 용서하지 마십시오! 흐흐흑!!”

“꺼이! 꺼이!! 소자들의 잘못으로 나라가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분명 저희들은 죽어서도 조상님들을 볼 낯이 없을 겁니다!! 꺼이! 꺼이!!”

두 사람의 모습에 어머니는 오히려 미소를 짓더니 대답한다.

“그게 무슨 말이야? 이게 어찌 너희들 탓이야? 우리 돌궐이 분열된 선대들의 탓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 이러고 있지도 않았을 것이다.”

“어머님…….”

“그러니 그렇게 약한 모습을 보이지 마라. 너희들은 이 나라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이다. 오늘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우리에게 보이는 것이 마지막이어야 할 것이야. 내 말… 무슨 뜻인지 알겠느냐?”

“훌쩍… 예. 어머님… 반드시… 마음을 굳게 먹고 이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겠습니다.”

“암! 그래야지! 이 어미가 고구려에 있을 때도 우리나라가 부강해지고 백성들이 잘 살게 되었다는 소식을 종종 듣게 해줘라! 그것만으로도 이 어미는 매우 기쁠 것이야.”

“예. 어머님…….”

그렇게 아사나돌길은 눈물을 머금고 그의 어머니를 볼모로 보내기로 했다.

그리고 며칠 뒤…….

“예? 형님께서 직접 가신다고요?”

“그래. 가족들 때문에 마음이 심란하기는 하지만… 어머님을 볼모로 보내자니 내 마음이 편치 않구나. 고구려로 가시면 한 동안 어머님 모습을 보지 못할 텐데… 갈 동안만이라도 잘 해드리고 또 그곳 사람들에게 잘해 달라고 당부라도 하고 와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아.”

“형님이 그렇게 결정을 하셨다면… 알겠습니다. 제가 이곳을 지키고 있겠습니다.”

“그래. 부탁한다.”

그렇게 아사나돌길은 자신의 어머니를 데리고 고구려로 향했다.

아사나돌길은 고구려로 가면서 자신의 어머니가 불편한 곳이 없는지 세심하게 챙기며 갔다.

그렇게 며칠 후…….

“동돌궐의 아사나돌길이 태왕 폐하를 알현하옵니다. 만세! 만세! 만만세!”

“오! 그래. 고개를 들라.”

“망극하옵니다.”

“먼 길에 고생이 많았다. 그리고 동돌궐의 주인이 직접 이렇게 오다니, 정말 기쁘구나. 듣자하니 좋지 않은 일이 있었다고 동생에게 전해 들었는데 말이야.”

“예. 태왕 폐하……”

“얼마나 상심이 크겠느냐? 그대가 돌아갈 때 조문단을 꾸려서 보내도록 하겠다.”

“황은이 망극하옵니다. 태왕 폐하.”

“그건 그렇고… 이렇게 빠른 시일 안에 네가 온 것은 번국에 관련된 일 때문이겠지?”

“그렇습니다. 태왕 폐하. 그래서… 볼모로 제 어머니를 모셔 왔습니다.”

“어머니를?”

“예. 태왕 폐하. 소인이 본래는 어머니의 귀에 이 사실이 들어가지 않게 하고 다른 친인척들을 볼모로 보내려 하였으나… 어떻게 아셨는지 어머니께서 볼모를 자처하셨습니다.”

“허어… 그랬군. 옆에 분이 어머니이신가?”

“그렇습니다. 태왕 폐하.”

영양 태왕은 옆에 같이 엎드려 있는 여자에게 시선을 돌리며 묻는다.

“참으로 어려운 결정을 했군.”

“나라를 위해… 또 자식을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하긴… 자식이 나랏일에 대해 그토록 근심하고 있는데 어미가 된 입장에서 그 근심을 조금이라도 덜어 주고 싶었겠지… 이해한다.”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감사는 무슨… 오히려 내가 미안하구나. 나라에 관련된 일 때문에 모자가 이별을 하게 되었으니 말이야.”

“…….”

“하지만 네 자식이 우리 고구려를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리고 네가 볼모로 온 만큼… 우리 고구려가 동돌궐이 부강해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겠다. 수나라를 대신하여 우리를 상국으로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게 해주겠다는 말이다.”

“그렇게만 해주시겠다면… 소첩의 선택에도 후회가 없을 것입니다.”

“암! 그럴 것이야! 이보게 막리지.”

“예. 태왕 폐하.”

“자식과 나라를 위해서 한 몸 희생하는 사람이다. 볼모이긴 하나 그 뜻이 매우 아름다우니 앞으로 지내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조치해라. 알겠느냐?”

“예. 태왕 폐하. 황명을 받들겠나이다.”

“내가 수시로 확인할 것이니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야!”

영양 태왕의 명령에 막리지 연태조는 다시 한번 황명을 받들겠다고 말을 한다.

그런 영양 태왕의 모습을 보며 아사나돌길은 조금 안심이 되었다.

“자… 그럼 이제 그대의 나라의 번국에 관련된 일을 논의해 보지. 본래는 내 뜻을 막리지가 나서서 처리를 하나 오늘 일을 보니 내가 이 일을 직접 처리하고 싶군. 이보게 막리지.”

“예. 태왕 폐하. 여기 이것이 동돌궐의 왕께 건넬 칙서입니다.”

“그래. 내가 직접 그 칙서의 내용을 말해 줄 것이다. 이리 주거라.”

“예. 태왕 폐하.”

그렇게 영양 태왕은 자신의 칙서를 친히 펼쳐서 그 내용들을 열거해 나갔다.

그리고 모든 내용들을 말하자 영양 태왕은 옥좌에서 직접 내려오더니 아사나돌길에게 말한다.

“그대의 정성과 그리고 애국심이 짐을 감동시켰도다. 자… 내 칙서를 받아라.”

“망극하옵니다! 태왕 폐하.”

“이것은 너희 동돌궐을 우리 고구려의 번국임과 동시에 그대가 동돌궐의 왕임을 천하에 발표하는 책봉 칙서이니라. 그와 동시에 여기 그대 나라에 대한 옥새도 있으니 같이 받으라.”

“예. 태왕 폐하.”

아사나돌길은 공손하게 책봉 칙서와 왕에 임명한다는 옥새를 두 손으로 받았다.

그러자 영양 태왕은 다시 옥좌에 올라가 앉더니 큰 소리로 외친다.

“오늘부로 동돌궐은 우리의 번국이며!! 여기 아사나돌길은 동돌궐의 왕이 되었다! 만약 이 결정에 이의를 다는 자가 있다면!! 내가 가만 두지 않을 것이며! 동돌궐을 해치는 무리가 있다면 우리 고구려에서 적극 도와줄 것임을 만 천하에 공표하노라!”

“황은이 망극하옵니다. 태왕 폐하! 만세! 만세! 만만세!”

영양 태왕의 위엄 있는 목소리와 함께 여러 신하들이 그 뜻을 받들겠다는 뜻을 말하자 영양 태왕은 다시 옥좌에서 내려와 아사나돌길을 일으키며 말한다.

“자… 이제 우리는 한 배를 탔다. 한 식구가 된 것이니 잘 지내봐야 하지 않겠는가?”

“물론입니다. 태왕 폐하.”

“내가 연회 자리를 미리 마련해 두었으니 같이 가세.”

“예. 태왕 폐하.”

그렇게 아사나돌길과 그의 어머니는 영양 태왕에게 융숭한 대접을 받으며 그날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며칠 뒤……·.

“어머님. 그럼 소자 이만 가 보겠습니다.”

“예. 전하. 조심히 가십시오.”

“어머님. 왜 갑자기 소자에게 말을 높이십니까?”

“이제 전하는 이 고구려가 인정한 그 나라의 왕입니다. 예전에 수나라에서는 전하를 속국으로만 삼으려 했을 뿐 전하의 이름을 함부로 불렀으며 우리를 착취하려고만 했습니다. 그리고 나라의 힘은 급격히 약해졌으니 더 이상 따를 필요가 없어졌지요. 거기다 가한이라는 호칭은 우리끼리만 통용되는 언어였기에 저도 하대를 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다릅니다. 이 고구려는 사람들을 소중하게 대할 줄 알며 전하 또한 천하에 동돌궐의 지배자가 되었음을 대신 알려주었습니다. 이제 전하께서 동돌궐의 지배자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래서 주변국들도 전하가 이제 귀한 사람인 것을 알았으니 제가 어찌 하대를 하겠습니까?”

“어머니……·.”

“조심히 살펴 가십시오. 그리고… 동돌궐을 떠나기 전 제가 했던 말을 잊지 마십시오.”

“물론입니다. 어머님. 반드시 우리 동돌궐을 부강하게 만들겠습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잠시 포옹을 했고 아사나돌길은 어머니를 고구려에 볼모로 두고 동돌궐로 돌아갔다.

동돌궐로 돌아가는 아사나돌길은 말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 * *

한편, 간신히 관중지역으로 도망친 이밀과 양적선은 다시 한번 세력들을 모았다.

하지만 그것으로 모자라다고 여겨 일단 타 세력에 투항해 자신의 세력을 키우기로 했다.

적양이라는 자에게 투항하여 그의 밑에서 세력을 다시 불리기 시작한 이밀은 이제 자신의 수하가 된 양적선과 함께 낙구창(곡식 저장 창고)을 점령했다.

이밀은 그곳을 점령하자마자 백성들에게 곡식을 나누어주며 민심을 얻는다.

계속되는 이밀의 승전과 함께 그 세력이 커지자 이밀의 주변에 있는 여러 지역들이 너도나도 이밀에게 항복을 했으며 이밀의 영향권 아래에 들어왔다.

이렇게 상황이 좋자 이밀은 또 다른 곡식 저장 창고인 회낙창까지 점령을 했다.

그러자 본래 그를 수하로 데리고 있던 적양은 자신보다 이밀이 훨씬 뛰어나다는 것을 알고 오히려 이밀에게 자신의 세력을 이끌어 달라 부탁했고 이밀은 그 요구를 고민 끝에 받아들였다.

이로써 이밀은 세력을 크게 불리게 되어 세력이 커지자 위공으로 추대를 받아 오르게 된다.

위공에 오른 이밀은 이제야 때가 되었다고 여기며 제대로 된 근거지를 찾을 생각으로 수하들을 불러 모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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