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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하여 수나라 정벌하자!-334화 (334/400)

334화 을지문덕, 동현의 계책을 이용하여 동돌궐을 복종시키려 하다.

동현이 설명한 계획에 을지문덕과 강이식이 모두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계획이 아주 좋군. 좋아. 그럼 네가 원하는 대로 해 보거라. 태왕 폐하께는 내가 계책을 말할 테니 말이다.”

“정말 그래도 되겠습니까?”

“당연하지. 지금까지 온 것도 대부분 네 계책이었다. 그리고 네 계책이 맞아 떨어졌고 말이지. 그런데 거부 할 이유가 있느냐?”

“감사합니다. 대모달.”

“감사는 무슨… 헌데… 네 말대로라면 동돌궐에서 사신이 먼저 와야 할 텐데?”

“그건 그렇습니다. 이제 한 며칠 뒤면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오지 않을 경우를 생각하는 것이군.”

“그렇습니다. 오지 않을 경우는 크게 두 가지일 것입니다. 수나라에 계속 붙어 있는다거나, 아니면… 고민을 하는 경우 말입니다.”

“그래. 결정을 아직 못 내렸다는 뜻이겠지.”

“그렇습니다. 만약 그렇게 되면 오히려 사신을 우리 쪽에서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 생각 됩니다.”

“음… 말재간에 능한 자를 보내야겠구만.”

“그렇습니다. 대모달.”

“알았다. 일단 며칠간 동돌궐의 사신을 기다려 보자. 한 사흘 정도 기다려보고 반응이 없으면 그때는 우리 쪽에서 사신을 보내는 것으로 하지.”

을지문덕의 말에 동현과 강이식이 모두 동의한다.

며칠 뒤… 동돌궐에서 사신이 오지 않아 오히려 사신을 고구려에서 보내려 했는데 때마침 동돌궐의 사신이 계성에 들어섰다는 소식을 받는다.

“정말 신기하구나. 내가 기한을 사흘로 정했는데 정확히 사흘 만에 오니 말이야.”

“그렇습니다. 저도 신기합니다.”

“아무튼… 동현이 네가 원하는 대로 되었으니 이제 모든 것을 계획대로 시행하면 되겠구나.”

“예. 대모달. 기존에 수나라에 붙어먹은 것에 대해 화를 내면서 우리 고구려의 변경을 자주 침범한 것에 대해 보상을 하라고 요구하시면 됩니다. 그렇게 하면 분명 사신이 거부할 것이니 그때 호통을 쳐서 쫓아내십시오.”

동현의 말에 을지문덕은 씨익 웃으며 대답한다.

“그냥 쫓아내는 것으로 되겠느냐?”

“그럼…….”

“차라리 어느 정도 매질을 해서 쫓아내는 것이 좋겠다. 죽지 않을 만큼 말이야. 그래야 동돌궐에서 확실하게 반응이 오지 않겠느냐??”

“과연… 역시 대모달 이십니다. 뜻대로 하십시오.”

동현의 동의에 을지문덕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밖에 있는 군사에게 명령한다.

“지금 동돌궐의 사신을 들이거라!”

“예! 대모달!”

을지문덕의 명령에 밖에 있던 군사가 동돌궐의 사신을 불러왔다.

“처음 뵙겠습니다. 소인 동돌궐의 사신으로 온 사촉호실이라 합니다.”

“그래. 무슨 일로 왔느냐?”

“소인… 동돌궐 가한의 명령으로 고구려에 동맹을 요청하기 위해 왔습니다.”

“동맹?”

“그렇습니다. 현재 수나라는 매우 혼란한 상태이니 이는 기회입니다. 그리고 우리 동돌궐은 물론이고 고구려는 예전부터 수나라에게 큰 핍박을 받아오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같이 수나라를 공격해 영토를 넓히고 나누어 먹자고 가한께서 저를 보내셨습니다.”

을지문덕은 사촉호실의 말에 크게 웃더니 갑자기 주먹을 탁상에 내려치며 호통을 친다.

“네 이놈!! 네 놈들의 뜻은 그것이 아니겠지! 우리가 수나라를 계속 이기고 유주와 기주, 병주 까지 차지하고 힘이 커지니 자신들이 당할까 봐 우리에게 동맹을 제의한 것이 아니냐? 기존에 수나라에 붙어먹었던 것을 없애려고 말이야!”

“그… 그건…….”

“우리가 네놈들의 속셈을 모를 줄 아느냐? 그렇게 해서 우리가 동맹을 받아들이면 분명 우리가 수나라와 싸워 힘이 약해지기를 기다렸다가 예전처럼 다시 우리의 변경을 침범하겠지. 아닌가?”

을지문덕의 호통에 사촉호실은 고개를 저으며 부정한다.

“그…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저희는 정말 순수한 뜻에서…….”

“순수한 뜻? 네 이놈!! 그 동안 너희들이 한 것을 생각해라!! 우리가 수나라와 싸우기 전까지 너희는 우리 고구려의 변경을 자주 침범했다. 아느냐?!”

“그… 그것은 저희와 무관한 군사들일 겁니다.”

“무관하다? 우리가 파악한 바로는 그들이 모두 너희 동돌궐의 영토로 돌아갔다고 하던데? 너희의 변경 침입이 잦아 우리도 철저히 조사했다. 그러니 발뺌하지 마라!”

“저… 정말 아닙니다. 저희는 그런 명령을 내린 적이…….”

“허어… 끝까지 거짓말을 하는구나. 만약 사실을 인정하고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게 하겠다고 조치하겠다고 순순히 인정했으면 더 말을 들어 주었을 텐데 말이지. 안 되겠군. 여봐라!”

“예!! 대모달!”

“더 이상 들을 가치도 없다! 저 놈의 목을 베어 저잣거리에 효수하라!!”

을지문덕의 추상같은 명령이 떨어지자 사촉호실은 사색이 된다.

고구려 군사들이 와 사촉호실을 끌고 가려는데, 그때 동현과 강이식이 나서서 고한다.

“대모달. 고정하십시오. 저들이 그렇게 했다고는 하나 예로부터 사신의 목을 베는 법은 없었습니다. 내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우리 고구려의 뜻이 전달 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대모달. 저희는 물론이고 태왕 폐하께서도 동돌궐에 대해서 매우 좋지 않게 생각하고 계시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대모달께서 이리 반응을 하는 것일 테고 말입니다. 허나 사신의 목을 벤다는 것은 지나친 감이 있습니다. 건위장군의 말대로 그냥 내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뜻이 충분히 전달 될 것입니다.”

두 사람의 말에 을지문덕이 노한 표정을 조금은 누그러뜨리며 말한다.

“좋소이다. 건위장군은 물론이고 대장군까지 그리 말하니 목을 베는 것은 보류하지. 단! 벌은 주어야겠소이다! 우리의 뜻을 확실하게 전할 필요가 있으니 말이오. 여봐라! 지금 저 사신의 목을 치는 명령을 거두고 태형 20대를 내릴 것이다! 끌고 나가서 친 뒤 쫓아 버려라!”

“예! 대모달!”

을지문덕이 이렇게 명령하자 사촉호실은 끌려 나가며 소리친다.

“사… 사신을 이리 대하는 법은 없소이다! 며… 명령을 거두어 주시오!!”

사촉호실이 그렇게 소리치지만 을지문덕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사촉호실은 태형 20대를 맞게 되었고 떠나기 전 의원에게 간단히 치료를 받은 후 아픈 몸을 이끌고 동돌궐로 돌아갔다.

동돌궐에 돌아가자마자 사촉호실은 가한인 아사나돌길에게 보고를 하는데, 사촉호실이 태형 20대를 맞고 돌아온 모습에 놀라 자초지종을 묻는다.

“죄송합니다. 가한… 크흑… 고구려와의 동맹을 성사시키지 못했습니다.”

“뭐라?”

“고… 고구려는 우리의 의도를 전부 간파하고 있었습니다. 가한. 그리고 우리에게 매우 적대적이었습니다. 자신들의 국경을 자주 침범한 것을 이야기하며 이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면 큰 대가가 따를 것이라고까지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사나돌길은 사촉호실의 보고를 받자마자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잠시 후…….

“네 생각엔… 어찌하면 좋겠느냐?”

“일단 좀 더 관망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그러다가 고구려가 밀고 들어오면?”

“어리석은 소인의 생각으로는 당분간 그러지 않을 것이라 생각 됩니다.”

“어째서?”

“현재 고구려는 수나라의 영토였던 유주와 기주, 병주 지역을 차지한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민심을 안정시키는 것이 급선무일 터… 그것을 하지 않고 무리하게 우리 동돌궐을 공격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촉호실의 말에 아사나돌길은 그제야 조금은 안심한 듯 고개를 끄덕이는데 갑자기 막사 밖에서 한 군사가 보고할 것이 있다고 말한다.

“들어와 보고하라!”

“예!”

아사나돌길의 명령에 한 군사가 군례를 올리며 보고한다.

“보고 드립니다! 서돌궐의 세작으로부터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서돌궐에서?”

아사나돌길은 서돌궐의 세작으로부터 왔다는 보고에 서찰을 펼쳐 본다.

그리고 그 내용을 살펴보는데…….

“이런…….”

“왜 그러십니까? 가한.”

“서돌궐의 사신이… 고구려로 향했다고 한다.”

“고… 고구려로 말입니까?”

“그래. 이건 아마도…….”

“가한께서 생각하신 것이 맞을 겁니다. 그들은 예전부터 고구려에 우호적이었으니 고구려에 사신을 보내 그 동안의 우의를 다지면서 우리를 견제하려 하는 것입니다. 아니, 어쩌면 고구려로부터 지원을 받아 우리를 공격하려 하는 것일 수도 있지요.”

“허어… 이를 어찌한다?”

“가한… 고구려에 다시 사신을 보내십시오.”

“다시?”

“예. 가한. 현재 서돌궐이 고구려와의 동등한 관계라고는 하나 사실상 고구려의 번국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저 공식적으로 인정이 되지 않았을 뿐이지요. 그러니…….”

“설마… 고구려에게 번국이 되라는 것인가?”

“지금으로서는 그 방법뿐입니다. 가한. 그렇게 하면 우리는 고구려의 보호를 받으면서 기회를 보아 다른 곳으로 뻗어나갈 수 있습니다.”

사촉호실의 말에 아사나돌길은 부정적이었다.

“네가 한 말의 뜻은 좋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영원히 고구려의 영향권에서 우리는 벗어나지 못할 것이야.”

“물론 그럴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는 우리 동돌궐만으로 고구려를 상대하기엔 너무 벅찹니다. 거기다 현재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수나라도 있고 말입니다. 아니… 이제 그들보다 수나라 영토에서 일어나는 군벌들이 문제겠지요.”

“…….”

“우리가 사신을 고구려에 보낸 것을 다른 곳에서도 알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것은 수나라와의 결별을 사실상 뜻하는 것이니 만큼 그 영토에서 일어난 군벌들도 이제 우리에게 결코 호의적이지 않을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양쪽에 적을 두는 셈인 것입니다. 그러니 지금은 고구려에 붙어서 보호를 받아야 할 때입니다. 가한!”

사촉호실은 자신이 태형 20대를 고구려에서 맞고 왔음에도 고구려에 고개를 숙여야 한다고 계속 주장했다.

그 말을 들은 아사나돌길은 잠시 생각을 하더니 대답한다.

“음… 하루만 내게 생각할 시간을 다오. 이것은 섣불리 결정할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알겠습니다. 가한.”

그렇게 아사나돌길은 사촉호실을 의원에게 계속해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명령하여 막사 밖으로 내보냈다.

그러고는 날이 밝을 때까지 이번 일에 대해 고민했다.

가족들까지 소집해서 말이다.

“예? 가한!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고구려의 번국이라니요?”

“미안하오. 부인. 부인의 고국이 수나라인 것은 알지만 현재 수나라는 완전히 무너져 가고 있소이다. 부인도 소식을 들어서 알 것이오.”

“그렇다하더라도… 어찌 적대국이었던 고구려의 번국이 된다는 말입니까?”

“그렇다면 달리 방법이 있소? 지금 고구려가 수나라의 유주와 기주, 병주 지역까지 점령했소이다.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할 수 있다면 말해 보시오. 이것은 부인뿐만 아니라 내 아들과 딸들에게도 해당되는 것이니 의견이 있다면 말해 보라.”

아사나돌길의 말에 동생인 아사나사리불이 말한다.

“소인은 형님의 생각에 동의합니다.”

“도… 도련님!”

“형수님. 지금으로서는 방법이 없습니다. 현재 우리가 서돌궐과 통합된 상태라면 고구려와 붙어볼만 하겠으나 분열되어 있는 지금 절대로 불가능 합니다.”

“…….”

“현재 고구려는 점령한 곳에 나와 있는 군사만 총 합하면 25만이라 합니다. 그렇다면 본토에는 이것보다 더 많은 군사가 있다는 말입니다. 거기다 최정예이고 말입니다.”

“우리 돌궐의 기병이 있지 않습니까?”

“있다 해도 불가능합니다. 고구려의 개마무사들은 우리 기병 못지않게 강한데다가… 듣자하니 고구려에는 신무기가 있어 수나라가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고 합니다.”

“신무기라면…….”

“듣자하니 무언가 큰 소리가 들리고 큰 공 같은 것이 진영에 떨어지는데, 그것이 또 한 번 큰 소리와 함께 터진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그것이 터지면 주변의 군사들이 큰 피해를 입는다고 합니다.”

“그런 무기가 정말 있겠습니까?”

“세작들의 보고를 들으니 정말 있는 듯합니다. 몇 번이나 확인한 사실입니다.”

“…….”

아사나사리불의 말에 다른 사람들도 아무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 모습에 아사나돌길의 아내인 수나라의 의안공주는 화가 났는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말한다.

“이미 마음을 정한 것 같으니 마음대로 하십시오. 저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부… 부인!”

의안공주는 그렇게 말을 하며 막사를 나가 버린다.

그러자 다시 한번 막사 안에는 큰 정적이 흐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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