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3화 동현, 고경을 통해 의외의 인물을 발견하다.
동현은 무기 개발 장소로 향해 현재 개발 중인 무기를 시험해 보려 했다.
“모든 준비가 끝났는가?”
“예! 장군!”
“좋아. 그럼 시작하지.”
“예! 장군! 모두 신기전을 쏠 준비를 하라!”
“예!!”
신기전.
조선시대에 개발한 무기로 주화라는 무기를 최해산, 장영실이 개량하여 개발한 무기이다.
당시 신기전 무기에는 여러 종류가 있었는데 소신기전, 중신기전, 대신기전, 산화신기전이라고 불렸다.
훗날 동현이 회귀하기 전 현대에서는 대신기전을 개발한 사람에 대한 정보도 밝혀져, 그 글에 대해 자세히 읽어본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으음… 대신기전 개발자가 박강이라는 사람이었지. 군기감에서 일했고 나이는 당시 39살이라 했던가? 아무튼 그때 만들었던 것을 지금도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곤 난 생각했고 설계도를 그려 주었지. 그리고 회귀 전 무기에 대한 몇몇 지식에 대해 내가 알려 주어서 당시 조선시대에 있던 신기전의 단점들도 충분히 없앴고. 후우… 발사가 성공만 하면… 수나라와 전쟁 때 이 무기들도 활용할 수 있다!’
동현은 주먹을 불끈 쥐며 신기전의 시험이 성공하길 바랐다.
“저 반대편 언덕에 있는 나무 집을 조준하라!!”
“나무 집 조준!!”
“조준이 완료되었으면 발사!!”
“발사!!”
한 장수의 명령에 군사들이 복명복창을 하며 일사불란하게 신기전의 발사를 시도한다.
쉬이이이익! 쉬이이익! 쉬이이익!!!
콰콰콰콰아앙!! 콰아앙! 콰아아아앙!
동현은 신기전의 발사체가 나무 집으로 향하는 것까지는 확인을 했다.
이제 그 나무 집에 정확히 명중을 하면서 파괴력이 있는 모습만 보인다면 이번 시험은 성공.
동현은 폭발로 인해 매캐한 화약 냄새와 함께 형성된 연기가 걷히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잠시 후…….
“서… 성공입니다! 미리 세워둔 나무 집이 모두 불타고 있습니다!”
“그리고… 폭발력으로 옆에 세워둔 허수아비도 대부분 불타고 있습니다! 완벽한 성공입니다!”
“허수아비가 불탄 것뿐만 아니라 부서진 것도 있는지 확인을 해야 한다. 또 미사일이 떨어진 나무 집도 불이 붙은 것뿐만 아니라 폭발로 인해 많이 부서졌는지 확인을 해봐야 하고 말이야! 그래야 이 시험은 성공이야!”
“예! 장군! 제가 가서 확인을 해보겠습니다!”
“아닐세. 내가 직접 가서 확인하지. 다들 나와 함께 가세!”
“예! 장군!”
동현은 그렇게 반대편으로 넘어가 나무 집과 허수아비들을 확인했다.
“자… 장군! 성공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완벽한 성공입니다!”
“그래. 성공이다! 성공했어! 으하하하!!”
동현은 시험이 성공한 것을 확인하자 그제야 활짝 웃고 기뻐한다.
그러자 옆에 있던 측근 장수들도 매우 기뻐하며 박수를 치며 기뻐한다.
“이 모든 것이 장군 덕분입니다. 장군께서 이런 생각을 하지 않으셨다면 이 무기를 개발 할 수 있었겠습니까?”
“맞습니다. 이런 생각은 오직 장군만이 하실 수 있지요.”
“그리 말해주니 고맙다. 하지만 이 무기를 만든 것은 무기 장인들이야. 그 사람들의 노고가 없었다면 이 무기를 만들 수 없었을 것이다. 자… 반대편으로 얼른 돌아가지! 군사들에게 이곳을 치우게 하고 말이야.”
“알겠습니다! 장군!”
“이곳의 잔해들을 다 치우고 나면 무기를 개발하는 장인들과 이곳을 항시 관리했던 군사들을 모으게. 고생했으니 격려를 해주어야겠어. 포상과 동시에 술과 고기를 내려줘야지 앞으로도 힘을 내며 열심히 일할 것이 아닌가?”
“예! 장군!! 그렇게 하겠습니다!”
동현은 신기전의 시험 성공을 기뻐하며 무기 장인들과 그리고 함께 무기 개발을 도왔던 몇몇 군사들을 포상과 함께 술과 고기를 내려 격려했다.
“앞으로도 맡겨만 주십시오! 무엇이든지 만들어내겠습니다!”
“하하하! 그래.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예! 장군!”
동현은 그렇게 신기전 개발을 확인한 후 백암성의 관청으로 돌아와 장수들을 모았다.
“이제 모든 무기들의 시험 성공을 확인하였으니 실전 배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바로 대신기전과 산회신기전을 성문 쪽에 배치하라. 그리고 소신기전과 중신기전은 형편 따라 움직일 수 있도록 항상 준비를 시켜놓도록!”
“예! 장군! 그리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더 좋은 화포를 개발한 무기들은 숨겨 둔다. 그것은 아직 꺼낼 필요가 없다.”
“우리 고구려 내부 사정을 우려해서 하시는 말씀이시군요.”
“그래. 수군에 있는 화포보다 더 좋게 개량을 해서 성능도 좋고 사거리도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이것을 모두 드러내면 도성 안에 있는 귀족 놈들이 빌미를 삼을 수 있겠지.”
“맞습니다. 숨길 수 있다면 최대한 숨기는 것이 맞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훗날에 큰일을 하겠지요.”
“맞아. 나도 그것을 대비하는 것일세. 자… 무기에 관련된 이야기는 이쯤하고… 우리 주변의 성들의 사정은 어떤가?”
“우리와 다르지 않습니다. 수나라 양광의 선전포고 때문에 수나라에 대한 방비를 하느라 여념이 없답니다.”
“특히 우식 처려근지가 있는 개모성이 그 방비가 정말 철저하답니다. 개모성에 대한 해자를 다시 한번 깊게 파고 있으며, 성벽 보수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 역시 우식이로군. 아… 이제 처려근지가 아니라 좌장군이라 불러야하나?”
동현의 말에 고경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이제 마땅히 그리 부르셔야 하겠지요. 승차를 하셨으니 말입니다.”
“그래. 공적인 자리에서는 그리 불러야겠지. 참 아쉬워. 본래 더 빨리 승차를 할 수 있는 녀석인데 말이야. 계속 지방에 있어서 이제 겨우 좌장군이 되었단 말이지.”
“좌장군의 벼슬도 결코 낮은 벼슬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건 그렇지만 그 녀석의 능력이라면 더 빠르고 높이 올라갔어야 한다. 녀석은 분명 크게 한 몫 해 줄 것이야.”
“정말 궁금합니다. 장군께서 그리 높이 평가하는 좌장군이 어떤 사람인지 말입니다.”
“아마 내가 이 자리에 없었다면… 이 자리는 그 녀석의 자리가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토록 큰 인물입니까?”
고경의 물음에 사훈이 옆에서 미소를 지으며 대신 대답한다.
“그렇습니다. 고경님. 저도 그 분을 오랜 시간 지켜봤는데 그분도 우리가 모시는 여기 장군과 마찬가지로 훌륭하신 분이었습니다.”
“허어… 정말 궁금하군요. 언젠가 꼭 보고 싶습니다.”
“머지않아 보실 기회가 생길 것입니다. 이제 수나라와의 본격적은 전쟁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까? 그때가 되면 보시게 될 것입니다.”
고경은 사훈의 말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두 사람과 다른 장수들을 보며 동현은 명령한다.
“수나라의 황제 양광이 선전포고를 한 이상 우리도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수나라에 대한 대비를 위해 무기 생산속도를 높여라. 그리고 군사들 징집도 하고 말이야. 단… 백성들에게 피해가 생길 정도의 징집은 안 된다. 알겠는가?”
“예! 장군!”
“그리고 군사들 조련에도 더욱 박차를 가해라! 이제 정말 수나라와의 일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수나라를 물리치고 역공을 가하려면 모든 것이 강해야 한다! 자, 이제 모두 해산!”
그렇게 동현의 수하 장수들은 각자의 임무를 위해 해산을 했다.
그런데 고경은 회의를 한 방을 나가지 않고 계속 머물고 있었다.
“음? 고경. 무슨 할 말이 있는 건가?”
“예. 장군. 저… 그게…….”
“무슨 말을 하려고 그리 뜸을 들이나? 괜찮으니 말해보게.”
동현의 재촉에 고경이 어렵게 말을 꺼낸다.
“제 지인 중 무력이 뛰어난 자가 있습니다. 제가 얼마 전 이 백암성 외곽의 백성들을 살피다가 봤는데 범상치 않아 보이더군요. 아… 나이는 이제 15살이라고 했습니다.”
“그런가? 이름은?”
“글필하력이라 했습니다.”
“뭐라? 지금 뭐라 했나?”
“글필하력이라고…….”
동현은 이름을 듣고 매우 놀랐다.
글필하력이 누구인가? 철륵 부족 중 하나인 글필 족을 이끄는 사람이며 훗날 당나라로 귀순하여 수많은 공을 세우는 사람이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고구려의 백암성 근처에 있다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자가 지금 어디 있나?”
“아… 예. 백암성 외곽에 자신의 부족들과 머물고 있습니다. 제가 그 자에게 듣기를 자신들은 철륵 부족 중 하나인 글필 족인데 돌궐이 자신들이 머물고 있는 영토를 점령해 버리는 바람에 이곳저곳을 떠돌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최근 백암성 근처가 살기가 괜찮아서 외곽의 한 산에 자리를 잡았다고 하더군요.”
“허어… 설마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털어먹고 사는 건가?”
“그건 아닙니다. 다행이도 그 사람들에게는 약간의 가축과 함께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일단 가축으로 먹을 것을 해결하면서 산에서 괜찮은 땅을 골라 입에 풀칠할 정도의 농사를 지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만 해도 먹고 살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말입니다.”
“사람들의 수가 많지 않나보지? 글필 족이라면 수가 꽤 될 텐데… 그 보고가 없었던 것을 보면 말이야.”
“그것이…….”
“……?”
“제가 들은 바로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다만… 우리가 알게 되면 자신들에게 해코지를 할까 두려워 서로 나뉘어서 백암성으로 왔다고 합니다. 산속 깊은 곳을 활용하여 이곳에 와서 하나 둘씩 정착을 시작했다고 말하더군요.”
동현은 고경의 말을 듣고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대답한다.
“그곳으로 안내하게. 내가 직접 가지.”
“예? 지금 말입니까?”
“그렇네. 백암성은 내 관할인 곳이 아닌가? 내가 살펴야 하는 곳이네. 그러니 마땅히 가 봐야 하지 않겠나?”
“그곳 사람들이 저를 제외하고 다른 사람이 가면 분명 경계할 겁니다. 돌궐에서 꽤 많이 시달린 듯 보였으니 말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하는 것이 어떻겠나?”
“……?”
“글필하력이라는 자가 자네와 면식이 있다고 하니 내가 간다고 먼저 양해를 구해 주는 것이네. 그렇다면 그들이 자연 이해하지 않겠나?”
“음… 알겠습니다. 제가 가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비록 나이는 어리나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이었으니 거부하지는 않을 겁니다.”
“알겠네. 그럼 소식을 기다리지.”
그렇게 고경은 동현에게 인사를 하고는 방을 나갔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장군. 말을 전하고 왔습니다.”
“그래? 나를 만나 보겠다고 하던가?”
“그렇습니다.”
“좋아. 그럼 가지.”
그렇게 동현은 글필하력이 있다는 백암성 외곽에 있는 근처의 산 속으로 향했다.
잠시 후… 동현은 글필하력이 있다는 산 근처에 글필하력의 수하로 보이는 자가 동현을 맞이하며 말한다.
“이곳에서는 말을 타고 가면 위험합니다. 말에서 내린 뒤 고삐를 쥐고 걸어가시는 것이 나을 겁니다.”
“알겠네. 그렇게 하지.”
동현은 글필하력의 수하 말대로 말을 끌고 산 위로 향했다.
얼마나 걸었을까, 드디어 산 위에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영채가 보였다.
“이제 다 왔습니다. 들어가시지요. 저희 대장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알겠네.”
동현은 그렇게 수하의 안내를 받아 고경과 함께 글필하력에게 향했다.
“대장! 모시고 왔습니다!”
“안으로 모시게!”
“예! 들어가시지요.”
글필하력이 안에서 허락하자 동현은 고경과 막사 안으로 들어갔다.
막사 안에 들어가자 고경이 먼저 말한다.
“이분이 고구려의 건위장군이시며 백암성을 맡고 계신 김동현이라는 분이시네.”
고경의 말에 글필하력이 정중하게 인사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