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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하여 수나라 정벌하자!-283화 (283/400)

283화 신라 병부령 김후직과 김서현, 신라의 앞날을 걱정하다.

이정과 이야기를 나눈 다음 날 아침.

동현은 고요종과 박준, 단석한, 단종수 형제와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본래 군사들에게 힘을 주는 말을 하고 내보내야 하나 그렇게 하면 신라 세작들에게 들킬 수 있으니 그럴 수 없겠군. 그리고 2만도 적지 않은 숫자라 은밀하게 남천으로 군사를 이동시키기도 힘들 것이야.”

“저도 알고 있습니다. 장군. 하지만 이정 군사가 어제 밤에 세작의 보고를 받고 안심해도 될 것 같다고 말을 하지 않았습니까?”

“물론, 그렇지. 하지만 방심은 금물일세. 되도록 밤에 빠르게 움직이도록 해. 눈에 띄지 않게 말이야.”

“알겠습니다. 장군.”

“자네를 믿겠네. 승전보를 기대하지.”

“맡은 바 임무를 반드시 완수하겠습니다!”

“그래.”

동현은 고요종의 어깨를 툭툭 두들겨 주며 격려를 하고는 박준과 단석한, 단종수에게도 다가가 말한다.

“고 부장을 셋이 잘 보좌해서 남천을 점령하도록 하게. 그리고 빠르게 요새화 할 수 있도록 해. 그리고 그곳을 다스리던 놈들을 잡으면 나에게 모두 보내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장군!”

“단, 너무 잡으려고 무리는 하지 마. 잡으려고 하다가 오히려 역으로 당할 수 있으니 말이야. 못 잡겠다 싶으면 확실하게 끝을 내도록 해. 알겠나?”

“명을 받들겠습니다!”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 절대 다치거나 죽지 말고 꼭 살아 돌아와야 한다.”

동현은 그렇게 말을 하며 다들 한 번씩 어깨를 두들겨 주며 격려를 해주는데 그런 동현의 격려에 세 사람은 동현이 자신들을 아껴주고 있다는 생각을 하며 더욱 더 충성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장군. 저희는 절대 다치거나 죽지 않을 것이니 염려하지 마십시오! 저희 형제가 신라 놈들을 이 창과 검으로 모조리 쓸어 버리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장군! 형님과 함께 고 부장님과 박준님의 말을 충실하게 따르며 신라 놈들을 물리치겠습니다!”

“그래. 아주 든든하구나! 부탁한다!”

“예! 장군!”

“좋아. 모든 준비가 끝났으면 지금 바로 이동해라.”

“예!”

그렇게 동현은 고요종을 2만 군사의 수장으로 임명하고 박준과 단석한 형제가 보좌토록 하여 남천을 점령하도록 2만 군사와 함께 떠나보냈다.

그리고 자신은 군사들이 떠나는 모습을 보고는 남은 3만의 군사로 당항성으로 계속해서 천천히 진군했다.

* * *

그 무렵 신라 서라벌에서는…….

“고구려의 3만 군사가 당항성 쪽으로 오고 있다고?”

“그렇다합니다.”

“이상하군. 얼마 전에는 5만이라고 하지 않았느냐?”

“나머지 2만은 그저 국경지대에 있을 뿐이라고 합니다. 계속해서 위력정찰을 하는 움직임만 보인다고 합니다.”

“3만 군사가 국경을 넘었는가?”

“아직 고구려의 영토에 있으나 지금과 같은 진군 속도라면 조만간 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신하의 말을 들은 신라 왕은 생각에 빠졌다.

“으음… 이상해…….”

“무엇이 말입니까?”

“고구려 군은 현재 전군이 모두 개마무사라고 들었다. 그렇다면 진작에 국경을 넘어 당항성으로 쳐들어왔어야 해. 헌데 아직까지 국경을 넘지 않았다? 무언가 이상하지 않은가? 병부령?”

“저도 그 점에 대해서 생각은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염려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염려할 필요가 없다?”

“예. 폐하. 현재 고구려의 최대 적은 수나라인 만큼 굳이 전선을 더 확대할 의미가 없습니다. 전선을 확대하면 위아래로 적을 두어 동시에 상대해야 한다는 것인데 고구려가 그것이 가능하겠습니까? 수나라 하나만 막기에도 벅찰 것입니다.”

신라의 병부령인 김후직은 고구려를 평소에 매우 경계하고 있었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고구려에 세작을 보내 상황을 살피게 하였는데 몇 년 전부터 고구려의 내부 사정을 살피는 것이 많이 어려워졌다.

영양 태왕이 본격적으로 황권을 장악하면서 고구려에 있는 수나라나 백제, 신라의 세작들을 색출해내는 작업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들어오는 정보는 예전에 비해 엄청나게 적어졌고 그 적은 정보들마저도 고구려에 대해 깊게 알지 못하는 정보들뿐이었다.

김후직은 그 정보를 믿을 수밖에 없었기에 신라의 진평왕에게 이렇게 말한 것이었다.

“하지만 일전에 자네가 말하기를 고구려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는 것이 어렵다 하지 않았나?”

“그렇습니다. 그게 조금 마음에 걸립니다. 이전과 다를 것 같다고 생각되지는 않아 좀 전에 제가 고구려에 대해 염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은 했습니다만…….”

“으음… 새로운 정보를 얻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라… 이 말은 고구려가 본격적으로 군사를 강화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건 그렇습니다. 하지만 좀 전에도 제가 말했다시피 고구려는 수나라가 살아 있는 한 우리 신라를 함부로 공격하지는 못 할 것입니다. 수나라는 고구려보다 몇 배나 큰 나라인 만큼 국력의 차이가 워낙 크니 수나라를 상대하기 위해서라도 그곳에 많은 병력을 주둔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자네 말이 옳네. 하지만…….”

“저도 폐하께서 무엇을 우려하시는지 압니다. 만약에 고구려가 내려 올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 아닙니까?”

“맞네. 자네도 알다시피 고구려는 우리 삼국 중 가장 크고 강한 나라야. 그리고 수나라 30만 대군과 싸워서도 이겼지. 그렇다면 그 자신감으로 앞으로 수나라와의 싸움을 위해 후방을 정리하려 들지 않을까 하는 것이 내 생각일세.”

진평왕의 말에 김후직은 잠시 고민하더니 대답한다.

“그렇다면 폐하. 이렇게 하시지요.”

“좋은 생각이 있는가?”

“세작의 수라도 좀 더 많이 늘려서 국경 지대에 있는 고구려 군을 살펴보게 하시는 겁니다.”

“세작의 수를 늘린다라…….”

“예. 폐하. 지금보다 2~3배 이상으로 늘려서 국경 지역에 있는 고구려 군을 면밀하게 살피게 하는 겁니다. 세작들이 많이 죽더라도 다 죽일 수는 없는 노릇이니 그들로 하여금 정보를 수집하게 하시옵소서. 그렇게 해서 정보를 들은 뒤 우리 신라군을 움직여 병력을 배치하는 겁니다. 지금 당장 쳐들어 올 것 같지 않으니 그것이 가장 빠른 조치인 듯합니다.”

김후직의 말에 진평왕은 동의한다는 듯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병부령의 말이 옳소. 그럼 병부령은 이 일에 대해 잘 의논하여 처리하여 주시오.”

“예. 폐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백제요. 백제는 어떻게 맞서야 할지 말해보시오. 화친을 해야 할지… 아니면 계속 싸워야 할지 말이오.”

“백제는 항상 강경책으로 나가야합니다. 진흥 폐하께서 생전에 백제와 척을 지었기에 백제와 화친은 있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현재 백제와 싸움에서도 연전연패하고 있소. 다행히 내 밑에 직속 장수들이 잘해 주어 금세 회복은 하고 있지만 그것도 한계요. 이대로 계속가면 우리는 언젠가 백제에 밀리게 되어 있소.”

“제 생각도 그러합니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이 방법 밖에 없습니다.”

“으음…….”

“이렇게 해서라도 시간을 끌면서 훌륭한 화랑들을 장수로 키워야 합니다. 그러면 그들이 장수가 되었을 때는 우리 신라가 달라져 있지 않겠습니까?”

“후우… 지금 당장은 방법이 없다는 것이군.”

“그렇습니다.”

“알겠네… 그럼 이 이야기는 하나마나군.”

진평왕은 그렇게 신하들과 조회를 끝냈다.

그 중 가장 측근에 있던 김후직은 조회를 끝내고 대전에서 나오면서 신라의 현실에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우리 신라가 이렇게까지 될 줄이야… 지금은 잘 버티고 있지만… 이대로 가면 폐하의 말씀대로 우리는 백제에 계속 밀리게 된다. 더구나 우리의 적은 백제뿐만이 아닌 고구려도 있어. 이 일을 타개하려면 오직 방법은 하나뿐인데…….’

김후직은 이런저런 복잡한 생각을 하며 자신의 집으로 말을 타고 돌아가는데 누군가 김후직을 부른다.

“아니 병부령 어른이 아니십니까?”

“응? 이게 누군가? 양주 총관 김서현이 아닌가?”

“예. 병부령 어른. 강녕하셨습니까?”

“물론이지! 자네는 지금 보니 또 백제군과 싸우다 왔나보군?”

“그렇습니다. 요즘 백제군이 워낙 우리 신라를 자주 침범해서 말이지요.”

“그래. 맞아…….”

“헌데 무슨 일이 있으십니까? 안색이 좋지 못 하십니다.”

“으음… 혹시 자네 지금 시간 되나?”

“지금 말입니까?”

“그래. 지금.”

“병부령께서 제게 시간을 물으시니 없던 시간도 내야겠지요. 다만 폐하를 알현한 뒤 집에 돌아가서 씻고 댁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그래. 그럼 그리하게. 먼저 집으로 가서 기다리고 있겠네.”

“예. 병부령 어른.”

김서현 훗날 신라 최고의 명장으로 불리는 김유신의 아버지이다.

김서현은 양주 총관이 되어 백제가 신라를 함부로 침범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었다.

이런 김서현 덕분인지 그가 담당하는 변경 지역만큼은 신라 백성들이 편안하게 농사를 짓고 누에를 쳤는데 이 일에 대한 보고를 위해 직접 서라벌에 왔던 것이다.

그러던 중 김후직을 만나게 된 것.

김서현은 김후직과 헤어지자마자 빠르게 진평왕을 알현하고 집으로 돌아가 몸을 씻고는 김후직의 집으로 향했다.

“왔구만. 거기 앉게.”

“예. 병부령 어른.”

김서현이 자리에 앉자 하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차 한 잔을 따라 주고는 방을 나간다.

하인이 방을 나가자 김서현이 묻는다.

“병부령 어른. 오늘 왜 저만 따로 부르신 것인지 알 수 있겠습니까?”

김후직은 김서현의 말에 한숨을 쉰다.

“하아…….”

“무슨 일이 있으신 것이로군요.”

“그래… 자네 말이 맞아.”

김후직은 말을 이어 나갔다.

“자네가 폐하를 알현하기 전에 내가 먼저 폐하를 알현했었네.”

“그렇습니까?”

“그래. 헌데 지금 고구려의 움직임이 심상치가 않다더군.”

“저도 들었습니다. 듣자하니 몇 년 전부터 우리 신라의 세작들이 고구려에서 다 죽어나가기 시작했다더군요. 백제도 마찬가지고 말입니다.”

“그렇다네. 그래서 이번에 고구려 군의 이동도 국경 근처에 다가와서야 알게 되었지.”

“허어… 그 정도입니까?”

“그래. 고구려가 정말 강력하게 세작을 색출하는 작업을 하고 있어. 그나마 살아남은 세작에게서 얻은 정보도 그렇게 좋은 정보도 없고 말이지. 무엇보다도… 현재 고구려 군의 움직임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야.”

“정말 큰 문제이군요. 무슨 방법이 없습니까?”

“방법은 하나뿐이지. 현재 우리 신라에서 무예가 뛰어남은 물론이고 은밀하게 이동할 수 있는 재빠른 사람들을 선발해 세작으로 쓰는 것 말이야.”

김서현은 김후직의 말에 고개를 흔들며 대답한다.

“그것이 가능하겠습니까? 현재 우리 신라의 상황으로 보면 그것은 불가능 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금 백제의 공격도 간신히 막아내고 있는 중입니다.”

“후우… 내가 어찌 그걸 모르겠는가??”

“우리 신라는 정예군과 그렇지 않은 군사들의 전력 차이가 너무나도 심합니다. 거기다 그 수도 근래에 들어서는 백제와 많은 전투를 치르는 바람에 많이 줄어 있습니다.”

김후직은 계속 말해보라는 듯이 김서현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다행히도 과거 전쟁을 경험했던 장수들이 꽤 있어서 군사들을 지휘해 근근이 막고는 있으나… 이제 그 장수들이 일선에서 떠나면 우리 신라는 속수무책으로 밀릴 것입니다.”

“안 그래도… 그 말을 폐하께서 먼저 하셨네. 헌데… 내가 아직 방법이 없다고 말했어. 그리고 우리가 훗날 의지해야 할 곳은 화랑 밖에 없다고 말했지.”

“…….”

“자네가 왜 그런 반응을 보이는지 아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방법은 그것 밖에 없는데 어쩌겠는가??”

김후직의 말에 김서현은 무언가 결심한 듯 결연한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신중하게 김후직을 살피며 입을 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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