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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하여 수나라 정벌하자!-272화 (272/400)

272화 양광은 황제가 되고 영양 태왕은 위협을 느끼며 침입에 대비하다.

영양 태왕의 말에 고건무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영양 태왕을 쳐다보며 말한다.

“그럴 줄 알고 있었습니다.”

“내 손에서 혈육을 죽이는 일은 없길 바랐다. 하지만 이제 어쩔 수가 없구나.”

“태왕 폐하. 제가 반역에 성공했으면 태왕 폐하께서 어찌되셨을지 생각해 보셨습니까?”

“…….”

“뒷방 늙은이 신세로 밀려나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가 제게 황위를 빼앗겼다는 생각에 화병이 생겨 돌아가셨을 겁니다. 그러니 저를 치시는데 있어서 망설이지 마십시오.”

“마치 네가 충신인 것처럼 말하는구나.”

“저는 충신은 아니나 그 누구보다도 우리 고구려를 생각했습니다. 그저 태왕 폐하와 제가 가는 길이 달랐던 것이지요.”

“그런 말로 네가 하려는 말을 정당화 하려 하지 말라.”

“전 정당화 하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 단지 제 뜻은 태왕 폐하와 다른 고구려를 만드는데 있었다는 것을 말한 것뿐입니다.”

“할 말은 다 했느냐?”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더 하겠습니다.”

“말하라.”

“제 부인과 자식들을 부탁드립니다. 태왕 폐하께서 제 부인과 자식들을 잘 보살펴 주리라 믿고 가겠습니다.”

고건무의 말에 영양 태왕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자신의 근처에 있던 망나니에게 명령을 내린다.

“형을 집행하라!”

“예!”

망나니는 영양 태왕의 명을 받자 고건무의 뒤로 가 목을 겨눈다.

태제였던 고건무는 자신의 목에 칼이 겨누어지자 눈을 감고 말없이 미소를 보인다.

그리고 잠시 후.

휘이이잉!!

촤아악!!

투우욱…….

고건무의 목이 망나니에 의해 목이 떨어지자, 영양 태왕이 앉아 있던 자리에서 일어나 큰 목소리로 명령한다.

“고건무는 나라를 뒤엎으려는 역적이었다! 그러니 죄목을 모두 적어 그 목을 거리에 효수토록 하라! 모든 백성들에게 역적의 말로를 보이는 것이다!”

“예! 태왕 폐하!”

“그리고 나머지 신하들도 모두 잘 들어라!! 나는 황족이든! 신하든! 반역을 하는 자에 있어서만큼은 가차 없이 죽일 것이다! 지금은 비록 한 때 태제였던 고건무의 목에서 끝나지만, 추후에 또 이런 일이 발생할 시! 그때는 당사자의 목 하나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모두들 알아 두거라! 알겠느냐?!”

“예! 태왕 폐하!”

영양 태왕이 자신의 동생이자 태제였던 고건무의 목을 가차 없이 치는 모습을 본 신하들은 매우 놀라고 두려움에 떨었다.

자신의 동생까지 이렇게 단호하게 처리할 줄은 전혀 예상치 못 한 신하들.

그가 워낙 결단력이 있고 강단이 있는 자라고 하지만 백성들에게는 한없이 부드럽고 자상한 면이 있는지라 동생에게도 정이 많다 보고 끽해야 귀양으로 끝낼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이런 영양 태왕의 모습에 신하들은 더욱 두려움을 느꼈고 몸을 사려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영양 태왕의 속은 정작 말이 아니었다.

형 집행이 끝나고 편전으로 돌아온 영양 태왕은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

어찌 되었든 간에 고건무는 자신의 형제가 아니었던가?

비록 배다른 남동생이었다고는 하나 자신의 태자 시절부터 같이 커 왔고 우애 깊게 지내던 사이였다.

또 다른 이복동생인 고대양과 함께 우애가 깊었던 세 형제.

이 세 형제의 우애는 권력으로 인해 무너졌다.

그만큼 권력의 비정함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

영양 태왕은 그렇게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더니 상선에게 술 한 잔을 내오라 시켰다.

그러고는 연태조와 을지문덕을 불러 술잔을 기울였다.

* * *

그 시기 백암성에 있던 동현은 고건무가 목이 떨어졌다는 소식에 고승에게 이를 전해 주었다.

고승은 소식을 듣고는 아픈 몸을 일으키더니 황궁이 있는 쪽 방향으로 절을 하며 말한다.

“태제 전하. 소인 고승… 태제 전하께 지은 죄는 죽어서 반드시 받겠나이다. 이 더러운 목숨을 부지하여… 태제 전하께서 말씀하신 고구려가 부강해지는 모습을 보고 따라가겠습니다. 흐흐흑…….”

동현은 고승의 모습을 보고 그 충성심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욱더 고승을 자신의 밑으로 얻고 싶었다.

하지만 급히 먹는 밥은 체하는 법.

동현은 그런 고승을 위로해주며 자신이 할 일을 했다.

이렇게 시끌벅적한 반역 소동이 지나가고… 동현은 백암성에서 백성들을 살피면서 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그렇게 동현이 백성들과 무기 개발에 힘쓰고 영양 태왕도 고구려 전역에 순행을 나서며 내실을 다지고 있는 사이… 세월이 흐르고 흘러 604년이 되었다.

604년이 될 동안 고구려에는 과거 제도가 시행 되었고 한글이 반포되었다.

그러자 백성들은 영양 태왕을 칭송했으며 영양 태왕을 더욱 더 받들어 모셨다.

특히 자신들만의 문자가 생겼다는 것에 대해 백성들은 물론이고 귀족들도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영양 태왕은 자신이 모든 업적을 칭송받는다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꼈다.

모든 것은 동현이 계획한 것에 의해 한 것인데 말이다.

그래서 영양 태왕은 이 모든 것을 동현이 도와주어서 시행할 수 있었다며 대외적으로 공표했다.

그렇게 사실이 알려지자, 동현은 고구려에서 더욱 유명해졌다.

그런데 그 시기… 수나라에서 큰 변화가 일어났다.

“뭐라? 양광이 제 아비를 죽이고 황제가 됐어?”

“예. 대외적으로는 양견이 자다가 급사했다고 하지만 수나라에 양광이 아비를 죽이고 황제가 됐다는 말이 파다합니다.”

“허어… 어찌 그럴 수가 있나? 제 아비를 죽이고 황제가 돼?”

“그렇다 합니다. 그리고 심지어…….”

“……?”

“제 아버지의 후궁이었던 여자를 범했다고도 합니다.”

“뭐라?! 이런 죽일 놈!! 그런 천인공노(天人共怒)할 짓을 하다니!!”

“양광이 이 정도로 권력욕이 강할 줄은 몰랐습니다. 하는 짓을 봐서는 탐욕도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태왕 폐하. 다만 이 모든 것을 꿰뚫어 본 한 사람이 우리 고구려에 있습니다.”

“용양장군 말이로군?”

“그렇습니다. 용양장군만이 양광은 미치광이 같은 사람이고 그 본성을 숨기고 있을 뿐이니 그 자를 수나라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볼모로 있을 때 말입니다.”

“맞아. 분명 그랬었지. 역시 용양장군이야. 예전에 말하던 용양장군이 말한 때라는 것이 다가오고 있는 것인가?”

“그런 듯합니다. 그리고 좀 전에 용양장군에게서 서찰을 받았습니다. 이 서찰을 태왕 폐하께 전해드리라고 했습니다.”

연태조는 동현에게서 온 서찰을 영양 태왕에게 건넨다.

영양 태왕은 그 서찰을 받자마자 펼쳐서 읽어 보는데…….

[태왕 폐하. 소신 용양장군 김동현입니다. 밤새 국사를 살피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으십니까? 소신은 그 발치에 미치지 못하지만 이 백암성에서 태왕 폐하의 황명을 받들어 백성들을 살피고 군사들을 양성하며 무기들을 계속해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제가 이렇게 갑자기 서찰을 보낸 것은 이제 수나라의 양광이 황제가 되었으니 우리 고구려도 대비 속도를 높여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 서찰을 보냅니다. 일단 파진포를 1차 방어선인 요하와 요동성이나 신성, 안시성 등으로 다 보내서 쓸 수 있도록 보내고 미리 추수할 수 있는 것들을 추수를 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분명 양광이라면 예전에 자신의 치욕을 씻고자 수나라의 전력을 동원하여 엄청난 대군으로 몰려올 것이니만큼 무기 생산과 군사 훈련에 더욱 더 박차를 가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수나라가 쳐들어 올만한 곳의 요충지를 점검하도록 하시옵소서. 소신이 알아본 바에 의하면 양광이 황제가 되자마자, 1차적인 목표로 우리 고구려를 정벌하겠다고 말하며 그를 위해 대운하 건설을 중단했던 것을 다시 재개하려 함과 동시에 만리장성도 보수에 나서기 시작했다 합니다. 동시에 많은 백성들이 동원되기 시작하였는데 그 규모가 엄청납니다. 백성들의 원성을 사고서라도 우리 고구려를 정벌하고 말겠다는 양광의 의지가 보입니다. 아마 소신이 예상컨대 이번에 수나라 군이 쳐들어올 군사 수를 예상해보면 100만은 넘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니 모든 성들을 다시 한번 점검하시옵소서. 그럼 소신은 계속해서 수나라를 주시하며 상황에 따라 서찰을 보내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용양장군 김동현]

동현의 서찰에 영양 태왕은 깜짝 놀란다.

“100만이 넘을 것이라니… 허허… 정말 많기도 하군. 이것이 가능한가?”

“지금의 수 황제 양광이라면 충분히 가능할 겁니다.”

“어째서?”

“전 황제였던 수 황제 양견은 우리의 적이기는 했으나 매우 성군이었습니다. 그래서 백성들의 고충을 잘 덜어주고 살핌으로써 국고를 가득 채우며 엄청난 부를 나라에서 보유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금의 수 황제 양광은 그것을 알고 있기에 그 재물들을 활용하여 군사들을 동원하려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에 따른 백성들의 고통은 엄청날 것인데… 아무리 재물이 많다고 해도 그 정도를 동원하려면 비용이 엄청나게 필요하다.”

“저도 압니다. 하지만 용양장군이 말하지 않았습니까? 양광은 그런 것을 생각할 줄 모르는… 오직 우리 고구려를 정벌하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다고 말입니다.”

“그 정도로 우리에게 복수심이 클 줄이야…….”

“용양장군이 이전에 말하길 양광이 우리에게 잡히지 않았어도 이렇게 많은 군사를 동원했을 거라고 말했었습니다.”

“응? 어째서?”

“태왕 폐하께서도 아시다시피 저 중원 놈들의 사상 문제입니다.”

연태조의 말에 영양 태왕은 동의한다는 듯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그거라면 알지. 세상이 오직 자기네 나라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것 말이야.”

“그렇습니다. 그렇기에 수나라는 우리 고구려를 반드시 치려했을 겁니다.”

“듣고 보니 그렇군. 그렇다면 용양장군이 말한 대로 점검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안 그래도 대중상 모달이 을지문덕 대모달의 명령을 받아 전역을 돌면서 확인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좋아. 그럼 이제 파진포를 여러 성으로 뿌려야겠군. 일단 1차 방어선에 있는 성들을 가장 먼저 파진포를 수령할 수 있도록 하게. 용양장군이 말한 대로 백암성에서 파진포를 가져갈 수 있도록 조치하도록 하고 말이야.”

“알겠습니다. 태왕 폐하.”

“그리고 각 성에 대한 병력의 규모와 무기, 군마의 수, 군량이 얼마나 되는지도 전부 보고를 올리도록 하라고 해. 특히 군량! 사람이 굶으면 싸울 수 없으니 군량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그러니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 꼼꼼히 점검하라고 해.”

“예! 태왕 폐하! 황명을 받들겠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비사성의 수군도 필수적으로 확인해야 해. 수군은 어찌되고 있나?”

“예. 서해 수군 총사 주훈에 의해 제대로 훈련이 되고 있습니다.”

“군사 수가 2만이라고 했던가?”

“그렇습니다. 태왕 폐하.”

영양 태왕은 연태조의 말에 한숨을 쉬며 대답한다.

“하아… 군사 수가 많이 모자란 것 같군. 그렇게 열심히 양성한다고 노력했는데 말이야.”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상 우리 수군은 저번 1차 침입 때 정예 수군 빼고는 거의 없었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그 수군들조차도 지금 생각해 볼 때 정예가 아니지 않았습니까?”

“그렇지. 당시 건무가 하던 체계에서 지금의 체계로 바꾸는데 시간이 꽤 걸렸으니 말이야.”

“맞습니다. 그것을 다시 잡고 양성하고 하는데 수군은 육군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특히 수군의 경우에는 육군에 비해 수가 많지 않다보니 지휘자에 따라 변동이 심한 특징이 있으니 한 번 군을 양성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다를 겁니다.”

“이제 체계가 완벽히 잡혔다는 것이군.”

“그렇습니다. 이전에는 체계를 잡고 군사 훈련을 동시에 해야 했기에 더욱 많은 시간이 들었지만 지금은 군사 훈련에만 집중하면 되는 상황이니 더욱 강군이 될 겁니다. 그리고 군사 모병도 빨라질 것이고 말입니다.”

“음… 좋아. 아… 참. 동해 수군은?”

“동해 수군은 현재 1만의 군사가 있으며 석우 동해 부총사가 사실상 군 지휘권을 가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정산 처려근지는 총사를 겸하게 했지만 수군에 대해 잘 모르니 석우 부총사에게 모두 일임했나보군.”

“그렇습니다. 태왕 폐하.”

영양 태왕은 연태조의 말을 듣더니 탁자를 한 손으로 크게 치며 말한다.

타아앙!!

“이제부터 본격적인 수나라와의 전쟁 준비에 들어간다. 준비해!”

“예! 태왕 폐하.”

“아… 그리고…….”

“……?”

“천설유와 천석한은 어떻게 됐나? 예전에 우리에게 들키고 난 뒤 어떻게 행동하고 있냐는 말이야.”

연태조는 영양 태왕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천석한과 천설유의 일을 대답하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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