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1화 동현은 파진포(지뢰) 개발을 해내고 영양태왕은 결단을 내리다.
동현은 고승이 처벌을 받고 치료를 받는 방 안으로 향한다.
그리고 잠시 후.
“상태가 어떤가?”
“예. 이 정도면 두세 달 정도 후에 모든 상처가 아물 듯합니다.”
“생각보다 짧군.”
“예. 다행히 상처가 깊은 곳은 없어서 그 정도로 잡았습니다.”
“상처가 잘 나을 수 있도록 자네가 각별히 신경을 써주게.”
“예. 장군. 그리하겠습니다.”
동현은 의원에게 고승의 상태에 대해 물은 뒤 이번에는 고승 본인에게 묻는다.
“괜찮습니까? 장군.”
“으음… 괜찮네. 참을만해.”
“그만하길 다행입니다. 치료 잘 받으시고 몸을 추스른 뒤에 오십시오.”
“그리 하겠네.”
그렇게 동현은 고승의 상태를 살핀 후 방을 나왔다.
그런데 그때.
“장군! 장군!”
“조용. 무엇이 그리 급한가?!”
“너무나도 기쁜 소식이라…….”
“기쁜 소식?”
“예! 장군! 그게… 장군께서 지시하셨던 파진포 말입니다.”
“지뢰 말인가?”
“예! 장군! 그것이… 개발에 성공을 했습니다!”
“뭐라?! 그것이 정말인가?”
“예! 장군! 말씀하신대로 만들어보고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성공을 했습니다! 장군!”
“오! 당장 가 보자!”
동현은 조용에게 소식을 듣고 파진포를 개발했다는 대장간으로 향했다.
“박준!”
“장군 오셨습니까?”
“그래! 파진포 개발에 성공을 했다면서?”
“예! 장군! 좀 전에 파진포 3개를 다 시험해 봤사온데, 전부 성공을 했습니다!”
“그거 잘 되었군. 그 위력은 어떻든가?”
“장군께서 말씀하신대로 정말 위력이 엄청납니다. 큰 굉음과 함께 저절로 불이 나더니 파진포의 철 덩어리가 파진포를 밟은 대상에게 박혔습니다. 거기다 연기와 화염도 엄청나게 일어나 주변이 크게 불로 뒤덮이게 되었습니다. 만약 실험하는 장소에 사람들이 있고 탈만한 것이 있었다면 큰 피해를 입었을 것입니다.”
“실험하는 장소에는 짚으로 만든 사람들이 있지 않았는가?”
“그렇습니다. 그것이 이번 실험에 전부 다 불탔습니다. 그 정도로 이 파진포의 위력이 대단합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장군…….”
“그게 무슨 소리? 나는 그저 이렇게 만들어 보면 괜찮을 것 같다고 말을 한 것이고 자네는 그것을 토대로 이 파진포를 만든 사람이야. 그대가 더 대단하지.”
동현은 파진포의 원리를 박준에게 설명을 해줌으로써 만들게 하였고 회귀 전 역사책에 봤던 내용을 토대로 보았던 것을 모두 이야기를 해주었다.
박준은 자신의 특기인 개발을 살려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파진포를 만드는 것에 성공한 것이었다.
“정말 고생했네. 내가 태왕 폐하께 상주하여 자네의 공을 아뢰겠네.”
“감사합니다. 장군.”
동현은 그렇게 새로운 무기인 파진포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박준을 따라 직접 파진포를 실험한 장소로 가 한 번 더 위력을 확인해 보았고 이후 매우 흡족해하며 영양 태왕에게 이 소식을 전했다.
“우하하하! 성공을 했다고?!”
“태왕 폐하. 무슨 좋은 일이 있으십니까?”
“이걸 보시오! 용양장군이 그 지뢰라는 것을 개발하는데 성공 했다는구려! 파진포라고 한다던가? 적이 그것을 밝고 난 뒤 발을 떼면 크게 폭발하여 적을 죽이는 무기인데, 그것을 만드는 것에 성공했다 하오!”
“참으로 엄청난 개발이옵니다! 감축 드립니다. 태왕 폐하!”
“하하하! 이번에 마침 이 장계와 함께 파진포도 몇 개 가져왔다고 하니 직접 그 위력을 보고 싶구만. 장소를 마련하여 보시오! 막리지!”
“예. 태왕 폐하. 그리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여기에 보니 외부적으로 강한 충격을 절대 주어서는 안 된다고 되어 있소. 그러니 각별히 주의토록 하여 옮기도록 하시오.”
“예! 태왕 폐하!”
그렇게 영양 태왕은 직접 파진포의 위력을 보고자 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콰아아아앙!!
“이… 이게 무슨…….”
“허어… 용양장군의 말이 사실이었다니… 이건 정말… 하늘이 내린 무기로군.”
영양 태왕과 신하들이 파진포의 위력을 직접 확인을 하게 되었는데, 그 결과를 보고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영양 태왕은 특히 더욱더 기뻐하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태왕 폐하. 정말 기뻐 보이십니다.”
“암! 그렇고말고…! 이것을 제대로만 활용을 한다면… 내 꿈인 북벌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아서 말이야! 저 중원의 오랑캐 놈들에게 우리가 가지고 있는 힘을 보여 줘야 하지 않겠는가? 수나라 놈들이 다시 쳐들어왔을 때 말이야.”
“역시 그것 때문에 그리 기뻐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정도 위력이면 분명 수나라 놈들을 전멸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나도 그리 생각하네! 으음… 용양장군에게 전하게! 이 파진포를 되도록 많이 만들라고!”
“예! 태왕 폐하! 헌데 저…….”
“……?”
“태제 전하에 대한 처결이 오늘 오후에 있습니다. 태왕 폐하.”
“…….”
파진포 때문에 매우 기뻤다가 고건무에 대한 처결 이야기가 나오자 영양 태왕의 표정은 급격히 어두워졌다.
“후우… 한 시진(2시간 정도)정도 뒤였던가? 집행 시간이?”
“그렇습니다. 태왕 폐하.”
“알겠네…….”
“태후 마마께서 오늘 오전에도 왔다 가셨다고 들었습니다만…….”
“그랬지. 동생을 살려 달라 하는데… 그건 아니 된다고 단호하게 말했네. 태후 마마께서 그 말에 눈물을 흘리시더군… 그리고 내게 형제의 우애를 이야기하셨네. 하지만 나도… 그럴 수 없는 이유에 대해 말을 하며 태후 마마의 뜻을 받아들이지 않았어.”
“…….”
“태후 마마께서 계속 내게 사정하시는 통에 이대로 두면 안 될 것 같아 수하들을 시켜 강제로 태후 마마를 궁에 돌아가도록 했네. 그리고 형의 집행이 끝날 때까지 태후 마마께서 궁을 나오지 못하도록 연금을 해두었지.”
“…마음이 많이 아프시겠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나라의 군주가 된 숙명이 아닐까 저는 생각합니다.”
“숙명이라… 그래. 그 말이 딱 맞군. 후우… 이제 이 이야기는 그만하도록 하지. 그리고 이만 돌아가세!”
“예. 태왕 폐하.”
그렇게 영양 태왕은 막리지 연태조, 을지문덕 대모달과 함께 편전으로 돌아왔다.
편전에 돌아오자마자 영양 태왕은 동현에게 보낼 칙서를 썼고 그것을 연태조에게 줌으로써 동현에게 전달토록 했다.
그러고는 계속 나랏일에 대해 연태조, 을지문덕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과거 제도를 이제 시행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용양장군에게 장계가 왔네. 이 파진포 내용과 함께 말이야.”
“저도 보았습니다. 한글 배포도 함께 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글도 있지 않았습니까?”
“맞네. 자네들은 어찌 생각하는가?”
“저도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번에 태제 전하의 일만 처리하고 난 뒤 바로 이 이일을 하도록 하면 좋을 듯합니다.”
“으음… 태제의 죽음을 이 두 가지로 덮자는 것이군.”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태제 전하에 대한 죽음에 대한 일은 예삿일이 아닌 만큼 이 일을 이용하려는 귀족들이 분명히 나타날 것입니다.
그때 이 두 가지를 태왕 폐하께서 친히 이야기 하시고 시행하신다면… 태제 전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자연히 묻힐 것입니다. 이 일은 정말 큰일이니 말입니다.”
“그렇지. 이 일 자체가 귀족들의 기반을 흔들 수 있는 일이니 말이야. 헌데… 이것을 시행함으로 인해서 귀족들이 들고 일어날 가능성은 없나?”
영양 태왕의 말에 을지문덕이 나서서 말한다.
“그 점은 염려치 마십시오. 현재 그들은 태왕 폐하에 의해 크게 눌려 있는 상태이며, 설사 그들이 힘을 합친다 하더라도 이전과 같은 모습으로 합치지는 못할 것입니다. 거기다 각 지역마다 군사들을 배치해 놓았으니 바로 진압을 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 놓았습니다.”
“대모달의 말이 옳습니다. 지금 그들은 욕살들의 목이 달아남으로 인해 크게 구심점을 잃었는데, 이번에 태제 전하까지 죽게 되면 그들은 더욱 크게 그 기반이 흔들릴 것입니다.”
을지문덕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을 이어 나갔다.
“그에 따라 대세를 따라서 이쪽으로 붙으려는 귀족들도 있을 것이고 말입니다. 그리고 용양장군이 말한대로 과거 제도를 통해 뽑은 이들의 경우 또 다른 세력으로 등장할 것이며 귀족들을 강력하게 견제하는 세력으로 훗날 클 것입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두 사람이 그렇게 말하니 안심이 되는군. 좋아… 이대로 시행하지! 그리고 한글 반포도 준비가 되었으면 바로 하도록 하고…….”
“예! 태왕 폐하!”
그렇게 영양 태왕은 결정을 내렸고 한 시진이라는 시간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건무야.”
“예… 태왕 폐하…….”
“왜 그런 마음을 품은 것이냐? 왜 역적질을 하려 했던 것이야? 어차피 이 자리는 내가 죽으면 네 자리가 되는 것이었다. 헌데 그런 마음을 품다니… 대체 무슨 생각이었던 것이야?!”
영양 태왕은 태제인 고건무의 형이 집행되기 전… 마지막으로 그가 무슨 뜻으로 반역의 뜻을 품었는지 물었다.
영양 태왕이 그 뜻을 묻자 고건무가 당당하게 대답한다.
“저는 태왕 폐하께서 헛된 꿈을 품고 있다 봅니다.”
“그래? 왜 그렇게 생각하지?”
“일단 우리나라의 국력이…….”
“역시 그렇게 말할 줄 알았네. 하지만 그것을 메우고도 남을 만한 무기가 있다면?”
“그것이 있을 리가 없습니다.”
“하하하! 한 동안 옥에 갇혀 있어서 감을 잃었군. 건무야! 우리는 얼마 전 그 무기를 개발해 냈다! 용양장군에 의해서 말이지!”
“용양장군이라면… 김동현이라는 자 말입니까?”
“그렇다. 그가 나에게 개발한 무기들을 보여 주었지. 그리고 그 위력을 보았어. 그 위력만 보면… 한 번에 수나라 몇 만 이상의 군대가 한 번에 날아갈 것이다. 그리고 그와 더불어서 다른 무기도 개발하겠다고 하더군. 그래서 나는 그를 더 밀어줄 참이다.”
“역시… 그 자가 믿는 구석이셨군요. 그래서 그 자를 죽이려 했었는데…….”
“역시 네가 보낸 자객이었나? 용양장군에게 말이야.”
“그렇습니다. 제 지시아래 귀족들이 보냈지요.”
영양 태왕은 고건무의 말에 혀를 찬다.
“쯧쯧… 그렇게 심약해서 내 뒤나 이을 수 있었겠느냐? 귀족들에게 휘둘리기나 하고 말이야.”
“저는 휘둘린 것이 아닙니다!”
“그것이 아니라면? 왜 너는 너의 뜻을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한 것이냐?”
“제 뜻을 이야기하지 못한 것이 아닙니다! 이것이 본래 제 뜻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나라의 국력이 한참 모자라다고 생각했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저도 그에 동조한 것뿐입니다.”
“그래서? 그 귀족들을 기반으로 하여 나를 몰아내려 한 것이냐?”
“귀족들 문제는 제가 태왕이 되고 나면 처리하려 했습니다.”
“바보 같은 놈… 그렇게 했다면 너는 이미 끝난 것이다. 귀족들이 바보인가? 네가 그렇게 할 동안 가만히 있게? 일이란 치밀하게 해야 하는 것이다. 헌데 너는 그런 것이 전혀 없어! 그래서 번번이 막리지와 대모달에게 네가 낸 의견이 묵살된 것이다.”
“너무 그 두 사람을 믿는 것이 아니십니까? 두 사람이 만약…….”
“왜? 그 두 사람이 반역이라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냐?”
“그렇습니다. 그 둘이 군무와 정무를 보고 있으니 말입니다.”
“쯧쯧… 그게 너와 나의 차이다. 그 둘은 나를 위해 무엇이든지 내 놓을 수 있는 사람들이지. 실제 연태조와 을지문덕은 나를 위해 한 번씩 벼슬도 스스로 그만 둔 적이 있는 자들이다. 귀족들을 방심시키기 위해서 내가 일부러 행한 것이었으나 그것을 아무런 의심도 없이 따라 주었지.”
영양 태왕은 고개를 흔들며 말을 꺼냈다.
헌데 네 곁에는 누가 있나? 네 말을 무조건 적으로 따를 수 있는 사람이 있나?”
영양 태왕의 말에 고건무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한다.
그런 고건무의 모습에 영양 태왕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 간다.
“그리고 용양장군이라는 큰 인재를 얻게 됨으로써 우리 고구려는 더욱 더 부강해질 수 있는 기반 또한 마련했다. 너는 용양장군이 크는 모습을 보고 네가 그 자한테 마저 밀리고 입지를 잃을까봐 반역의 뜻을 품은 것이 아니더냐? 더구나 너의 지지기반은 귀족들이니 귀족들의 기반이 약해지면 약해질수록 너에게 불리해진다. 그러니 이번에 반역을 꾀한 것이야. 아니냐?”
“…다 알고 계시면서 무엇을 더 물으십니까? 절… 죽이십시오.”
“그래. 그래도 변명은 하지 않으니 좋구나. 내 아우다워. 그리고 참으로 아쉽구나. 전쟁터에서는 그토록 똑똑하고 뛰어난 네가 정치나 나라를 돌보는 데는 영 소질이 없으니 말이야.”
“…….”
“미안하지만… 나는 너의 처분에 대해 결정을 내렸다. 그 답은… 너도 알 것이다.”
영양 태왕의 말에 고건무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영양 태왕을 쳐다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