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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하여 수나라 정벌하자!-260화 (260/400)

260화 동현, 왕고중을 회유하다.

동현과 허손이 산적들의 영채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난 다음날 아침.

동현은 누구보다도 일찍 일어나 허손과 함께 두령을 아침 일찍 보고 있었다.

“결정하셨습니까? 두령님?”

“으음… 그게 말일세. 우리 결정이 반반으로 갈려서 말이지. 나까지 포함해서 총 다섯 명인데… 수하들 결정이 반반으로 갈려서 결정하기가 어렵군.”

“결국 최종 결정은 두령님께서 하신다는 것이군요.”

“맞네. 그래서 고민이야. 그리고 자네 말도 더 들어보고 싶고 말이야.”

“알겠습니다. 궁금한 것이 있으시면 지금 바로 물어보십시오.”

동현의 말에 두령은 자신이 물어보고 싶은 것들을 아낌없이 물어본다.

“내가 만약 우리 산적들을 이끌고 백암성에 항복한다고 하면 우리 식구들 천여 명 모두를 먹여 살릴 수 있나?”

“쉬운 일입니다. 두령님께서도 보셨겠지만 저희 백암성은 먹을 것이 풍부합니다. 근래 들어서는 성 외곽에 있는 백성들도 먹고 살기가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못 들으셨습니까?”

“나도 최근에 들었네. 내가 들으니 가도 정비와 성벽 보수를 하며 일당까지 받는다고 하던데? 그것이 사실인가?”

“사실입니다. 저희 용양장군께서는 본래 성벽 보수나 가도를 정비하는데 있어서 꼭 해야만 하는 일이고 필수적인 일이라 백성들을 동원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동현은 숨을 고르고 말을 이어 나갔다.

“아무 대가 없이 일을 한다면 큰 의욕이 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특히 백성들이 이 일을 함으로써 농번기 때 농사도 망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농사를 제외한 다른 일을 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것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백성들에게 일당으로 대가를 준다면 농사가 실패하더라도 모은 재물로 곡식을 따로 사오던지 할 수 있으니 이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죠. 자… 답이 되었습니까?”

“좋아. 그럼 두 번째 질문. 우리 천여 명의 사람들을… 다 보호해 줄 수 있는가?”

“백암성으로 들어오게 되면 백암성의 군사나 백성이 되는 것이니 당연한 것이 아닙니까?”

“그게…….”

갑자기 두령이 무언가 말을 하는 것을 망설인다.

그런 두령을 보고 동현이 묻는다.

“혹시… 무언가 피치 못할 사정이 있으신 겁니까?”

“하아… 맞네. 잘 아는군.”

“그것이 무엇입니까? 말씀해 주십시오.”

“그게 말일세. 이 말을 해도 될지…….”

“……?”

“그분께서 이 말을 다른 사람한테 하게 되면 나를 가만 두지 않겠다고 해서 말이야.”

“그분이라면?”

“차마 말로는 못하겠군. 대신 그 자가 보낸 서찰을 보여 주겠네.”

두령은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탁상 가운데에 놓인 상자 하나를 가지고 온다.

그러고는 그 상자를 열어 한 서찰을 동현에게 건넨다.

“읽어 보게.”

동현은 두령이 준 서찰을 펼쳐 읽어 보고는 놀란다.

“이건… 태제 전하께서 보내신 서찰이 아닙니까?”

“그렇다네. 그 분이 우리 산적들을 어떻게 알았는지 한 사람을 보내서 이 서찰을 주더군. 그러면서 그 사람이 이렇게 말했어.”

“……?”

“그 서찰에 쓰인 내용대로만 잘 하면 우리들에게 매달 먹을 것을 준다고 말이야. 거기다 이 주변에 지나던 사람들을 털며 생활하던 죄를 용서해 주겠다고 말씀하셨지. 처음엔 그것이 너무 좋아서 받아들였어.”

두령은 잠시 말을 망설이 더니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헌데… 우리가 그분의 명령에 의해 백암성을 살피는데 왜 우리가 그 사람의 명령을 따라야 하는가 생각하게 되더군. 백암성이 점점 잘 살게 되는 모습을 우리 눈으로 보게 되니 말이야. 만약 백암성이 지금의 용양장군이 아닌 전 처려근지였다면 우리는 지금 태제 전하의 명령을 흔쾌히 따랐겠으나… 지금 백암성을 지키는 용양장군은 전혀 다른 사람이 아닌가? 백성들을 위할 줄 아는 사람이니 말이야. 그래서 언제부턴가 태제 전하의 명령을 형식적으로만 이행했지.”

“그쪽에서는 눈치를 채지 않았습니까?”

“아직까지는 눈치 채지 못했네. 그곳에서 닷새에 한 번씩 사람을 보내어 우리 보고를 듣고 돌아가니 말이야.”

동현은 그제야 이 산적들이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지 알게 되었다.

고건무가 동현과 백암성의 동태를 감시하기 위해 산적들을 회유한 것.

서찰의 내용에는 이 일만 잘 수행하여 주면 먹을 것과 그 동안에 지었던 죄를 용서한다는 말이 쓰여 있었다.

특히 서찰에는 자신의 동태를 면밀하게 살피라는 말까지 쓰여 있었으니, 동현은 이 서찰을 입수한 것에 대해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하지만 두령에게 내색은 하면 안 되니 애써 그 감정을 가라앉히고는 말한다.

“그럼 이 서찰을 가져다 준 사람이 누구인지 아십니까?”

“서찰을 가져다 준 사람?”

“예. 그 사람들이 두령님이 있는 영채 위치를 알았다는 것은 백암성에 분명 내통한 사람이 있다는 것입니다. 아마 그 사람이 이 영채로 서찰을 가져왔을 가능성이 큰 것 같은데요.”

“맞네. 정확한 이름은 잘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양 뭐시기라고 했어.”

“양 뭐시기라면… 혹시 양총이라는 자입니까?”

“어?! 맞네! 듣고 보니 기억이 나! 그 자가 서찰을 가지고 왔었어!”

“역시… 얼마 전에 그 자가 백암성에서 백성들의 고혈을 빨기에 처벌하려고 잡아 두었던 사람인데 그 사람이 양씨여서 여쭤 봤습니다. 이로써 그자의 죄가 추가 되었군요.”

“그런 일이…….”

“두령님. 만약에 말입니다. 제가 백암성의 용양장군께 이 일을 보고 하여 지금까지 두령께서 하신 일을 용서 받고 이곳 사람들이 잘 살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다면 투항 하시겠습니까?”

동현의 말에 두령은 잠시 망설이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물론. 특히 나는 죽더라도 내 밑에 사람들은 살리고 싶네. 사실 우리는 산적이 되고 싶어서 된 것이 아니야. 다들 귀족들에게 핍박 받고 하여 도망쳐서 이곳에 정착을 했고 산적이 된 것이지. 우리도 잘 살 수만 있게 된다면 이 일을 하고 싶지 않아.”

“알겠습니다. 제가 보고 드리겠습니다.”

“만약 용양장군께 말씀드렸다가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내 목은 가져가도 좋으니, 밑에 사람들은 살려 달라고 청을 해주게. 이렇게 부탁하겠네. 사실… 이 말을 하지 않으려고 했네.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도 처벌을 받을까봐 두려워서 말이야. 헌데 자네가 확신을 가지고 말하니 이렇게 부탁하는 것일세. 꼭 좀 부탁하네.”

동현은 두령의 마음씨에 내심 감동했다.

자신의 목숨은 어찌 되어도 좋으니 부하들만은 살려달라는 책임감 있는 행동.

생각 외로 두령이 큰 인물이라 생각했다.

“알겠습니다. 두령님. 제가 그리 말씀드리겠습니다.”

“고맙네. 하지만 혹여…….”

“지금 말씀을 전부 거부하실 경우에는 좀 알려 달라고요?”

“맞네. 우리도 살기 위해 대응을 해야지. 안 그런가?”

“알겠습니다. 두령님. 하지만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저희 용양장군께서는 백성들을 끔찍하게 위하는 사람이니 말입니다.”

“후우… 알겠네. 그나저나… 이제 가려고?”

“그렇습니다. 저희를 살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살았습니다.”

“별 말을… 돌아가는 길에 우리 애들 좀 붙여 줄까?”

“아닙니다. 이제 괜찮습니다. 이 밑은 말갈 놈들이 올 리가 없으니까요.”

“하긴… 그것도 그래. 조심히 가게. 그리고 용양장군께 내 말을 잘 전해 주게.”

“그리하겠습니다. 아… 참! 그러고 보니 두령의 존함을 알지 못했군요. 존함을 알아야 제가 용양장군께 말을 전하지 않겠습니까?”

동현의 말에 두령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내 이름은 왕고중이라 하네.”

“왕고중이라… 알겠습니다.”

“조심히 가게.”

“예. 두령님. 호의에 감사합니다. 꼭 잘 말씀드려서 사람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고맙네.”

그렇게 동현은 산적들이 있는 산을 내려왔다.

산 위를 내려오자 동현은 허손과 백암성으로 돌아가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저 자들의 말을 들으니 본성이 나쁜 사람들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 어떻게든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산적이 된 부류인 것이겠지. 내가 이곳에 부임하기 전에 있었다고 하니 꽤 되었겠군.”

“그렇습니다. 다시 본래의 백성들로 돌아가려 해도 백성들의 시선이 두려워서 예전처럼 돌아가지를 못한 것이겠지요.”

“그래. 네 말이 맞다.”

동현이 그렇게 말을 하는 그때… 어디선가 누군가 나타나 동현의 앞을 막는다.

“어? 사훈이 아닌가?”

“무사히 오셨습니까?”

“그렇다네. 별 문제가 없었어. 그리고 급히 할 말이 있네.”

“저쪽에 저희 막사를 적의 눈에 띄지 않게 세워 두었으니, 그곳으로 가시지요.”

전하의 사람입니다.

그러니 왕고중을 고승 장군을 통해 압박하여 장군의 정보를 알아내려 할 것입니다.”

동현은 사훈의 말에 씨익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그것을 왕고중에게 다 말해 주고 철저히 이용하자?”

“예. 장군. 장군께서 그들은 분명 왕고중을 받아들여 주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겁니다. 무예 실력이 어느 정도 수준이 된다면 높은 자리에 올라갈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장군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저희는 왕고중에게 말하여 그들의 정보를 혼란케 할 만한 거짓된 정보를 계속 흘리는 겁니다. 더불어 왕고중에게 감투하나 씌워 주면 금상첨화겠죠.”

“그가 할 만한 벼슬을 주자는 것이군.”

“그렇습니다. 마침 이 백암성의 동쪽에 대한 방어 수준을 더 높여야 합니다. 그러니 왕고중에게 그곳의 수비대장을 맡기십시오. 그리 된다면 왕고중은 더욱 더 장군께 충성을 다하면서 저희가 그들을 이용할 수 있게 되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기가 막힌 계책이로군. 좋아! 일단 백암성으로 돌아가서 조치하도록 하지.”

“예. 장군!”

그렇게 동현은 허손, 사훈과 함께 백암성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다음 날.

동현은 허손을 왕고중에게 사신으로 보냈다.

그리고 소식을 전하는데…….

“두령께서 기뻐하십시오. 저희 용양장군께서 모든 걸 용서하신다고 하시며 받아들이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그것이 정말인가?!”

“그렇습니다. 다만 부탁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여기 이 서찰을 봐주십시오.”

허손은 동현의 서찰을 건넸고 왕고중은 수하에게서 서찰을 건네받아 읽어 본다.

“허어… 내가 걱정하던 것이 태제 전하께 내가 배신하는 모습을 보여 해를 당할까 봐 하는 것이었는데… 이리 한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군?”

“맞습니다. 장군께서 두령님을 생각하셔서 이런 계책을 내셨습니다. 이대로 따르시겠습니까?”

“그야 물론이네! 장군께서 이런 배려까지 해주셨는데… 당연히 해야지!”

“알겠습니다. 용양장군께 그리 전하겠습니다. 다만… 태제 전하의 사람이 왔을 때는 잘 연기를 해주셔야 합니다.”

“그건 걱정 말게! 그런 쪽으로는 내 전문이니깐…”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더 드릴 말씀은…”

허손은 고승에 대해서도 왕고중에게 설명을 해주었다.

“그랬군. 알았네. 장군께서 말씀하신 것을 유념할테니 걱정 말게. 그나저나… 언제 장군을 뵈러 가면 되나?”

“두령님이 편하실 때 오시면 됩니다. 미리 연통을 주시면 장군께 제가 말씀을 드릴테니 그 때 스스로 죄를 청하는 모습을 보여주시고 임관하겠다 하십시오. 그럼 모든 죄를 용서해주고 임관을 받아주실 것입니다.”

“알겠네. 그럼 그 전에 정기적으로 오는 태제 전하의 사람에게 그렇게 소식을 전하도록 하지. 마침 내일이 오는 날이니 말이야.”

“얼마나 자주 태제 전하의 사람이 와서 소식을 듣고 갑니까?”

“닷새 마다 한 번씩 듣고 가네.”

“알겠습니다. 그럼 내일 소식을 전하시고 따로 연통을 주십시오.”

“알겠네.”

그렇게 동현의 안배와 사훈의 계책으로 왕고중은 백암성으로 임관하려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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