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7화 동현, 잡아들인 포로들로 백암성을 크게 키우려 하다.
동현은 양총이 올 예상 지점에 미리 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양총, 네가 올 곳은 여기뿐이다.’
동현은 그렇게 백암성의 탐관오리 귀족들을 모조리 때려잡고 뿌리 채 뽑기 시작했다.
“장군. 저기…….”
“응? 양총이구만. 우릴 아직 못 본 것 같지?”
“그렇습니다.”
“활을 다오.”
“예!”
동현은 자신들을 발견하지 못 하고 숲속을 통해 달아나는 양총을 보고는 수하에게 활과 화살을 받아 화살을 메긴다.
씨이이이이잉!!
퍼어어억!!
“으어어억!!”
동현이 쏜 화살은 정확히 양총의 오른쪽 종아리에 맞았다.
양총은 화살을 맞자마자 비명 소리와 함께 거꾸러졌다.
“명중입니다!”
“저 녀석을 얼른 가서 생포해라.”
“예! 장군!”
동현의 명령에 허손이 양총에게 다가가 그를 꽁꽁 묶어 포박했다.
동현은 포박당해서 오는 양총을 보는데 그는 종아리에 화살이 꽂혀진 채로 끌려오고 있었다.
“네 녀석이 양총이군.”
“크… 크윽… 당신은… 백암성의 장군이 아니오?”
“날 아는가보군.”
“모를 리가 있소? 으윽… 이 백암성에서 당신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오.”
“그런 놈들이 감히 내 명령을 어기고 저번에 귀족들에게 모두 모이라고 했을 때, 몇몇 이들을 다른 곳으로 빼돌렸는가?”
“당신의 말대로 했다면… 모두 죽였을 것 아닌가?”
“내가 모두 죽이던가? 나는 잘잘못을 따져서 문제가 없는 귀족들은 풀어 주었네. 헌데 자네들이 가문 사람들을 다른 쪽으로 빼돌렸다는 것은 무언가 찔리는 것이 있어서겠지.”
“…….”
“그래서 자네들을 한 번 조사를 해 봤네. 그런데 가관이더군. 그래서 오늘과 같은 일이 있었던 것이야. 그러니 받아들이게.”
“제… 제기랄… 일이 이렇게 될 줄은…….”
“허손. 이 자는 더 이상 상대할 가치도 없다. 내 눈 앞에서 치워라.”
“예! 장군!”
“아… 그래도 다리는 치료해 주어야지.”
동현은 그렇게 말을 하더니 양총의 오른쪽 종아리에 꽂혀있는 화살을 있는 힘껏 잡아당겨 뽑아낸다.
쑤우우욱!!
푸슈슈슈슈슉!!!
“으아아아아악!!!”
동현이 화살을 뽑아내자 종아리에서는 엄청난 양의 피가 튀어나왔고 그 피와 함께 양총은 엄청난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그런 양총의 비명에도 동현은 아랑곳 하지 않고 허손에게 말한다.
“일단 이 자의 다리를 치료해 주도록 해. 나중에 어떻게 심문하느냐에 따라서 이 치료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겠지만… 그래도 포로를 너무 막대해서는 안 되니 말이야.”
“알겠습니다. 장군.”
그렇게 양총은 허손에게 이끌려 어디 론가로 사라졌다.
양총이 사라지자 동현은 곁에 있던 한 군사를 불러서 명령한다.
“너는 지금 당장 단종수와 단석한, 돌석비에게 가서 모든 일이 다 마무리 되었으면 지금 즉시 내가 있는 곳으로 모이라고 일러라. 바로 가라!”
“예! 장군!”
명령을 받은 수하는 말을 타고 빠르게 동현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다들 아주 수고 많았다. 그자들이 곽수와 상성이라는 자들인가 보군.”
“그렇습니다. 장군!”
“아주 잘했다. 단종수. 내가 돌아가는 대로 너희의 공에 맞게 포상할 것이다.”
“감사합니다! 장군!”
“아… 참! 그 가족들과 친인척들은 어떻게 했는가?”
“예! 장군의 명령대로 신속하게 그들의 집이나 친인척들의 집을 가 빠르게 잡아서 옥에 가두어 두었습니다!”
“아주 잘했다. 단석한과 돌석비는 아쉽게 됐구나. 양총을 잡았다면 너희도 크게 공을 세운 것인데 말이야.”
“면목 없습니다. 장군.”
“아니야. 우리가 만일이라는 것도 대비해서 내가 양총이 달아날만한 곳을 지키고 있지 않았는가? 그래서 잡았고 말이야. 그러니 너무 자책하지 말게. 양총만 잡지 못했다 뿐이지 자네들도 공을 세운 건 사실이지 않은가? 기회는 훗날에도 얼마든지 있을 것이니 너무 그러지 마.”
“알겠습니다. 장군.”
단석한과 돌석비는 동현의 말에 조금은 마음이 풀린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런 둘을 보며 동현은 피식 웃더니 수하들에게 명령한다.
“모든 상황이 종료되었으니 이제 돌아간다! 포로들을 단단히 묶었는지 한 번 더 확인하고 출발을 하도록 할 것이다! 장수들은 포로들이 모두 단단히 묶였는지 다시 한번 확인해라!”
“예! 장군!”
동현의 명령에 장수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포로들을 묶은 줄들을 모두 확인했다.
그렇게 30분 후.
“장군. 모두 확인했습니다! 단단히 묶었습니다!”
“좋아. 돌아가자!”
“예! 장군! 모두 돌아간다!! 진군하라!”
동현은 그렇게 백암성의 탐관오리 귀족들을 모두 잡아들였다.
관청에 돌아오자 동현은 바로 명령을 내린다.
“일단 주동자 놈들인 양총, 곽수, 상성은 모조리 목을 베라. 그리고 그들의 친인척과 가족들인 남자들도 모두 목을 베. 여자들은 노비로 삼고 말이야.”
“알겠습니다. 장군! 헌데…….”
“……?”
“기존에 그들의 노비와 사병으로 있던 자들은 어떻게 할까요?”
“지금 사병으로 남아 있는 자들은 몇 명 정도 되는가?”
“약 8백여 명 정도가 됩니다.”
“8백여 명이라… 그들 중 부당하게 노비가 되어 사병으로 있는 자들은 면천을 시켜 주고 군에 편입시키도록 하게.”
“군의 수를 늘리시려는 겁니까?”
“그래야지. 수나라는 분명 엄청난 대군을 끌고올 텐데 군사 한 명이라도 늘어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야.”
“알겠습니다. 장군. 그리 하겠습니다.”
“그리고 기존에 있던 노비들의 경우 마찬가지로 부당하게 노비가 된 자들은 면천을 시켜 주고 가도 정비나 성벽 보수에 투입시키도록 하게.”
“그들도 부랑아나 고아들과 같이 일을 하게 하여 재물을 모을 수 있게 하시려는 겁니까?”
“그렇다네. 저번에도 말했듯이 이것은 훗날 우리에게 큰 보상으로 돌아올 것이야.”
동현의 말에 사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저도 그럴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번에 장군께서 설명해 주시는 것을 모두 들었으니까요. 헌데 장군.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
“저 세 명의 밑에 있는 자들 중 노비가 아닌 일반 백성들의 경우도 꽤 있어서 말입니다. 그 자들은 어찌 처리하실 생각이십니까?”
“그 사람들에게는 황무지를 개간하게 하는 게 좋겠군.”
“황무지를 말입니까?”
“그래. 우리 백암성은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곳이 많이 부족하다. 동쪽에 태자하가 흐르는 평야를 제외하면 농사를 지을 곳이 별로 없지. 헌데 지금 그 평야조차 개간이 안 된 곳이 많아. 예전부터 사람들에게 많이 개간하라고 했지만 내가 부임하기 전 이곳을 맡던 귀족들이 개판을 쳐놓는 바람이 사람들이 많이 빠져 나갔지. 그래서 놀고 있는 땅이 정말 많아.”
“과연… 한 사람이라도 개간을 더 하게 해서 받는 세금의 양을 늘리시겠다는 거군요.”
“맞네. 내가 이곳에 부임한 뒤 백성들이 많이 풍족해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부족해. 특히 과거 이곳에 대한 소문이 안 좋게 나서인지 생각보다 사람이 몰리지 않고 있고 말이야. 하지만 이번에 이 사람들을 받아들인다면 조금은 달라지겠지.”
“옳은 말씀입니다. 이 백암성이 예전과 다른 살기 좋은 성이 되었다는 것이 주변에 알려질 것이고 말입니다.”
사훈의 말에 동현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맞아. 사실 난 그것을 노렸네. 이 백암성으로 많은 사람들이 오기를 말이야. 그래서 성 외곽에 있는 백성들도 신경 쓰고 있는 것이고 말이지.”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장군의 말씀대로 조치하겠습니다.”
“만약 소문이 나서 우리 백암성에 살고자 하는 백성들이 생기면 내가 멈추라고 할 때까지 그들에게 황무지를 계속 개간하게 하게. 그리고 약간의 땅을 그들에게 주거나 소작을 할 수 있도록 해줘. 부담 없는 선에서 말이야.”
“알겠습니다. 장군.”
“그리고 성 외곽에 있는 땅들도 개간할 수 있는 곳을 찾아보도록 해. 백암성의 인구수가 많아지면 외곽의 땅들을 개간하게 해서 그들을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르니 말이야.”
“예. 장군. 그리하겠습니다.”
“그 전에 잡아들인 세 놈들부터 처리하도록 하지. 일단 그 세 놈을 이 관청 안으로 들어오도록 해.”
“예! 장군!”
동현의 명령에 한 군사가 급히 관청 밖을 나선다.
그리고 얼마 후.
“장군! 데리고 왔습니다!”
“꿇려라!”
동현의 명령에 허손은 세 명의 무릎 뒤를 차 무릎을 꿇렸다.
그런 귀족들을 보며 동현이 잔뜩 노한 표정으로 말한다.
“왜 내 명령을 따르지 않은 것인가? 그렇게 하지만 않았더라도 나는 너희에게 이렇게까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귀족들이란 귀족들은 다 잡아들여 놓고서 하지 않았을 거라고?”
“그들은 모두 백성들에게 해를 입힌 귀족들이지. 그렇지 않은 귀족들은 그대로 있다. 너희도 백성들을 건드렸기에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이고 말이야.”
“그 정도로 백성들은 죽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할 줄 알았다. 그런 사고방식이 있으니 너희가 내 앞에 있는 것이다.”
“크윽…….”
“이 백암성에서 흉년이 들거나 식량이 다른 곳에서 지원이 오지 않았을 때를 생각해 봐라. 특히 내가 부임하기 전 이곳을 맡았던 처려근지가 그랬지. 너희를 어떻게 처리할 수 없으니깐 너희의 비위를 맞춰주고 백성들의 고통은 모른 척했다. 할 말 있나?”
“우… 우리는 백성들을 고통스럽게 만들지 않았다! 우리는 최소한 백성들이 먹을 것을 남겨 두었다고!”
“그래? 그렇다면 내가 이곳에 부임할 때 왜 백성들이 먹을 것이 없어서 굶고 있었지?”
“그… 그건…….”
“그리고 너희들이 그런 귀족들이 아니라면 너희 스스로가 나서서 구휼미라도 베풀어야 하는 것이 맞지 않나? 그 말은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군.”
동현의 말에 세 사람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그런 세 사람을 보며 동현은 계속 말을 이어 갔다.
“나는 이곳에 부임하는 순간 굶주린 백성들을 위해 내가 가진 구휼미를 베풀었다. 그리고 백성들이 굶게 된 원인을 찾았고 그것이 귀족들에게 있다는 것을 알았지. 그래서 귀족들을 잡아들였다.”
“동현은 고개를 저으며 말을 이었다.
“단… 그때만 해도 너희가 내가 말하는 명령에 순순히 따랐다면 나는 결코 너희들을 건드릴 생각이 없었다. 헌데 너희들은 내 명령을 어기고 모든 귀족들이 모이라는 소집령을 거부했지. 그 명령에 순순히 따르고 내 명령에 복종 했다면 지금 이 자리에 너희는 없을 것이고 백성들과 함께 다 같이 먹고 사는 길을 도모했을 것이다. 그러니 너희를 탓해라.”
동현은 자신이 할 말을 다 했다는 듯 옆에 있던 허손을 부른다.
“허손!”
“예! 장군!”
“지금 당장 저 놈들의 목을 쳐라!”
“예! 장군! 모두 형장으로 끌고 가라!”
“예!”
동현의 명령에 허손이 군사들에게 명령을 내리자 세 사람은 군사들에게 잡혀 끌려 나간다.
그러자 세 사람은 너나 할 것 없이 살려 달라고 하는데 그중 한 사람인 양총이 의미심장한 말을 꺼낸다.
“나… 나를 살려 주면! 태제 전하가 지금 무슨 일을 꾸미고 실행하고 있는지 알려 주겠소!”
“음?”
동현은 양총의 말에 잠시 끌고 가는 군사들을 멈추게 하고는 묻는다.
“지금 뭐라고 했느냐?”
“나… 나를 살려 주면 태제 전하께서 지금 무슨 일을 꾸미고 계시는지 말하겠다고 했다.”
“네가 지금 죽기 싫으니 거짓으로 말을 꾸며내는구나.”
“거… 거짓이 아니다! 정 의심이 가면 고승 장군에게도 물어보면 될 일이 아닌가?”
동현은 양총의 말에 무언가 심상치 않다고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