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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하여 수나라 정벌하자!-255화 (255/400)

255화 박준, 남은 귀족들을 잡기 위해 한 귀족을 회유하다.

동현의 말에 사훈은 진지한 표정으로 펼쳐진 지도를 가리키며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표출한다.

“일단 장군께서 항상 하시던 대로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은 백성들의 민심 안정입니다. 하지만 이건 지금 잘 하고 계시니 넘어가겠습니다.”

“계속 말해보게.”

“예. 두 번째로 해야 할 일도 장군께서 현재 잘 하고 계시는 일입니다. 군사를 양성하는 일 말입니다. 세 번째부터 말씀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군요. 장군께서 해야 할 일은 성벽을 보수하시는 것입니다.”

“성벽을 보수하라?”

“예. 장군. 장군께서도 누누이 말씀하셨듯이 언제 수나라 군이 다시 쳐들어올지 모르는 일입니다. 비록 이 백암성이 산지에 있는 성이라고 하며 방어하기에 좋은 곳이나 수나라 군사들이 워낙 많은 만큼 성벽을 제대로 보수를 해야 합니다. 저번에 저와 둘러보셨을 때 그 필요성을 느끼시지 않았습니까?”

“맞아. 그랬지. 하지만 성벽 보수를 한다면 농사철과 겹쳐서는 아니 된다. 백성들을 동원해야 하는 일이지 않는가?”

동현의 말에 사훈은 씩 웃으며 말한다.

“장군. 장군께서 가도정비를 할 때 어찌 하셨습니까?”

“그야… 성 외곽에 있는 부랑아나 고아들을 위주로 임금을 주며 일을… 아! 혹시…….”

“맞습니다. 장군. 가도정비를 할 때처럼 그들을 우선적으로 일을 할 수 있게끔 하여 약간의 돈을 주고 성벽을 보수하는 겁니다. 그리고 지원자도 함께 받는 것이지요. 그럼 그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한 것이니 설사 농사가 잘못 되어도 장군을 원망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거기에 부랑아나, 고아 등등의 사람들을 챙겨줌으로써 많은 백성들의 칭송을 받으실 겁니다.”

“아주 좋은 생각이다. 사훈. 내가 미처 이 생각을 못 했군. 좋아. 성벽을 보수 할 때 거중기도 동원할 수 있는 만큼 사용하면서 그 사람들을 위주로 보수를 하도록 하지.”

“예. 장군 그리하겠습니다. 그럼 네 번째는 의원들을 본격적으로 양성하시옵소서.”

“의원들을?”

“예. 장군. 장군께서 과거 두창을 막는 예방법을 오랜 연구 끝에 알아내시긴 하였으나 혼자서 그런 연구를 하기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니 본격적으로 의원들을 양성하여 키우십시오. 그렇게 되면 전염병이 생기더라도 그에 대응하는 것이 훨씬 수월할 것입니다.”

“음… 옳은 말이군. 자네 말이 맞아.”

동현은 동감한다는 듯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묻는다.

“좋아. 그럼 다섯 번째는?”

“마지막 다섯 번째는 이 백암성의 귀족들을 경계하라는 것입니다.”

“이번에 그들을 눌러 놓지 않았는가? 노비나 사병들의 수를 크기에 따라 제한했고 말이야.”

“아주 잘하신 조치이시며 그들은 장군 덕분에 그 땅을 가지고 가문을 일으키게 된 자들이니 그들은 문제가 없습니다. 제가 말하는 귀족들은 기존의 사람들을 말하는 겁니다.”

“기존의 귀족들이라…….”

“예. 장군. 저번에 장군께서 많은 귀족들을 처벌하고 그들의 목을 베거나 노비를 만들어 확실한 지배권을 확립하시기는 하였으나, 그것을 눈치 채고 몸을 사린 이들 또한 꽤 있습니다.”

“내가 그 당시에 유력 귀족들이란 귀족들은 모두 불러 모으라고 했었는데?”

“저도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헌데 알아보니, 당시에 그들은 장군의 말씀을 눈치 채고 가문 사람들을 미리 다른 곳에 빼돌린 정황이 있더군요.”

“그럼 지금이라도 그들을 모두 잡아들이면 되는 일 아닌가?”

“그게 간단치가 않습니다.”

“어째서?”

“장군께서 그런 움직임을 보인 이후… 그 가문들이 이제 서로 붙어살기 시작했습니다. 서로의 집과 매우 가까운 곳에 거주를 했고 여기서 더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노비들을 늘려서 훈련을 시키고 사병들의 수를 급격하게 늘렸다는 것입니다.”

동현은 그 말을 듣고 대노한다.

“내 명령을 어긴 것이군! 이것들이 감히……!”

“고정하십시오. 장군. 지금 병력을 동원해 그들을 공격하여 진압을 한다 해도 우리도 피해가 클 것이니 계책을 써야 합니다.”

“말하는 것을 보니 계책이 있나보군.”

“한 가지 계책이 있습니다.”

“좋아. 말해 보게.”

“그 귀족들 중 양총이라는 자가 있는데 그자는 뇌물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뇌물을 이용해서 그자를 구워삶고 다른 귀족들을 잡자?”

“맞습니다. 장군. 그런 뒤에 양총이라는 자도 다 잡아야지요.”

“그자도 마찬가지인 자니 이용해 먹고 그 뒤에 처단을 하자는 것이군.”

“그렇습니다. 장군. 그리고 결정적으로 워낙 뇌물을 좋아하는 자이다 보니, 엄청나게 재물을 쌓아 두었다는 소리가 있습니다.”

“그럼 그 동안 우리 재물을 잠시 맡겨 두는 것이라고 봐야겠군.”

“맞습니다. 장군.”

“헌데 그러기 위해선 그 자를 설득해야 할 것이 아닌가? 아무리 뇌물이 좋아도 우리에게는 분명 곱지 않는 시선을 가졌을 것인데 말이야. 그리고 자기 목숨을 사리는 자가 아닌가?”

동현의 말에 사훈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저를 보내주십시오.”

“자네를?”

“예. 제 세치 혀로 그 자를 우리 측으로 넘어오게 해서 이용해 보이겠습니다.”

“이 사람아. 자네는 내 오른팔이나 마찬가지야. 혹여나 일이 잘못 되기라도 하면 자네 목이 날아가는 것일세. 허락할 수 없네!”

“장군. 호랑이 굴에 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고 했습니다. 제가 가서 반드시 해내겠습니다.”

“허어… 그래도…….”

“장군!”

동현은 사훈의 부탁을 거절하는데, 그때 갑자기 밖에서 문 앞을 지키던 군사가 외친다.

“장군. 박준님께서 찾아오셨습니다!”

“박준이? 들이거라.”

“예!”

동현이 허락하자 박준이 방 안으로 들어온다.

박준은 방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동현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는 말한다.

“제가 이번 홍삼 건에 대해 말을 하려다가 우연찮게 두 분의 말씀을 엿듣게 되었습니다.”

“…….”

“그 일… 제가 대신 가겠습니다.”

“준이 자네가?”

“예. 장군. 제가 다른 곳에는 재주가 별로 없으나 무언가를 개발하여 장사에 보탬이 되도록 하는 것과 언변만큼은 재주가 좀 있습니다. 제가 그 일을 할 테니, 사훈 군사가 할 일을 제게 대신 맡겨 주십시오.”

동현의 말에 옆에 있던 사훈이 묻는다.

“다 들으셨다니 그럼 묻겠소. 양총을 어떤 식으로 설득하려 하오?”

“저는…….”

박준은 사훈의 말을 듣고 자신이 양총을 설득시키는 방식에 대해 설명한다.

그 말을 들은 사훈은 매우 놀란다.

“허어… 저와 약간 방식이 다르긴 하지만 매우 괜찮은 방식입니다. 장군. 박준님께 이 일을 맡겨도 될 듯합니다.”

“그렇군. 나도 듣고 보니 참으로 괜찮은 생각이었어. 좋아. 그럼 이 일은 자네에게 맡기도록 하지. 부탁 좀 하겠네.”

“염려 마십시오. 장군. 제가 이 일을 반드시 성사시키고 돌아오겠습니다.”

“아니? 지금 바로 가려고?”

“예. 장군.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

“으음… 알겠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언제나 조심하게. 호위가 필요하면 데려가도록 하고.”

“예. 장군. 그리하겠습니다.”

그렇게 박준은 사훈 대신 양총에게 향했다.

그리고 잠시 후.

“주인어른.”

“무슨 일이냐?”

“백암성의 용양장군께서 사람을 보내셨습니다!”

“용양장군이?”

“예. 주인어른. 어찌 할까요?”

“으음… 들여 보내거라.”

“예. 주인어른.”

양총은 백암성의 용양장군이 사람을 보냈다는 말에 처음에는 만나기를 거부하려 했지만, 현재 자신도 겨우 살아남 숨죽이고 있는 처지였다.

그렇기에 지금 사람 만나기를 거부하면 자신에게도 해가 미칠까 두려워 받아들인 것이다.

“양총 어른을 뵙습니다.”

“용양장군께서 보내셨다고?”

“그렇습니다.”

“무슨 일로 내게 사람을 보내신 것이냐?”

“제가 알기로 양총 어른께서는 과거부터 이 백암성을 위해 많은 일을 해왔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크흠… 그런데?”

“헌데 양총 어른과는 달리 곽수와 상성이라는 두 사람은 그렇지 않다고 하시면서 도와 달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양총은 박준의 말에 어이없어 한다.

“자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있는 것인가? 나는 그 두 사람과 매우 친한 사이네. 그 사람들을 배신하라는 것인가?”

“양총 어른. 저희 용양장군께서는 단 한 번도 양총 어른에 대해 안 좋게 생각하신 적이 없으십니다. 그래서 저번에 다른 귀족들이 쓸려 나갔음에도 양총 어른을 잡아들이지 않은 것이고 말입니다.”

“…….”

“헌데 곽수와 상성은 다릅니다. 둘은 그 당시에 비리를 저희가 발견하지 못했다가 이번에 백성들로부터 민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조사를 해본 결과 그들의 비리를 발견하였으니 모두 잡아들여야만 합니다. 반면 양총 어른이 보유하고 있는 땅에서 살고 있는 백성들은 별 불만이 없어보였으니 전혀 문제가 없지요. 그래서 양총 어른께는 절대로 해가 가지 않을 겁니다.”

“…….”

“그러니 두 사람을 잡는데 협조를 해주십시오. 저도 양총 어른께서 그 두 분과 친분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 마음이 매우 아프나 나라의 국법이 이러하니 어쩌겠습니까?”

“하지만…….”

“양총 어른께서 일만 잘 도와주시면 그에 따른 보답도 확실히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박준의 말에 양총은 귀가 번쩍 뜨인다.

“보답을 하겠다고?”

“예. 일단 이건 선금입니다.”

박준은 품에서 금자 20냥을 꺼낸다.

번쩍번쩍 거리는 금.

평소 재물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양총이기에 금자 20냥을 보고 탐욕이 일었다.

하지만 바로 재물을 탐하는 모습을 박준에게 바로 보이는 건 자신에게 큰 이득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한 양총은 이내 표정을 고치며 말한다.

“크흠… 용양장군님이 나를 생각해 주시는 것에는 감사하나 어찌 이런 재물로 나를 회유하여 그들을 배신하게 하려 하는가?”

“그건 좀 전에도 말씀드렸습니다. 양총 어른. 저희 용양장군께서는 양총 어른을 매우 좋게 보시고 있으신 반면 그 둘은 다르지요. 만약 이번 일을 도와주신다면 이 재물은 물론이고 금자를 상자 째로 추가 재물을 받으실 것이며, 심지어 높은 벼슬에도 등용이 되실 것입니다. 그러니 이렇게 부탁드립니다.”

박준이 정중하게 고개까지 숙이며 부탁하자, 그제야 양총은 거들먹거리며 대답한다.

“으음… 좋아. 용양장군께서 그리 말씀하셨더니 그 부탁을 듣지. 단… 그 두 사람이 본래 나와 친분이 있었던 만큼 내가 자네들을 도와주었다는 말이 그쪽으로 들어가지 않게 해주게. 아니… 특히 백성들에게 말이야.”

“물론입니다. 양총 어른. 아주 잘 결정하셨습니다.”

박준은 양총의 확답을 듣고 기뻐하는데 그런 박준을 보고 양총이 말한다.

“우리 세 사람이 사병들을 훈련시키는 장소가 있다. 그곳을 기습 공격을 하게 되면 그들을 모두 일망타진할 수 있을 것이야.”

“그 위치가 어디인지 알려 주실 수 있으십니까?”

“이 백암성의 북쪽으로 나가면 외곽에 한 주막이 보일 걸세. 그 주막을 끼고 오른쪽으로 크게 돌면 산에 아주 작은 샛길이 하나 있는데, 그곳을 따라가면 군사를 훈련시키는 곳이 보일 걸세. 그러니 그곳에서 그 사병들을 모두 없애면 될 것이야.”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헌데…….”

“……?”

“양총 어른의 사병도 그곳에 가 있는 것이 아닙니까? 행여나 양총 어른의 사병에도 피해가 갈까봐 말입니다.”

“그건 걱정 말게. 나는 가끔씩 내 사병들과 사냥을 즐기는데, 그날 사냥을 한다고 말하면 그들도 이해하고 훈련을 시키는데 포함시키지 않을 것이네.”

“그렇군요. 제가 괜한 걱정을 했습니다. 그럼 그 날짜가 정해지면 저희 용양장군께 사람을 보내 소식을 알려 주십시오.”

“그러겠네.”

양총의 확답에 박준은 다시 한번 양총에게 감사 인사를 하며 집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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