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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하여 수나라 정벌하자!-211화 (211/400)

211화 영양태왕, 사비용의 가족, 친인척을 모두 참하다.

동현은 그렇게 영양태왕의 뒤를 따라 어디론가로 향한다.

그리고 잠시 후… 국문장의 뒤편에서 영양태왕이 멈춰서며 묻는다.

“동현아.”

“예. 태왕 폐하.”

“너와 대모달이 어제 너무 강하면 부러진다고 말하지 않았느냐?”

“분명 그랬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나마 자비를 베푸는 것이다. 사비용에게 말이다. 그런데 너는 지금… 그 자의 부탁을 들어주자고 하고 있다. 그 말은 전부 다 죽이자는 말이야. 알고 있느냐?”

“예. 태왕 폐하. 소신 알고 있사옵니다.”

“왜 갑자기 말이 바뀐 것이냐?”

동현은 영양태왕의 말에 당황하지 않고 대답한다.

“그것이 현재 귀족들의 마음을 달래는데 훨씬 더 좋기 때문입니다.”

“그들을 죽이는 것이 더 낫다고?”

“예. 태왕 폐하.”

“이해할 수가 없군. 어제는 분명 죽이면 안 된다고 했는데 말이야.”

“분명 그랬사오나 오늘 국문장에서의 사비용의 말에 반대가 되었습니다.”

“반대가 되었다?”

“예. 태왕 폐하. 기존에 태왕 폐하께서는 국법을 엄히 적용하여 처리하시려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저도 옳다고 생각됩니다. 단… 이것의 전제는 사비용의 간청이 없었을 때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사비용의 간청이라…….”

“예. 태왕 폐하. 생각해 보십시오. 서부욕살과 더불어 남부욕살 사비용이 어떤 자 입니까? 태왕 폐하의 반대편에 항상 있었던 사람이고 거물입니다. 그런 상징적인 인물이 태왕 폐하께 직접 자신은 물론이고 가족, 친인척들의 목을 쳐달라고 하고 있습니다. 노비가 되면 살아가기에 비참하니 말입니다.”

“…….”

“귀족들도 그것을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여기서 태왕 폐하께서 그 청을 들어주시지 않는다면… 귀족들은 또 다시 태왕 폐하께서 자신들을 찍어 누르기만 하려한다고 불만을 품을 것입니다.”

동현의 말에 영양태왕은 잠시 고민을 하고는 대답한다.

“그 말은… 이번에 내가 사비용의 청을 들어주면 귀족들은 내가 자신들을 조금이나마 생각해주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맞습니다. 더불어서 이번 일에 대해 아직 깊이 파고든 것이 아니니 제 발 저린 귀족들은 스스로 태왕 폐하께 죄를 청하며 고개를 숙이고 들어올 것입니다.”

“고개를 숙이고 들어온다? 믿기지 않는군.”

“물론 전부 다 그렇지 않겠습니다만 일부는 분명 고개를 숙이고 들어올 것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일부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돌아가는 정세를 살피려 눈치를 보겠지요. 그러면서 분명 기회를 노릴 겁니다. 태왕 폐하께서 약해졌을 때 태왕 폐하의 반대파에 달라붙어 전세를 역전시킬 기회를 찾겠지요.”

“으음…….”

“마지막으로 한 부류가 더 있다면 애초에 태왕 폐하께 적대를 하고 있는 귀족들입니다. 그들은 이번 상황을 보고 결단을 내릴 것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만약 사비용의 말을 태왕 폐하께서 들어주시지 않는다면 그것을 빌미삼아 태왕 폐하를 치자고 주변 귀족들에게 연통을 해서 힘을 모으겠지요.”

“…….”

“하지만 여기서 사비용과 그 가족, 친인척들의 목을 모두 치게 되면 그들의 빌미는 사라집니다. 사비용의 부탁을 들어준 것이니 말입니다.”

동현의 말에 영양태왕은 여전히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묻는다.

“하지만… 내가 부탁을 들어주어 사비용의 목이 베어졌으니 오히려 그 목이 베어진 것을 빌미로 군사를 일으킬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럴 가능성이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런 반란은 결코 오래가지 못합니다.”

“어째서?”

“오늘 국문장 주변을 한 번 보십시오. 국문에 대해 모든 고위 신료부터 하급 관리까지 다 보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오늘과 같은 상황에 서로 손을 잡으려고 하겠습니까? 그리고 소문은 무서운 것이어서 이런 국문에 관련된 소문은 백성들에게도 퍼질 것이 분명합니다. 모름지기 반란을 일으킬 때도 명분이라는 것이 필요한데 그것이 그들의 명분이 되기에는 약합니다. 귀족들은 물론이고 백성들도 그에 동조하지 않으려 할 겁니다. 그런 반란이 오래 가겠습니까?”

“…….”

“오히려 이번 조치에 대해 많은 신료들은 물론이고 백성들에까지 알려진다면… 모두가 태왕 폐하의 황명을 이해한다고 말할 것입니다.”

“그럴까?”

“분명 그럴 것입니다. 태왕 폐하. 자신을 믿으시옵소서. 지금까지 태왕 폐하께서는 이 고구려를 강한 국가로 만들고 이끄셨사옵니다. 더욱 강하고 담대해 지십시오. 태왕 폐하.”

동현의 말에 영양태왕은 피식 웃으며 대답한다.

“네가 나보다 낫구나. 그래. 네 말이 맞다. 암…! 저 수나라 오랑캐 놈들도 무섭지 않은 나인데… 여기서 내가 흔들리면 되겠느냐?”

“황은이 망극하옵니다. 태왕 폐하.”

“너의 조언 덕분에 내 마음이 한결 안정되었다. 고맙다. 자… 그럼 다시 국문장으로 가지. 다시 국문을 시작하겠다.”

“예! 태왕 폐하! 쉬고 있는 신하들에게도 소식을 알리겠습니다.”

“그리하라.”

동현은 영양태왕의 명을 받자마자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다.

곧 영양태왕의 곁을 벗어나 잠시 국문장 근처 방 안에서 쉬고 있던 신하들에게 소식을 전한다.

그러자 신하들이 다시 국문장으로 모이기 시작한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모든 신하들이 국문장으로 모이자 영양태왕이 모습을 드러내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사비용과 그의 가족, 친인척이 다시 그의 앞에 무릎이 꿇려졌다.

그 모습을 본 영양태왕이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외친다.

“짐이 잠시 국문장을 휴정하고 비웠던 것은! 사비용의 가족과 친인척에 대한 처벌 때문에 자리를 비웠느니라! 정말 고민하고 고민했다! 내가 이렇게 고민했던 이유는 사비용이 비록 큰 죄를 지었으나 그간 나라에 큰 공을 세웠던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서였다.”

“…….”

“그래서 본인만 참하고 가족과 친인척은 살려두기 위해 노비로 강등시키는 처벌을 내리려 했다. 하지만 본인이 그렇게 되면 자신의 가족들과 친인척은 더욱 비참한 생활을 하게 되니 차라리 죽여 달라고 하니 또 고민이 되었다! 다른 사람 같으면 이렇게 고민을 하지도 않았을 터… 나는 오랜 고민 끝에 결정을 내렸다. 사비용의 간청을 들어주기로 말이야.”

“……!”

“사비용의 간청을 받아들여… 그의 가족과 친인척도 모두 참할 것이다. 그래도 저승보다 이승이 낫다고 하는데 사비용은 그렇지가 않았던 모양이다. 그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죽고 난 뒤 가족과 친인척들이 노비가 되는 모습을 차마 보지 못할 모습이라고 생각했던 것이겠지! 그 마음을 이해한다. 그간 세웠던 공적을 생각해 그의 간청을 받아들이니 뜻대로 해주거라.”

영양태왕의 황명에 사비용은 눈물을 흘리며 땅에 머리를 박으며 외친다.

“태… 태왕 폐하! 흐흡… 황은이… 망극하옵니다!”

“으음…. 끌고 가라! 지금 즉시 참하라!”

“예! 태왕 폐하!”

그렇게 사비용과 그의 가족들, 친인척은 형을 집행하기 위해 저잣거리로 끌려 나갔다.

동현은 끌려 나가는 사비용을 안타까운 눈빛으로 쳐다보는데 사비용과 눈을 마주쳤다.

사비용은 동현을 보더니 고맙다는 듯 입가에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사비용이 끌려 나간 뒤… 영양태왕은 모든 신하를 둘러보며 크게 외쳤다.

“듣거라! 오늘 같은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국가의 재산을 빼돌리는 것도 모자라서 황실의 재산인 내탕금까지 빼돌렸다는 것은 이 나라의 역적들이 하는 짓! 짐은 그 분노를 참을 수가 없다!”

영양태왕의 위엄 있고 큰 호통에 귀족들은 그저 깨갱하며 고개를 조아리고 있을 뿐이었다.

“그래서 짐은 현 시간부로 선언한다! 오늘부터 전국적으로 국가의 세금에 대한 것이 정당하게 걷히고 있는지! 전국적으로 철저히 조사에 들어갈 것이다!”

“……!”

“이 나라 백성들의 피와 땀으로 인해 지금 이 나라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여기 있는 모든 신료들은 그것을 깊이 명심하라! 알겠느냐?!”

“예! 태왕 폐하!”

“오늘 국문은 이것으로 마치겠다!”

영양태왕은 그렇게 말을 하고는 국문장을 벗어났다.

영양태왕이 국문장을 나서자 신하들도 각자의 위치로 돌아가고자 해산을 하는데 을지문덕이 다가와 말한다.

“잘 되었군. 모든 일이 말이야.”

“그렇습니다. 대모달.”

“아까 자네를 태왕 폐하께서 데려가시던데… 무엇을 물으시던가?”

“예. 이번 일에 대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제게 물으셨습니다.”

“으음… 그 답은 예상이 되는군. 사비용의 청을 받아들이라고 말했겠지.”

“맞습니다. 대모달.”

“잘했네. 내가 봐도 그것이 맞아. 다만…….”

“……?”

“사비용이 그렇게 되었다는 것이 내 마음이 아플 뿐이네.”

동현은 을지문덕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묻는다.

“그렇다면 그 시신만은 수습하여 장례를 치러주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 사람은 이 나라의 죄인이 된 사람이야. 그런 사람을 내가 시신을 수습하여 장사 지내준다고 생각해보게. 그럼 태왕 폐하께서 어떻게 생각하시겠나?”

동현은 을지문덕의 말에 고개를 저으며 대답한다.

“그건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의 태왕 폐하께서는 의리를 매우 중요시 하는 분이시고 옳고 그름, 그리고 좋다 싫다가 분명하신 분입니다. 대모달께서 사비용에 대한 조치에 대해 말씀을 하시면 분명 허락을 해 주실 것입니다.”

“으음… 그럴까?”

“그렇습니다. 한 번 말씀을 드려보십시오.”

“후우… 그래. 알았다. 그나저나… 너는 태대사자 관부로 돌아가겠구나.”

“예. 대모달. 오늘 남은 일을 마저 해야 할 듯 합니다.”

“그래. 나도 태왕 폐하께 이 말을 해보고 군부로 돌아가서 일을 봐야지. 수고하게.”

“예. 대모달. 살펴 가십시오.”

그렇게 동현과 을지문덕은 각자의 맡은 바 임무를 위해 인사를 나누며 헤어졌다.

* * *

이렇게 큰 비리 사건이 벌어진 후.

2년 뒤, 동현은 여전히 태대사자로써 중요 업무를 맡으며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태대사자 어른!”

“무슨 일이냐?”

“태왕 폐하께서 부르신다고 합니다. 지금 즉시 입궐하라고 하십니다.”

“태왕 폐하께서?”

“예. 태대사자 어른.”

“으음… 알았다. 의관을 정제하고 나갈 것이니 금방 간다고 하여라.”

“예. 태대사자 어른.”

동현이 28살이 되던 598년.

해가 바뀐 지 얼마 되지 않아 태대사자 관부로 자신을 부르는 호출이 오자 동현은 이제 곧 전쟁이 시작될 것임을 본능적으로 느꼈다.

‘6월 달에 수나라 대군이 쳐들어오지. 분명 그 움직임이 심상치 않으니 나를 부르는 것일 거야. 그리고 분명 그들의 전력을 알아보기 위해 선제공격을 하시겠지. 으음… 그에 대한 답을 생각해 놓고 가는 것이 좋겠군.’

그렇게 동현은 빠르게 생각을 정리하고 의관을 정제한 뒤 입궐을 했다.

“소신 태대사자 김동현. 태왕 폐하를 뵈옵니다.”

“그래. 거기 앉거라.”

“예. 태왕 폐하.”

동현이 자리에 앉자 영양태왕은 미리 와 있던 을지문덕과 연태조와 함께 회의를 시작한다.

“자 그럼 동현이도 왔으니 이야기를 해보지. 현재 수나라의 압박이 더욱 심해지고 있고 군사들도 우리 쪽으로 조금씩 더 몰리고 있어. 이를 어찌하면 좋겠는가?”

영양태왕의 말에 연태조부터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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