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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하여 수나라 정벌하자!-210화 (210/400)

210화 영양태왕, 사비용의 가족과 친인척 처분을 고민하다.

동현은 개덕에게 모든 이야기를 들은 정보를 토대로 귀족들의 뒤를 캐기 시작했다.

‘으음… 벌써부터 조금씩 증거들이 나오는군.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해. 그리고 이건 훗날 내 무기로 남겨둘 것이다! 아… 참. 그나저나… 이제 곧 태왕 폐하께서 직접 국문을 하시겠군. 빨리 가봐야겠어.’

동현은 개덕이 말한 귀족들의 비리에 관련된 내용을 영양태왕에게 말을 했고 그 말을 들은 영양태왕은 개덕과 직접 대면했다.

그리고 국문장에서 어떻게 말할지까지 정해두었다.

그렇게 정한 다음 날… 국문장에서 영양태왕이 남부욕살 사비용을 비롯한 서부욕살과 다른 귀족들 비리에 대해 직접 심문을 하기 위해 나왔다.

하지만 역시 그들에게 증거를 내밀지 않자 남부욕살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발뺌한다.

“이놈들! 네 놈들이 그럴 줄 알고! 밀고자를 데리고 왔다!”

“미… 밀고자라니요? 태왕 폐하!”

“들이거라!”

“예!”

영양태왕의 명령에 뒤에서 포박 당해 있던 개덕이 앞으로 끌려 나왔다.

그리고 무릎이 꿇려지자 영양태왕이 위엄 있는 목소리로 말한다.

“네가 어제 태대사자에게 말한 그대로를 말해보거라! 저들이 어떤 비리를 저질렀다고?”

“예. 그게…….”

개덕은 전날 입을 맞추어 놓은 대로 천천히 영양태왕에게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서부욕살과 귀족들이 개덕을 욕한다.

“저… 저 천한 것이! 어디서 없는 사실을 지어내는 것이냐?”

“태… 태왕 폐하! 이는 모함이옵니다! 저희는 결코 그런 사실이 없사옵니다!”

“그래. 나도 너희들의 말을 믿고 싶었다. 그런데… 어제 태대사자에게 저 개덕이라는 녀석이 증거라면서 보여준 것이 있다. 태대사자. 어제 개덕이 제출한 증거를 가지고 오라!”

“예! 태왕 폐하!”

동현은 영양태왕의 명령에 빠르게 영양태왕 곁으로 다가가 공손히 머리를 숙이고는 양 손으로 책을 건넨다.

영양태왕은 그 책을 보고는 씩 웃더니 말한다.

“이 책이 무엇인 줄 아는가?”

“……?”

“너희가 그 동안 얼마나 해 먹었는지 적힌 장부다. 저번 요동성에서 쓰레기 같은 놈들을 청소하다가 발견된 것이지.”

“……!”

“어이쿠… 남부욕살과 서부욕살은 참으로 많이 해 먹었구려? 백성들로부터 들어오는 조정의 세금은 물론이고… 내탕금까지 손을 댔다?”

“태… 태왕 폐하! 그… 그것은!”

서부욕살이 변명하려 하자 영양태왕은 노한 표정으로 앉아 있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자신이 가지고 있던 책을 서부욕살 앞으로 던지며 외친다.

“네 눈으로 보아라! 네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그리고 얼마나 해 먹었는지 그 장부에 다 나와 있다! 더 이상 발뺌할 생각은 하지 말지어다!”

“……!”

“뭣들 하느냐?! 서부욕살 앞에 본인이 얼마나 해먹었는지 책을 펼쳐줘라!”

“예!”

영양태왕의 말에 을지문덕이 서부욕살 앞에 던진 장부를 펼쳐준다.

그리고 서부욕살을 보는데 서부욕살은 그 내용을 보고 절망한다.

“어… 어떻게 이런…….”

“왜? 이제 명백한 증거가 나오니까 아무 말도 못 하겠나?”

“…….”

“네 말이 사실이 아니라면 변명이라도 해보란 말이다!”

영양태왕의 호통에 서부욕살은 입을 다물었다.

그런 서부욕살을 보던 영양태왕은 시선을 돌려 남부욕살 사비용에게 묻는다.

“남부욕살은 아무 말도 없는 걸 보니 죄를 인정하는가 보지?”

“그렇습니다. 태왕 폐하… 소신…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애초에 이곳에 잡혀올 때부터… 소신은 그 죄를 깊이 뉘우치고 있습니다.”

“그래. 네가 서부욕살보다는 낫구나. 최소한의 양심은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네 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소신도 알고 있사옵니다.”

“잘 안다니 다행이구나. 그럼 이야기가 빠르겠어.”

“……?”

“네 놈들은 감히 황실 재산인 내탕금에도 손을 대었으니 죽어 마땅하다. 이 나라의 국법에 의해! 이 비리를 주도한 서부욕살과 나머지 귀족들을 모두 참형으로 다스리겠다! 그리고 그의 가족들 또한 참형에 처하라!”

영양태왕이 이렇게 선언을 하자 그제야 여러 귀족들이 울부짖는다.

“태… 태왕 폐하! 살려주시옵소서! 저희는 그저… 서부욕살이 하자고 하는 대로 따랐을 뿐이옵니다!”

“그렇습니다. 태왕 폐하! 하… 한 번만… 한 번만 살려주시옵소서! 노비가 되어도 좋사옵니다! 한 번만 자비를 베풀어 주시옵소서! 흐흐흑…….”

귀족들이 이렇게 울부짖는대도 영양태왕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말한다.

“자비? 자비라 했나? 네 놈들이 한 짓을 보고 자비를 베풀어달라? 거기다 이 사실이 드러나기 전까지는 하나 같이 그런 일을 한 사실이 없다고 발뺌을 해놓고서는 뭐가 어째?! 저런 놈들이 한 나라의 귀족이자 내 신하였다니… 너희들을 알아보지 못한 내 잘못이다! 뭣들 하느냐?! 지금 당장 저 놈들을 저잣거리로 끌어내어 참하라! 단! 남부욕살과 그 가족, 친인척은 남겨두도록!”

“예! 태왕 폐하! 모두 끌고 가라!”

“태왕 폐하…! 폐하!”

영양태왕의 명령에 을지문덕이 군사들을 시켜 그들을 모두 저잣거리로 끌고 나간다.

귀족들과 그 가족, 친인척은 끌려 나가면서 여전히 살려달라고 울부짖었고 서부욕살도 그제야 분위기가 파악 된 듯 살려달라고 울부짖었으나 영양태왕은 그에 대한 답을 하지 않고 시선을 돌려버렸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국문장을 나가자 좌우로 여러 신하들과 함께 남부욕살 사비용과 그의 가족, 친인척 만이 남아 있었다.

“이보게. 사비용.”

“예. 태왕 폐하.”

“어느 때보다 충성스럽던 그대가 이런 일을 저질렀다니… 믿고 싶지가 않구나. 대체 왜 이런 비리를 저지른 것이야? 내탕금까지 건드리고 말이야.”

“태왕 폐하.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다만 변명을 하자면… 태왕 폐하께서 귀족들에게 위기감을 느끼게 하셨기 때문이었습니다.”

“내가 귀족들에게 위기감을 느끼게 했다?”

“예. 태왕 폐하. 지금까지 태왕 폐하께서는 힘으로 저희 귀족들을 누르려고 하셨습니다. 즉위 때부터 지금까지 말입니다. 그것에 여러 귀족들이 위기감을 느꼈고 저도 처음엔 그들에게 동조하지는 않았으나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저도 제 입지가 줄어드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동조를 하게 되었습니다. 오직 살아남기 위해서 말입니다. 이렇게라도 해서 많은 재물을 가지고 있어야 저희가 살 수 있지 않겠습니까?”

“결론적으로는 모두가 나 때문이다?”

“황송하옵니다. 태왕 폐하.”

사비용이 자신의 의견을 조심스럽게 밝히자 영양태왕은 헛웃음을 내며 말한다.

“허허허… 그래. 그럴 수도 있겠지. 안 그래도 내가 펴는 정책에 대해 내 밑에 측근들로부터 말이 나오긴 했어. 지나치게 강압적이라고 말이야. 그래서 조금은 유하게 갈 필요가 있다고 말이 나왔었지. 적절하게 섞어가면서 말이야. 그런데 과연…. 그 말이 나오기 무섭게 이런 일이 터졌다. 네 말이 맞을 수도 있다. 헌데 말이야.”

“……?”

“그간 있었던 너희들의 행동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 것인가? 나는 너희 귀족들이 백성들에게 어떻게 했으며 나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다 알고 있다. 특히 다른 국가에서 외교 사절이 왔을 때 그것을 더욱 극명하게 느낄 수 있었지.”

“…….”

“외교 사절에 대해서 자신의 뜻대로 하지 않으면 잡아먹겠다는 식으로 말하지 않았나? 내가 이 나라의 지존인데 말이야. 마치 자신들의 의견에 반하면 죽일 기세더군.”

“그것은…….”

“변명하려 하지 말게! 엄연한 사실이지 않는가?! 내가 귀족들을 찍어 누르는 힘을 가지고 있음에도 그런 태도를 보인 것은 타국에게 고구려 태왕은 자신들의 행동과 말에 의해서 움직이는 나약한 왕이니 외교에 관해서는 우리를 거쳐가라! 이런 뜻이 아니고 무엇이야!”

영양태왕의 말에 사비용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한다.

그런 사비용을 보며 영양태왕은 계속 말을 이어간다.

“그런 행동은 나의 위신을 깎아 먹는 행동이며 타국에서 우리를 얕보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 나는 그때를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

“그리고 내가 추진하는 일마다 무조건 반대! 최소 내가 왜 그런 생각은 했는지 의견을 물어보러 오는 것이 신하로서의 도리가 아닌가? 그런데 그런 행동을 한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지! 어떤가? 내 말이 틀린가?”

“뭐라… 드릴 말씀이 없사옵니다.”

“후우… 내가 너무 흥분 했구만. 아무튼… 자네는 큰 죄를 저질렀네. 다만 자네는 이것이 큰 죄임을 순순히 인정을 했으니 그 처벌 강도를 낮추어주지. 아… 자네가 아니군. 가족과 친인척에게 말이야. 자네는 이 일에 대한 주동자이니 목을 베는 것이 마땅할 것이야.”

“…….”

“자네를 제외한 가족과 모든 친인척들을 노비로 강등시키고 목숨만은 살려주겠다. 그러니 편히 가라.”

영양태왕의 말에 사비용이 머리를 땅에 쳐 박듯 숙이며 말한다.

“태왕 폐하. 그 황명을 거두어 주시옵소서.”

“응? 그것이 무슨 말인가?”

“제가 죽고 가족과 친인척이 모두 남게 되면 그들은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니게 될 것입니다. 특히 이것은 엄청나게 큰 죄이니 만큼… 노비들 중에서도 제일 아래 단계의 노비로 살아가게 되겠지요.”

“…….”

“저로 인해 제 가족들이 비참한 꼴을 당하는 것을 보기 싫습니다. 태왕 폐하. 그러니… 저를 포함해서 모두 참형으로 다스려 주십시오. 이렇게 간청 드립니다.”

“…….”

사비용의 말에 영양태왕은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런 영양태왕을 본 동현은 한 발짝 앞으로 나가 고개를 숙이며 영양태왕에게 말한다.

“태왕 폐하. 소신 태대사자가 태왕 폐하께 한 말씀 올려도 되겠습니까?”

“말하라.”

“이 사비용이 큰 죄를 저지른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태왕 폐하의 판결이 지극이 옳습니다. 다만 태왕 폐하… 사비용이 한 말을 들어주시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태대사자. 이 나라에는 국법이 있다. 그리고 죄를 시인한 사람의 가족들과 친인척은 노비로 강등하는 것이 관례가 아닌가?”

“물론 태왕 폐하가 하신 말씀이 옳습니다. 이 나라의 국법은 지켜져야 합니다. 다만 오늘 같은 경우에는 예외로 두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예외?”

“예. 태왕 폐하. 소신이 알아보니 이 일이 있기 전 남부욕살 사비용은 나라에 꽤 많은 공을 세웠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번 죄가 너무 커 그 공이 다 덮이게 된 것이지요. 그렇지만 그간 세웠던 공이 다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자네 말이 이상하군. 자네가 말하는 것은 사비용까지 모두 살려주자는 말이 아닌가? 그간 공을 생각하면 말이야.”

동현은 영양태왕의 말에 고개를 저으며 대답한다.

“그것이 아닙니다. 태왕 폐하. 그가 세웠던 공을 생각해서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 소원을 하나 들어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처음이자 마지막 소원이라…….”

“예. 태왕 폐하. 좀 전에도 제가 말했지만 그가 세웠던 공은 없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남부욕살 사비용의 말을 들어줌으로 해서 또 한 가지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지금 이 자리에서 할 말이 아닌 것 같습니다. 소신이 나중에 따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태왕 폐하.”

“으음… 알았다. 그럼 사비용과 그 가족에 대한 조치는 잠시만 보류하도록 하지. 그리고 태대사자. 자네는 나를 따로 보도록 해.”

“예. 태왕 폐하.”

“일단 저 사비용과 가족들, 친인척을 모두 옥에 가두어 두거라! 조금 있다가 저들에 대한 처분이 결정되면 다시 끌어내겠다.”

“예! 태왕 폐하!”

“태대사자는 날 따라 오게.”

영양태왕은 그렇게 말을 하고는 국문장에 있던 의자에서 일어나 어디론가 사라진다. 동현도 그런 영양태왕의 뒤를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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