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화 동현, 강이식 대장군에게 요동군사 첫 임무를 받다
동현이 요동성 관청 앞에 말을 타고 도착하자 관청 앞을 지키던 군사들이 동현을 먼저 알아보고는 인사를 한다.
“충성! 군사님 오셨습니까?”
“그래. 수고가 많구나.”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근무 태도가 아주 좋군. 마음에 들어.”
“감사합니다!”
“대장군께서는 안에 계신가?”
“예! 군부 안에 계십니다!”
“그래. 알았다. 계속 수고해라.”
“예! 충성!”
동현은 그렇게 말에서 내려 말을 군사에게 맡기고는 관청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관청 안에 있는 군부에 있는 한 방으로 향하는데…….
“대장군! 저 왔습니다!”
“응? 동현이구나? 들어오거라!”
“예!”
강이식 대장군의 허락에 동현이 방 안으로 들어가자 강이식 대장군은 앉아 있던 자리에서 일어나 동현을 매우 반긴다.
“하하하! 임시 관직이기는 하나 이렇게 관청으로 등청하는 모습을 보니 내가 다 기쁘구나. 그나저나… 옷이 평소에 입던 옷과 다른데?”
“예. 대장군. 부인이 옷을 만들어 입혀 주었습니다.”
“그래? 정말 잘 어울리는구나. 안 그래도 네게 관복과 비슷한 옷들을 만들어주려 했는데 말이야. 이 옷을 보니 안 만들어줘도 되겠어.”
“말씀만으로도 감사합니다. 헌데… 저기 쌓아 놓으신 것은 무엇입니까?”
“응? 그래. 마침 잘 되었다. 네가 임시 군사인 만큼 이제 일을 같이 봐도 되겠지.”
“……?”
“이 요동성 안에 있는 몇몇 백성들에게 올라온 탄원들이다.”
“백성들에게 올라온 탄원 말입니까?”
“그래. 내용을 보고 어찌 처리할지 생각 중이었다.”
“저희 요동성만큼 백성들을 잘 다스리는 성은 없습니다. 그런데 백성들에게서 탄원이 올라오다니… 무언가 이상하군요.”
“그래. 그래서 나도 그 내용들을 눈여겨보고 있다. 자… 너도 이제 임시 군사인만큼 이 내용들을 봐도 되니 같이 보자.”
“예. 대장군.”
강이식 대장군은 동현이 대답하자마자 한 백성의 탄원 내용을 잡아 동현에게 건네주었다.
동현은 그 백성의 탄원 내용을 읽어보는데…….
“허어… 아직도 이런 귀족들이…….”
“그래. 나도 보고 한숨이 나오더군.”
“이런 놈들을 우리가 항상 뿌리 뽑아왔습니다. 당장 이 놈들을 잡아들여야지요.”
“그래. 그래야지.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네.”
“……?”
“그 자를 잡아들이면 그 주변에 있는 귀족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어서 말이야.”
“으음… 이 탄원 내용에 있는 귀족과 결탁을 한 모양이군요.”
“
맞아. 조사를 해보니 다들 한 통속이었지. 내가 소작농에게 4할 이상은 소작료로 받지 말라고 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다 같이 뭉쳐서 결탁을 해 내 명령을 무시하고 있지. 거기다 예전에 네가 말한 대로 부과된 세금도 농사가 잘 됨에 따라서 세금을 부과했는데 그 명령을 무시하고 기존의 세금을 고수하고 있다.”
“으음…….”
“마음 같아서는 바로 그들을 잡아들여 목을 베고 싶으나 그들이 다 뭉쳐서 저항할 것이 분명하니 그 저항이 매우 거셀 것이야. 그래서 이 방안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었다. 이것만 해결되면… 나머지 백성들의 탄원도 다 해결될 수 있으니 말이지.”
동현은 강이식 대장군의 말에 잠시 고민하고는 대답한다.
“유화책을 쓰는 척 하면서 그들을 이 관청으로 불러들여 봤습니까?”
“당연히 그 방법도 써봤다. 하지만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거부를 했지.”
“음… 제게 방법이 있습니다. 이 일은 제가 맡겠습니다.”
“방법이 있어?”
“예. 대장군. 대장군과 같은 방법을 쓰려합니다.”
“응? 유화책을 가장해서 불러들이는 것 말이냐?”
“그렇습니다. 대장군.”
“하지만 오겠느냐? 내 명령에도 오지 않았는데 네 명령에도 오지 않을 리가 없다.”
“그들을 부르는 방법을 조금 달리하면 되겠지요.”
“응? 방법을 달리해?”
“예. 대장군.”
“어떻게?”
“우선…….”
동현은 자신이 생각한 방법을 강이식 대장군의 귀에 작은 목소리로 속삭인다.
동현의 말을 들은 강이식 대장군은 얼굴이 확 하고 밝아지며 무릎을 탁 치며 대답한다.
“하하하하! 아주 묘책이야! 좋아! 이 일을 모두 네게 맡기마! 하고 싶은 대로 해보거라!”
“예! 대장군! 반드시 임무를 완수하겠습니다!”
“그래. 아… 참! 네가 임시관직이기는 하나 일을 볼 곳은 있어야 할 것 같아서 마련해 두었다. 바로 이 옆에 있는 건물이 네 임시 집무실이니 네가 그 직책을 맡을 동안 그곳에서 일을 보도록 해라.”
“예. 대장군.”
동현은 그렇게 강이식 대장군에게 인사를 하고는 방을 나왔다. 그리고 강이식 대장군이 알려준 자신의 집무실로 향한다.
“이곳입니다. 군사님.”
“그래? 건물이 꽤 크군.”
“그렇습니다. 대장군께서 각별히 신경을 쓰시라고 말씀하셔서…….”
“허어… 그렇게까지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되는데… 일을 할 곳인데 집무실이 굳이 이렇게까지 클 필요가 있나?”
“대장군께서 그만큼 군사님을 생각하고 계신 것이 아니겠습니까?”
“으음… 그건 그렇다만… 아무튼 알았다. 날 데려다 주느라 수고했어. 이제 네가 본래 하던 일로 돌아가 봐.”
“예. 군사님. 필요한 것이 있으시면 집무실 앞에도 군사들이 대기 중이니 말씀하시면 됩니다.”
“그래. 알았다. 얼른 가 봐.”
동현의 말에 동현을 집무실까지 안내해 주었던 군사는 군례를 올리고 자신이 맡은 바 임무를 하러 되돌아갔다.
그 군사가 돌아가자 동현은 집무실 안으로 들어가는데…….
‘허어… 외관이 커서 방도 클 줄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클 줄은 몰랐구나.’
[그만큼 강이식 대장군이 주인님을 각별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건 그렇지만… 조금 부담스럽군.’
[그 사람이 스스로 표현하는 것인데 그 호의를 일부러 거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주인님.]
‘알아. 그렇긴 한데…….’
[너무 신경 쓰지 마십시오. 그리고 어차피 임시 관직이지 않습니까? 임시 관직에 있을 동안만 이 방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십시오.]
‘그래. 그래야겠어. 그나저나… 갑자기 튀어나와서 말을 해서 놀랐네. 나한테 무슨 할 말이라도 있는 거야?’
[그렇습니다. 주인님. 임시 관직이기는 하나 첫 관직에 나아간 만큼 카드 하나를 깔 수 있도록 해드립니다.]
‘음? 그래?’
[예. 관직에 처음 나아갔을 때와 임시 관직이 아닌 정식으로 첫 관직에 들어섰을 때 그 보상으로 부여되는 카드입니다.]
‘그렇군. 그 카드를 언제까지 깔 수 있는지 기간 제한은 없는 거지?’
[그렇습니다. 주인님.]
동현은 동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바로 대답한다.
‘그렇다면 그 카드는 나중에 깔게. 지금은 강이식 대장군이 말씀하신 일을 먼저 처리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알겠습니다. 주인님. 힘내십시오. 주인님의 능력이라면 맡은 바 임무도 잘 해내실 겁니다.]
‘고맙다. 동수야. 그런데 동수야. 궁금한 것이 있어.’
[말씀하십시오. 주인님.]
‘내가 말갈을 물리칠 때도 임시 관리 패를 받아서 임명되었었는데… 그 때는 왜 이런 보상이 없었어?’
[그 때는 시스템이 업데이트가 되기 전이어서 그렇습니다.]
‘응? 업데이트?’
[예. 그 때는 업데이트 전이고 오늘은 업데이트 후라 이런 보상이 있는 겁니다.]
‘그것 참 간단한 이유였네. 알았어. 고마워.’
동현은 그렇게 동수와 대화를 마친 후 소리를 쳐 밖에 사람을 부른다.
“밖에 있느냐?”
“예! 군사님! 부르셨습니까?”
“그래. 내가 업무를 봐야 해서 그러니 지필묵을 내오너라.”
“예! 군사님!”
동현의 말에 집무실 앞을 지키던 군사가 바로 대답을 하고는 방을 나간다.
그리고 잠시 후…….
“지금 너는 이 서찰들을 여기 써 놓은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오너라. 글을 읽을 줄은 알겠지?”
“물론입니다. 군사님.”
“그래. 서찰마다 작은 나무줄기 끈과 함께 나무판을 달았다. 그 나무에 이름을 써 놓았으니 그 이름이 쓰여 있는 대로 서찰을 전하면 될 것이야.”
“알겠습니다. 군사님.”
“너 혼자 전할 서찰 양이 너무 많으면 동료랑 같이 다녀와도 된다.”
“이 정도는 혼자 다녀와도 문제없습니다. 그럼…….”
군사는 그렇게 동현에게 말을 하고는 동현의 집무실을 나갔다. 그리고 다음 날…….
“자네들한테도 서찰이 왔다고?”
“그렇다네. 이번에 임시로 임명된 요동군사에게서 말이야.”
“으음… 의외군. 사실 그런 자라면 오히려 더 강경하게 우리를 누르려고 한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우리에게 그 동안 입었던 손실에 대해 보상을 해 줄 생각이라는군. 요동성의 정책으로 인해 우리가 그 동안 많은 불이익을 감수했다는 것을 안다고 하면서 말이야. 하지만 그 방안이 떠오르지 않아서 우리와 논의를 해보고 싶다며 우리를 모두 초대한다고 하는데?”
“별 수 없었겠지. 우리가 이 요동성 안에서 얼마나 큰 세력인가? 우리에게 함부로 하려 한다면 모두 들고 일어난다는 것을 그 자도 알고 있을 것이 아닌가?”
“그건 그렇지. 하지만…….”
“왜 그러는가? 자네?”
“무언가 이상해. 숨겨진 것이 있는 것 같아.”
“숨겨진 것이 있다니?”
“생각을 해보게. 아무리 임시 관직에 있는 요동군사라고 하여도 실권은 강이식 대장군께 있네. 그런데 그 자가 이런 일을 허락했다고?”
한 귀족이 동현의 말에 그 의도를 의심한다.
그 말을 들은 다른 귀족 중 한 사람이 피식 웃고는 대답한다.
“강이식 대장군이 요동군사라면 모든 일을 맡길 만하지.”
“뭐?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는가?”
“자네 소문도 못 들었는가?”
“……?”
“이 요동성에서 요동군사가 얼마나 신동으로 불렸는지 말이야. 그 신동이라는 소문과 함께 말갈을 물리친 계책은 물론이고 다른 요동성의 계책 또한 여러 가지로 의견을 내 해결했다고 들었어. 그러니 당연히 모든 일을 그 자에게 맡기겠지. 모든 일에 성과가 좋았으니 말이야.”
“으음… 그런가? 내가 괜한 의심을 하고 있는 것인가?”
“그래. 괜찮을 것이야. 그리고 이 서찰의 내용을 보게. 참으로 공손하게 우리를 청하지 않았는가? 이렇게까지 우리를 초청하는데 그것을 거절한다는 것은 예의가 아니야.”
이 귀족의 말에 다른 귀족들도 다들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게 다들 동현의 요청에 동의를 하는 눈치이자 좀 전에 동현의 초청을 받아들이기로 주도했던 귀족이 말한다.
“그럼 이에 응한다고 서찰을 보내겠네. 내일 점심 때 다 같이 가겠다고 말이야.”
“그래. 그렇게 하지.”
“나도 찬성일세.”
그렇게 귀족들은 동현의 초청에 응하기로 결정을 내렸고 동현에게 서찰을 보내 내일 점심 때 모두 가겠다는 서찰을 보내왔다.
서찰을 받은 동현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일의 경과를 강이식 대장군에게 보고했다.
“하하하! 역시… 역시 동현이로다! 참으로 대단하다! 말 한 마디로 귀족들을 모두 잡아들일 수 있으니 말이야.”
“이 모든 것이 대장군께서 저를 믿어주셔서 가능했던 겁니다. 다만 아직 방심은 하지 마십시오. 그들도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내일 날이 밝았을 때 갑자기 마음을 바꿀 수도 있는 일이고 말입니다.”
“음… 하긴… 그건 그래.”
“만약 제 생각대로 내일 그 자들이 모두 이곳에 온다면 대장군께서 나머지 일을 처리해 주십시오.”
“그래. 그 일은 내게 맡겨라. 걱정하지 말고! 네가 귀족들을 끌어들여서 상대를 하고 있는 사이… 모든 것을 내가 처리해 놓으마.”
“감사합니다. 대장군. 아… 참! 그 장부들은 준비가 되었습니까?”
“물론이지. 여기 있다.”
동현은 강이식 대장군에게서 한 장부를 받았다.
동현은 장부를 받자마자 책을 펼쳐서 안의 내용을 보고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이거 하나면 충분하겠군요. 아… 혹시 모르니 하나 필사도 해놓으시지요.”
“그럴 줄 알고 미리 해 놓았다. 그건 내가 수하를 시켜 필사한 책이고… 원본은 여기 있지.”
“역시 대장군이십니다. 이제 그 자들이 덫에 걸려들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니 그 전까지 그들의 동태를 주시하면서 방심하지 않으시면 됩니다.”
“암…! 그래야지!”
“내일 제 호위무사들과 수하들을 이 군부 안에 들일 수 있도록 조치는 취해졌습니까?”
“걱정 말거라. 그 일에 대한 조치도 이미 취해 놨다. 내 밑에 장수들에게 모두 말을 해 놓았음은 물론이고 이미 이 군부 안으로 내일 하루는 들어와도 된다는 허가증을 발급해 놓았지. 자… 받거라.”
“감사합니다. 대장군. 퇴청할 때 이것들을 수하들에게 전해주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그렇게 해.”
동현과 강이식 대장군은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자 서로에게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