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화 동현, 요동군사로 요동성에 돌아오다
그렇게 동현이 운두산성을 떠나고 며칠 후… 드디어 동현은 요동성 부근에 이르게 되었다.
“대인어른. 이제 반나절 정도만 더 가면 요동성에 도착입니다.”
“그래 나도 알고 있다. 정말 오랜만이군.”
“그렇습니다. 대인어른. 요동성에 돌아오는 것이 이리 오래 걸릴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그래. 맞아…….”
“무엇보다도 두 마님들께서 대인어른을 손꼽아 기다리고 계실 것입니다.”
“그렇겠지… 내가 그 동안 너무 무심했어. 서찰로 종종 소식을 전하고 주고받는다고는 하지만 가족들에게 너무 소홀해서는 안 되는데 말이야. 가화만사성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이제부터라도 잘 하시면 되지 않겠습니까? 임시관직이지만 요동군사로 임명이 되셨으니 한 동안은 요동성을 떠나지 않을 것이니 말입니다.”
“그래. 자… 얼른 가자! 하루라도 빨리 요동성에 도착하고 싶구나.”
“예! 대인어른! 모두들 행군 속도를 높여라! 우리의 목적지인 요동성이 얼마 남지 않았다!”
사훈이 소리치자 모든 일행들이 행군 속도를 높인다.
동현은 자신의 호위무사들과 상단 사람들을 잠시 보다가 말 위에서 잠시 생각에 잠긴다.
‘이상하군. 내가 분명 아이템을 썼는데 그 장수는 왜 안 나타는 거지? 동수야. 왜 그런 건지 너도 알아?’
[그것까지는 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언젠가 주인님 앞에 나타나는 것은 분명합니다. 아마 요동성에 돌아가면 나오지 않겠습니까?]
‘그럴까?’
[예. 언젠가 결정적일 때 주인님의 수하가 되겠다고 나타날 수 있으니 너무 신경쓰지 말고 기다리십시오.]
‘으음… 알았어.’
동현은 자신이 아이템을 썼음에도 나타나지 않는 장수가 있어서 의아해하며 동수에게 물었다.
하지만 동수도 확답을 못 하는 상황… 이런 점에 대해 동현은 한 동안 의문을 가지며 요동성으로 향했다. 그리고 반나절 후…….
“대인어른! 저기 강이식 대장군께서 마중을 나오셨습니다!”
“응? 그렇군. 얼른 가자!”
“예!”
동현은 멀리서 강이식 대장군이 말 위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모습을 보고는 가까이 다가가 인사를 하기 위해 발길을 재촉한다.
그리고 잠시 후… 동현은 말에서 먼저 내려 강이식 대장군에게 인사를 한다.
“아니… 대장군! 뭐하러 소인을 마중 나오셨습니까?”
“하하하하! 자네를 마중 나오지 않으면 안 되지! 우리 요동성의 군사인데 말이야!”
“태왕 폐하의 말씀을 들으셨군요.”
“그렇다네. 얼마 전에 태왕 폐하께서 황명이 내려왔는데 자네를 임시관직인 요동 군사에 임명했으니 조언을 잘 듣고 수나라의 침입에 철저히 대비하라더군.”
“그렇습니까?”
“하하하! 그래. 앞으로 잘 부탁하네! 군사!”
“여부가 있겠습니까? 태왕 폐하의 황명을 받들어… 대장군을 옆에서 잘 보좌하겠습니다.”
“그래! 자… 이럴 때가 아니지! 얼른 들어가지 그래! 오늘 연회장으로 들어가서 회포를 좀 푸세나!”
“예! 대장군!”
“자네 가족들도 그곳에 미리 와 있으니 마음껏 즐기게!”
“감사합니다. 대장군.”
강이식 대장군은 그렇게 동현과 일행들을 데리고 요동성 안으로 들어갔다.
동현이 강이식 대장군과 요동성 안으로 들어가자 동현을 알아본 백성들이 누구보다도 동현을 반겼다.
“아니… 김 대인님 아니신가?”
“그러게! 한 동안 멀리 상행을 나가셨다고 들었는데… 오늘 돌아오셨나 보구만?”
“그런 것 같네. 무사해서 다행이야. 한 동안 돌아오지 않으셔서 무슨 변고를 당하지 않으셨나 했는데 말이야.”
“저 분이 쉽게 당하실 분이신가? 우리 백성들에게는 한 없이 베푸시고 좋으신 분이지만 적을 만날 때는 아니라고 들었어. 예전에 말갈 놈들을 상대할 때 듣지 않았는가?”
“그 소문은 나도 잘 알지. 김 대인님의 계책으로 말갈 놈들이 모두 지리멸렬 했다며?”
“맞아. 정말 대단하신 분이지. 아무튼 강이식 대장군과 더불어 이제 저 분이 요동성에 계실 테니 더욱 더 번성하겠구나.”
“그러게 말이야. 저 분 같은 사람이 꼭 관리가 되어야 할 텐데…….”
백성들은 동현이 그 동안 요동성에서 행한 것들이 있어서 그런지 저마다 동현을 칭송하고 있었다.
강이식 대장군은 자신과 동현이 앞을 나아갈 때 절을 하면서도 동현에 대한 이야기가 종종 들리자 흐뭇한 표정으로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잠시 후.
“자… 다 왔군! 들어가지!”
“예! 대장군!”
연회장에 이르러 말에 탄 사람들은 모두 말에서 내려 연회장으로 향했다.
그러자 강이식 대장군을 따라 온 군사들이 말들의 고삐를 쥐고 마방으로 데려간다.
동현은 그 모습을 잠시 보고는 강이식 대장군을 따라 일행들을 데리고 연회장 안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서방님!”
“형님!”
“오라버니!”
연회장 안에 들어서자마자 두 부인인 정희와 화연, 그리고 동생인 동우와 지현이 동현을 가장 먼저 반긴다.
동현은 그런 가족들에게 빠르게 다가가 웃으며 꼭 안아주고는 말한다.
“다들 잘 있었느냐?”
“예! 형님!”
“보고 싶었습니다! 서방님!”
“서방님…….”
“미안하오. 내가 너무 일이 바빠 이제야 보게 되는구려. 이제 한 동안은 요동성에 머물 테니 좀 더 가족들에게 신경을 쓰겠소.”
동현의 말에 정희와 화연이 미소를 짓는데 어디선가 작은 남자 아이가 동현의 앞에 나오더니 갑자기 절을 하며 말한다.
“소자 아부지를 뵈옵니다!”
“응? 설마… 너 경열이냐?”
“예! 아부지!”
“하하하! 네가 벌써 이렇게 컸느냐? 그리고 말도 제법 하는구나!”
동현이 그렇게 말을 하며 경열을 번쩍 안자 정희가 다가와 말한다.
“올해 3살입니다. 서방님. 그런데도 말을 정말 잘하고 벌써부터 글을 읽을 줄 아옵니다.”
“뭐라? 그것이 정말이오? 부인?”
“그렇습니다. 주변에서 경열이를 보고 신동이라고 부릅니다.”
“허어… 강요한 것은 아니오? 부인?”
“아닙니다. 제가 예전에 경열이를 재우면서 책을 보다가 깜짝 책상 위에서 잠이든 적이 있었는데… 잠에서 깨어 일어나보니 이 녀석이 제가 읽은 책을 가지고 가서 바닥에 앉아 보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 모습을 보고 무엇을 하느냐 물었더니 제가 읽는 것을 보고 호기심이 가 보았다고 합니다.”
“오…….”
“그런데 그 안의 내용을 보니 어떻게 읽는 것인지 알 수가 없어서 고민하고 있었다고 하는군요. 그래서 제가 궁금하면 조금씩 배워보겠느냐고 말을 했더니 배우고 싶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하루에 3자에서 5자씩 글을 가르쳤습니다. 그런데 너무나도 쉽게 깨우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동현은 정희의 말을 듣고 매우 놀라는데 옆에 있던 강이식 대장군이 크게 웃으며 말한다.
“하하하! 네 아들에 대한 소문은 익히 듣고 있었느니라! 아주 신동이라고 하더군! 기분이 좋겠구나! 동현아! 네 아들이 저토록 영특하니 말이다!”
“감사합니다. 대장군. 하지만 이제 겨우 3살입니다. 좀 더 커야 아는 법이지 않겠습니까?”
“물론 그렇지. 하지만 이제 네가 돌아왔으니 네 아들을 잘 지도해서 올바른 방향으로 키우면 되지 않겠느냐? 자… 이야기는 연회를 즐기면서 하도록 하지! 다들 자리에 앉도록 해!”
“예! 대장군!”
그렇게 강이식 대장군의 권유에 모든 사람들이 각자 자리에 앉는다.
동현은 강이식 대장군의 옆자리에 앉아 같이 연회를 즐기는데…….
“동현아… 정말 고생 많았다. 내 잔 한 잔 받거라.”
“예. 대장군. 감사합니다.”
강이식 대장군은 그렇게 동현의 잔에 술을 따라준다.
그러자 동현은 그 술을 쭉 들이켜는데 강이식 대장군은 그런 동현을 보며 미소를 짓더니 묻는다.
“그래. 비사성과 동해 쪽에 가보더니 어떻더냐?”
“예. 비사성은 우선…….”
동현은 비사성과 운두산성에 대해 설명하고 동해 쪽에 있는 성들과 상황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다.
“흐음… 수군이 문제라는 것이군.”
“그렇습니다. 비사성에 있는 수군기지는 훌륭해 보였으나 정작 수군을 보니 실속이 없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수군을 강하게 키워야 합니다. 그리고 동해 쪽의 수군도 마찬가지입니다. 서해보다도 허약한 수군들이니 빨리 길러야 바다에서 왜적들이 활개치지 못 할 것입니다.”
“그래… 그래도 그나마 다행이군. 자네의 수하 중에 바다를 잘 아는 자가 있어서 많이 격침했다니 말이야.”
“그렇습니다. 정말 능력 있는 수하를 이번에 얻었습니다.”
“그래. 나도 들었어. 너는 인복도 많구나. 하기야… 그건 네가 잘난 덕이지 하하하!”
“과찬이십니다. 대장군.”
동현은 그렇게 한 동안 나랏일에 대해 술과 음식을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대장군.”
“그래? 으음… 하기야 시간이 많이 늦었군. 자네를 더 붙잡고 싶지만 이 요동성에 온 거… 빨리 집으로 돌아가서 가족들과 지내고 싶겠지.”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하하! 그래. 내일 오전까지 푹 쉬고 오후에 등청하도록 해.”
“예. 대장군.”
“사석에서는 스승님이라고 해. 난 그 말이 더 좋다.”
“예. 스승님. 그렇게 하겠습니다.”
동현의 말에 강이식 대장군은 씩 웃더니 동현의 등을 두들겨주며 돌려보낸다.
그렇게 돌아온 동현과 가족들… 아들 경열은 이미 정희의 품에 안겨 잠이 든 상태였고 화연에게서 낳은 딸 월영은 진작부터 화연의 품에 안겨 연회를 시작할 때부터 정신없이 자고 있었다.
동현은 그런 두 자식들을 보며 한 동안 흐뭇한 표정을 짓더니 두 부인과 이야기를 나눈다.
“그래. 내가 있는 동안 별 일은 없었소?”
“그렇습니다. 서방님.”
“서방님. 제 아버지를 살려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별 말을… 부인의 아버지는 내 아버지나 다름없소. 당연한 것이오. 그러니 이제부터는 그런 말씀 하지 마시오. 부인.”
“예. 서방님.”
“그나저나… 경열이랑 월영이가 정말 많이 컸군.”
“예. 아무래도 밖에 계셨으니까요.”
“미안하오. 내가 안으로 좀 더 신경을 썼어야 하는데…….”
“아닙니다. 서방님. 큰일을 하시는데 안까지 세심하게 신경 쓸 수 있겠습니까? 집 안 일은 저희 두 사람에게 맡기십시오.”
“고맙소. 부인.”
동현은 그렇게 두 부인과 한 동안 이야기를 나누다가 잠이 들었다.
그리고 다음 날…….
“대인어른! 접니다!”
“들어오게!”
이정이 아침부터 일찍 동현을 찾아 들어온다.
“그래. 이렇게 아침 일찍 무슨 일인가?”
“예. 대인어른께 보고 드릴 것이 있어서 말입니다.”
“음? 말해보게.”
“소인이 이 요동성에서 인재 한 명을 찾았습니다.”
“인재를?”
“예. 대인어른.”
“누군지 궁금하군. 일찍이 내가 요동성에 있을 때 인재를 찾고자 했으나 지금 내 수하 밑에 있는 사람 말고는 없었는데?”
“그 이후 아마도 대인어른께서 상행을 떠나셔서 미처 살피지 못하셔서 그런 듯 합니다.”
“하기야… 그럴수도 있겠지. 그리고 궁금하구만. 자네가 추천할만한 인재라면 굉장한 인재일 테니 말이야.”
“그럼 지금 바로 대인어른께 보이겠습니다.”
“그리하게.”
동현이 허락에 이정이 잠시 밖으로 나간다.
그리고 시간이 얼마 흐르지 않아 한 사람과 같이 들어온다.
“대인어른. 이 자입니다. 뭐 하는가? 인사드리게.”
“예. 이공. 처음 뵙겠습니다. 소인의 이름은 고흘중이라 합니다.”
“고흘중이라… 혹시 자네의 아버님 이름이 어떻게 되시는가?”
“예. 고흘이라 합니다.”
동현은 고흘중의 말에 깜짝 놀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