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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하여 수나라 정벌하자!-176화 (176/400)

176화 동현, 영양 태왕에게 염전을 보고 소금을 맛보게 하다

영양 태왕은 마차에서 내려 성큼성큼 동현에게 다가가더니 손을 덥썩 잡으며 말한다.

“그대가 염전을 만들어서 대량의 소금 생산을 성공시켰다지?”

“그렇사옵니다. 태왕 폐하.”

“참으로… 참으로 큰일을 하였도다! 정말 큰일을 했어!”

“과찬이십니다. 소인은 그저 제가 뱉은 말에 책임을 진 것뿐이옵니다.”

“그 말을 책임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는가? 나는 그것을 자주 봐왔던 사람이야. 다른 귀족들이나 처려근지, 장수들이 자네처럼 그렇게 기한을 정하고 반드시 해내겠다고 말을 하면서도 그 기간을 지키는 것을 한 번도 보지 못했지.”

영양 태왕의 말에 영양 태왕의 곁을 따라온 귀족들이나 장수들이 민망한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영양 태왕은 그런 사람들을 아랑곳 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간다.

“그대가 만든 염전과 소금을 직접 보고 싶군. 안내해 줄 수 있겠는가?”

“물론입니다. 저를 따라오시지요.”

“그래.”

영양 태왕이 걸어서 이동을 하려는데 옆에서 을지문덕이 말한다.

“태왕 폐하. 마차라도 타고 이동을 하시지요.”

을지문덕의 말에 영양 태왕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한다.

“아닐세. 거리가 얼마나 된다고 마차까지 타고 가겠는가? 바다와 가까우니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가보고 싶구만. 자… 동현이. 얼른 안내하게.”

“예. 태왕 폐하.”

그렇게 영양 태왕은 동현을 따라 염전으로 향했다. 그리고 잠시 후…….

“허어… 염전이 참으로 크구나?”

“예. 태왕 폐하. 염전이 크면 클수록 대량의 소금을 생산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렇군. 그나저나 소금을 보고 한 번 맛보고 싶은데?”

“예. 금방 가져오도록 하겠습니다. 거기! 천일염을 얼른 가져오게!”

“예! 대인어른!”

동현의 말에 염전에서 소금을 만들던 한 사람이 빠르게 소금을 한 움큼 집어서 동현에게 건넨다.

동현은 그 소금을 한 움큼 받아서 손 위에 놓고 영양 태왕에게 보인다.

영양 태왕은 그 소금을 조금 집어서 만져보는데…….

“으음… 굵기가 자염으로 만드는 소금보다 굵구나?”

“그렇습니다. 기존에 소금을 만드는 방식은 바닷물을 끓여서 만드는 것이 대부분이었는데 그렇게 하면 소금을 많이 얻을 수 없게 되옵니다. 여기 오늘 제가 보인 소금보다는 훨씬 굵기가 얇고 부드럽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음.”

“반면 제가 만든 소금은 굵기도 훨씬 굵고 양도 많이 생산할 수 있습니다. 이것으로도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들어 보았는데 기존의 소금으로 음식을 만드는 것에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렇구만. 그럼 어디…….”

영양 태왕은 약간의 소금을 입에 털어 넣어 맛을 본다.

그러더니 미소를 짓는 영양 태왕.

“짜다. 짜구나! 하하하하! 정말 제대로 된 소금이야! 놀랍도다! 자네가 정말 대단한 일을 해냈어! 이보게 대모달! 막리지! 자네들도 한 번 맛을 봐!”

“예. 태왕 폐하.”

을지문덕과 연태조는 그렇게 영양 태왕에게서 약간의 소금을 받아 맛을 본다.

둘은 맛을 보더니 얼굴이 확 밝아지며 말한다.

“틀림없는 소금입니다. 태왕 폐하.”

“그렇습니다. 기존의 소금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는 소금입니다!”

“하하하! 그래! 이제 우리는 이 소금을 이용하면 재정적으로도 튼튼해 질 것이야! 여기 동현이가 아주 큰일을 했어!”

“그렇습니다. 크게 포상을 해주셔야 할 듯 합니다.”

“암! 그래야지! 그 전에… 이 염전에 대한 설명을 좀 더 듣고 싶구만. 이 염전을 어떻게 만들었고 대량의 소금을 어떻게 생산했는지 그 과정들을 염전을 돌아보면서 이야기 해줄 수 있겠는가? 동현이?”

“물론이옵니다. 태왕 폐하.”

영양 태왕은 그렇게 동현에게서 염전과 소금 대량 생산 방식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염전을 한 동안 더 둘러봤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허어… 그래서 1년 가까이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군? 간수라는 것을 빼야 하니 말이야.”

“그렇습니다. 너무 오랜 기간이 걸려 송구합니다.”

“무슨 소리? 자네는 기한을 지켰어. 그리고 이런 큰일을 해냈고 말이야. 오히려 상을 받아야 마땅하네.”

“황은이 망극하옵니다. 그런데 저…….”

“음? 무슨 할 말이 있는가보구만. 말해보게.”

동현은 잠시 망설이더니 말한다.

“만약에 수나라와 전쟁이 터진다면 이 비사성의 염전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저희 고구려의 수군이 바다에서 막을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있사오나… 만약에 바다에서 막지 못한다면…….”

“으음. 무슨 말인지 알겠네. 이 염전이 바로 공격의 대상이 되겠지.”

“그렇습니다. 그들은 이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지만 소금이 쌓여 있는 것을 본다면 단 번에 알아채겠지요.”

동현의 말에 영양 태왕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맞네. 그래서 내가 그에 대비해서 자네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하네만.”

“하문하시옵소서.”

“일단 그 이야기는 여기서 할 이야기가 아는 것 같군. 내가 비사성 안을 모두 시찰한 후… 자네를 따로 부르겠네. 이제 염전은 다 본 것이 아닌가?”

“그렇습니다. 태왕 폐하.”

“그럼 일단 비사성 외곽과 안을 먼저 둘러봐야 할 것 같아. 내가 이곳에 온 것은 자네의 염전이 궁금해서였기도 했지만 이 비사성의 상태를 직접 보려는 이유가 가장 크다. 그러니 먼저 비사성 주변과 성 안을 살펴야겠어. 내가 오늘 시찰을 마치고 난 뒤 밤에 자네를 부르겠네. 그 때 내가 보낸 사람을 따라 와주게. 알겠나?”

“예. 태왕 폐하. 그리하겠나이다!”

“그래. 그럼 좀 쉬고 있게.”

영양 태왕은 동현의 어깨를 툭툭 치며 격려를 해주고는 마차를 타고 비사성 성문이 있는 근처로 이동을 한다.

그렇게 자신의 시야에서 영양 태왕과 영양 태왕을 따라온 사람들의 행렬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동현은 긴장이 풀린 듯 크게 한숨을 내쉰다.

“하아…….”

“고생하셨습니다. 대인어른.”

“그래. 후우… 이제 한 고비를 넘겼구나.”

“그렇습니다. 하지만 다시 또 부르신다고 하시니 아직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됩니다.”

“그래. 하지만 지금 내 앞에 안 보이는 것만으로도 살 것 같구나.”

“그게 당연한 것입니다. 그리고 새삼 대인어른이 대단해 보이셨습니다.”

“내가?”

“예. 지금은 이런 모습을 보이시지만 그 분 앞에서는 꼿꼿하고 당당했으니까요.”

“당당했다라…….”

“예. 염전과 소금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자신만만하게 설명을 하고 소금의 맛까지 직접 보여주시지 않으셨습니까?”

“그거야 태왕 폐하께서 요구 하셨으니까 응당 그렇게 해야지. 그나저나… 다른 사람들은 다들 어디 갔는가?”

“저… 그게… 얼마 전에 대인어른께서 쓰러진 여자를 구해준 적이 있지 않습니까?”

동현은 사훈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그래. 그랬지. 그러고 보니 내가 이번에 일 때문에 신경을 못 썼군. 그런데 그 여자가 왜?”

“그 여자가… 자기도 상단 일을 해보고 싶다며 떼를 쓴다고 합니다. 다른 호위무사들이 말려서 말을 듣지 않자 조용과 단석한, 돌석비가 나서서 여자를 말리는 중입니다.”

“으음… 가봐야겠군. 안내하게.”

“예. 대인어른.”

동현은 그렇게 사훈의 안내를 받아 여자가 있는 막사로 들어간다. 그러자…….

“대… 대인어른 오셨습니까?”

“그래. 여자 분이 상단 일 하기를 원한다고?”

“그렇습니다.”

동현은 단석한의 말을 듣고 여자를 바라보는데 여자가 말한다.

“대인어른. 소녀… 상단 일을 해보고 싶습니다. 그러니 꼭 시켜 주십시오!”

“상단 일은 매우 고되오. 그리고 이 일을 시작하게 되면 밑바닥부터 시작을 해야 하며 상단 일에 있어서는 남자와 여자 간의 구분이 없소. 그래도 하시겠소?”

“그렇습니다. 대인어른! 밑바닥부터 배우겠습니다!”

동현은 여자의 말에 고개를 저으며 대답한다.

“그 각오를 들으니 시켜주고 싶소. 하지만 단 한 가지로 인해 낭자에게 상단 일을 시킬 수가 없을 것 같군.”

“그… 그것이 무엇입니까?”

“낭자는 스스로 백제에서 온 사람이라고 밝혔을 뿐 우리에게 자신의 신분에 대해서 아무것도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소. 신분이 확실하지 않은 사람은 우리 상단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절대 쓸 수가 없소이다.”

“…….”

“낭자가 본인의 이름을 밝히고 살아온 과정이 어땠으며 만약 귀족이었다면 어떤 가문의 귀족이었는지 세세하게 밝히시오. 그래야 내가 써줄 것이오.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은 그렇게 신원이 확실한 사람들이고 그런 절차를 거쳤으니 낭자에게도 예외는 없소이다. 내 말을 따르겠다면 그 말을 모두 듣고 난 후 낭자에게 상단 일을 배우도록 하겠소.”

동현의 단호한 말에 여자는 망설인다. 그런 여자의 모습에 동현은 매정하게 돌아서며 말한다.

“말을 하기 싫은 듯 하니 그럼 이야기는 끝났군. 다들 나가지.”

“예. 대인어른.”

그렇게 동현이 여자가 있는 막사를 나가려는데 여자가 다급하게 동현을 잡는다.

“마… 말하겠습니다!”

“…….”

“제 신분에 대해 모든 것을 말하고… 나이와 살아온 과정 등… 궁금하신 모든 것들을 다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일에 있어서 절대로 거짓이 있어서는 아니 되오. 우리는 백제와 신라에도 모두 우리의 상단인 분점이 있기에 금방 알아낼 수 있소.”

“무… 물론입니다. 대인어른!”

“좋아… 사훈!”

“예. 대인어른.”

“자네가 저 여자의 이름과 나이 살아온 과정 등등… 직접 물어보고 해서 나에게 보고하도록 하게. 알겠나?”

“알겠습니다.”

“그럼 사훈만 이곳에 남고 나머지는 나가지.”

“예!”

그렇게 동현과 단석한과 조용, 돌석비는 막사를 나온다.

그러자 조용이 동현에게 묻는다.

“대인어른. 대체 저 여자가 왜 자신의 신분을 밝히기를 꺼렸던 것일까요?”

“으음… 일단 백제 사람이라고 밝혔고 내가 저 여자를 구해왔을 때 복색을 보니 꽤 귀한 집의 여식 같았네. 그렇다면…….”

“혹시… 백제 안의 귀족들끼리 세력 다툼에서 밀린 귀족의 여식일까요?”

“나도 그리 생각하네. 지금으로서는 그것 밖에 없어. 자신이 이름과 나이 등을 다 밝히지 않는 것으로 봐서는 이걸 밝혔다가 자신이 해를 입을까봐 그랬던 것이겠지. 우리 고구려든 백제든. 신라든… 그 나라의 정보를 위해 많이 침투해 있지 않나? 세작들이 말이야.”

“하지만 대인어른. 저희는 국가가 관리하는 사람들이 아닌 상단일 뿐입니다. 그런데 그런 세작들이 우리 진영까지 들어오겠습니까?”

“그건 모르는 일이지. 우리 상단은 이제 그 규모가 엄청나게 커졌어. 이렇게 커짐으로 인해서 주변의 큰 상단들의 견제가 종종 들어오기도 하지. 물론 그것을 우리가 누르는 힘이 확실하게 있으니 별 문제가 없는 것이고 말이야.”

“예.”

“아마 저 여자는 이곳에 들어오고 난 뒤 정신을 차린 후 의원이나 하인들에게서 이곳 정보를 얻었겠지. 그리고 우리 상단의 이름을 듣고 자신의 신분을 모두 감춰야 되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네. 그렇지 않고서야 정신을 차리고 꽤 기간이 흘렀는데 지금까지 감추고 있었겠나? 자신의 신분과 정체를 말이야.”

조용은 동현의 말에 이해가 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묻는다.

“그렇다면 대인어른. 저 여자가 정말 사훈 대행수가 묻는 말에 대한 대답이 만족스러우시면 우리 가문의 일원으로 받아들여 상단 일을 배우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그건 일단 사훈에게서 보고를 받고 결정을 하려고 하네. 자네도 알겠지만 나는 사람을 고를 때 매우 신중한 타입이야. 그와 동시에 내가 찍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거침없이 고개를 숙이지. 자네도 알지 않나?”

“맞습니다. 그것에 제가 감동해서 대인어른을 따르게 되었지 않습니까?”

“맞아. 자네는 능력이 워낙 뛰어나서 내 수하로 삼고 싶은 마음에 고개를 숙였지.”

“과찬이십니다.”

“과찬은 무슨… 자네는 당시 허도 태수로써 딸 때문에 정신을 차리고 난 뒤 허도를 다스리는 능력은 정말 대단했어. 그것을 내가 정말 감명 깊게 보았지.”

동현은 그렇게 한동안 조용과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그런데 그 때…….

“대인어른. 저기 사훈이 오는군요.”

조용의 말에 동현은 시선을 사훈이 오는 곳으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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