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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하여 수나라 정벌하자!-173화 (173/400)

173화 영양 태왕의 포부

영양 태왕은 연태조의 말에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백제가 그런 움직임을 보이기 전에 그 쪽에서 먼저 움직일 가능성은?”

“전혀 없습니다.”

“어떻게 확신하나?”

“평소 태제 전하께서는 항상 상대의 움직임을 보고 대응을 하셨습니다. 그러니 저희가 먼저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관망만 할 것입니다.”

“으음… 만약 백제가 움직여서 고승 장군을 그 쪽으로 내려 보낸다면?”

“그렇다면 분명 태제 전하께서 태왕 폐하를 찾아오겠지요.”

“내려 보내는 것은 옳지 않고 중앙의 군사 일을 맡겨야 한다고 하겠지?”

“그렇습니다. 그렇게 했을 때 태왕 폐하께서 그 말을 단호하게 거절하시면 됩니다.”

“알겠네. 자네 말이 옳아. 만약 그런 상황이 오면… 자네 말대로 하지.”

“소신의 말을 귀담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게 말하는 그 때… 영양 태왕이 있는 방 앞에 서 있던 상선이 말한다.

“태왕 폐하. 누군가 막리지 어른께 전하라면서 서찰을 보내주고 갔사옵니다.”

“응? 그래? 들어와서 그 서찰을 막리지에게 주어라!”

“예. 태왕 폐하.”

영양 태왕의 말에 상선이 방 안에 잠시 들어와 서찰을 연태조에게 건넨다.

연태조는 서찰을 받자마자 피식 웃으며 영양 태왕에게 말한다.

“태왕 폐하. 더 기다릴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응?”

“좀 전에 말했던 말 있지 않습니까? 백제가 움직이면 고승 장군을 남쪽으로 내려 보내는 것 말입니다.”

“그 말은… 백제가 움직였다는 것이군.”

“그렇습니다. 제게 온 것은 백제로 보내 놓은 세작에게서 온 것인데 백제가 기어이 수나라와의 동맹을 택한 모양입니다.”

“우리로서는 잘된 선택이군. 후방을 이 참에 정리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 않은가?”

“그렇습니다. 다만 너무 무리하게 백제를 치려고 해서도 안 됩니다. 그저 백제를 제어하며 확실히 누를 수 있는 실력만 보여줘도 백제는 함부로 움직이지 못 합니다.”

“적극적으로 백제를 치는 건 국력의 낭비라 그런 것인가?”

“그렇습니다. 현재 저희의 가장 큰 적은 수나라입니다. 지금은 내실을 다져 힘을 키울 때지요. 이럴 때 적극적으로 백제를 공략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저들이 쳐들어왔을 경우 고승 장군에게 명을 전하여 막게 해서 그들의 힘만 꺾어 놓으면 됩니다.”

“하지만 저들이 움직였을 때 수나라도 같이 움직인다면?”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요동성에는 강이식 대장군이 있으니 걱정 마십시오.”

연태조의 말에 영양 태왕이 묻는다.

“으음… 그 정도로 요동성의 방비가 잘 되어 있는가?”

“그렇습니다. 태왕 폐하께서도 아시겠지만 강이식 대장군이 그 준비를 소홀히 할 사람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 그렇지. 그는 내가 발탁한 사람 중 가장 내 명을 잘 수행하는 사람 중 하나야.”

“그렇습니다. 하지만 걱정인 것이 딱 하나 있습니다.”

“얼마 전에 말했던… 수군 문제인가?”

“맞습니다. 태왕 폐하. 하루라도 빨리 수군의 수를 늘리고 그들을 정예화 해야 합니다. 동현이가 건네 준 많은 군량과 재물로 인해 재정적으로도 튼튼하니 지금이 적기가 아니겠습니까?”

“나도 그렇게 생각하네. 하지만 분명 이 일을 한다고 하면 분명 온건파 신하들이 제일 먼저 반대를 할 것이야.”

“물론 그럴 것입니다. 하지만 꼭 해야만 하는 일입니다. 저 수나라가 언젠가는 우리 고구려를 침범할 것이니 말입니다.”

“그래. 그렇지… 그렇다면 역시 힘으로 누르는 방법 밖에 없다는 건가?”

“지금으로서는 그 방법 밖에 없을 듯 합니다. 현재 태왕 폐하의 편에 서 있는 강경파 대신들과 힘을 합해 온건파 여론을 물리치고 이 일이 실행될 수 있도록 한다면 분명 이 일은 진행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연태조의 말에 영양 태왕은 한숨을 쉬며 대답한다.

“하아… 내가 다른 때라면 이렇게 반응을 하지 않네. 하지만 태제가 마음에 걸려. 그가 사실상 온건파를 이끄는 중심이 아닌가?”

“그렇습니다. 그리고 다음 보위를 이어야 하실 분이고 말입니다.”

“그 녀석이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알겠으나… 내가 죽고 그 녀석이 자리를 잇게 되면 수나라에 너무 저자세를 보이지 않을까 걱정이야. 그렇게 되면 아니 되는데…….”

“그래서 태왕 폐하께서 지금 노력하시는 것이 아닙니까? 아직 수나라와 전쟁을 치르려면 시간이 꽤 걸릴 듯 하니 수나라와 전쟁을 치를 수 있는 기반을 충분히 마련해 놓는다면 태제 전하의 마음도 바뀔 것입니다.”

“그럴까?”

“예. 소신이 예전에 태제 전하와 독대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잠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사온데…….”

“그래. 뭐라고 하던가?”

“태제 전하 또한 수나라와 언젠가 맞서야 한다고는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다만… 수나라를 상대하는 방식에 있어서 태왕 폐하와 많이 달랐사옵니다.”

연태조의 말에 영양 태왕은 궁금해 한다.

“그래. 그 녀석이 뭐라고 하던가?”

“예. 현재 태왕 폐하께서는 수나라를 상대하실 때 처음부터 지금까지 일관성 있게 강경하게 대처를 하셨습니다. 하지만 태제 전하께서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어째서?”

“수나라의 국력은 우리보다 배 이상이니 만약 필요 이상으로 수나라를 자극한다면 우리 고구려가 준비가 모두 끝나기도 전에 쳐들어 올 수 있다고 말을 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 고구려는 필패할 것이라고 말을 하더군요.”

“우리는 수나라가 저 중원을 모두 통일하기 전부터 꾸준히 이런 일에 대비를 해왔었다. 선대 태왕 폐하 때부터 그랬지. 그런데 무엇이 두려운가?”

“태제 전하께서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씀을 하시더군요. 줌 전에도 제가 말했다시피 국력의 차이를 여러 번 말씀하셨습니다. 수나라가 큰 나라인 만큼 국력의 차이가 엄청나니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데 그 준비를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을 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처음에는 유화책을 쓰는 것이 옳다고…….”

연태조의 말에 영양 태왕이 탁상을 크게 내려치며 대답한다.

“어리석은 놈!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군! 수나라는 우리가 자극을 하던 말던 언젠가 우리 고구려를 삼킬 것이라는 것을 왜 몰라? 그것을 본인도 알고 있을텐데 이렇게 말을 하다니… 이런…….”

“제가 얼마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현재 태제 전하의 기반은 귀족들과 욕살들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아마 그것이 클 것이옵니다.”

“…….”

“제가 비사성에 고승 장군을 보러 갔을 때 동현이를 잠시 만났사온데… 귀족들과 욕살들의 기반을 약화시킬 방법이 있다고 하더군요.”

연태조의 말에 영양 태왕의 귀가 번쩍 뜨인다.

“뭐라? 지금 뭐라 했느냐? 방법이 있다?”

“예. 동현이는 현재 우리 고구려의 내부 상황을 정확하게 읽고 있었사옵니다. 그저 들리는 소문만으로도 현재 조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을 하고 있더군요. 아마도 이번 염전 일로 인해 자신의 입지에 타격이 될 수 있었으니 그런 소문을 더욱 더 자세하게 취합을 했겠지요.”

“그건 그래. 이번 일로 귀족들이 얼마나 일을 반대했었나. 그럴만 해. 아무튼… 방법이 있다고? 대체 어떤 방법인가?”

“그것이… 그 방법을 자세하게 묻지 못했습니다.”

“어째서?”

“고승 장군이 제 생각보다 빠르게 준비를 마치는 바람에 그렇습니다. 고승 장군이 채비를 갖출 동안 시간이 충분할 것 같아 잠시 동현이가 있는 영채로 가 이야기를 나누었사온데 그 사이 고승 장군이 벌써 준비를 다 마쳤다고 이야기를 해서 말입니다.”

“허어… 이 사람. 그게 말이 되는가? 자네가 그 말까지만 듣고 그곳을 나왔다는 것이? 내가 아는 자네는 허술한 사람이 아니야. 이런 식으로 말을 한다는 것은 무언가 감추는 것이 있다는 것이겠지. 아닌가?”

영양 태왕의 말에 연태조가 절을 하며 대답한다.

“태왕 폐하. 소신이 말을 하지 못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사옵니다.”

“이유?”

“예. 동현이가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방법은 함부로 말해서는 안 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 방법을 소신에게 아직 일러주지 않았사옵니다.”

“허어… 어떻게든 물었어야지?!”

“본인이 입을 여는 순간 여러 사람이 다칠 수도 있다하면서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하더군요. 때가 되면 자신이 직접 말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때가 아니라…….”

“예. 소신이 기회가 될 때마다 동현이에게 서찰을 보내고 직접 찾아가 보겠습니다.”

“그래… 알았네. 하지만 막리지. 앞으로 그렇게 티 나는 거짓말은 하지 말게. 차라리 지금처럼 나에게 이야기를 해. 좀 전에 자네의 변명은 너무나도 어이가 없었으니 말이야.”

“송구하옵니다. 태왕 폐하.”

“할 이야기가 끝났으면 이만 나가보게. 아… 그리고… 백제에 관련된 일은 이렇게 세작들에게서 첩보가 들어왔으니 바로 고승 장군을 보내도록 하겠네.”

“예. 태왕 폐하. 그리하시옵소서. 소신은 그럼 이만…….”

연태조가 그렇게 말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영양 태왕이 그런 연태조를 보며 말한다.

“막리지.”

“예. 태왕 폐하.”

“힘을 내게. 내가 이 일을 해내려면 자네의 도움이 필수적이야. 그러니 앞으로도 그 지략과 지혜로 나를 보좌해주게. 나는 이 꿈을 내 생전에 이루고 싶어! 내 포부를 자네도 내가 태자 시절 때부터 알고 있지 않은가? 저 북방 오랑캐들을 광개토태왕 폐하처럼 우리 옛 조선의 영토를 수복하고! 이 고구려를 부강하게 만드는 것 말이야.”

“물론 잘 알고 있습니다. 소신! 태왕 폐하께 신명을 다 바칠 것입니다!”

연태조는 그렇게 영양 태왕에게 인사를 하고는 편전(임금이 평상시에 거처하며 정사를 보는 곳.)을 나온다.

편전을 나오면서 연태조는 근심이 가득한 표정이었는데 누군가 그 모습을 보고는 말한다.

“아니… 막리지가 아니십니까?”

“응? 대모달이었구려.”

“그렇습니다. 태왕 폐하를 알현하고 오시는 길이십니까?”

“그렇소이다. 대모달은 어디 가시는 길이시오?”

“예. 잠시 이 일대 군사들의 경계 상태를 점검하고 이제 돌아가려 하고 있었습니다. 헌데… 무슨 일이 있으셨습니까? 표정이 좋지 않으신데…….”

“으음… 대모달. 오늘 잠시 시간이 되시오?”

“아… 예. 오늘은 퇴청하고 나면 별 일은 없습니다만…….”

“그렇다면 오늘 나랑 잠시 이야기를 좀 합시다. 내가 대모달에게 중요하게 할 말이 있어서 말이오.”

“알겠습니다. 그럼 퇴청한 뒤 막리지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알겠소이다. 그럼 있다가 보십시다.”

연태조는 그렇게 을지문덕에게 말을 하고는 빠르게 어디론가로 사라진다.

을지문덕은 그 뒷 모습을 보고는 중얼 거린다.

“표정을 보니 무언가 좋지 않은 일인 것 같군… 흐음… 오늘 막리지가 어떤 말씀을 하실지… 좋지 않은 일이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을지문덕은 그렇게 중얼 거리더니 수하들을 데리고 자신이 있던 군부로 향했다.

* * *

한편, 이 시기, 바람이 순풍으로 잘 불어준 덕분인지 예정보다 빨리 비사성에 도착한 동현이었다.

비사성에 도착하자마자 조용에게서 그 동안 자리를 비웠을 동안 일을 보고받고 있었다.

“다행히 비사성의 처려근지와 큰일은 없었던 모양이군.”

“그렇습니다. 윗선에서 무슨 명령이 있었는지 고승 장군 때보다도 훨씬 편하게 저희를 대하더군요.”

“그래? 다행이구만.”

“아무래도 고승 장군이 무창 처려근지께 말을 한 것이 아닐까요? 저희가 고승 장군을 도와주었으니 그에 대해 돕는다고 말입니다.”

“그랬을 수도 있지. 내가 알기로 고승 장군은 한 번 빚을 지면 꼭 갚는 성격이라고 들은 적이 있으니 말이야.”

“그렇습니다. 아… 참! 그나저나… 소식 들으셨습니까?”

“무슨 소식?”

“백제가 군사들을 우리 고구려와 신라 국경에 집중 배치를 하고 있다는 것 말입니다.”

“그래? 그것이 참인가?”

“예. 대인어른. 아무래도… 수나라와의 동행을 선택한 듯 합니다.”

동현은 조용의 말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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